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능력 믿고 막 간다-546화 (546/729)

# 546

제546장 전략과 계획

알파브레인의 능력은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앞으로 생활 곳곳에 더 깊이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다. 생산 자동화에서부터 군대설립, 자원탐사 및 발굴, 전략 계획과 정책 결정, 발명에서 미래 예측에 이르기까지 모든 부문에 활용할 수 있다.

알파브레인은 절대 냉정을 잃지 않는다.

지능만 있고 감정은 없기 때문에 자신을 만든 주인의 말은 무조건 따르고 명령에 복종한다. 알파브레인은 감정이나 윤리 문제에 구애받지 않는다. 모든 계산은 최적의 효과를 위해서다. 무조건적인 정의, 냉혹함, 이성을 갖추었다.

그나저나 공화련은 보름도 안 되는 시간 동안 도시 관리에 제로를 십분 활용했다. 절대 쉬운 일이 아니다. 이제 인간이 따라잡을 수 없는 능력을 갖춘 제로 같은 조수가 있고, 섬세하고 신중한 데다 총명하고 지혜롭기까지 한 공화련 같은 관리자가 있으며, 거기에 하늘의 이치를 거슬러 미래에서 온 천제현이 있으니, 기적성의 미래는 무한히 밝을 것이다.

이제야 본궤도에 올랐다.

알파브레인이 없었다면, 아무리 최고 경지에 올라도 기적상회는 그저 대륙에서 가장 돈 많은 부자상회에 불과했을 것이다. 천제현이 바란 것은 그런 게 아니다. 그는 해탈과 초월의 경지를 원했다. 알파브레인의 탄생 덕에 그의 지식과 지혜가 무한하게 증폭하면서 목표에 한걸음 더 가까워졌다.

“제로, 기적상회와 기적성 상황을 소개해 줘. 우리 종주 꼬맹이가 잘 이해할 수 있게 말이야.”

“알겠습니다, 성주님.”

갑자기 행렬 중앙에서 제로의 모습이 사라졌다. 그러고는 주변 나팔에서 그 목소리가 들리면서 가상영상이 나타났다.

“기적상회 창시자는 천제현, 공화련, 공서련, 남궁혜로, 1년 반 전 남하국 천남성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설립 초기, 기적상회는 전혀 유명하지 않은 빈껍데기에 불과한 상회였습니다. 공 씨 집안의 지역상회인 작은 남운상회를 기반으로 천제현 회장이 마력 요리법, 마력등 등 혁신적인 제품을 내놓으면서 새로운 국면을 맞이합니다.”

제로의 조리 있는 설명과 함께 다양한 영상이 등장했다.

천제현, 공화련, 공서련, 남궁혜, 네 사람은 일련의 변천과정을 쭉 지켜보며 시간이 매우 빠르게 흘렀음을 느꼈다. 1년 반도 안 되는 기간 동안 기적상회에는 천지가 개벽하는 변화가 일어났다. 이 모든 순간을 돌아보면서도 실감이 나지 않았다.

공서련은 감동받은 모습이었다.

“이렇게 많은 일이 있었구나.”

제로는 기적상회의 역사와 발전 과정을 설명했다.

“……기적상회는 혼돈의 숲에서 수개월 간 노력한 끝에 기적성에 총본부를 세웠습니다. 현재 각 지역에 있는 기적상회 정식 직원은 14만 명, 무장부대는 10만 명 이상입니다. 최근에 운문에 하프엘프 대장로인 클라크를 포함한 550명의 최고 수준 학자가 들어와서 현재 고급연구원이 3천여 명 정도입니다. 천문에는 최근 드루이드의 요더 선지자, 샤먼의 루츠 제사장, 미노타우로스 아르놀트 등을 모집해 이제 고급 객경은 300여 명 정도입니다. 기적상회는 85개의 공장을 비롯해 대하국의 중주와 남주에 대형실험실 및 차세대 하프엘프 연구소를 보유하고 있어 앞으로의 발전 가능성은 그야말로 무궁무진합니다.”

제로가 기적상회의 성공사를 쭉 소개했다.

기적상회의 모든 제품과 행보에 대한 설명을 듣고 린지아는 큰 충격을 받았다. 현음종에 있을 때 남하국에 대단한 상회가 나타났다는 소리는 들었었다. 통조림이며 마력등 같은 재미있는 물건도 상인들을 통해 자주 들어왔었다.

하지만 린지아는 기적상회가 이렇게 대단할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정말 상상도 못한 일이었다.

린지아는 기적상회가 기적처럼 발전해 온 변천사에 놀란 게 아니었다. 바로 옆에 서 있는 이 녀석, 거리낌 없이 오만방자하게 행동하는 것처럼 보이는 이 소년 때문이었다.

기적상회의 발전사는 오로지 이 녀석 손으로 일궈낸 기적이라고 하는 게 맞을 것이다.

의심할 나위 없는 사실이다.

천제현은 기적상회의 핵심인물이다.

천제현이 지금까지 상회관리에 개입한 적은 없었지만, 만약 천제현이 없었다면 기적상회는 백 년, 아니 천 년이 지나도 현재와 같은 규모로 발전할 수 없을 것이다. 린지아는 이 오만방자하고 짜증나는 녀석이 이토록 대단한 인물일 거라고는 꿈에도 생각지 못했다.

‘온 대륙을 뒤져도 이런 녀석이 또 나올 리 없다!’

공화련이 제로에게 새 명령을 내렸다.

“제로, 혼돈의 숲에 대한 계획을 한번 설명해 주렴.”

“알겠습니다, 부성주님.”

제로의 말이 끝나자마자 수십 개의 거울이 거울 틀에서 분리되어 공중으로 떠올라 거대한 하나의 거울로 연결되었다. 그러자 그 속에서 기적성의 조감도가 나타났다.

“기적성은 전형적인 숲 도시입니다. 98%가 숲이기 때문에 토지 이용률이 낮고 인구도 매우 적습니다. 우리는 기적성 지역 중 10%를 개발해 최대 천만 명을 수용할 계획입니다.”

영상 속 일부 지역이 분리된 후 다시 구획이 나누어지기를 반복하더니 결국 십여 개의 구역이 만들어 졌다. 각 구역별로 명칭이 붙었다. 생활구, 산업구, 양식구, 재배구, 오락구, 상업구, 학원구…… 모두 명확하게 설계되어 있었다.

제로는 다시 모형 도시 그림을 보여주었다.

거울 속에 나타난 실제 같은 모형도시를 보고 린지아의 두 눈이 휘둥그레졌다. 기적성이 너무 아름다운 현대화 도시였기 때문이다.

개발 지역이 10%밖에 안 되는데도 남하국의 왕성보다 규모가 컸다. 산림지형은 평면 계산이 불가능한 입체 공간이다. 2천 미터나 되는 산봉우리에 수용 가능한 인구가 얼마나 될지는 몰라도, 이 구역에 천만 명 정도면 아주 여유로울 것이다. 도시와 산림이 완벽하게 결합되어 화원 같은 느낌을 선사할 수 있다. 절대 일반 도시처럼 혼잡하지 않을 것이다.

교통 부문을 생각해 보자.

기적성은 철도를 많이 만들고, 공중 교통수단을 마련하며, 폐허 마수도 넉넉하게 구입할 계획이다. 그러면 대도시와 연계되어 거주자들이 외출할 때 아주 편리할 것이다.

“이것들은 다만 일반 도시지역 건설에 대한 내용입니다.”

제로의 목소리와 함께 화면의 시점이 위로 이동하여 수천 미터 산봉우리를 넘어 구름 위에까지 이르자 하늘 끝에 우뚝 솟아 있는 거대한 물체가 보였다.

“기적성은 앞으로 모든 자원과 기술을 응집해 하늘을 나는 성을 만들 것입니다. 이 성은 공중도시, 공중요새일 뿐 아니라 기적상회의 핵심본부로 대륙 과학기술 정점의 상징이 될 것입니다.”

이게 다 공화련이 제로에게 기적상회의 자료와 기술을 수집하게 한 후 나온 계획이다.

제로는 많은 자료를 계산하고 분석해 가장 합리적인 도시계획과 함께 하늘성에 대한 계획도 내놓았다. 기적상회의 능력이면, 충분히 이런 공중요새를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일단 만들어지기만 하면, 하늘성은 기적상회를 상징하는 데 그치지 않을 것이다. 이동하는 요새요, 강력한 중무기 발사 중심지가 되고, 최종적으로 대륙 최고수준의 무력을 행사함으로써 혼돈의 숲 전체를 굴복시킬 것이다. 기적성이 전 대륙으로 확장하는 데 기반을 다져주는 것이다.

린지아의 입은 이제 계란 하나가 다 들어갈 정도로 떡 벌어졌다.

이번 기적성 방문으로 그녀의 가치관과 인생관, 세계관은 완전히 무너졌다.

린지아는 현음종을 늘 자랑스럽게 생각해 왔고, 한때 기적상회를 무시하기까지 했다. 그런데 기적상회의 지금 실력을 보니 현음종과는 비교가 되지 않았다.

객경에 요더, 루츠, 아르놀트 같은 숲 속 강자들도 포함되어 있으니 강자들의 수만으로도 현음종을 누를 수 있다. 현음종 정예 술사가 20만 명에 달하지만, 군대실력과 완전성으로 볼 때 기적상회와 상당한 차이가 있었다.

기적상회가 마력무기로 군 전체를 무장하고, 천벌급 기적비행선까지 가동한다면, 현음종이 수호대진 속에 숨는다 해도 소용이 없을 것이다.

상황 소개가 끝났다.

천제현은 린지아를 데리고 기적성 여러 곳을 구경시켜 주었다.

현재 기적성은 인구가 적어, 숲 속에서 실력이 출중하다고 할 수는 없었다. 하지만 기적상회가 들어온 후, 날로 번영하여 생기가 돌고 있다. 기적성이 수만 명의 사병을 모집했을 때 많은 이들이 천제현의 이런 행보에 대해 의심을 가졌다. 하지만 지금 보니 역시 틀린 결정이 아니었다.

기적성은 아주 건장한 노동력 몇 만을 활용해 대대적인 개발을 진행 중이다. 이 몇 만 명이 주력 작업팀이 되어 기적 쇼핑몰, 영화관, 술집, 여관, 카지노들을 세우려 한다. 어쨌든 제대로 된 시설이 갖춰져야 사람들을 끌어 모을 수 있으니까.

또 가상 경기장, 가상 시련장, 정신 도서관과 같은 이런 기적상회만의 독특한 시설도 대규모로 세워질 예정이다. 기타 기초시설은 말할 것도 없다.

이 모든 것은 아주 대규모 공사다. 다행히 기적상회는 자원이 충분하고 운송능력도 뛰어난 데다, 이제는 몇 만 명이나 되는 작업팀도 있다. 여기에 수많은 하프엘프가 자발적으로 도와주었고, 상회 역시 전혀 돈을 아끼지 않고 건설에 힘쓴 덕에 도시는 서서히 기본적인 틀을 갖추기 시작했다.

린지아는 산비탈에 서서 활기 넘치는 기적성을 바라보았다. 도시에서 가득한 생기는 물론, 엄청난 힘을 느낄 수 있었다.

성 백성이든 숲속 토착민이든 모두 도시건설에 아주 뜨거운 열정을 보였다. 모두 기적상회의 실력을 보았고, 자신들의 삶에 가져다준 변화를 체감한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통조림, 통신기, 자음기, 재생기 등 이 모든 것들이 전에 없던 방식으로 그들의 삶을 바꾸어 놓았다.

이들은 모두 예감했다. 전에 없던 아름다운 삶의 터전이 탄생할 것이라는 걸.

누가 자신의 삶의 터전이 더 아름답기를 바라지 않겠는가? 그렇기에 이들은 단순히 기적상회를 위해서가 아니라 자기 자신을 위해서, 자신의 후손을 위해서 도시 건설에 힘을 쏟았다.

‘차이가 너무 크다!’

기적상회 앞에서 현음종 세력이 뭐 대단하단 말인가?

이제 린지아는 며칠 전 천제현이 한 그 말도 안 되는 이야기를 완전히 믿게 됐다.

천제현은 팔짱을 끼고 말했다.

“혼돈의 숲에 있는 세력들은 하나같이 모두 강해. 기적상회는 아직 그들과 부딪치고 싶지 않아. 그래서 우리가 가진 이점을 활용해 바깥세상을 개척하려는 거야. 대하국, 대주국, 북융, 세 나라가 통일되면 주변에 자잘한 소국 몇 개는 문제될 것 없어. 그렇게만 되면, 기적성의 발전을 위해 대대적인 지원이 가능해지고, 북방 장응국에 맞설 수 있지. 혼돈의 숲 한쪽을 굳건히 지키면서 숲 속 거대 세력들과의 대결을 위한 기반도 다질 수 있고 말이야. 그래서 말이지, 종주 꼬맹이, 그쪽이 원하든 원하지 않든, 대주국은 반드시 통일되어야 해.”

그렇다.

이건 농담이 아니다.

이는 전략적으로 기적상회에 매우 큰 의미가 있다.

대하국과 기적성의 관계는 걱정할 필요 없다. 북융은 모래알 같은 조직이라 혼란한 틈을 타 정권을 세우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다. 문제는 대주국이다. 대주국에는 6대 영산이 이끄는 크고 작은 수백 개의 세력이 존재한다. 게다가 각 종파들은 매우 독립적이며 깊은 산 속에 자리잡고 자신들만의 전승이 존재하기 때문에 이들을 정리하는 건 매우 골치 아픈 일이 될 것이다.

가장 좋은 방법은 바로 대주국 내부에 기적상회를 지원해 줄 대변인을 만드는 것이다.

천제현이 갑자기 이런 생각을 한 것은 린지아를 만났기 때문이다. 그녀는 천부적인 재능을 갖고 있는데다 나이도 적지 않았다. 천제현은 그녀가 마음에 들었다.

천제현은 현음종을 대주국 최고 종파로 만들어, 태음산에게 다른 5대 영산을 압도적으로 누를 수 있는 힘을 갖게 할 것이다. 또한, 대주국 왕족을 다시 일으켜 속세와 중소 종파를 다스리게 할 계획이다.

자원이 풍부하고 잠재력이 큰 대주국은 기적상회에 대량의 공간수정석을 제공해 줄 것이다. 이 공간수정석을 잘 활용한다면 기적성은 최고의 패를 몇 개 더 가지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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