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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력 믿고 막 간다-358화 (354/729)

# 358

제358장 천제현과 미친개들(2)

“당, 당신들은 뭐 하는 거요!”

남궁 가문의 한 고참 장로가 나섰다.

“우리 남궁 가문 자손을 데리러 왔는데, 무슨 상관이요?”

“모두 들으시오, 세상에 이런 이치가 어디 있습니까?”

고천추가 이야기를 시작하자 주변으로 사람들이 몰려들었다.

“남궁혜는 현재 남하국에서 유일하게 신급 정령 보유자요. 그런데 10년 전, 고작 아홉 살이었던 그녀가 가문 내 누군가의 질투를 받아 저 구석진 고성으로 추방당했소. 이로 인해 지난 10년간 내공 성장 속도가 얼마나 느렸는지 모르오. 남하국의 기둥으로 자랐어야 마땅한 최고의 기재에게 이런 손해를 끼친 것이오!”

사람들은 모두 놀라 수군거렸다.

“신급 정령?”

“진짜야?”

“여태껏 그걸 몰랐네!”

고천추의 말이 이어졌다.

“남궁혜는 다행히 기적상회의 천제현 회장을 만나 잘 성장할 수 있었소. 그래서 5개월 만에 연체였던 내공이 단번에 혼성 5성에 이를 수 있었던 거요!”

놀랍도록 빠른 속도에 사람들의 감탄이 이어졌다.

“남궁혜가 빠르게 성장하자, 남궁 가문 그 누군가가 걱정하기 시작했소. 그래서 지금 다시 데려가려는 거요. 여러분, 이대로 잡혀가면 남궁혜가 살 수 있겠소이까?”

고천추가 격분해서 외쳤다.

“이는 단순히 남하의 기재를 잃는 데서 그치지 않소이다. 우리 남하국에서 삼군과 필적할 만한 기둥 같은 인재를 잃게 되는 거요. 여러분, 이 사람을 내놓아야 되겠소?”

“안 됩니다!”

“안 됩니다!”

시림들이 따라서 외쳤다.

남궁 가문 사람들이 분노에 사로잡혀 외쳤다.

“새빨간 거짓말로 사람들을 미혹시키지 마시오!”

조보가 도우러 나섰다.

“남궁 가문 사람들은 들으시오. 남궁혜를 데려가려면 우리 노인네들부터 죽이고 가야 할 게요. 아니면 이 문으로 들어올 생각은 꿈도 꾸지 마시오!”

“고작 남궁 가문 아닌가?”

“이 늙은이가 힘껏 싸울 것이다!”

“죽더라도 남궁 가문의 피를 묻히고 죽겠다!”

학궁 노학사들이 모두 흥분해서 앞으로 나서자, 남궁 가문 사람들은 모두 새파랗게 질렸다. 솔직히 고천추와 이 미친 늙은 개들을 건드릴 엄두는 나지 않았다.

“쓸데없이 말만 해봤자 무슨 소용이 있겠소?”

천제현이 앞서 나가 군관의 얼굴에 주먹을 날렸다.

“한껏 패줍시다!”

고천추가 큰 소리로 외쳤다.

“때려라!”

“젠장?”

“정말 싸우는 건가?”

“제기랄, 저들을 쳐라!”

남궁 가문의 장로들과 노학자들 간에 싸움이 벌어졌다.

고천추의 싸움 실력은 실로 대단했다. 잠깐 사이에 남궁 가문 장로들 대부분이 공격을 받고 쓰러졌다.

남궁 가문의 일반 병사들은 이리 저리 움직이면서도 함부로 경거망동을 할 수 없었다. 명령 없이 반격을 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철수, 철수!”

“돌아가서 염양군의 지시를 받아라!”

남궁 가문 사람들이 허겁지겁 후퇴하자, 주변에는 놀라서 입이 떡하니 벌어진 구경꾼들만 남았다.

‘이것이 바로 그 유명한 중주 천제현의 실력인가? 과연 소문대로 소름끼칠 정도로 용맹스럽구나.’

왕국 삼대 가문 중 하나인 남궁 가문이 길에서 맞고 쫓겨나다니. 왕성에서 몇 십, 아니 몇 백 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었다.

이 소식은 빠르게 염양군 저택에 알려졌다.

“뭐라?”

염양군이 아끼던 옥배가 바닥에 떨어져 산산이 부서졌다. 장로들은 무릎을 꿇은 채 공포에 떨고 있었다. 그들은 염양군의 불같은 성미를 잘 알고 있었다. 오늘 천제현 때문에 남궁 가문의 명성은 땅에 떨어졌고, 지울 수 없는 상처만이 남았다.

평소의 염양군이라면 분명 눈에는 눈, 이에는 이라며 직접 나설 것이다!

“그놈이 감히 미친개들을 모두 불러 모았단 말이지?”

염양군은 불같이 화를 냈지만, 또 빠르게 평정을 되찾았다. 화를 가라앉히고 자리에 앉아 생각해 보니 일이 아주 골치 아프게 되었다.

“그 미친개들은 실세는 아니지만 함부로 건드릴 수 없어. 특히 고천추 그 늙은이는…….”

한 고참 장로가 나서서 말했다.

“군상께서 직접 나서시면 설마 해결을 못하시겠습니까?”

“나는 고천추가 두려운 것이 아니네. 그 미친개 무리는 말싸움에나 능하지, 전혀 무서울 것 없어.”

여기까지 말한 염양군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허나 내가 나서는 순간, 무안군이 절대 가만히 좌시하고 있지 않을 게야.”

‘무안군도 천제현 편인가?’

남궁가문의 장로들은 잠시 조용해졌다.

무안군과 천제현 간의 모든 거래는 기밀사항이었기 때문에 현재 고천추와 남하왕 외에 남하국에 이 사실을 아는 이는 없었다. 염양군도 정확하게 아는 것은 아니지만, 천제현의 주변 관계가 그리 단순하지는 않을 것이라 짐작할 뿐이었다.

천제현을 보호하기 위해 문성군과 척을 지는 것도 마다하지 않았던 무안군이 아닌가.

한 장로가 조심스레 질문했다.

“군상, 천제현을 쉽게 무너뜨릴 수 없다면 다른 세력과 손을 잡아도 되지 않겠습니까? 예를 들어 문성군…….”

“그 입 다물게!”

염양군이 그 장로를 노려보며 말했다.

“과인과 같이 정정당당한 이가 어찌 그런 독사 같은 놈과 손을 잡겠나. 내 비록 천제현과 원한이 있다고는 하나, 그놈과는 별개의 문제일세. 그 일은 다시는 거론하지 말게!”

“네, 네!”

남궁 가문 장로들은 모두 실망한 기색이었다.

삼대봉군 중 무안군이 가장 강력한 세력이 된 것은 다 동방 가문 세력이 뒤에서 받쳐주기 때문이다. 하지만 염양군과 문성군의 경우는 다르다. 독자적으로 나서서는 이기기 힘들다. 서로 힘을 합해야 승산이 있는데, 염양군은 문성군과 손을 잡으려하지 않으니, 무슨 방법이 있겠는가.

남궁혜를 잡을 시기를 늦추는 수밖에 별다른 도리가 없었다.

염양군이 성질 급한 호랑이라면, 문성군은 음험한 독사였다.

때로는 독사가 호랑이보다 더 치명적일 수 있다. 이들 외에 왕씨 가문 같은 다른 가문들은 천제현의 안중에 없었다.

남궁혜는 천제현이 남궁 가문 사람들을 길에서 쫓아 버렸다는 소식을 듣고, 감동의 눈물을 흘리며 천제현을 껴안았다.

“고마워. 난 정말 남궁 가문으로 돌아가고 싶지 않지만…… 나 하나 때문에 그들을 막은 게 문제가 되지는 않을 지 걱정 돼. 다른 사람들에게 폐를 끼치는 건 아닐까.”

“무슨 소리예요?”

천제현이 의기양양하게 가슴을 치며 말했다.

“대장이라면 당연히 수하를 지켜야죠. 마땅한 의무니까 안심하고 기적상회에 있어요! 걱정 마세요, 염양군도 경거망동은 못할 겁니다!”

‘천제현의 이 자신감과 믿음은 어디에서 나오는 것일까?’

공화련 자매는 황급히 천제현에게 가서 오늘 무슨 일이 있었는지 물어보았다.

천제현이 사실 그대로 설명하자, 사람들은 놀라 말문이 막혔다. 남하왕에게 무례를 범한 것도 모자라 염양군과 왕씨 가문의 미움을 사면서 조정에서 삿대질에 욕까지 하다니.

‘그런데도 무사하게 돌아왔다고?’

“이상하네?”

공화련은 이해가 되지 않았다.

“남하왕은 아주 강력한 인물이야. 오늘 너 때문에 그렇게 체면이 깎였으면, 남하왕 성격에 널 쉽게 놔줄 리가 없는데.”

천제현은 전혀 이상하게 생각되지 않았다.

“총명하신 큰 아가씨께서 어찌 그 이치를 깨닫지 못하시나요?”

공화련이 이마를 찌푸리며 말했다.

“네가 한번 말해 보렴.”

“첫째, 남하왕은 날 벌할 충분한 이유가 없죠. 둘째, 남하왕은 무안군, 대학자의 영향력과 제 역할을 꺼려하고 있어요. 셋째, 제가 왕성의 세력 균형을 이루는 데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발견했을 거예요.”

앞의 두 가지 이유는 이해가 됐다.

‘그런데 세 번째 이유는 무슨 뜻이지?’

천제현이 자세히 설명했다.

“오늘 왕궁에서 제가 염양군을 도발하고 왕씨 가문을 호되게 꾸짖었어요. 그리고 문성군은 저를 아주 미워하지요. 사실은 남하왕에게 보여주려고 그렇게 끝까지 부딪친 거랍니다! 대학자와 무안군이 저를 지지하고 있으니, 제 존재로 왕성은 세력 간에 균형이 생기지요. 저는 세력 균형을 맞춰주는 지렛대 같다고나 할까요.”

똑똑한 공화련은 설명을 듣고 단번에 이해했다.

남하왕 아래의 삼군은 그 높은 지위만큼 상당한 영향력을 자랑했다.

삼군 세력은 다년간 암묵적 동의하에 절대 서로를 직접 공격하지 않았다. 강력한 영향력을 가진 삼군, 대학자, 왕씨 가문 등 모두 다 서로 보조를 맞춰온 것이다.

남하왕이 비록 최고의 자리에 앉아 있기는 하지만, 이들을 완벽하게 제어하긴 어려웠다.

그런데 천제현의 출현으로 갈등이 발생하고, 이때문에 왕성에서 세력들이 부딪치는 국면이 형성된 것이다. 남하왕은 한 발 물러서서 이들이 대립하는 모습들을 지켜보며, 간간히 중재를 해주기만 하면 손쉽게 전반적인 상황을 제어할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잠시 천제현이란 녀석을 건드리지도, 중용하지도 않는 것이다.

무안군과 대학자 무리가 천제현을 보호하려면 남하왕을 통해야 한다. 문성군과 염양군이 천제현을 누르려 해도 그 역시 남하왕을 통해야만 가능하다.

천제현은 강하지 않다.

그런데도 전반적인 국면에 큰 영향을 미친다.

이럴 때 갈등이 첨예해지면, 남하왕에게는 더 유리하다. 양쪽 세력 모두 그에게 부탁을 하는 모양새가 되니 좋은 점이 한둘이겠는가.

“그랬구나.”

공화련은 부끄러운 표정을 지었다.

“너에 비해 나는 아직도 한참 멀었구나.”

“아이고, 큰 아가씨, 무슨 말씀이세요? 이런 권모술수는 배우지 않아도 괜찮아요!”

“그렇게 말할 수는 없지. 나중에 쓸모가 있을 지도 모르잖아?”

“아가씨, 저는 장사꾼이에요. 발명을 해서 돈을 벌면 그뿐이지, 나라를 세울 것도 아닌걸요. 큰 아가씨는 무슨 생각을 하시는 거예요?”

천제현은 급히 화제를 전환했다.

“요 며칠간 상회가 어떻게 돌아갔는지, 말씀해 주세요!”

공화련의 보고가 시작됐다.

공화련은 천제현이 맡긴 임무를 훌륭하게 처리했을 뿐 아니라, 그 이상의 결과를 가져왔다.

왕성 연구소는 이미 설립되었다.

왕성 무기 공장도 완공되었다.

기적상회는 왕성에서 일련의 인수합병을 마쳤고, 각종 상품도 모두 정상 궤도에 올랐다. 중주 연구소에서도 좋은 소식이 들려왔다. 마력 기관총이 성공적으로 개량되면서 중주 무기 공장에서 먼저 생산을 시작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공화련은 설명을 덧붙였다.

“영상 전송 기술도 어느 정도 궤도에 올라섰어. 이제 안정적으로 동영상을 전송하고 녹화할 수 있어”

이 부분은 천제현도 알고 있었다.

왕성 여러 곳에 영상을 전송할 수 있는 전영경이 설치되었다.

“특별히 말할 게 있어. 나와 서련이가 최근 연구를 거듭한 끝에 수익성 있는 사업 수단을 발견했거든.”

이 두 자매가 또 천제현에게 깜짝 선물을 안겨주었다.

“오, 뭔가요?”

“서련이가 말해 줄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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