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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력 믿고 막 간다-410화 (406/729)

# 410

제410장 새로운 왕

천제현이 또 다른 거대한 설계도를 펼치자 사람들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그 설계도는 마력권총 설계도와 흡사했지만 길이가 훨씬 길었다. 총신의 길이만 1장이 넘고 구조가 매우 복잡했다. 마력을 공급하는 탄창이 최소 네 개나 되는 구조였다.

그 무기는 마치 마력권총을 확대시킨 것 같았다.

“똑똑히 보세요. 이게 기적상회에서 앞으로 개발해야 할 새로운 무기입니다!”

천제현이 설계도를 가리키며 설명했다.

“보시다시피 이 무기는 마력 총기보다 수십 배 더 큽니다. 제가 마력대포라는 이름을 지었어요! 마력대포 하나의 위력은 마력권총의 2백 배 정도입니다!”

‘위력이 2백 배가 넘는다고? 무시무시한 힘이다!’

‘진령급 강자의 호신마력이라 할지라도 이 포를 몇 방 맞으면 무사하지 못하겠어!’

이번에는 운문의 학자들뿐만 아니라 무기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들까지 감탄을 터트렸다. 이 대포는 분명 무시무시한 살상 무기가 될 것이다.

대포 하나로 적의 전함에 구멍을 낼 수 있다. 진령급 강자라고 해도 이런 위력적인 공격을 받아내기란 쉽지 않을 것이다.

“마력대포는 마력 총기의 수백 배가 넘는 위력을 가지고 있네. 마력도 수백 배 더 소모되겠지. 그렇다면 초강력 마력 탄창이 필요하네. 뿐만 아니라 마력대포 제조에 사용되는 소재도 아주 강해야 하네. 지금 우리가 가진 전지와 제조 기술, 재료로는 제조하기 힘들 것 같네.”

천제현은 운천학이 제시한 문제를 전혀 걱정하지 않았다.

“걱정 마세오. 왕성에 있는 동안 고강도 수정의 눈물 정련법에 대해 생각해놓았습니다. 중주의 전지 기지와 군수 공장도 대포를 생산할 정도는 됩니다. 그리고 왕성에서 퇴각할 때 국고에 수백 년 동안 숨겨 놓은 금속을 가지고 왔어요. 이 금속은 대포를 발사할 때 방출되는 마력을 충분히 견딜 수 있습니다.”

천제현이 또 다른 중장비 화기를 제안했다.

그 화기도 매우 비싼 희귀한 금속이 필요했다. 그 금속은 장시간동안 높은 속도를 감당할 수 있어서 고강도 탄약 용량과 높은 속도, 장시간 강력한 화력을 제공해야 하는 무기를 만드는데 적합했다.

마력대포나 중장비 마력화기 모두 엄청난 살상력을 지닌 무기이다. 이런 무기를 제조하려면 높은 수준의 과학기술과 재료가 필요하다.

따라서 천제현이 반드시 직접 연구개발 과정에 참여하여 대융국이 침입하기 전에 제조에 성공해야 한다. 운문은 강력한 연구개발 능력을 지니고 있었다. 이제 왕성의 운문과 중주의 운문이 하나가 되었으니 그 능력은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이다.

***

정상급 학자들이 밤낮을 쉬지 않고 전쟁 준비에 몰두했다. 수십 개의 실험장이 동시에 가동되고 운문의 수천 명 연구원들이 모두 실험에 투입되었다. 대량의 실험과 계산을 거쳐 며칠 밖에 안 되는 짧은 시간에 성과가 나왔다.

십여 척의 기적 비행선이 중주와 천남성을 오가며 유전에서 대량의 정련된 수정의 눈물을 날랐다. 기적상회는 본성의 수정의 눈물 창고 다섯 곳을 가득 채우고 자재를 충분히 준비한 후 십여 곳의 공장을 동시에 가동시켰다. 만 명이 넘는 노동자와 수천 명이 넘는 부적사들이 급히 생산에 투입되었다.

공화련은 직접 공장에 가서 생산 상황을 점검했다. 주먹만 한 크기의 폭탄이 수백 개 생산되었다. 과일 같이 둥그런 모양에 표면에는 부적과 무늬가 가득했다. 폭탄 안에는 고농도로 압축된 수정의 눈물이 채워져 있고 꼭대기에는 빨간색 단추가 있었다.

그 단추를 누르기만 하면 내부의 마력전지가 진법을 가동시킨다. 진법이 가동되면 압축된 수정의 눈물이 활성화되면서 폭발이 일어난다.

이게 바로 마력수뢰였다.

구조가 간단해서 비교적 쉽게 생산할 수 있었다. 크기도 작아서 병사들이 한두 개 휴대할 수 있기 때문에 전장에서 가공할 위력을 발휘할 게 틀림없었다. 혼성 8~9성에 달하는 강자라도 수뢰에 맞으면 죽거나 불구가 될 것이다.

마력무기 창고 안에 5만 자루의 마력총기가 준비되었다. 이 중 5천여 자루는 마력기관총이었다. 왕성의 무기 비축량보다 훨씬 많은 양이었다. 이 무기는 중주군단의 전력 열세를 메워주기에 충분했다.

‘훌륭해!’

공화련은 가지런히 나열된 무기를 보자 자신감이 솟아났다. 이때 상어해적단에서 좋은 소식을 가져왔다.

“대융국의 송곳니 왕이 왕성을 함락시킨 후 곧바로 무안군의 군대를 공격하고자 했습니다. 그러나 무안군이 북방의 삼대 항구를 기습하여 전함을 거의 다 약탈해갔지요. 가져가지 못한 전함과 나루터는 모두 불태워 버렸고요. 지금 무안군이 30만 정도 남은 병사를 이끌고 이쪽으로 남하하고 있습니다!”

중주 방위군은 규모도 작고 전력도 약하다. 무안군이 때를 맞춰 잘 오고 있었다.

무안군은 남하 삼군 중 지위가 가장 높다. 무안군은 본인 하나만으로도 남하국 절반을 떠받칠 수 있는데 중주를 위해 정예병까지 데리고 오고 있었다. 게다가 전함을 빼앗고 항구와 나루터를 모두 불태웠다. 이는 분명 대융국의 공격 시간을 늦추고 중주에 있는 천제현에게 시간을 벌어주기 위해서인 것이 틀림 없었다.

“당장 마중 나가야겠어.”

공화련이 기적상회 일행을 데리고 중주항에 도착하여 항구와 부두를 청소한 후 임시 군영을 만들었다. 이틀 뒤 수백 척의 대형 전함이 시야에 들어왔다. 무안군이 정예 병사를 데리고 중주에 온 것이다. 병사들은 대다수가 남하국 최고 주력 군단인 질풍기병이었다.

남하국의 40만 기병은 핵심 전력으로 반은 왕성에 나머지 반은 창주에 주둔하고 있었다. 전쟁이 시작되었을 때 이 부대가 남아 있었다면 송곳니 왕은 왕성을 함락시키지 못했을 것이다. 이런 부대가 중주에 왔으니 중주 방어에 큰 도움이 될 게 틀림없었다.

왕성의 함락으로 무안군은 큰 충격을 받았을 것이다.

그러나 무안군은 분노하거나 초조해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이상할 정도로 침착하고 냉정했다. 그는 남하국 전군의 총사령관으로 자신의 감정을 숨기는데 도가 튼 것이다.

남하국에 커다란 위기가 닥치자 무안군은 자신을 매우 책망했다. 그는 창주에 침입한 견융족의 진정한 의도를 간파하지 못했다. 견융족 대군은 표면적으로 창주의 본성을 노리면서 일부로 사육장이 공격 목표임을 흘렸다. 이것은 모두 의도된 행동이었다. 진짜 목표는 송곳니 왕이 직접 남하국을 칠 수 있게 북방의 기병군단을 전부 늪에 빠뜨려 움직이지 못하게 만드는 것이었다.

사실 이건 무안군의 잘못이 아니다. 남하국은 정보가 너무 늦었다. 견융초원이 다시 통일되었다는 사실을 전혀 몰랐다. 마수령전국 하나가 배후에서 모든 것을 조종하고 있다는 정보는 아예 들어오지도 않았다.

새로 등극한 송곳니 왕은 전쟁터에서 잔뼈가 굵은 경험이 풍부한 장수로 남하국 군대의 주요 인물에 대해 잘 알고 있었다. 이런 정보가 하나도 없는 상황에서 신이 아닌 이상 무안군도 어쩔 도리가 없는 노릇이었다.

“선왕께서 명하셨습니다!”

고천추가 무안군을 공손히 맞으며 말했다.

“무안군 동방건은 남하국의 왕위를 계승하십시오!”

주위의 병사들이 잇달아 무릎을 꿇었다. 무안군은 명망과 명성, 출신으로 따졌을 때 왕위에 오르기 충분했다, 더욱이 구심점 없이 추락하고 있는 남하국에는 강력한 지도자가 필요했다,

그러나 무안군은 차갑게 말했다.

“일개 무장이 어찌 남하왕이 된단 말이오? 나는 왕위를 받지 않을 것이오. 적통인 동방호연이 계승하는 게 맞소!”

다른 사람의 입에서 나온 말이었다면 모두 거짓이라고 여겼을 것이다. 그러나 무안군의 성격을 모르는 이는 없었다. 그는 동방전과 마찬가지로 고귀한 출신이지만 어떤 것에도 관심을 두지 않았다.

선대 남하왕은 두 아들 중 과단성 있는 동방건을 더 좋아했다. 그러나 동방건은 부왕이 왕위를 그에게 물려주고 싶어 한다는 것을 알고 한마디 말도 없이 견융을 치러 전선으로 떠났다.

이는 선대왕에게 자신은 왕위에 뜻이 없고 전장을 지키는 장수가 되겠다는 뜻을 알리는 행동이었다. 선대왕은 어쩔 수 없이 왕위를 동방호에게 물려줬다. 동방호는 포부만 크고 재능이 따라주지 않아 성군은 못 되었지만 교활하고 음험하며 꾀가 많아서 남하국을 그럭저럭 잘 통치했다.

하지만 동방호는 죽었다. 그런데도 동방건은 왕위에 오르는 것을 거절하고 있었다.

대학자가 굳은 얼굴로 말했다.

“왕자의 재능이 뛰어나긴 하지만 아직 너무 어리고 경험이 부족합니다. 정치 경험이 없는데 어떻게 왕위를 맡는단 말입니까? 지금은 비상시기이니 거절하지 말아주십시오!”

“왕위에 오르시옵소서!”

“왕위에 오르시옵소서!”

모두 큰소리로 외치기 시작했다.

동방건이 얼굴을 찡그리며 말했다.

“내가 왕위에 오르면 누가 전장에 나간단 말이오? 남하국에는 지금 왕이 아니라 견융을 평정할 장수가 필요하오!”

“그 말씀은 옳지 않습니다!”

공화련이 입을 열었다.

“나라가 전란에 휩싸였습니다. 이 전쟁에 국운이 달려 있어요. 왕께서 친히 출정하시면 삼군의 사기가 더욱 올라갈 것입니다. 이 난관만 넘긴다면 전세를 역전시킬 수 있지 않겠습니까? 동방호연 왕자께서는 서른 살도 안 되셨지만 혼성 9성의 정점에 오르셨습니다. 진국군과 함께 전장에서 경험을 쌓으면 무안군께 뒤지지 않는 국가의 주춧돌이 될 것입니다. 그러나 왕자께서 너무 일찍 즉위하시면 백성들의 신뢰를 받기 어려우며 경험을 쌓을 좋은 기회도 놓치게 됩니다. 이를 두고 보시겠습니까? 무안군께서 왕위에 오르시면 나라에 이롭고 왕위를 거절하시면 나라에 해가 됩니다. 그러니 재고해주십시오!”

고천추는 공화련에게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역시 재색을 겸비한 기적상회의 부회장이군.’

이렇게 이치에도 맞고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말이 훨씬 도움이 됐다.

무안군은 한숨을 쉬며 수락할 수밖에 없었다.

동방건은 병사들의 간청에 못 이겨 결국 중주에서 간소한 등극의식을 치렀다. 이제 중주성은 왕성이 되었다. 동방건은 왕위에 등극한 후 곧바로 몇 가지 교지를 반포했다.

첫째, 동방호연을 무안군으로 봉하여 남하왕 동방건이 남긴 작위를 계승토록 한다.

물론 이것은 명목상의 작위에 불과했다. 동방호연은 전쟁 경험이 부족하고 실력도 강하지 않기 때문에 남하국의 군권을 맡길 수 없었다. 군권은 여전히 동방건이 쥐고 있었다.

둘째, 진국군 천제현에게 남하국 최고의 군 작위인 ‘현기후(玄机侯)’를 추가로 내린다. 현기후는 여섯 주의 모든 정규군단을 동원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지며 여섯 주의 제후를 통솔한다. 각 주의 제후는 반드시 진국군의 명령에 따라야 한다.

셋째, 공화련은 지옥의 노래 부족장 마림을 처치하였으니 ‘운몽후(云夢候)’에 봉하고 남주를 관할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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