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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력 믿고 막 간다-249화 (246/729)

# 249

제249장 신성의 탄생

한편 천제현이 허세를 부린다고 생각한 낙강룡은 코웃음을 치며 양천랑에게 말했다.

“내가 저놈의 방어를 깨겠다!”

일반인들은 상상조차 하지 못할 공포스러운 파괴력을 지니고, 집안 대대로 내려오는 구사구호 완갑을 착용한 낙강룡은 천제현의 방어를 깨부술 자신이 있었다.

“방어가 깨지면 네가 달려들어 놈을 죽여라!”

양천랑의 파괴력은 낙강룡만 못했지만 양씨 가문 특유의 변화무쌍한 무공이 있었다.

게다가 그에게는 누구보다 빠른 속도가 있지 않은가.

천제현의 강력한 방어막만 깨지면 일격에 죽여 버릴 자신이 있었다.

“좋소!”

천제현의 몸에서 성광이 반짝거리며 체내로 침투해 피부와 근육이 금강석과 같은 빛을 내고 있었다.

금강체가 다시 회복하고 있는 것이다.

손에 든 장검에서는 화염이 이글거렸다.

천제현도 바보가 아닌데 가만히 선 채로 공격을 받겠는가.

‘한 번은 당했지만 두 번 당하지는 않는다! 그 어떤 기회도 주지 않겠다!’

천제현은 먼저 공격을 시작했다.

그는 단숨에 달려가 양천랑을 향해 달려가기 시작했다.

양천랑도 천제현이 달려오는 것을 보며 전투태세를 다시 갖추기 시작했다.

“혈랑(血狼)!”

양씨 가문 사람들의 입이 쩍 벌어졌다.

‘그 초식을 쓰겠단 말인가?’

양천랑이 지금 쓰는 혈랑은 가문에서 금지한 절학이었다.

순수한 피를 대가로 파괴력과 속도를 대폭 증가시키는 그 무공은 전투력을 몇 배 높여주지만, 사용 시간이 길수록 큰 피해를 입게 된다.

빨리 승부를 내고 싶었던 낙강룡 역시 비술이라도 시전하는 듯 낮게 으르렁거렸다.

그러자 원래부터 단단했던 그의 근육이 바람을 불어넣은 풍선처럼 울룩불룩 팽창하기 시작했다.

두 팔에 찬 완갑은 더욱 눈부시게 반짝였다.

‘일격에 승부를 보겠다는 건가?’

천제현이 검을 휘둘러 먼저 양천랑을 공격했다.

“죽어라!”

두 다리로 땅을 박차고 뛰어오른 양천랑도 천제현을 향해 날아갔다. 어느새 그의 손톱이 1척 넘게 자라나있었다.

“마랑상혼조(魔狼喪魂爪)!”

유명검의 화염 또한 거세졌다.

천제현의 몸이 순간 사라지더니 양천랑의 뒤에서 나타났다.

천제현은 불길을 담은 유명검으로 하늘을 가를 듯이 양천랑을 향해 휘둘렀다.

“유명노염참!”

그러나 양천랑의 시선은 천제현을 놓치지 않고 있었다.

그의 무시무시한 손톱 역시 천제현을 향해 휘둘러졌다.

“찢어 주마!”

과연 양천랑의 속도는 빨랐다.

천제현이 먼저 검을 휘둘렀음에도, 양천랑의 손톱이 먼저 천제현의 몸에 닿았다.

천제현의 옷이 순식간에 넝마가 되었다.

강철도 종이처럼 갈라놓을 정도의 힘이 천제현의 가슴팍에 떨어지자 거대한 종이 울린 듯 금속 두 개가 부딪히는 소리가 들렸다.

파캉!

금강체에 균열이 났다.

양천랑의 힘이 닿은 부분에 길다란 상처가 생겼지만, 치명상은 아니었다.

이윽고 힘이 반사되어 돌아가면서 양천랑의 열 개의 손톱, 그리고 손가락까지 부러트렸다.

양천랑의 공격이 결국 성광불멸체를 뚫지 못하고 실패로 돌아갔다.

그리고 어느 샌가 천제현이 휘두르던 검이 양천랑의 몸 바로 위에 닿아있었다.

샤악!

천제현의 양천랑의 몸을 긋자 그의 호신마력이 순식간에 갈라지고 이글거리는 화염이 양천랑의 몸을 삼켜 버렸다.

양천랑은 처참한 비명을 지르며 경기장 가장자리로 밀려났다.

일검에 무력화 되어 버린 것이다.

그때, 옆에 있던 낙강룡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공격해 왔다.

천제현의 유명노염참은 힘을 모으는 시간이 필요하므로 연속 시전은 불가능했다.

그러니 지금이야말로 천제현을 쓰러뜨릴 절호의 기회였던 것이다.

“사호화룡!”

낙강룡이 공중으로 날아올라 마력을 끌어모았다. 곧 마력을 한 손에 집중시키자 광포한 기운이 경기장을 뒤덮기 시작했다.

“이 애송이 놈아! 오늘이 네 제삿날이다.”

그것은 낙강룡의 절초였다.

그는 천제현이 그 공격을 막을 수 있을 거라고는 추호도 생각하지 않고 있었다.

그의 강력한 힘에 구사구호 완갑의 위력이면 유명검을 무력화시킬 수 있으리라.

‘이 공격을 받고도 전투력이 남아 있을 리 없지!’

“흐아아압! 죽어라!”

마침내, 낙강룡이 주먹을 휘두르자 그의 절초가 공기를 찢으며 천제현을 향해 날아갔다.

생사가 걸린 위기일발의 순간이었다.

현장에 있는 모두가 숨을 죽이고 둘을 바라보았다.

‘천제현이 죽는 걸까?’

하지만 천제현은 무사태평이었다. 도리어 낙강룡에게 조롱 섞인 비웃음을 날리더니 구슬 하나를 꺼내 가볍게 던졌다.

그 구슬 안에는 청백색 화염이 봉인되어 있었다. 충격을 받아 활성화된 화염이 홍수처럼 쏟아져 나와 순식간에 천제현의 주변을 뒤덮었다.

피화주와 유명화.

천제현은 전투 내내 피화주로 화염을 빨아들였고, 그 결과 피화주 안에는 엄청나게 강한 유명화의 힘이 쌓여 있었다.

곧이어 천제현이 유명검을 휘두르자 하늘을 뚫고 치솟은 화염이 검에 달라붙었다.

칠흑처럼 검은 신마검 정령이 그의 뒤에 모습을 드러냈고, 태곳적 마신의 기운이 천지를 뒤덮었다.

“유명노염참!”

눈부시게 빛나는 검광이 낙강룡의 절초와 부딪혔다.

공격을 하는 천제현의 불멸체도 조금씩 부서지며 그의 입가에 선혈이 흘렀다.

더 오래 버티는 자가 승리하리라.

그러나 천제현의 공격이 조금 더 우위에 있었다.

결국 낙강룡의 절초는 반으로 잘렸고 낙강룡의 마력 또한 산산이 흩어진 상태였다.

천제현은 그대로 낙강룡에게 나아가 마지막 일격으로 낙강룡의 몸을 베었다.

퍽!

낙강룡이 부대 자루처럼 바닥에 떨어졌다.

그의 두 팔은 피투성이가 되어 있었다.

중주성 경기장 상공에 마력과 성광, 그리고 유명화의 빛이 불꽃놀이라도 하는 양 펑펑 터지더니 비처럼 쏟아져 내렸다.

천제현의 승리를 축하하는 듯한 풍경이었다.

눈송이처럼 사뿐히 경기장에 착지한 천제현은 검집에 검을 꽂고 고개를 돌려 경기장을 훑었다.

천제현은 굳이 양천랑과 낙강룡의 상태를 확인하지 않았다.

확인하기조차 귀찮았다.

그들이 죽었든 살았든 천제현에게는 아무 상관이 없었다.

살아있어도 앞으로 평생 천제현에게 다시 도전하지 못할 테니까.

***

이게 어떻게 된 걸까?

방금 전까지만 해도 고전을 치르면서 패배가 확실시 되었던 천제현 아닌가.

‘이렇게 빨리 전투가 끝나 버리다니!’

관중들은 뭐가 어떻게 된 건지 몰라 어안이 벙벙해졌다. 경기장 전체가 쥐 죽은 듯 조용했다.

중주성 광장은 인파로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었다.

수많은 성 사람들이 방송탑 아래 모여 손에 땀을 쥐며 경기에 집중하고 있었다.

심지어 기방에서도 손님, 기녀 할 것 없이 모두 옷을 입고 대청에 나와 이 역사적인 순간의 증인이 되고자 했다.

주점은 더더욱 말할 것도 없었다. 용병들은 술잔을 들던 손을 멈췄고, 평소의 시끌벅적함은 어디에 갔는지 정적이 흘렀다. 숨소리조차 들리지 않을 정도였다.

모든 손님이 주먹을 꽉 쥔 채 귀를 쫑긋 세우고 경기 결과를 기다리고 있었다.

‘대체 어떻게 된 거지?’

‘천제현이 죽은 건가?’

‘왜 말을 안 하는 거야!’

모두가 초조하게 결과를 기다리고 있을 때, 확성기를 통해 격앙된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천제현……!”

남궁혜의 목소리가 성 전체에 울려 퍼졌다.

“승자는…… 천제현입니다! 천제현이 양천랑과 낙강룡을 쓰러뜨렸습니다! 그야말로 압도적인 승리였습니다! 결투의 결과가 나왔습니다! 천제현이 이번 결투의 최종 승리자입니다!”

관중들은 하나씩 정신을 차렸다.

이윽고 경기장 현장에서부터 중주 광장, 주점과 기방, 각 대로들에 몰려 있던 많은 사람들이 동시에 함성을 지르기 시작했다.

그건 가슴 깊은 곳에서 울려 퍼지는 피 끓는 전율이었다.

“이겼다! 천제현이 이겼어!”

“중주성의 세력구도를 뒤집어 놓는 승리다!”

“천제현 혼자 사대 공자 중 두 명을 쓰러뜨리다니!”

“게다가 같은 급의 전투도 아니었는데!”

이제 중주성에서 천제현의 명성은 그 누구도 따라잡지 못하리라.

샛별처럼 등장한 이 신예의 세력은 장차 무서운 속도로 커지게 것이다. 그리고 세도가들을 전복할 저력과 잠재력을 갖게 되겠지.

신성의 탄생이었다.

천제현의 이름은 순식간에 중주성 전체로 퍼져나갔고, 심지어 다른 도시에까지 알려졌다.

그는 이제 중주성의 새로운 자랑이 되었다.

한편 양무도와 낙연성의 얼굴은 납빛이 되어 있었다.

‘비참하구나! 이렇게 처참하게 패배하다니!’

‘천제현 저놈이 정말 천신의 가호라도 받는 거란 말인가? 이렇게까지 했는데도 저놈을 죽이지 못하다니!’

천씨와 낙씨, 양씨 가문 사람들은 공황에 빠져 있었다.

그들의 자랑거리였던 사대 공자가 천제현에게 한 번씩 돌아가며 진 꼴이 되지 않았는가.

사대 공자의 명성을 구겨 버린 천제현은 이제 새로운 위치에 오르게 될 것이다.

그 누구도 올라간 적이 없었던 위치에.

“천제현은 멈춰라!”

“움직이지 마라!”

위엄 있는 목소리 하나가 경기장 상공에 울려 퍼졌다.

남궁혜는 황급히 마이크에 대고 소리쳤다.

“또 한 번 이변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천씨, 낙씨, 양씨 가문, 그리고 성주부의 고수 수십 명이 경기장 위로 올라왔습니다! 천제현을 포위하고 있네요! 광명정대하게 이뤄진 결투였는데요! 부끄러움도 모르는 걸까요?”

주변 관중석에서 수십 개의 그림자가 나타났다.

거기에는 천씨, 낙씨, 양씨 삼대 가문의 고수들은 물론이요, 성주 풍운룡까지 있었다.

그들은 천제현이 경기장을 빠져나가지 못하게 막고 있었다.

“비겁하다!”

“경기는 끝났다고!”

“그런 짓을 하다니 중주성 얼굴에 먹칠을 하는 것이냐!”

분노한 관중들이 고함을 지르기 시작했다.

천제현은 발걸음을 멈췄다.

엄청난 기운 하나가 다가오는 것을 느꼈기 때문이다. 적어도 혼성 5성의 실력은 될 것 같았다.

그자의 수준은 사대 공자보다도 강했다. 누군지는 몰라도 그자가 움직인다면 우레와 같은 공격을 받게 되리라.

“뭐죠?”

천제현 역시 삼대 가문이 자신을 얌전히 보내 주리란 생각을 하지 않았기에, 표정의 변화 없이 담담하게 말했다.

“마지막 자존심까지 팽개치려는 건가?”

운천학과 심빙우가 그들의 만행을 그냥 보고 있을 리 없었다.

두 사람은 즉시 몸을 날려 각각 경기장 앞뒤에 착지한 후 상대와 대치하기 시작했다.

번개를 품은 구름이 경기장 상공을 뒤덮기 시작했다.

진정한 강자의 등장 앞에 적들은 엄청난 압박감을 느꼈다.

수많은 강자들의 기운이 한데 얽히자 감정은 종잡을 수 없는 수준으로 격화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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