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50
제150장 시대를 앞서가는 변화의 물결
공화련이 집으로 들어서는 순간.
“여보세요!”
목소리가 갑자기 울렸다.
이 소리에 공화련은 깜짝 놀라 펄쩍 뛰었다.
공화련도 어쨌든 역시 혼성술사이므로, 전투력에 익숙하지 않더라도 누군가 그녀 곁에 다가온다면 느끼지 못할 리 없기 때문이다.
목소리는 예고도 없이 들려왔다.
갑자기 어디선가 튀어나온 듯, 심지어 이 소리를 들은 이후에도 공화련은 그 누구의 인기척도 느낄 수 없었다.
“언니, 나 서련이야. 언니 돌아왔어?”
공화련은 영문을 알 수 없었다. 이 소리는 다른 사람도 아닌 여동생 공서련의 목소리였다. 소리를 따라가 보니, 그 소리의 출처는 거실 탁상 위에 놓인 새까만 수정석이었다.
“이게 어떻게 된 일이지?”
수정석은 전체가 새까맣고,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재질로 된 물건이었다.
공화련이 의심 가득한 눈초리로 돌덩어리를 들어 올릴 때였다.
천제현의 황당한 목소리가 안에서 들려왔다.
“큰아가씨, 돌아왔군요! 저 좀 구해주세요!”
공화련은 믿기 힘든 얼굴이 되었다.
“천제현…… 너, 너도 그 안에 있는 거야?!”
천제현의 소리가 계속해서 돌 안에서 들려왔다.
“나와 작은 아가씨가 무시무시한 저주를 받았어요. 지금은 이 돌덩어리가 우릴 빨아들여 봉인해 버렸어요! 구해 줘요! 돌덩어리가 되어가고 있어요!”
“뭐라고?”
공화련은 소름이 돋으며 오싹해졌다.
그녀는 이 모든 것을 도무지 이해할 수 없어 허둥대며 물었다.
“너희 어떻게 된 일이야? 사람이 어떻게 이렇게 돌덩어리 안으로 들어갈 수가 있어? 내가 어떻게 하면 돼?”
이때, 돌 안에서 어렴풋하게 공서련이 웃는 소리가 들려왔다.
이내 천제현이 작게 속삭이는 소리도 들렸다.
“웃지 마요.”
공화련은 짙은 눈썹을 순간적으로 찌푸렸다. 그녀도 바보는 아니었기 때문에 즉시 돌덩어리를 조사하기 시작했다.
표면에 진법이 아주 많이 새겨져 있었는데, 더욱이 마력전지가 작게 장착되어 있다.
공화련은 천제현이 못된 장난을 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이 망할 자식 며칠 째 돌아오지 않더니! 오자마자 날 놀려?’
공화련이 수정석을 꽉 쥐었다.
‘게다가 서련이 같이 이렇게 말 잘 듣는 애가 천제현과 같이 다니다 물들었구나!’
공화련은 일부러 냉소적으로 웃으며 말했다.
“말해 봐, 내가 어떻게 하면 너희를 구할 수 있겠니?”
“헤헤, 큰아가씨, 이것은 고대의 저주예요. 큰아가씨가 큰 소리로 저주를 푸는 주문을 외치기만 하면 됩니다. 그러면 우리가 안에서 나올 수 있어요!”
천제현은 잠깐 멈추었다가 장난스럽게 말했다.
“저주를 푸는 주문 방법은 바로 ‘천제현, 나는 너를 만년 동안 사랑해’라고 10번 크게 외치는 겁니다……아야야!”
천제현이 아파하는 소리가 들리더니 이내 화를 내는 소리가 들렸다.
“아가씨, 왜 발로 차요?”
“언니, 얘 말은 듣지 마!”
돌 안에서 공서련이 화가 나서 씩씩거리며 말하는 소리가 들렸다.
“우리는 지금 뒷마당에 있어. 빨리 와, 재미있는 물건이 있으니까!”
공화련이 뒷마당으로 가보니 천제현, 공서련은 서 있었다.
“언니, 여기야!”
공서련이 공화련을 향해 외치자 그 소리가 마치 돌 안에서도 흘러나왔다.
공화련은 손에 쥔 수정석을 보고 또 보며 믿기지 않는 표정으로 곤혹스러워 하며 두 사람 앞으로 다가갔다.
그녀는 정원에 새로 세워진 작은 탑을 발견하고는 물었다.
“이건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이야?”
“놀라지 마, 이건 천제현의 새로운 발명품이야!”
공서련은 자랑하듯 말했다.
“작은 탑과 언니 손의 그 수정은 모두 자음석으로 제작한 것인데, 우리가 자음석을 이용해서 통신기를 만들 수 있어!”
공화련은 머릿속이 온통 뿌연 느낌으로 물었다.
“자음석? 통신기?’
천제현은 간단히 한 번 소개하기 시작했다.
“이 자음탑은 신기한 물건이에요. 소리를 일종의 전자 신호로 바꾸어 전파시키는데, 자기장이 덮을 수 있는 범위 안에 특별한 진법이 새겨진 자음석이 있으면 그 소리를 받을 수가 있어요. 그래서 자음탑에 대고 말을 하면 자음석에서 소리가 나는 거죠!”
공화련은 머리가 잘 돌아가지 않는 느낌이 들었다.
천지간에 어떻게 이런 신기한 물건이 있단 말인가?
천제현은 계속해서 공화련의 심장을 뒤흔들며 말했다.
“이렇게 말하죠, 천남성 각 구석마다 자음석 확성기를 설치하고, 충분히 많은 재료를 이용해 커다란 자음탑을 쌓으면, 자기장 범위가 천남성 전체를 덮게 될 거예요. 그러면, 어떤 효과를 발휘하는지 알겠어요?”
공화련은 문득 깨달아 말했다.
“한 마디 말할 때마다 소리가 성 전체의 어느 곳에든 퍼질 수 있겠구나!”
천제현은 손가락으로 딱 소리를 내며 말했다.
“그렇습니다! 자음탑만 있다면, 우리는 방송을 만들 수 있어요! 이 수정통신기가 집집마다 보급되고 나면, 우리의 말이 성 전체 구석구석, 어느 집 안에서라도 울려 퍼질 수가 있어요!”
공화련의 몸이 떨릴 정도였다.
‘맙소사! 이건 정말 위대한 발명이야!’
자음탑 의미는 마력등을 뛰어넘고도 남았다.
공서련은 어리벙벙해서 머리를 긁으며 말했다.
“하지만 이걸 어디에 써먹어!”
이 시대의 사람들 생각은 상당히 제한적이었다.
완전히 새로운 물건을 보았을 때, 빠르게 받아들일 수 없으니, 그 잠재력을 발견하지도 못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공화련은 달랐다. 공화련은 그 막대한 활용성을 깨닫고, 더 생각해 보지 않고 말했다.
“서련아, 이 수정통신기의 발명은 거대한 혁명을 이끌어낼 거야! 매체의 혁명!”
“매체?”
“대륙에서 현재 정보의 주류 전파 매체는 종이야. 대국이든 소국이든, 사람들이 정보를 얻는 유일한 방식이야. 신문이나 공문서처럼. 하지만 이 수정통신기가 세상에 퍼진다면 상황은 완전히 달라질 거야.”
천제현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큰아가씨 말이 맞아요. 이 기술이 있으면, 기적상회는 자기만의 매체가 생기는 거예요. 완전히 새로운 매체 방식으로 방송국을 만들고, 대량의 수정통신기를 제작해 사람들이 우리의 청중이 되게 만들 수 있어요.”
천제현이 수정통신기를 들어올리며 말을 이었다.
“상상해 보세요. 기적상회가 생산한 수정통신기가 대량으로 퍼져나가 집집마다 들어가면 이제 거리로 나올 필요도 없고, 외출할 필요도 없고, 정보를 캐낼 필요도 없고, 즉각 수정통신기를 통해 최신의 정보를 얻을 수 있어요. 사람들의 생활은 엄청나게 편리해질 거요!”
“우리 미래에서는 입을 수 있는 수정통신기도 발명할 수 있어요. 사람들이 수정통신기를 언제든지 몸에 입고 다니면, 어떤 시간대이든, 어느 장소이든, 설사 황무지에 있더라도 언제든 수정통신기를 켜고 신호 범위 내에 있기만 하다면 정보를 얻을 수 있어요. 이건 대단한 일이에요!”
공서련은 무슨 말인지는 정확히 알 수 없지만, 뭔가 대단하다는 것만은 느꼈다.
‘이 수정통신기는 정말 편리할 것 같아!’
특히 천제현이 묘사한 입을 수 있는 수정통신기란 것은, 몸에 입기만 하면 방송을 들을 수 있다는 것인데.
방송을 들을 수 있다면, 언제든지 성 내 실시간 정보를 알 수 있다는 뜻이다.
이것이 아주 엄청난 발명이 아니면 무엇이겠는가?
이것은 새로운 유형의 매체가 될 것이었다.
그 자체로 아주 높은 상업적 가치를 지니고 있는 것이다.
천제현은 계속해서 말했다.
“수정통신기의 출현은 전통 매체에 대해 큰 충격을 주는데서 끝나지 않아요, 사람들에게 편리한 생활을 가져다주기도 하지만 더 많은 오락과 휴식을 제공하고, 문명의 진화를 촉진할 거라구요!”
공화련은 그렇게 심오한 데까지는 생각지 못했다.
“수정통신기에 그렇게 많은 용도가 있었구나?”
천제현은 살짝 웃으며 말했다.
“당연하죠. 자음탑은 서로 다른 진법을 통해 서로 다른 주파수로 신호를 발사할 수 있어요. 수정통신기는 주파수 전환을 통해 서로 다른 채널을 들을 수 있구요. 이렇게 수정통신기의 내용과 선택도 풍부해질 수 있어요!”
공서련의 표정이 멍해졌다.
천제현은 그런 공서련을 보고 싱긋 웃더니 말을 이었다.
“우리는 자음탑과 수정통신기를 이용해서 전문적으로 정보를 전하는 방송을 만들 수 있어요. 전문적으로 이야기를 들려주고 재미있는 소식을 이야기해주는 방송도 만들 수 있구요. 심지어 전문 쇼핑 방송도 만들 수 있어요! 이게 어떤 의미인지 알겠어요?”
공화련은 고개를 끄덕이며,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이건…… 거의 모든 사람들이 우리의 충실한 청중이 될 수 있다는 의미겠지!”
“맞아요!”
천제현은 신비로운 미소를 띄고 말했다.
“수정통신기는 그의 독특한 매력으로 수많은 충실한 청중들을 끌어 모을 수 있어요. 각 영역에서 전문 방송인이 태어나고, 그를 따르는 자들에 둘러싸여, 기적상회를 위해 강력한 사회 역량을 만들 텐데, 그때 누가 감히 우리 기적상회를 건드릴 수 있겠어요?”
공화련은 실로 상상하기가 어려웠다.
‘이 기술은 충분히 개발되면, 어떤 풍경이 될까!’
이 시대는 오락이 결핍되었고, 교류가 막혀 문화생활은 매우 메말랐다.
사람들은 오락과 휴식을 즐기는 방법이 거의 없었고, 정보와 지식을 얻는 방법도 매우 원시적이었다.
천제현은 몇 천 년 이후에야 나타날 수정통신기를 미리 꺼내 놓은 것이, 어떤 반응을 일으키게 될지 아직 몰랐다.
“이 기술은 현재 아직 실험 단계예요. 천진상회에서 가져온 전자수정석이 너무 적어서 벌써 다 써 버렸어요. 자음석을 제련하는 데에 쓰려면 대량으로 전자수정석을 구매할 필요가 있어요.”
그건 문제가 아니었다.
숙련된 기술만 손 안에 있다면.
공화련은 몇 분간 깊이 생각을 해보더니 말했다.
“이런 충격적인 발명은, 천남성에서 발표하기에 적당하지 않다고 생각해!”
“왜요?”
공화련이 대답했다.
“기적상회는 천남성에서의 명성이 이미 꼭대기까지 올라갔어. 나는 우리가 한 발 더 나아갈 때라고 생각해. 중주성에서 새로운 세상을 창조하도록 나아가고, 상회가 완전히 고도화된 방향으로 발전할 수 있게 추진하는 거지!”
“중주성…….”
천제현은 잠시 중얼거리더니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어쩌면 때가 되었을지도요!”
공화련이 말했다.
“기적상사는 이제 며칠 있으면 개장이야. 난 먼저 기적상회부터 끝낸 뒤에, 다시 중주로 진출 계획을 가동했으면 해!”
“좋아요!”
천제현은 전혀 이의가 없었다.
어차피 그도 중주성에 조만간 갈 것이었다.
중주성은 형세가 복잡하고, 가문이 빽빽히 들어선 곳이다.
게다가 사대 공자가 있다. 천제현이 중주성에 가면 분명 또 한 번 피비린내 나는 살육이 벌어질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