소설리스트

능력 믿고 막 간다-640화 (640/729)

# 640

제640장 급성장

천제현이 또다시 새로운 방법을 창안했다.

단약으로 응고시킬 수 없다고? 상관없다.

먼저 유명화로 약효를 봉쇄시킨 후 화염을 화로로 삼아 제련한다. 이와 동시에 흡입 재능으로 단약 응고 과정을 건너뛰거나 아예 몸을 단약을 응고시키는 도구로 사용한다.

엄청난 마력이 몸 안으로 곧장 흘러들어왔다.

천제현은 몸을 직접 제련시켰다.

이건 몹시 위험한 방법임에 틀림없다. 인간의 육체는 매우 약하다. 강력한 육체를 지닌 베헤모스라고 해도 이런 고통은 견디기 힘들 것이다.

신기의 경지에 오른 불멸체로 천제현의 체질과 회복력은 인간의 한계를 초월했다. 그렇다고 해도 베헤모스 같이 타고난 초강력 마수와는 비교조차 할 수 없다! 거센 마력이 밀려드는 순간 천제현의 피부와 근육이 갈라지며 온몸의 경락이 심각한 상처를 입었다. 온몸이 파열되지 않은 것만 해도 기적이었다.

마력 기류가 점점 더 빠른 속도로 천제현의 몸을 강타했다. 천제현은 머리부터 발끝까지, 몸 안팎이 전부 만신창이가 되었다. 베헤모스에게 짓밟힌 것과 맞먹을 정도로 온몸이 너덜너덜해졌다. 조금만 더 지나면 천제현의 몸은 갈기갈기 찢어질 것이다.

절체절명의 순간 천제현의 몸 안에서 일곱 빛깔 광채가 뿜어져 나왔다. 중상을 입은 천제현의 몸이 어떤 힘에 의해 빠르게 회복되기 시작했다.

천제현의 방법은 옳았다.

그는 자신의 몸이 신마의 힘을 받아들이지 못할 것을 예상하고 강력한 자가 치유와 재생 능력이 있는 선단을 제련하여 선단의 힘으로 몸을 보호했다. 천제현의 몸은 파열과 재생이 끊임없이 반복되는 단계에 들어섰다.

이 과정은 고통스럽지만 몸을 근본적으로 바꿔준다. 피 한 방울, 살 한 점, 뼈 한 마디에 모두 신마의 힘이 스며들어 천제현의 마력을 급증시켰다.

진령 6성, 진령 6성 정점, 진령 7성, 진령 7성 정점, 진령 8성.

천제현의 마력이 전례 없는 속도로 향상되었다. 단숨에 몇 단계의 경지를 뛰어넘어 무려 진령 8성에 도달했다! 그러나 만약 신마의 힘이 대부분 천제현의 몸을 개조하는 데 사용되지 않았다면, 천제현의 마력은 진령 9성 정점에 달했을 것이다.

물론 천제현은 마력 몇 단계 더 올리는 일에 마음 쓰지 않았다. 마력을 올리는 것은 사실 그렇게 대단한 일이 아니다. 마력은 언제라도 끌어올릴 수 있다. 그러나 몸을 개조시키는 기회는 극히 드물다.

전 과정이 격렬하면서도 짧았다.

대략 한 시간밖에 안 지났는데 모든 마력이 남김없이 방출되었다. 천제현의 옷은 이미 갈기갈기 찢겨 있었다. 그의 몸은 예전보다 훨씬 강해진 것 같았다. 피부는 정수를 머금은 듯하고 근육은 폭발적인 힘으로 가득하며 온몸에 은은한 빛이 반짝였다.

“성공이다. 성공이야!”

천제현은 자신이 환골탈태했음을 느낄 수 있었다. 몸 안에서 신마의 힘이 흐르며 뼈와 피, 그리고 살까지 모두 바꿔 버렸다.

지하 연구기지의 진동이 너무 컸다.

천제현이 걱정된 공화련은 기적성에서 일을 보던 델로리스와 데스윙을 불러 함께 연구기지로 갔다. 기적상회의 고위층 간부 몇 명도 함께 따라왔다.

연구기지에 도착했을 때 천제현의 모든 작업은 완료되었다.

그는 새로운 도포를 걸치고 모두의 앞에 나타났다.

남궁혜가 놀라서 외쳤다.

“대장,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완전히 달라졌잖아!”

천제현의 체격은 예전보다 훨씬 좋아졌다. 우락부락하지 않은 적당한 근육이 눈에 띠었다. 유선형으로 날렵해진 몸은 강력한 폭발력을 지닌 표범과도 같았다. 피부는 엘프보다 부드럽고 반짝였다. 키까지 8센티미터 커졌다.

원래도 준수했던 천제현은 이번 변화를 겪은 후 남성미까지 더해져 매력지수가 급상승했다.

자리에 있던 여자 엘프 연구원들은 천제현을 보고 가슴이 설레어 얼굴을 붉히고 삼삼오오 모여 속닥거리기 시작했다.

천제현은 자신의 달라진 외모를 별로 신경 쓰지 않았다. 그는 자신이 이미 충분히 멋있기 때문에 더 근사해지는 것은 별로 대수로운 일이 아니라고 여겼다. 그것보다 신마의 정수로 개조된 후 기존의 능력이 얼마나 좋아졌는지 파악하는 게 더 중요했다.

“시험장으로 갑시다!”

시험장은 여러 무기와 부적의 위력을 시험하는 곳이다. 많은 시험 도구 중에 천제현은 우선 금속인형을 골랐다. 이 금속인형은 높이가 3미터에 가깝고 3급 메모리금속으로 만들어서 파괴된 정도로 위력의 세기를 측정할 수 있다.

“천 성주, 정말 이 인형으로 시험해 볼 겁니까?”

클라크가 조금 머뭇거리며 말했다.

“이 인형들은 마력 중화기를 시험해 보는 것들입니다. 힘을 시험하는 데 써본 적이 없어요. 야만족보다 수십 배 강한 육체의 힘이 아니고서…….”

“군소리 마시고 전부 설치하세요.”

금속인형 10개가 전부 설치되었다.

천제현이 그중 한 인형을 쳐다보며 주먹을 꽉 움켜쥐자 뼈마디에서 ‘우드득’ 하고 소리가 났다. 어떤 무공도, 어떤 마력도 쓰지 않고 순수하게 육체적인 힘만 사용했다. 천제현의 주먹이 포탄처럼 빠르게 날아가 인형을 강타했다.

쾅 소리와 함께 십여 톤이 넘게 나가는 인형의 몸이 움푹 들어갔다. 인형은 힘을 못 이기고 날아가서 땅에 떨어진 후 십여 미터를 더 굴러갔다. 금속과 지면의 마찰로 불꽃이 사방으로 튀며 귀에 거슬리는 소리를 냈다.

“파괴 정도 32%!”

연구원 하나가 땀을 훔쳤다.

“성주님 주먹의 위력이 초기 마력대포에 근접했어요!”

모두 경악한 얼굴이었다.

진령술사가 마력을 담아 공격한다면 당연히 그 위력은 초기 마력대포를 훨씬 뛰어넘을 것이다. 그러나 모두 보았다시피 천제현은 순전히 육체의 힘으로만 주먹을 휘둘렀다. 그로 인해 발생하는 파괴력은 당연히 물리적인 힘일 수밖에 없다.

육체의 힘만으로도 이런 파괴력을 낼 수 있다면 천제현의 몸은 고대의 흉수에 근접한 것이다.

천제현은 불만족스러운지 고개를 가로저었다.

천제현이 땅을 세차게 디디고 날아올라 날카로운 소리를 내며 바위처럼 묵직한 주먹을 인형에게 날렸다. 인형은 몸판이 푹 함몰되면서 다시 멀리 나동그라졌다.

“파괴 정도 38%!”

천제현의 몸이 휘어진 활처럼 다른 인형 앞으로 튕겨졌다. 그는 도끼처럼 오른발로 인형의 몸을 내리찍었다. 쿵 소리와 함께 인형의 목이 가슴까지 짜부라지고 무릎 아래는 통째로 바닥에 파묻혔다.

“파괴력 40%!”

“파괴력 43%!”

“파괴력 47%!”

천제현의 힘이 조금씩 세지면서 회를 거듭할수록 파괴력이 증가했다.

천제현은 인형 다섯 개를 쓰러뜨린 후 갑자기 동작을 멈추더니 두 눈동자에서 금빛 광채를 뿜어내며 강력한 신식을 방출했다. 신식의 힘에 의해 남은 인형들이 일렬로 늘어서게 됐다.

‘뭘 하려는 거지?’

모두 의아한 표정이었다.

천제현이 두 주먹을 다시 한 번 불끈 쥐었다. 이번에는 지난 공격들과 다르게 눈동자 깊은 곳에서 붉은빛을 뿜어냈다. 이 붉은빛은 화염이 아니라 강력하고 압도적인 힘을 나타내는 빛이었다.

힘.

이건 천제현의 정령이 지닌 아홉 가지 힘 중의 하나로 순수한 육체의 힘이자 순수한 물리적 파괴력이다. 여태까지 몸이 견디지 못해서 이렇게 강하게 힘을 증폭시킬 수 없었다. 이제 드디어 이 힘을 발휘할 수 있는 조건이 갖추어졌다.

천제현이 허공으로 도약하자 원래 서 있던 곳의 반경 10미터가 하늘에서 거대한 용이 착지한 것처럼 순식간에 움푹 꺼졌다. 그는 고삐 풀린 베헤모스처럼 세상을 파괴 것 같은 무지막지한 힘을 쏟아냈다.

“얍!”

천제현이 낮고 묵직하게 소리를 질렀다. 정신적인 능력이나 마력을 쓰지 않았지만 마치 우레가 치는 것처럼 엄청난 굉음이 울려 퍼졌다. 마치 인간의 모습을 한 거룡과 베헤모스가 아닌가 하는 착각을 불러일으킬 정도였다.

천제현의 주먹에서 분출된 힘이 공기와 마찰을 일으켜 눈부신 화염이 타올랐다. 그가 첫 번째 금속인형을 세차게 가격했다. 금속인형의 몸은 솜뭉치처럼 오그라들었다. 금속인형은 오그라들 대로 오그라들었지만 힘을 감당하지 못하고 결국 펑 소리와 함께 터져 버렸다.

이 무시무시한 힘이 첫 번째 인형을 관통하여 두 번째 인형을 강타했다. 두 번째 인형도 완전히 납작해졌다가 폭발했다. 이 힘은 세 번째 인형에 가서야 줄어들었다. 그러나 세 번째 인형 역시 몸 반쪽이 박살 났다. 네 번째 인형은 가슴에 구멍이 뚫렸다. 힘은 다섯 번째 인형까지 날려 버렸다.

거센 힘에 허공으로 높이 날아간 다섯 번째 인형이 바닥에 처박혔을 때는 이미 원래의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파괴되었다.

세 번째 파괴력 100%.

네 번째 파괴력 90%.

다섯 번째 파괴력 70%.

천제현의 주먹에서 폭발한 힘은 비슷한 마력을 지닌 베헤모스와 맞먹는 수준이었다. 기적상회에서 위력이 가장 강한 마력대포의 힘도 이 정도는 아닐 것이다.

그보다 더 두려운 것은 무공을 전혀 사용하지 않고 순수한 육체의 힘에 의한 파괴력이라는 점이었다.

다시 말해 천제현이 지닌 육체의 힘이 인간의 한계를 한참 초월했다는 뜻이다. 앞으로 전투 중에 마력이 고갈되어도 이 무시무시한 힘으로 동급의 강자들을 상대할 수 있다.

주먹에서 분출된 힘은 너무 강했다.

천제현의 주먹은 으스러진 상태였지만 피 한 방울 흐르지 않았다. 치료도 하지 않았는데 상처들이 빠르게 자가 치유되기 시작하더니 눈 깜짝할 사이에 회복되었다.

이런 강력한 회복력 역시 인간의 한계를 초월한 것이다.

천제현의 초월적인 몸은 천역의 경지를 넘어 더 높이 도약할 수 있는 밑천이자 잠재력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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