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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력 믿고 막 간다-271화 (267/729)

# 271

제271장 출진 준비

염파군은 기적상회에 대해 들어본 적이 없었다.

“천형이 운영하는 상회입니까? 허허, 참 신선하군요! 젊은 나이에 사업을 하다니요!”

천제현이 어쩔 수 없다는 듯이 말했다.

“저는 여러분처럼 세도가 출신이 아니니 가문의 지원을 받을 수 없지요. 수련에는 돈이 많이 드니 사업을 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야기를 하며 강산 일행은 통조림을 열었다.

“어? 마수 고기잖아!”

공서련이 자신만만하게 말했다.

“어서 드셔보세요. 맛이 기가 막혀요!”

세 사람이 반신반의하며 한입 먹었다.

“이건…….”

“이건 말도 안 돼!”

“마수고기가 언제 이렇게 맛있어졌지?”

염파군과 임장과는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이었다.

강산은 몹시 흥분하여 물었다.

“이 통조림은 얼마나 보관할 수 있습니까?”

공서련이 겸연쩍게 웃었다.

“기적상회의 지금 기술로 정상적인 상황에서 대략 1년 보관할 수 있어요!”

“뭐라고요? 1년이라니!

이건 고기 통조림이다.

고기를 1년 동안이나 보관할 수 있다.

강산은 통조림이 군대에 얼마나 요긴한지 순식간에 깨달았다.

수련자의 몸은 많은 영양을 필요로 한다. 따라서 먹는 양도 그만큼 많다 평범한 술사라도 한 끼에 양 한 마리를 통째로 먹을 수 있을 정도다.

그러므로 행군 중에는 엄청난 군량이 필요하며, 부피나 무게 대비 영양이 풍부한 마수 고기를 가지고 다닐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마수고기는 매우 질겨서 칼로도 잘 썰어지지 않는다. 맛도 없고 많이 먹으면 탈이 난다.

그러나 이 통조림은 달랐다.

통조림 하나면 정예병의 하루 식사를 해결할 수 있다.

연체술사는 1급 통조림을 혼성술사는 2급 통조림을 먹으면 된다. 술사의 마력에 맞는 등급의 마수고기를 제공하면 전투력을 크게 올릴 수 있다.

“이거 정말 대단하군!”

강산은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천형, 내 아버님을 대신하여 물어보겠습니다. 매년 통조림을 얼마나 공급해 줄 수 있습니까?”

천제현이 미소를 지었다.

“이 문제는 공서련 아가씨께 물어보시지요.”

“기적상회의 통조림 공장은 현재 2개밖에 없습니다. 빠른 시간 내에 새로 10개의 공장을 추가 세울 계획입니다. 재료만 충분하다면 한 공장에서 매일 품질 좋은 통조림 2~3만 개를 생산할 수 있어요.”

‘통조림 생산량이 엄청나군! 우리도 공급 받을 수 있겠어!’

강산은 기뻐하며 두 눈을 반짝였다.

“하지만 지금은 통조림이 인기가 너무 많아서 물량이 달려요.”

공서련이 곰곰이 생각하며 말했다.

“매달 1급 통조림을 뇌주에 최대 30만 개 공급할 수 있겠어요. 1급 마수도 등급이 있잖아요. 군용 통조림이라면 품질이 아주 좋아야 하니까 가격은 금화 1000~1500만 냥 정도예요!”

“통조림 가격이 꽤 되는군요! 하지만 괜찮습니다! 그것보다……”

주를 넘나드는 거래에는 위험비용이 따르게 마련이다. 강산도 그 사실을 이해하고 있었다. 그가 아쉬워하는 것은 가격이 아니었다.

“30만 개는 너무 적습니다!”

강산이 황급히 말했다.

“금화 4000만 냥에 매달 60만 개는 어떻습니까?”

나쁘지 않은 가격이었다.

공서련이 망설이자 강산이 다급히 해명했다.

“우리 가문에서 통조림을 매점매석하려는 게 결코 아닙니다. 이 통조림은 모두 북방의 전선으로 보낼 겁니다. 왕국을 위해 공헌을 하는 셈이지요. 절대로 시장에 되팔지 않겠습니다. 기적상회는 뇌주의 현지 상인과 계속 거래를 해도 상관없고요.”

물론 왕국에서도 비용을 대야 한다.

중주에서 북방의 전선까지 직접 운송하기는 무척 힘들다. 그러나 뇌주의 지리적 이점을 이용하면 매달 1~2천만 냥은 거뜬히 벌 수 있다.

왕국은 이 비용을 절대 아까워하지 않을 것이다. 통조림이 군대의 전력을 크게 높여줄 수 있기 때문이다.

“좋아요!”

공서련이 결정을 내렸다.

“60만 개로 하지요!”

공서련은 뇌주에 도착하자마자 큰 거래를 따냈다.

뇌주 강씨 가문과의 거래로 기적상회는 매달 금화 2~3천만 냥의 이윤이 생기게 된 것이다.

다음 날 새벽.

뇌주군이 집결했다. 뇌주성에서 나온 4만 병사가 오염된 성읍을 향해 공격을 시작한 것이다. 주거 지역을 안정화하고 대규모로 마화된 생물들을 잡아내기 위해서였다.

세 제후는 하루 치 군량을 정비한 후, 정예부대 질풍기병단을 이끌고 호기롭게 출발준비를 했다. 재해지역의 한가운데로 날선 검을 내다꽂듯이 공격을 퍼부을 셈이었다.

속전속결.

단번에 운석을 요석을 없애버리자는 계획이었다.

뇌주성의 백성들이 군사들을 배웅하기 위해 나왔다.

이번 대재난으로 뇌주성이 입은 손해는 매우 심각했다. 뇌주성 사람들은 세 제후에게 모든 희망을 걸었다. 세 제후의 강력한 힘으로 이 재난을 평정하고, 뇌주성에 평안을 가져다주길 기대했다.

금전후는 백성들을 안심시켰다.

“걱정하지 마시오. 중주, 남주의 강력한 지원도 있으니 이번 전투에서 반드시 요석을 파괴하고 우리 뇌주를 옥야천리로 만들겠소!”

“만세!”

“만세!”

백성들의 환호 소리가 끝없이 이어졌다.

수많은 이들이 눈물을 흘렸다.

이번 재난으로 사람들은 재물만 잃은 것이 아니었다. 백성들은 유리하며 갈 곳을 잃었고, 무수한 사람들이 가족과 아이를 잃었다.

이제 더 이상 두려워할 필요 없었다.

남하팔후는 남하국에서 빼어나게 강력한 자들 아니던가.

팔후 중에서 세 명이 나섰으니 해결하지 못할 문제가 있겠는가.

“허, 거 참 이상하군.”

질풍마를 탄 신풍후가 주변을 둘러보다가 곁에 있던 천제현에게 질문을 던졌다.

“심빙우는 어디로 간 것이지?”

어제부터 심빙우가 보이지 않았다.

천제현은 신비로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앞서 가서 미리 준비하라고 일러두었습니다. 만일을 대비해서요.”

신풍후는 그저 고개만 끄덕일 뿐이었다. 심빙우와 어느 정도 친분이 있는 신풍후였다.

그 여인의 기질은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었다., 신풍후 자신도 감히 함부로 명령을 내릴 수 있는 여인이 아니었다.

‘그런데 천제현의 말 한마디에 움직이다니. 과연 뛰는 놈 위에 나는 놈이 있다는 것은 이를 두고 하는 말인가! 그나저나, 이 녀석은 또 뭘 꾸미고 있는 거지?’

“성에서는 우리의 승전보를 기다리고 계시오! 전군 출발!”

금전후의 외침과 함께 나팔소리가 울려 퍼지며 3군이 함께 출발했다.

남하국 최정예 기병부대인 질풍기병 가운데 뇌주에서 이 천, 중주에서 천오백, 남주에서 천오백의 군사가 나섰다.

정예기병 오천이 기세를 높여 일사천리로 재해지역 중심부로 나아갔다.

천지에 어둠이 깊게 깔리고, 주변은 희뿌옇게 보였다. 강력하고 사악한 기운이 덮여 있는 듯 했다. 재해지역 중심으로 다가갈수록 나무와 풀은 더 심하게 말라비틀어져있었다.

차원의 균열은 오래가지 않는다. 일단 틈이 생기면 바로 회복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심연의 악마들이 차원의 틈으로 들어오는 일은 결코 쉽지 않다. 하지만, 일단 벌어진 균열이 회복되기 전에 심연 세계의 악마가 차원 안으로 침입하면, 공간의 장벽은 무너지고 심연 세계의 힘이 이 세계로 들어오게 된다.

침입한 악마의 힘이 강할수록 그 피해는 더 끔찍해진다.

지금 대규모의 땅이 심연의 기운에 오염되었다는 것은, 침입한 악마의 힘이 그야말로 엄청나다는 뜻이다.

이 때문에 악마가 뇌주에 침입하자 수많은 백성이 죽음을 당하고, 일부 술사마저 마화되어 심연의 마병으로 변해 버린 것이다.

심연의 기운으로 오염된 땅은 오랜 시간동안 식물, 동물에게 영향을 미치게 된다. 그렇게 변한 환경에서 번식해나가는 인류 역시 점점 더 특수한 능력을 갖게 된다.

물론, 거기에는 대가가 지불된다. 포악하고 악랄한 성품이 나타나거나, 심하게는 몸 자체가 기형이 되어 인간이 아닌 새로운 종족으로 변해 버리는 것이다.

세 시간 후.

기병부대 오천 군사가 산비탈에 자리를 잡았다.

펄럭이는 깃발, 엄중한 분위기. 전투를 치르기 전, 정적만이 흐르고 있었다.

“여러분!”

금전후는 한 손에는 고삐를 들고 다른 한 손에는 금빛 활을 든 채 외쳤다.

“앞에 보이는 저곳이 바로 재난지역인 백옥성이요. 요석이 하늘로부터 백옥성 중앙으로 떨어지는 바람에 생존자는 거의 없소. 백옥성의 백성들은 모두 죽어 버렸고, 술사들은 대부분 마화되어 괴물이 되었소.”

앞쪽 평원에는 낡아 시커멓게 변해 버린 성이 우뚝 솟아 있었다. 백옥성 중앙에는 커다란 웅덩이가 움푹 패어 있었는데, 운석에 부딪쳐 생긴 형상 같았다. 헌데 매우 기이하게도 구덩이 속에서 녹색 연기가 용솟음치고 있었다.

거대한 운석 구덩이 한 가운데서 어떤 강력한 의식과 능력이 어떤 규칙에 따라 고동치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질풍마조차 그 기운의 영향으로 초조하고 불안해했다. 훈련이 잘 되어 있는 뛰어난 마수나 감당할 수 있는 상황이지, 평범한 기병단이었다면 전투를 시작도 하기 전에 모두 아수라장이 되었을 것이다.

“부근에 마화된 생물들이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많이 퍼져 있소.”

주변을 둘러보던 신풍후는 백옥성 주변으로 심연의 마병들이 상당수 깔려 있음을 발견했다.

“마력을 다 소진하기 전에 우리 셋이 나서서 바로 죽여 버립시다.”

금전후가 고개를 끄덕였다.

“우선 마화된 생물을 잡을 방도를 생각하고, 기회를 봐서 악마를 단번에 없애버립시다.”

세 제후의 마력으로 공격에 나서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다.

허나 적군이 분명 미친 듯이 에워싸며 공격해 올 텐데, 이건 어찌 대처하면 좋단 말인가.

세 제후의 실력이 아무리 대단하다 해도 마력이 빠르게 소진되면 큰일이다. 마력이 소진되면, 술사는 전력을 상실하기 때문이다.

“군사를 세 갈래로 분산시킵시다.”

사방후가 의견을 냈다.

“좌측에 천 명, 우측에 천 명, 가운데 삼 천 군사를 두는 겁니다. 좌우에서 백옥성을 에워싸면서 빠른 속도로 공격해 외부에서 올 수 있는 위험요소를 없애고, 마화된 생물들의 주의를 끌어 성 안에 있는 마병을 대부분 끌어내는 것이죠. 그 때 우리는 중앙에 위치한 운석 구덩이로 바로 이동해 사악한 기운을 뿜어내고 있는 요석을 없애 버리는 겁니다!”

“좋소.”

금전후가 답했다.

“마물은 아무리 죽여도 끝이 없소. 그러니 기병의 기동성을 이용해 백옥성의 평원 지형을 따라서 견제에 나선다면, 단번에 일격을 가할 수 있을 것이오!”

신풍후도 동의했다.

“전술을 정했으니, 이젠 행동에 나섭시다.”

금전후 강웅이 선포했다.

“금일 마물과 적군을 죽이는 데 가장 우수한 공을 세우는 자에게는 무안군으로부터 큰 상이 있을 것이다! 열심히 싸워 이 기회를 놓치지 마라.”

“비진!”

사방후가 갑자기 그를 불렀다.

“지금 남주 3인 중에는 너 하나만 남았으니, 네가 중주의 기재들과 함께 좌측을 맡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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