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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력 믿고 막 간다-593화 (593/729)

# 593

제593장 아슬아슬한 위기

기적성은 사령탑 수를 전쟁 전보다 몇 배나 늘렸다. 성 전체의 생명체 파동을 감지하는 알파브레인도 2대 늘어났다. 또 강력한 실력의 엔트가 기적성을 지키고, 엘프 고수들도 더 많이 늘어난 지금, 기적성의 방어력은 예전과 다르다.

이런 기적성에 숨어 들어와 기습하는 것은 아주 어렵고 위험한 일이다.

외부 방어벽을 뚫고 엔트족의 방어범위를 피해 이곳까지 들어왔다면 분명 심상치 않은 인물이다. 천제현이 잡아 끈 순간 공서련은 바로 거울 정령을 소환했다. 거울공간의 단검의 힘이 표출되자 두 사람은 눈 깜짝할 사이에 사라졌다.

공서련은 자신의 능력도 아닌 공간재능의 방향을 제어할 줄 몰랐고, 상황은 너무 긴박했다. 그저 잠깐이라도 자객의 공격을 피하기 위해 십 리 밖으로 이동했다.

모든 것이 순식간에 일어났다.

자객이 어떻게 생겼는지도 모른다.

물론 상대도 추격해올 겨를은 없었다.

천제현이 놀라워하며 말했다.

“아주 빠른 대응인데요!”

“위험했어. 기적성에 어떻게 자객이 들어왔지?”

공서련이 다급하게 말했다.

“제로에게 사람을 보내 언니를 보호하라고 해야겠어. 기적성에 이런 자들이 잠복했다니, 너무 위험해.”

말이 다 끝나기도 전에.

공간마력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어떤 마력이 느껴지더니 온몸을 가린 이들이 두 사람을 에워쌌다. 적들에게서 어떤 기운도 느껴지지 않았다. 모두 기운을 숨기는 고수들이었다.

그들도 공간능력을 사용한다.

공간재능을 가진 자들.

공간재능을 가진 자는 아주 드물다. 어떤 나라나 세력에도 가치를 따질 수 없을 정도로 귀한 재산이며, 중요하게 길러야 할 인재들이다. 이 희귀하고 중요한 인재에게 목숨을 걸고 천제현을 죽이는 아주 위험한 임무를 맡겼다? 이런 대가를 감수하려는 자들이라면, 분명 거물급의 강한 세력일 것이다.

이렇게 엄청난 대가를 치르면서까지 암살을 하려한다?

천제현을 아주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뜻이다.

“어디서 온 쥐새끼가 감히 기적성에…….”

공서련은 상대가 공격하지 않은 상태에서도 이들이 뛰어난 실력자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천제현과 그녀를 훨씬 넘어서는 마력을 가진 자들이다. 그렇다면 시간을 벌어야 했다. 무슨 대단한 방법을 써서 이곳까지 들어왔는지 모르지만, 제로가 일단 이상 징후를 발견하면 바로 모두에게 연락해 지원을 요청할 것이다.

1분, 그 정도면 독안에 든 쥐 꼴이 된다.

하지만 자객들은 공서련의 생각보다 훨씬 노련했다.

공서련의 이런 계략에 걸려들 리가? 말이 끝나기도 전에 검은 복면을 한 자가 나서서 힘을 발동했다. 천제현과 공서련은 동시에 주변 공간이 굳어지는 것을 느꼈다. 곧 형체 없는 사슬이 공간 전체를 봉쇄하고 두 사람을 꽉 옭아맸다. 이들은 안에서 꼼짝도 할 수 없었다.

‘그렇군. 저놈이다.’

공간재능을 가진 자.

보통 수준의 결박이 아니라 공간차원의 봉쇄다. 천제현과 공서련의 마력이 이들보다 훨씬 높아서 공간을 방해해 봉쇄를 무력화시키지 않는 한, 절대 벗어날 수 없다. 하지만 이 공간재능을 가진 자객의 마력은 최소 진령 7~8성은 된다. 틀림없이 화령 강자다.

두 사람은 완전히 움직일 수 없게 됐다.

또 다른 검은 옷을 입은 자의 정령이 나타났다. 커다란 검은 마력이 솟아오르더니 순식간에 머리 위로 검은 구름이 생겼다. 아주 짧은 순간에 사방이 이 구름으로 뒤덮였다.

‘암흑속성 정령?’

또 하나의 희귀정령이다.

쉽게 잠입할 수 있었던 이유가 여기 있었다. 암흑은 탐지와 감지능력을 차단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공간능력 중 하나인 공간이동능력까지 더해졌으니, 지금 기적성의 조기경보 시스템이 몇 배 강했어도 결과는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검은 구름이 사방을 덮고 있어 기적성에서 지원이 와도 짧은 시간 내에 이곳을 찾기는 어렵다. 이제 이 난관은 스스로 극복해야 한다. 하지만 문제는 천제현과 공서련을 둘러싼 고수들이 모두 아주 무시무시한 실력을 가졌다는 점이다.

공간정령과 암흑정령을 가진 자, 아마도 모두 화령 경지의 절대 강자일 것이다.

나머지 넷은 그보다는 실력이 떨어지지만, 그래도 진령 6성 정점에 도달했다. 누구든지 마력은 모두 천제현과 공서련보다 뛰어나다.

“죽여라!”

자객 6명이 연합해 빠져나갈 틈 없는 완벽한 공격을 펼쳤다. 공간강자의 봉쇄, 암흑강자의 차단, 자객 네 명의 출격,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6명이 함께 공격에 나섰다. 진령 9성의 정점에 도달한 강자라도, 이런 상황에서는 도망치기 어렵다.

이 위급한 순간에.

천제현의 모습이 돌연 황금색으로 변함과 동시에 6명의 자객들이 무시무시한 신식의 공격을 받았다. 그들이 본 것 중 최고로 강한 신식으로, 신식 가운데 또 다른 힘이 존재하는 것 같았다. 6명의 몸은 청백색 화염에 의해 맹렬하게 불타올랐다.

유명화.

천제현의 유명화는 이미 보통 유명화 수준이 아니다. 만년 동안 귀왕의 몸에서 자라나서 심연의 지옥화염, 사망흑염과 빙안에서 나온 빙령성화까지 삼켰다. 이제 유명화는 일반인이 상상할 수 없는 수준이다. 6명이 강한 마력을 가졌고 호신비술을 수련했다 해도 무시할 수 없다.

“악!”

좀 더 약했던 검은 자객 4명이 먼저 신식의 힘에 의해 그 자리에서 움직이지 못하더니 곧 호신마력도 불타 버렸다. 화염이 발목을 타고 오르는 구더기처럼 몸을 타고 올랐다. 네 사람은 그제야 정신을 차리고 공격을 포기한 채 둔술(遁術)을 펼쳐 겨우 빠져나갔다.

“신식도 실체 공격이 가능하다고?”

너무나도 놀라운 일이 아닌가.

암흑강자는 빠르게 움직였다. 무수한 검은 구름이 세찬 기류로 모여 천제현을 덮쳐왔다. 이것은 부패, 잠식, 오염과 같은 암흑속성의 모든 특징을 지닌 암흑마력 기류임을 천제현도 알아챘다. 만약 이 힘에 파묻히면 천제현과 공서련은 살아남지 못할 것이다.

공간강자의 반응도 마찬가지로 빨랐다. 그 몸의 공간마력 파동이 더 강해지는 가운데, 공간주술이 가득 새겨진 사슬만 비쳐졌다. 그 정령의 모습이 드러난 것이다.

공간사슬 정령이라니, 이토록 강한 속박도 다 이유가 있었다.

정령의 세기로만 치면 그리 대단한 정령은 아니다. 다만 아주 드문 공간속성이기 때문에 아주 진귀해 보이는 것이다. 만약 비비안처럼 세상에 자르지 못하는 게 없는 신급 정령에 가까운 공간정령을 만났다면, 천제현은 이미 조각났을 것이다.

공간강자의 힘이 맹렬해질수록 공간사슬은 뱀처럼 꿈틀거렸다.

이 힘이 공간을 뚫고 들어와 천제현과 공화련을 그대로 박아 버릴 것 같았다.

천제현과 공화련은 여전히 공간마력에 속박되어 조금도 움직일 수 없었다. 상황이 불리하게 돌아가자 공서련의 얼굴은 새하얗게 질렸다. 하지만 이런 순간에도 천제현은 코웃음을 치며 황금색 눈동자로 자객의 눈을 냉담하게 바라봤다.

“무진연옥!”

순간, 공간강자는 주변 모든 것이 사라졌음을 깨닫고 놀라 어쩔 줄 몰랐다. 정신을 차렸을 때 그는 타는 듯한 사막에 있었다. 몸은 뜨거운 사막에 묻혀 움직일 수 없었다. 이때, 주변 모래언덕에서 손톱만한 크기의 개미떼가 몰려들었다.

정신환술.

공간강자는 자신이 정신환술에 걸려들었다는 걸 알면서도 빠져나올 수가 없었다. 개미떼가 우글거리며 파도처럼 밀려와 눈, 코, 입 등 몸에 뚫린 곳이면 어디든지 드나들었다. 구멍을 찾지 못한 개미는 살을 물어뜯고 뚫고 들어갔다.

몇 분 만에 온몸이 피에 굶주린 개미떼로 가득해졌다.

이 개미들은 피와 살, 내장까지 뜯어먹는 데 그치지 않고 뼈마저 갉아먹었다. 개미떼들이 물고 뜯는 고통은 어떤 잔혹한 형벌보다 고통스러웠다. 더 이상 버틸 수 없다고 생각한 순간, 이제 다 끝이라고 생각한 순간.

갑자기.

모든 것이 사라졌다.

다시 멀쩡한 몸으로 묻혀 있었다. 다만, 이번에는 몸이 두 개가 됐다 묻혀 있는 두 개의 몸 모두에서 감각이 느껴졌다. 순간, 두려운 예감에 그의 눈이 공포로 가득 찼다. 그렇다. 개미 떼가 다시 나타나 방금 겪은 그 고통이 재현되었다. 이번에는 두 배의 고통을 견뎌야 했다.

곧이어 4배, 8배, 16배…… 백배, 천배, 만 배, 십만 배.

공간강자는 무한히 반복되고 있는 이 정신공간에 얼마나 있었는지 이젠 기억도 나지 않았다. 반복되고 심해지는 고통 가운데 그의 정신은 이미 완전히 파괴됐다.

“아악!”

실제로는 천제현이 그를 바라만 봤을 뿐인데, 순식간에 온몸에 피를 흘리며 쓰러져 죽어 버렸다. 그러자 천제현의 눈동자는 다시 원래 색으로 돌아왔다. 한번 이런 공격을 하고 나면 천제현도 많은 마력을 소진하기 때문에 신식을 잠시 쓸 수 없게 된다.

이 대단한 공간강자가 영문도 모른 채 죽은 것인가?

아무리 강단 있는 자객들이라 해도 받아들이기 힘든 상황이었다. 이때문에 잠시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어리둥절하던 바로 그 찰나.

그 사이에 천제현이 행동력을 회복해 힘을 집중시켰다. 두 눈동자는 이미 흰색으로 변했다.

“무상검지!”

암흑속성 강자는 매서운 살기가 밀려드는 것을 보고 두려움을 느꼈다. 온 힘을 다해 막았으나 다 헛수고였다. 그의 머리통은 민들레처럼 날아가 버렸다.

화령 경지의 절대 강자 두 명이 천제현 손에 죽음을 맞았다.

가장 기이한 것은, 천제현이 대체 무슨 짓을 했는지 아무도 모른다는 사실이다.

영문도 모른 채 두 사람이 죽었다.

이 모습을 본 네 자객은 더 이상 계속 싸울 엄두가 나지 않았다. 이들은 천제현의 실력을 너무 우습게 봤다. 네 사람은 얼른 몸을 숨기고 도망가려 했다. 제각각 다른 방향으로 날아가면 도망칠 수 있을 줄 알았다.

갑자기.

온 땅이 흔들렸다.

굵고 날카로운 나무뿌리 네 개가 치솟아 올라 종이를 뚫듯 호신마력을 뚫어 버렸다. 최고 강자 4명은 제대로 방어도 못한 채 나무뿌리에 관통되어 그 자리에서 즉사했다.

‘세나리우스? 기적화원에 있는 그도 이곳 상황을 감지할 수 있는 것인가?’

천제현이 웃음을 지었다. 방금 싸움에서 이기지 못했어도 이 자객들은 암살에 성공하지 못했을 것이다. 순식간에 기적성의 모든 고수들이 모여들었다. 엘프왕도 비비안을 데리고 등장했다. 하지만 이미 전투는 끝난 뒤였다.

아주 짧지만, 아슬아슬한 순간이었다.

지금 이자들을 보낸 자가 누구인지 찾는 것이 최우선 과제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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