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능력 믿고 막 간다-293화 (289/729)

# 293

제293장 가산 회수

기적상회가 겨우 삼대 가문을 제거했는데, 왜 그들의 재산을 다른 사람 손에 얌전히 쥐여 줘야 한단 말인가?

공화련은 겉으로는 어떤 의견도 내지 않았지만, 속으로는 천제현을 따르기로 결정했다.

천제현은 확고한 의지를 보이며 말했다.

“다들 재산들이 얼마나 되는지 보러 갑시다!”

공서련과 남궁혜는 상기된 얼굴을 하고는 바로 마수차를 대령했다.

곧 그녀들은 천제현을 따라 삼대 가문으로 향했고, 공화련도 동행했다.

‘참 말 안 듣는 녀석이로고!’

운천학도 방법이 없었다. 이미 쏟아진 물, 내버려두는 수밖에.

천제현은 먼저 낙씨 가문으로 향했다. 낙씨 가문 보물창고에는 현금 12억 냥이 들어 있었고, 그 가치만 해도 금화 10억 냥을 훨씬 웃도는 자원들이 가득했다.

게다가 상점, 공장 등 29건의 매매계약서와 성 밖에 구리, 철, 금, 은 광석 11곳을 보유했다.

“와! 엄청나다! 진짜 보물창고잖아!”

“이 유금옥제록(鎏金玉蹄鹿) 마수차는 그 가치만 수천 냥에 달할 거예요! 굉장히 빠르면서 흔들림이 거의 없지요. 게다가 위험을 감지하는 능력이 있어 스스로 방어력을 생성합니다. 이것은 큰 아가씨가 가지세요!”

천제현이 낙씨 가문에서 가장 좋은 마수차를 끌고 나오더니 공화련에게 주었다.

“이 정도는 되어야 큰 아가씨의 품격에 걸맞죠!”

유금옥제록은 외형이 정말 아름다웠다.

공화련은 뭇 여인들의 부러움을 한 몸에 받으며 천제현의 보상을 기쁘게 받았다.

“이 구사구호 완갑 역시 최상급 혼기입니다. 공격과 방어 모두 다 가능하여 그 위력이 대단하지요. 하지만 우리 중 권법에 정통한 사람이 없잖아요.”

천제현이 옆에 있던 심빙우에게 넘겼다.

“심 선생님, 이거 받으세요. 선생님은 근접전 무공 몇 개만 더 익히면 되니까요.”

구사구호 완갑은 낙씨 가문에서 가장 좋은 무기 중 하나였으므로, 심빙우 역시 기뻐하며 그것을 받았다.

엄청난 규모의 낙씨 가문의 보물 속에서 천제현은 마음대로 몇 개씩 골라 사람들에게 나눠주었다.

다들 기뻐하며 즐거워하니 잔칫집이 따로 없었다.

“이제 양씨 가문으로 가죠!”

양씨 가문에서도 눈이 돌아갈 만큼 많은 수확을 거두었다.

양가는 용병 가문으로 용병 산업 특성상 여기저기 분포된 바람에 현금 자체는 그다지 많지 않았다. 그러나 자원은 대단히 풍부했고, 이 밖에 대형 마수 훈련소도 있었다.

이것은 돈으로 살 수 없는 것이라 기적상회로서는 엄청난 이득이 아닐 수 없었다.

중주성의 10여 개 대형 점포, 연구실, 실험실 등 양씨 가문의 자원과 땅은 모두 기적상회 수중에 들어왔다.

게다가 늑대 사육장, 마수 훈련장, 군수공장 등 양씨 가문 소속 용병단과 용병 자원 대부분은 기적상회 산하 황천용병단에 편입시키기로 했다.

그렇다면 낙씨 가문, 양씨 가문에서 투항한 사람은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

천제현은 한 입으로 여러 말하는 성격도 아니고, 신용은 반드시 지키는 사람이다. 따라서 그는 일전에 말한 대로 그들을 살려 주되 중주성에서 떠나라 명령했다.

천씨 가문은…….

천제현은 천씨 가문 저택에 들어서자마자 먼저 현금과 자원부터 몰수하기 시작했다.

천시와 천산하의 직계 자손은 모두 중주성 밖으로 추방시켰다.

나머지 포로들은 천씨 가문 저택의 대청으로 끌려왔다. 천제현이 직접 이들을 처리하기로 한 것이다.

수백 명의 천씨 가문 검객들이 땅바닥에 꿇어앉았다. 모두 두렵고 불안한 눈빛으로 어린 청년을 보았다. 그 청년은 몇 년 전만 해도 가문에서 폐물 취급당했고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았으며 무시당하기 일쑤였다.

그런데 겨우 몇 년 만에 이토록 성장해서 승리자의 모습으로 다시 천씨 가문에 입성한 것이다.

위로는 장로가 아래로는 천씨 가문의 청년 인재가 모두 그의 발아래 아스러졌다.

천제현이 가주 보좌에 앉았다.

상어해적단의 5대 방주들과 심빙우까지 그의 뒤에 나란히 서서 냉랭한 눈빛으로 천씨 가문 사람들을 하나씩 응시했다.

진혼 강자의 위엄에 그들은 숨조차 제대로 쉴 수 없었다. 그러나 무엇보다 가장 두려운 것은 그들 위에 군림하는 저 청년이었다.

“긴말은 하지 않겠다. 오늘 여기서 바로 결판을 짓지 뭐!”

사람들은 천제현의 목소리를 듣자 일제히 동요가 일었다.

“나 천제현은 물론 여기 네놈들 모두에게 원한을 가지고 있지만, 그래도 내 성이 천씨인 것은 인정할 수밖에 없는 사실이니까……. 천씨 가문이 내게 모질 게 대한 건 사실이지만, 나 또한 천가 인지라 100년 동안 이어진 천씨 가문의 명맥을 낙가와 양가처럼 완전히 끊어낼 수가 없다. 그러니 너희에게 두 가지 선택지를 주지!”

천씨 가문 사람들은 서로 얼굴만 멀뚱거리며 쳐다볼 뿐이다.

“첫째, 너희에게 돈을 줄 테니 멀리 떠나는 거다. 중주성 혹은 남하국을 떠나는 거지. 어디로 가든 난 상관하지도 쫓아가서 복수하지도 않을 것이야.”

천씨 가문 사람들은 크게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어쨌든 목숨은 부지하게 생기지 않았는가.

천씨 가문 역시 무수히 많은 가문과 싸워 수많은 목숨을 앗아간 후에 이렇게 우뚝 서게 된 것이다.

그러므로 사람들은 가문 간 경쟁에 따른 고통과 참상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어떤 일족이든 쇠락의 길을 걷게 되면 아예 뿌리째 뽑히는 경우가 다반사였고, 이는 젖먹이조차 예외는 아니었다.

만약 한 사람이라도 살아남게 되면, 이 사람이 나중에 복수할 기회를 얻게 될 수도 있지 않겠는가.

거기다 복수심에 이를 갈다가 가문에 위협적인 존재가 되면 어떻게 하겠는가.

물론 이런 가능성은 미비한 수준이지만, 약간의 가능성이라도 있다면, 무슨 수를 써서라도 막는 게 중요하지 않겠는가.

하지만 천제현은 아무도 죽이지 않겠다고 하는 것이다.

사실 삼대 가문의 멸망은 자초한 바가 컸다.

처음 은원이 생길 때부터 마지막까지 삼대 가문은 스스로 벌인 일이고, 스스로 초래한 일이었다.

이처럼 스스로 자초한 멸망은 강적과 만나 패배한 데 따른 멸망과는 본질적으로 달랐다.

전자는 불복, 굴욕, 증오가 있었으나 후자는 후회와 두려움이 더 크기 때문이다.

게다가 천제현은 확신이 있었다. 지금 이들은 절대 자신을 당해내지 못할 것이다. 그리고 앞으로는 더욱 그러지 못할 것이다.

중주성도 천제현에게는 잠시 머무는 소도시에 불과하다.

그는 머지않아 이곳을 떠나 더 광활한 세계를 유람할 계획이니 저들은 어떻게 자신의 뒤를 쫓을 수 있겠는가?

천제현은 천씨 가문 사람들에게 생각할 시간을 충분히 준 다음 두 번째 선택지를 말했다.

“두 번째 선택지는 남는 것이다. 즉, 계속 천씨 가문을 위해 일을 하고, 천씨 가문을 근간으로 천문을 세우는 것이다. 다시 말해, 천씨 가문은 중주성에서 그 세력을 유지할 수 있다!”

모두들 경악을 금치 못했다.

‘천제현이 직접 천씨 가문을 관리하겠다는 것인가?’

이러한 결과는 누구도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하지만 출신 성분으로 보자면 천제현 본인도 천씨 가문 사람이 아니었던가.

이번에 그가 천씨 가문의 가주가 된다면, 이번 소요사태는 그 본질이 달라지게 된다.

외부의 적에 의한 가문의 멸망이 아니라 내부적 권력 다툼에 불과한 것이 된다.

천제현은 천성하를 쓰러뜨렸으니 천제현이 천성하보다 더 우수한 인재임에 틀림이 없다.

이제 천제현이 장악한 세력은 중주성에서 그 어떤 가문도 비견될 수 없을 터였다.

천씨 가문은 이번 소요사태로 심각한 피해를 입은 것은 맞지만, 본래 천씨 가문을 지탱하고 있던 뿌리가 완전히 뽑히지는 않았다.

천씨 가문이 지난 100년 동안 쌓아온 실력은 시간이 걸리기는 해도 다시 조정하고 보완하면 분명 소생할 희망이 있었다.

어쨌든 천씨 가문은 중주성에서 가장 많은 문객과 인재를 거느리고 있지 않은가.

천씨 가문이 쓰러지면, 이 문객들은 뿔뿔이 흩어질 것이다. 이때 누구 한 사람이라도 천씨 가문 밑에 있겠다고 하면, 이 세력을 유지할 수만 있다면, 중주성에서 천씨 가문의 세력은 계속 보존할 수 있을 것이다.

“갈 테냐, 남을 테냐? 각자 선택해!”

사람들은 서로의 얼굴을 두리번거리며 의중을 살폈다.

천시, 천산하의 직계 자손은 추방되어 중주성 밖으로 쫓겨났고, 지금 남아 있는 사람들은 대부분 방계 자손들이었다.

사실 천제현이 마음에 든 것은 천씨 가문 그 자체였다.

천씨 가문은 다른 가문과는 다르게 문객이란 자원을 가장 소중하게 생각했다.

문객은 모두 외지에서 온 사람으로 이들을 이곳에 남겨두고, 천제현이 저들을 잘 활용할 수만 있다면 이보다 더 좋은 일이 어디에 있겠는가.

천씨 가문 사람들은 하나 둘 결정을 내리기 시작했다.

이들 중 2할이 중주성을 떠나기로 했고, 나머지는 천씨 가문에 남아 있기로 했다.

이때부터 그들은 천제현에게 충성을 바치고 천제현을 위해 일을 하기로 결정 내렸다.

이로써 천제현은 명실상부한 천씨 가문의 새 주인이 되었다.

그는 천씨 가문의 모든 산업과 세력을 흡수하고 관장하게 될 것이다.

현재를 기준으로 천씨 가문은 10여 개 도시에 기업을 가지고 있으며, 문객만 해도 300명 이상, 검객 수도 천 명을 훌쩍 뛰어넘었다.

천제현은 각지의 천씨 가문 사람들을 잇달아 소환하여 신규 세력인 천문을 탄생시킬 것이다.

그는 한동안 그들에게 어떤 일도 맡기지 않을 예정이다.

다만 황천용병과 동급의 무장단체로서의 역할을 부여했다.

천씨 가문이 각 도시에 설립한 기간산업에 대해서 천제현은 기적상회 사람을 파견하여 직접 인수토록 하였고, 기적상회의 산업으로 편입시켰다.

삼대 가문에게서 가져가야 할 것은 가져갔고, 추방할 사람은 추방했으며 합칠 것은 합쳤다.

기적상회에는 이제 유동자금 규모가 32억 냥이나 되었고, 각종 진귀한 자원들이 넘쳐흘렀다.

삼대 가문이 남긴 광산, 자원창고 등 대다수가 기적상회를 위해 일하기 시작했다.

물론 이 모든 것을 천제현이 혼자 독식하지 않았다.

그는 먼저 상어해적단에 5억 냥을 쾌척했다.

본래 1년 이내에 10억 냥을 투자하기로 하였는데, 불과 반년 만에 그 약속을 지킨 것이다.

그뿐만 아니라 삼대 가문에서 분리한 함대, 나루터를 비롯하여 사주호와 근거리에 있는 자원창고 전부를 상어해적단에게 맡기기로 했다.

천제현은 공화련에 금화 5억 냥을 가져오게 했다.

그 돈은 현 상황을 수습하는데 사용될 것이다.

예를 들면, 상회의 사업파트너에게 위로금을 전달하고, 전란 속에서 피해를 당한 사람들에게 보상금을 지급할 계획이다.

이밖에 이번 사태로 충격을 입은 성 주민들에게 각종 혜택을 제공할 것이다..

양씨 가문에서 압수한 무기창고 2개와 군수공장 1곳은 모두 염씨 가문에게 전달했고, 현금과 자원을 통틀어 약 5억 냥의 가치를 지닌 금품을 운씨 가문에게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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