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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력 믿고 막 간다-294화 (290/729)

# 294

제294장 약동하는 기적상회

염씨 가문과 운씨 가문은 천제현에게 많은 도움을 주었다.

염씨 가문도 이토록 어마어마한 포상을 받게 되었으니 기쁘지 않을 리 있겠는가.

운씨 가문은 천제현이 보내온 선물을 두 가문이 공동으로 창설한 운문연구소에 투자했다.

이렇게 한 이유가 무엇일까?

천제현의 셈법은 간단했다. 왕성의 탐욕스런 권력자의 배를 불려주는 것보다 지금 이 사람들과 있는 돈을 함께 나누는 것이 낫다고 여겼기 때문이다.

중주성이 하나로 굳게 뭉치게 된다면 그 누구도 기적상회를 뒤흔들 수 없을 것이다.

모두가 기뻐하는 가운데 중주성은 안정을 되찾기 시작했다.

중주의 사대 가문이 100년 동안 번영을 누려온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었다. 그러나 이제 판도가 완전히 뒤집어졌으니 기존의 이해관계는 깨질 수밖에 없었다. 게다가 중주의 난으로 수만 명이 목숨을 잃었다.

평범한 도시라면 큰 문제가 아니겠지만 중주성은 본성이다. 중주의 난은 남하국 전체를 뒤흔들 커다란 사건이었다.

기적상회는 다른 세 가문을 합병하여 독보적인 지위로 올라섰다.

남하국의 국왕과 남하삼군 같은 지배계층이 이렇게 커진 기적상회를 용납할 수 있을까.

그러니 기적상회는 아직 진정한 난관을 돌파한 게 아니다.

하지만 천제현은 이 문제를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왕성에서 싫은 소리를 하면 다른 곳으로 떠나면 그뿐이다. 이제 엄청난 현금 및 현장 자원 등 세 가문의 막대한 자원을 차지했다.

거기에 상어해적단의 이점까지 활용하면 어디를 가도 빠르게 자리를 잡을 수 있다.

누구도 믿을 수 없다.

스스로 강해져야만 남들이 함부로 넘보지 못한다.

천제현은 중주의 난으로 인해 현지에서 입은 피해를 복구하고 운문연구소에 더 많은 기술을 도입하여 기적상회의 실력과 잠재력을 끌어올려야 했다.

기적상회 일원 하나하나의 능력은 몹시 중요하다. 따라서 천제현은 세 가문의 본거지를 초토화시킨 후 가장 먼저 성약급 단약을 제조하기 위한 재료들을 준비했다.

천제현은 곧 일거에 혼성 4성 정점으로 올라설 것이다.

공화련, 공서련, 임목, 방한 등은 모두 현혼급의 실력을 지니고 있다.

중주의 난으로 인한 피해는 중주 백성들의 생각보다 심각하지 않았다.

기적상회에서 여러 가지 수습책을 내놓으면 과거의 영광을 되찾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성의 분위기가 더욱 우호적으로 바뀌게 될 것이다.

사대 가문에 억눌리는 일은 더 이상 없을 것이다. 백성들을 수탈하고 쥐어짜던 귀족들이 몰락하고 관대하면서도 활기 넘치는 새로운 세력이 등장했다.

기적상회는 백성이나 다른 귀족 가문의 이익을 털끝만큼도 건드리지 않았다. 오히려 그들과 협력하여 서로 상생하는 길을 적극적으로 모색했다.

중주의 백성들은 기적상회의 성장과 함께 수입이 현저히 증가하고 삶의 질도 올라갔다. 기적상회는 중주의 사대 가문보다 중주의 경제를 훨씬 더 발전시켰다. 그래서인지 백성들은 애초부터 기적상회를 배척하지 않았다.

적수가 사라지자 천제현의 마음은 많이 가벼워졌다.

공화련이 와서 최근 상황을 보고했다.

“현재 기적상회는 자재장 수십 곳, 공장 십여 곳, 실험실과 연구소 십여 곳, 무도관과 도장 십여 곳을 소유하고 있고 중주의 세력들은 우리와 적극적으로 협력 관계를 맺고 있어. 기적상회는 그동안 생산력이 많이 부족했었는데, 불과 며칠 만에 생산력이 넘치게 되었어.”

마력등부터 마력전지, 통조림, 수정통신기, 축음기까지 기적상회는 줄곧 생산력 부족으로 제때에 시장을 공략하기 어려웠다.

하지만 이제 삼대 가문이 쓰러졌다. 기적상회는 많은 자원을 차지하게 되어 생산력이 대거 증가했다.

게다가 기적상회는 여러 가문의 지지를 받게 되었다. 중주뿐만 아니라 남하국 전역에 기적상회와 협력하고 싶어 하는 세력이 널렸다.

중주성은 곧 기적상회의 대규모 생산기지가 될 것이다.

“기적상회는 이제 이 지역만으로는 만족할 수 없어요. 남하국 전역과 다른 나라, 심지어 다른 종족의 영역까지 확대해야 해요. 그러니 이 정도는 많은 게 아니에요. 아직 한참 부족하지요. 합병 속도를 높여서 공장을 한시라도 빨리 돌려야 해요. 또 공장을 계속 인수하고 다른 협력 세력들과의 관계도 잘 유지해야지요.”

공화련 역시 기적상회가 이렇게 빨리 커질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

기적상회는 천남성의 보잘것없던 작은 세력에서 중주를 주름잡는 거대한 세력으로 성장했다. 이제 중주성은 천제현의 천하였다.

천제현이 갑자기 자리를 박차고 일어났다.

“저와 함께 연구소로 가요.”

운문연구소의 연구원 수는 500명을 넘었다. 연구소에는 마력과학기술, 부적, 제약, 수련, 마력기계 등 다양한 부서가 있었다.

마력과학기술은 그중에서 가장 중요한 핵심 분야였다.

연구소의 500명이 넘는 연구원 중 약 400명이 마력진연구부서 소속이었다. 이 부서는 현재 운천학이 자청하여 책임을 맡고 있다.

부적, 제약연구부서는 전통 부적과 제약을 연구한다. 이 부서의 책임자는 염천웅과 장립청이다.

이곳에서는 천제현이 고안한 여러 가지 조제법을 연구하고 생산한다. 부적과 제약은 전통적인 업종이긴 하나 돈이 되는 사업이었다.

수련 서는 각 가문과 문파 및 고대의 무공을 수집하고 연구하여 유용한 부분을 찾아낸다. 이 부서는 심빙우가 잠시 책임을 맡고 있었다.

심빙우는 무학에 푹 빠져 있기 때문에 연구를 통해 수련에 많은 깨달음을 얻고 있었다.

마력 자원부서도 매우 중요했다. 천제현은 이미 중주에서 대다수의 수정의 눈물 광산을 차지하고 있었다. 게다가 비밀리에 사람을 보내 남하국 각지의 수정의 눈물 광산을 찾아서 인수했다.

마력 자원은 과학기술 발전의 기반으로 현재 대륙에서는 아직 수정의 눈물 광산의 중요성을 깨닫지 못하고 있었다.

천제현은 사람들이 수정의 눈물 광산의 중요성을 인식하기 전에 더 많은 자원을 확보하고자 했다.

특히 마력 자원부서는 마력전지를 전문적으로 연구했다. 여러 다른 상황에서 마력전지를 사용하는 최적의 방법을 찾는데 주력했다.

마력 자원은 기밀이었다.

천제현은 반드시 가장 믿을 수 있는 사람을 책임자로 세워야 했다.

그러므로 이 부서는 공화련이 직접 맡았다.

마력기계부서는 비교적 특수했다. 현재 이 부서의 역할은 그리 크지 않았다. 어떻게 보면 계륵에 가까울 수도 있다. 그러나 이 부서는 엄청난 전략적 가치를 지니고 있었다.

기적상회의 핵심은 마력과학기술부서에 있다. 그러나 개발하는 제품이 계속 정밀하고 복잡해질수록 우수한 제기사들의 지원이 필요하다.

마력기계부서는 중주성 천재 제기사 동소어가 관장하며 각종 기계제품의 외형 설계와 기능 개발을 책임지고 있다.

연구원 500명이면 남하국에서도 상당한 규모의 연구소였다.

그러나 천제현은 이 규모에 만족하지 않았다. 기적상회에는 돈이 남아돌았고 천제현은 더 많은 인재를 원했다.

천제현이 연구소에 들어서자마자 물었다.

“어르신, 요새 성과가 좀 있습니까?”

“물론이네!”

운천학은 천제현을 보자마자 흥분하여 말했다.

“날 따라오게!”

비밀의 연구실 한가운데 작은 자음탑이 세워져 있고 양측에는 까만 기계가 놓여 있었다.

운천학이 자랑스러워하며 기계를 가리켰다.

“이게 우리가 개발한 통신기일세!”

공화련이 깜짝 놀라서 물었다.

“제가 며칠 연구소를 비운 사이에 개발에 성공하셨군요?”

운천학이 껄껄 웃었다.

“사실 천 회장이 핵심 부분을 다 만들어놓았기 때문에 기술적으로 어려운 점은 없었네. 우린 1,000여 번의 시험과 200여 번의 조정을 거쳐 주파수를 전파 통신 신호로 이용하는 방법을 채택했네. 기술은 안정적인 상태야.”

천제현이 공화련에게 말했다.

“한 번 시험해 보죠!”

공화련은 매우 흥미로워하며 통신기 앞으로 갔다.

통신기는 상자 같았다. 기계 윗부분에는 빛을 발하는 마력진이 새겨져 있었다. 마력진에는 시계 바늘 같은 침이 있고 주위에는 숫자가 동그랗게 표기되어 있었다.

“이 숫자는 뭔가요?”

“통신기끼리 어떻게 통신을 주고받는지 아는가? 우리는 세심한 연구 끝에 이런 설계를 고안했네.”

운천학이 숫자를 가리키며 설명했다.

“통신기에는 저마다 고유의 번호가 있지. 이 번호를 입력하면 중앙통신탑에 신호를 보내게 되네. 그러면 자음탑의 자기장 범위 안에서 통신망이 구축되지.”

조금 복잡했다.

천제현을 따라다니며 많이 배웠지만 공화련은 이런 새로운 기술에 쉽게 적응하지 못했다.

운천학이 기계 위쪽에 표기된 숫자를 가리켰다.

“이 통신기 번호는 001일세. 회장 쪽 기계 번호는 000이고. 통신기 위쪽의 번호판 바늘로 상대방 통신기 번호를 맞추기만 하면 연결되네.”

‘정말 신기하다!’

공화련은 숫자 0위로 바늘을 세 번 돌렸다. 순간 마력진에서 빛이 나면서 약한 힘이 뿜어져 나왔다. 이와 거의 동시에 천제현 쪽 000호 통신기에서도 빛이 반짝였다.

공화련이 통신기에 대고 말했다.

“내 말 들려?”

“내 말 들려?”

천제현 쪽 통신기에서 곧바로 소리가 났다.

자음탑에서 두 번 음성 신호로 바뀐 후 들리는 소리라 잡음이 좀 있었지만 소리가 성공적으로 전송되었다.

자음탑은 방송 신호를 송출하는 단말기일 뿐만 아니라 이제 음성 신호의 중개 역할도 할 수 있게 되었다.

“정말 해냈어! 이건 위대한 발명이야!”

공화련은 믿을 수 없었다.

“이 통신기가 세상에 나오면 사람들의 생활에 얼마나 큰 변화가 생기게 될까?”

하지만 천제현은 통신기의 성능에 만족하지 못했다.

“많이 부족하네요. 고쳐야 할 점이 너무 많아요. 음성이 불안정하고 확실하게 들리지 않아요. 자음탑 안의 송출진을 손봐야겠어요. 그리고 통신을 받는 쪽은 거부할 수가 없네요. 이건 사용자의 불편을 초래할 수 있으니 통신 수신 여부를 결정하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해요…….”

천제현이 여러 의견을 쏟아냈다. 모두 핵심을 찌르는 내용이었다.

운천학이 고개를 끄덕였다.

“보름 정도 시간을 더 주게. 반드시 완벽한 통신 체계를 만들겠네!”

천제현은 자음 통신의 핵심 기술을 완성했다.

그는 지엽적인 부분까지 손대지 않을 것이다. 너무 번거롭기도 하고 자신의 연구팀을 훈련시켜야 하기 때문이다.

“통신기 연구뿐만 아니라 수정통신기와 축음기 합체에도 성공했네. 이제 완벽하게 휴대할 수 있지. 그리고 자음탑 유료 채널도 완성했네.”

운천학 역시 이런 신기술 연구가 단시일 내에 완성될 줄 예상치 못했다.

“기적방송국이 곧 정식으로 개국하겠군요!”

공화련은 가슴이 뛰는 것을 느꼈다. 이 기술들이 있는데 기적상회가 성공하지 못할 까닭이 없었다.

“여러 성주와 다른 주의 사자까지 중주성으로 찾아와 협상을 원하고 있어. 우리의 자음탑과 방송 설비를 현지에 세우고 싶어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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