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능력 믿고 막 간다-443화 (443/729)

# 443

제443장 통신 비행선

마력진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위해 비비안의 얼굴은 땀으로 가득했다. 마침 천제현의 명령을 듣자 바로 무거운 짐을 내려놓듯이 마력진을 닫았다.

공서련은 아주 만족스러웠다.

“상회에 이런 재료가 있으면 대포를 많이 만들 수 있을 거야. 그런데 우리 통신이 아직 뚫리지 않았는데, 재료 보낸 것을 언니가 어떻게 안다지?”

“걱정 마!”

비비안이 웃으며 말했다.

“떠나기 전에 탐지 기술을 만들어 놨어. 표시해 둔 공간 창고는 어디에 있든 일단 가동만 되면 실험실로 반응이 가. 지금 공화련 언니도 벌써 발견해서 사람들을 불러 짐을 내리느라 바쁠 걸!”

“잘됐어요!”

공서련은 안심했다.

“그럼 잠시 후에 남은 것도 보내요!”

드워프들은 더는 참지 못하고 호기심에 몰려들었다.

“당신들 방금 이것은…….”

“이건 공간창고야!”

비비안이 득의양양하게 공간창고에 대해 설명했다.

“부럽지, 이게 천제현이 독자적으로 발명한 거야. 대륙 어떤 곳에서도 찾을 수 없어, 우리만 갖고 있다구!”

드워프들은 서로 마주보았다.

서로의 눈 속에서 흥분한 기색을 볼 수 있었다.

‘만약 우리에게도 이런 공간창고가 있다면 강한 적들에게 빼앗길 염려가 없을 텐데?’

‘이 인간들은 대체 어떤 자들인가, 어떻게 이런 기묘한 기술을 가지고 있지?’

천제현은 공간창고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지 않은 듯 말했다.

“족장님은 방금 우리가 제안한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이 방법이 가능하다 해도…….”

족장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하지만 완전히 마을이 노출되면, 어디서 믿을 만한 동맹을 구해 이곳을 지킨단 말이오? 어쨌든 숲에 있는 녀석들은 모두 나쁜 꿍꿍이를 갖고 있는데!”

“그렇긴 하죠!”

천제현은 바로 그 말을 기다리고 있었다.

“사실 우리 기적상회는 올드만 마을에 투자할 생각이 있어요. 올드만 마을을 실제로 다스리는 건 드워프족이고, 우리 기적상회는 이 마을을 중간다리 겸 소규모 무역기지로 삼는 거예요. 물론, 기적상회도 당연히 동맹으로서 올드만 마을을 보호할 사명을 가지고 있지요!”

“기적상회가 무엇인가?”

드워프족 족장은 머뭇거리고 있었다.

“드워프 아저씨는 대체 뭘 망설이고 있는 거지?”

비비안이 참지 못하고 말했다.

“공간창고처럼 기묘한 기술이 우리 기적상회에 가득하다구! 우리 기적상회와 협력하는 건 드워프에게 절대 손해가 아니야!”

드워프들끼리의 의논이 시작됐다.

“올드만 광산을 지킬 수 없다면, 한번 도박을 해보는 게 어떤가?”

“이 사람들은 실력도 강하고 평범한 배경의 인물들도 아닌 것 같은데…….”

게다가 올드만 광산을 되찾는 데 있어 드워프족은 이들에게 큰 은혜를 입었다. 대부분의 드워프들이 이들을 신뢰하고 싶었다.

“좋소, 찬성이요!”

“그럼 오늘부터 올드만 광산의 이름을 정식으로 올드만 마을로 바꿉니다!”

천제현은 속으로 쾌재를 불렀다.

‘정말 속이기 쉽구나.’

이번에 먼 거리를 마다하고 이곳까지 온 가장 중요한 목적이 이루어졌다.

기적상회는 혼돈의 숲 주변에 제1거점을 세울 것이다. 이 거점이 세워지는 것은 아주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바로 기적상회가 이를 기반으로 결국 혼돈의 숲 전체까지 그 세력을 넓혀갈 것이기 때문이다.

마침내 그 첫걸음을 내딛게 된 것이다.

***

남하국 남주성 기적상회.

야만족 전사 삼천 명이 나란히 정렬한 가운데 신풍후와 금전후, 남하국의 두 제후가 좌우 양편 맨 앞에 섰고, 불처럼 타오르는 붉은 머리카락을 휘날리는 절세미녀가 높은 층계 위에 서 있었다.

“부자가 되고 싶은가!”

“그렇소!”

“강해지고 싶은가?”

“그렇소!”

“더 많은 부와 권세를 얻고 싶은가!”

“그렇소!”

“…….”

남궁혜는 커다란 나팔을 들고 큰 소리로 대규모 야만족 병사들에게 소리쳤고, 야만족들은 고막이 찢어질듯이 큰 소리로 대답했다.

키는 7척 정도에 두꺼운 갑옷을 입은 이들은 현철(玄鐵)로 된 무거운 무기를 쥐고 있었다. 두 눈에는 투지가 불꽃처럼 번뜩이고 있었다.

바로 기적상회가 많은 비용을 투자하며 배출해낸 제1의 광전 중장 보병단이었다.

기적상회 내부에는 군사를 통솔할 만한 인재가 없었다. 그래서 금전후와 신풍후를 청해 훈련을 시켰다. 백전노장의 두 사람 중에서도 금전후는 훈련으로 이름난 자였다.

약 보름 정도의 짧은 기간이었지만 이 특수부대의 경우, 무예나 전법 등의 훈련은 필요 없었기에 시간은 충분했다. 이들에게는 그저 엄격한 규율을 지키는 훈련을 통해 기본적인 군사로서의 소질을 키우기만 하면 된다.

삼천 명의 야만족 병사들은 거의 세뇌식의 정신교육과 기본훈련을 통해 이제는 스스로를 기적상회의 일원으로 생각하게 되었다.

본래 지위가 낮은 오랑캐 종족인 야만족에게 이렇게 두각을 드러낼 기회가 어디 있었겠는가.

모든 광전사들은 부족과 가족들의 자랑이었다. 부족과 가족들에게 영광을 바치고 더 나은 삶은 선사하기 위해 나섰기 때문이다. 이들은 처음으로 자신들의 신분을 인정받은 것이다.

이제 병사들은 모두 전쟁터에서 적을 죽이고 공을 세워, 자신과 가족, 부족들에게 더 많은 이익과 영예를 안겨주려는 갈망으로 가득했다.

‘야만족 병사들의 전투력은 얼마 정도일지…….’

금전후와 신풍후가 정확하게 설명을 할 수 없을 정도였다.

기적상회의 시대를 초월한 선진화된 무기를 장착하지 않은 상태에서도 이 광전사들은 일단 광화 상태가 되면, 남하국 최강의 육군부대 혹은 같은 규모의 지룡부대와 필적할 만한 수준이었다.

이 얼마나 무시무시한 전투력인가.

만일 최고로 선진화된 마력 무기를 장착할 경우, 이 군대의 실력은 상상할 수도 없다.

오랫동안 전장을 누벼온 두 제후였지만, 이런 군대는 거의 본 적이 없었다. 전국 중에서도 거의 최고 수준의 정예부대만이 이들과 맞먹는 실력을 가졌을 것이다. 하지만 그들은 모두 엄청난 자원과 시간을 투자해 만든 부대들이다.

그러나 기적상회는 한 달도 안 되는 기간 안에 이런 부대 만들어 냈다.

현재 야만족의 병영 안에는 수만 명의 병사들이 광전사가 되기 위한 훈련을 준비하고 있다.

‘남하국에 이런 군대가 있었다면 대융국이 국경을 넘어 침범할 걱정은 하지도 않았을 텐데!’

남궁혜는 광전부대의 훈련성과가 아주 만족스러웠다. 오랑캐 같은 이들이 완벽한 정예 군사로 탈바꿈하지는 못했지만 최소한 질서정연한 모습은 보이고 있다.

하지만 이 정도면 충분했다. 광전사가 일단 광화하면, 전투력은 몇 배로 증가한다. 게다가 아픔과 공포를 느끼는 감각도 사라진다. 즉 영원히 사기가 떨어지지 않는 부대인 것이다.

공간창고에서 전달된 재료가 기적상회에 이미 들어갔을 테니, 대략 마력대포 100문, 개인용 마력포탄 500개, 혹은 폭풍소총 1,000개를 생산할 수 있다.

당초 왕국의 국고 안에서 가져온 고급 금속재료들로는 겨우 마력대포 4문 정도만 생산할 수 있었다. 남은 재료를 사용해 폭풍소총 1개 정도 만들었을 뿐이다.

‘천제현이 혼돈의 숲에 간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벌써 이렇게 수십 배에 달하는 재료를 가져오다니!’

만약 이를 모두 무기로 만들어 버리면 기적상회는 비약적으로 발전하리라.

남궁혜는 이제 때가 되었다는 생각에 흥분했다. 최근 그녀의 실력도 빠르게 향상되어 이제는 혼성 8성이 되었다. 남주에만 틀어박혀 있는 건 정말 따분했다. 어서 빨리 혼돈의 숲에 가서 실력을 뽐내고 싶었다.

‘대장이 이렇게 많은 재료를 보냈다는 건 분명 일이 잘 진행되고 있다는 뜻이야!’

당연한 일이다. 천제현이 혼돈의 숲 원주민들에게 순순히 당할 사람인가.

‘언제쯤 모두가 완전히 숲으로 이주할 수 있을까!’

“남궁 아가씨!”

그리핀 기사 하나가 소식을 전하러 왔다.

“운몽후 어르신께서 일이 있다하시며, 비행선 공장에서 아가씨를 뵙자 청하십니다.”

“비행선 공장? 거기서 무슨 일이 있다는 거지?”

남궁혜는 더 묻지 않고 바로 대형 공장으로 향했다.

***

그곳은 남주에서 기적 비행선을 만드는 곳이었다. 기적 비행선은 그 독특한 장점과 편리함 때문에 상회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이라 계속 생산을 진행하고 있다. 기술이 부단히 발전하여 이제 기적 비행선은 그 무게, 속도, 사용수명 등 모든 것이 천제현이 처음 자체적으로 제작한 비행선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발전했다.

남궁혜가 도착했을 때, 풍채향과 운요도 다들 공화련이 왜 불렀는지 알지 못해 의아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보여주고 싶은 게 있어요.”

공화련은 뜸을 들이다가 신비로운 미소를 지었다.

“우선 절 따라오세요!”

공화련은 보안 등급이 아주 높은 구역으로 이들을 데려갔다. 그곳에는 아주 독특한 기적 비행선 세 척이 있었다.

일반 운송형 비행선의 두 배 정도 되는 크기에 아주 촘촘한 구조로 되어 있었다. 타원형 풍선은 고급 마수 가죽을 사용해 제조했다. 게다가 겉에는 복잡한 마력진이 짜여 있어 하늘로 뜨고 항해하는 속도를 증가시키고, 서리 피해나 화염, 벼락도 막을 수 있었다.

아래쪽 조종실은 더 이상 단순히 걸려 있는 형태가 아니라 풍선과 딱 붙어서 연결되어 있었다. 조종석은 단단하고도 가벼운 얇은 수정으로 만들어졌는데, 몇 개의 밀폐된 실내 구조로 구분되어서 아무리 1만 미터가 넘는 상공으로 올라간다 해도 실내는 전혀 춥거나 광풍의 영향을 받지 않게 되었다.

기적 비행선은 줄곧 단거리 수송만 맡아왔기 때문에 무게와 운송 공간을 늘리기 위해 주력했다. 하지만 지금 눈앞에 있는 새로운 비행선들의 조종실은 정교하지만 공간은 오히려 작아졌기 때문에 운송용은 아닌 듯했다.

풍채향의 눈이 반짝였다.

“정말 정밀한 비행선이네요. 이건 언니가 특별 제작하신 건가요?”

“정밀하기만 한 건 아니란다.”

공화련이 손짓을 하니 옆에 있던 직원들이 문을 열었다.

“들어오세요, 함께 보시죠!”

여인들이 함께 선실 실내로 들어갔다.

안은 깔끔하고 깨끗했다. 생활공간이 둘, 수납공간이 하나, 그리고 화장실이 있었다. 마치 하늘을 나는 집 같았다.

‘공화련이 날아가는 집을 만들려는 것일까?’

그건 공화련의 성격과 맞지 않는 일이다. 회장이 얼마나 실속 있는 사람인지 모르는 이는 없었다. 지금까지 화려하기만 하고 실용적이지 않은 것을 추진한 적이 없었다.

“앗!”

운요가 방을 하나 열었다.

“이건 마수 우리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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