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능력 믿고 막 간다-517화 (517/729)

# 517

제517장 성광원소 사냥

천제현은 우선 원소의 감지능력을 차단하고 약화시키는 부적을 만들어 모두의 몸에 한 장씩 붙여놓았다. 필요할 때 부적을 활성화시키면 바로 성광원소의 감지능력을 방해할 수 있다. 천제현은 또 성광원소를 유인할 전용미끼와 성력을 억누르는 법진을 준비했다.

삼중 준비를 한 셈이다.

여기에 수십 명의 고수들까지 불러 모았다. 이러니 성광원소 따위가 상대가 되겠는가?

천제현이 성광원소를 싹 쓸어 버리면, 성안 수십 개를 얻는 데 그치지 않는다. 성광자원까지 캐낼 수 있다. 앞으로 유성초와 성신석까지 계속 발굴하게 되면, 천제현은 강력한 전사를 더 많이 배출할 수 있게 된다.

팟!

천제현이 마력진 한가운데 작은 병 하나를 던져 깨뜨리자 안개 같은 기운이 천천히 피어올랐다. 그 기운은 뭉쳐진 상태로 허공에 멈춰 있었다. 그리고 주변을 맴돌던 성광(星光)의 원소생명체가 끌려 들어왔다.

원소생명체가 마력진으로 들어가 기운을 흡수하려고 할 때였다.

갑자기 마력진이 가동되면서 마력장이 성광원소 전체를 덮었다. 그러자 강력한 저항이라도 만난 양, 성광원소의 텅 빈 몸체가 강하게 흔들렸다. 공중에서 빛이 반짝거리는 사이, 수많은 원소 봉인 주문이 만들어지면서 쇳조각이 자석에 끌려가듯 성광원소에게로 날아가 모조리 몸체에 붙었다.

실체화된 순수한 마력 형태가 아닌 성광원소는 바로 액상으로 응고됐고, 그 힘은 빠르게 억제되었다. 가볍게 날아다니던 몸체는 젤리처럼 굳어져 더 이상 움직이지 못했다.

지능이 없는 존재라지만, 본능적으로 위기는 직감할 수 있었다.

성광원소는 그 자리에서 벗어나려고 발버둥 쳤다.

그때 천제현이때맞춰 손짓했다. 그러자 수십 명의 고수들이 함께 성광원소를 공격하기 시작했다. 격렬한 폭발소리와 함께 곳곳에 큰 구덩이가 생겼다. 성광원소는 이미 끝났다. 눈부신 불꽃이 터지듯 몸체가 산산조각 나면서 순도 높은 성진석이곳곳에 떨어졌다. 그중에는 반짝이는 성안도 있었다.

공서련과 남궁혜는 도처에 흩어진 순도 높은 성진석을 모으기 시작했다. 어느새 두 사람의 주머니가 불룩해졌다. 자그마치 28마리의 성광원소를 해치우면서 천제현은 성안 28개를 손에 넣었다. 고순도의 순수 성진석은 헤아릴 수 없이 많았다.

전체적으로 생각보다 더 순조롭게 진행되었다. 천제현 일행이 이곳의 성광원소를 거의 다 해치운 것이다.

다만 성광원소 수가 너무 적은 게 좀 아쉬웠다.

성안은 전송탑 한 개, 수많은 전송두루마리, 신기 경지의 성광불멸체를 만들 수 있는 아주 진귀한 자원이다. 28개로는 내부용을 빼고 나면 아무리 많아도 전송탑 열 몇 개 정도만 만들 수 있으리라.

물론. 그 정도면 만족해야 했지만.

성안은 4급 수준의 재료이며, 4급 재료 중에서도 아주 진귀한 재료다. 지하굴 한 군데서 이정도의 성안을 얻었다면 운이 좋았다고 봐야 했다.

“이제 마지막 한 마리 남았습니다.”

천제현의 눈이 성광자원 핵심구역으로 향했다.

“모두 조금만 더 힘을 내서 싸웁시다.”

가장 강력한 성광원소 하나가 남았다.

아직 건드리지도 않았는데 주변에 자욱한 기운은 천제현마저 두렵게 만들었다. 그래서 방금 다른 성광원소를 해치울 때도 그는 되도록 이 구역은 피하며 놈의 주의를 끌지 않으려 애썼다.

천제현은 적합한 위치에 군기를 꽂았다.

바로 성광원소를 제압하기 위해 만든 마력진으로, 효과는 아주 확실했다. 방금 누구 하나 다치지 않고 스무 개가 넘는 성광원소를 해치울 수 있었던 것도 다 이 진법 덕분이었다. 위험한 성광원소도 일단 진법 안에 들어가기만 하면 맥을 못 추고 제압된다. 어떤 저항도 못하고 그저 도마 위에 놓인 생선 신세가 되고 마는 것이다.

사람들은 주변을 걸어 다니며 원소생명의 감지능력을 막는 부적을 활성화시켰다. 이제 성광원소는 이들의 존재를 감지하기 힘들 것이다.

“준비!”

“시작!”

천제현이 작은 병 하나를 진법 중앙에 던졌다. 병이 깨지면서 다시 짙은 안개 같은 것이 퍼졌고, 깊은 잠에 빠져 있던 성광원소가 낌새를 챘다. 갈라진 땅 사이로 짙은 기운이 솟아나오면서 수많은 성광이 빠른 속도로 한데 모여들었다. 그러자 성안 주변으로 수십 척 높이의 원소거인이 만들어졌다.

몸집이 어마어마한 녀석이었다.

공서련과 남궁혜는 실력이 부족해 전투에 참여하지 않고 멀리서 바라만 보고 있었다. 일행의 눈앞에 있는 놈은 기존에 봐왔던 성광원소보다 갑절은 큰 것 같았다. 다른 성광원소 몇 배에 달하는 마력이 응집되어 있었고, 전체적으로 위엄이 서려 있었다.

그야말로 성광원소의 왕이라 할 만했다.

성광원소 왕은 소환되자마자 바로 마력진으로 뛰어들었다. 성광원소 왕이 아무리 강력해도 지능이 없기는 매한가지였다. 그저 본능이 이끄는 대로 자신을 유인하는 물체에 다가간 것이다. 놈은 눈에 보이는 함정을 분별하지 못하기 때문에 생각도 하지 않고 그대로 마력진 중앙으로 향했다.

“진법 활성화!”

높은 마력의 하프엘프 8명이 천제현의 명령을 듣고 바로 진법을 활성화시켰다. 강력한 마력장에 덮인 성광원소의 몸체가 요동쳤다. 봉인 부적들이 자석에 이끌리듯이 모조리 성광원소 몸에 달라붙었다. 사방에 빛을 비추던 몸체가 금방 어두워졌고, 행동력도 굼뜨게 변해 제대로 움직이지 못하고 있었다.

이미 28개의 성광원소 사냥에 성공한 이들은 이 거대한 원소생명체가 이미 제압됐으며 지금이 바로 최적의 공격 시기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들은 생각할 필요도 없이 바로 공격에 나섰다.

이때, 위기를 직감한 성광원소 왕의 몸속에서 분노의 정신마력이 섞인 파동이 일어났다. 응고된 몸체가 강력한 빛을 비추자, 대부분의 봉인 부적주문이 힘을 잃고 떨어졌다.

천제현의 안색이 변했다.

“조심하세요!”

역시 성광원소 왕은 보통 상대가 아니었다. 다른 성광원소와 달리 상황을 파악하는 능력을 갖춘 놈이었다. 지능 없이 본능에만 의지해 움직이는 다른 성광원소보다 훨씬 수준이 높았다.

봉인에서 좀 자유로워진 성광원소 왕은 억눌렸던 마력을 다시 발산했다. 몸에서 윙 하는 소리가 들리더니 무수한 성광이 서로 연결되어 호신 보호막처럼 놈의 몸체를 빈틈없이 덮었다.

숲의 고수들은 그 보호막에 공격을 퍼부었으나 보호막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 오히려 수많은 성광이 뒤섞이고 부딪치면서 강력한 전기 충격파가 뿜어져 나와 그 공격을 반사해 버렸다. 고수들은 자신의 공격에 얻어맞고 줄 끊어진 연처럼 몇십 장 밖으로 날아갔다.

‘정말 강력한 놈이다!’

천제현이 부른 자들은 숲의 고수들이거늘, 열 명이 넘는 숲의 고수들이 힘을 합쳐 공격했을 때, 다치지 않고 이들을 막을 수 있는 자는 기적성에서도 드물다. 게다가 봉인에서 완전히 벗어나지도 못한 상황에서 방어와 동시에 적군의 공격을 반사해 버린 것이다.

숲속 토착민들은 경악을 금치 못했다. 성광원소가 강하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이 정도일 줄이야. 이제야 알 것 같았다. 방금 전의 그 쉬웠던 상대들도 사실은 엄청나게 강한 놈들이었다는 것을. 천제현이 봉인으로 이들을 제압하지 않았다면, 목숨을 잃은 것은 그들이었으리라.

성광원소 왕은 공격을 반사하면서 자신을 둘러싸고 있던 봉인 주문을 하나씩 깨나갔다.

봉인 주문이 하나씩 사라질 때마다 성광원소 왕의 힘이 폭증하고 있음을 모두가 느낄 수 있었다. 그 힘이 완전히 표출되면, 아무리 숲의 고수가 많다 해도 절반 이상의 사상자를 날 것이 분명했다. 숲속 토착민들은 함부로 다가가지 못하고 있었다. 이런 상대에게 목숨을 내놓을 가치가 있는 건지 망설여졌다.

“허둥대지 마세요!”

천제현이 외침과 함께 수중의 부적 몇 개를 활성화했다.

특수상황을 대비해 준비해 온 것으로, 속박과 봉인을 강화하는 데 사용되는 부적들이었다. 구겨지면서 활성화된 부적들은 주문 형태로 마력진에 흡수 되었다. 그러자 마력진 가장자리에서 실 같은 빛이 끝없이 나와 성광원소 왕의 몸을 감쌌다.

봉인의 힘이 배로 강해지면서 성광원소 왕의 반격도 잠시 멈췄다.

그러나 이것도 잠시뿐이다. 길어봤자 2, 3초면 끝날 것이다.

성광원소의 보호막은 아직 건재했다. 놈이 마력을 회복할 때까지 충분히 방어가 가능한 보호막이었다. 열 명이 넘는 숲속 강자가 덤벼들자 살짝 약해진 듯 보였지만, 여전히 쉽게 깨지지 않는 강력한 방어력을 발휘하고 있었다.

천제현은 성광불멸체를 시전했다.

‘어쩔 수 없이 나설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신마검 정령이 소환됐다.

유명기령과 소통한 천제현의 온몸이 화염에 뒤덮였고, 검결은 극치에 달했다. 그가 앞으로 한 걸음 내딛자 본체가 사라지고 8개의 분신이 나타나 검광을 휘두르며 성광원소의 보호막을 쪼개 버렸다.

쾅 하며 귀를 찢는 듯한 폭발소리가 들렸다.

물론 천제현의 힘은 여러 숲속 고수들이 연합한 힘에는 미치지 못한다. 하지만 신마검 정령은 강력한 파괴속성을 지니고 있으며, 여러 차례 진화한 유명화는 방어무공과 상극이다. 이중 타격에 성광원소 왕의 방어는 그 자리에서 무너졌다.

그러나 그와 함께 힘이 반사되면서 엄청난 기세의 공격이 되돌아왔다.

천제현을 뒤덮은 화염이 소멸되고, 호체성광에도 무수한 균열이 생겨났다. 그의 몸이 순식간에 몇 장 멀리 튕겨져 나가면서 폭탄이 땅에 떨어지기라도 한 것처럼 커다란 구덩이가 생겼다.

“이때다!”

신마검 정령은 신급 경지에 가까운 정령이다. 그 파괴력으로 성광원소의 호신마력을 격파하는 순간이 바로 절호의 기회다. 나머지 일행이 이때를 놓치지 않고 덤벼들었다. 성광원소의 왕은 무차별 공격 속에서 결국 산산조각 나 버렸다.

“천제현, 괜찮은 거야?”

공서련과 남궁혜가 천제현을 부축했다.

“괜찮아요.”

천제현은 손을 내저었다. 마력은 높지 않지만 그래도 불멸체 덕분에 되 맞은 공격에도 치명적인 부상을 입지 않았다.

“전리품을 주워요!”

성광원소 왕은 이 구역 최강의 성광원소다웠다.

고순도 성진석이 좀 전에 모은 수의 네다섯 배나 됐고, 성안의 품질도 훨씬 높았다. 한 마리 해치웠을 뿐인데 여러 마리에게서 얻을 수 있는 성과 이상을 거둔 셈이다.

“이 지역은 이제 안전합니다. 여태껏 이곳을 차지하고 있던 건 성광원소들뿐이었거든요. 지하굴의 다른 괴물들은 이 부근에서 활동하지 않았어요. 이곳을 악마의 입의 전초기지로 사용할 수 있겠네요. 앞으로 더 깊은 지하세계를 탐사하기 위한 준비 작업이죠.”

천제현은 클라크에게 설명했다.

“이곳의 자원은 향후 기적성 발전에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할 테니 서둘러 방어체제를 갖춰 주세요..

천제현이 임무를 마치고 떠날 준비를 하고 있을 때였다.

남궁혜가 갑자기 말했다.

“여기 아주 좋은 물건이 있네.”

성광원소의 왕이 사라진 자리에 대량의 성진석 조각과 성안 외에, 또 다른 뭔가가 남아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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