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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력 믿고 막 간다-229화 (226/729)

# 229

제229장 삼 공자의 난입

이 기회를 놓치면 다음 기회는 없을 것이다.

그러니 보다 확실하게 늑대인간을 처치할 수 있을 정도로 광선을 강화시켜야했다.

“천제현! 아직이야?”

“대장! 빨리!”

남궁혜와 운요가 천제현을 재촉했다. 그녀들도 위기일발의 순간이었다.

수백 개의 문어다리가 남궁혜와 운요를 향해 날아가고, 그녀들은 간신히 그것들을 쳐내면서 피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게다가 언제라도 중앙으로 유인할 수 있도록 보물창고 가운데 근처에서만 움직이고 있으니, 더욱 힘든 것은 자명한 일이었다.

“조금만, 조금만 더……. 지금이에요!”

천제현이 외친 순간 운요와 남궁혜는 문어 다리를 피하며 몸을 날렸다.

늑대인간은 남궁혜와 운요를 쫒기 위해 보물창고 정 가운데로 이동했다.

그 순간.

천제현이 거울 하나의 각도를 조금 틀었다. 여태껏 다른 거울을 향하고 있던 거울 하나가 늑대인간을 바라보게 된 것이다.

그리고.

가공할 힘을 지닌 광선은 아무 소리도 없이 조용히 늑대인간의 가슴에 정통으로 내리꽂혔다.

타는 소리는 나지 않았다.

크아아아아아앙!

아니, 거대한 늑대인간의 비명소리에 묻혀버렸다.

늑대인간은 그 덩치에 맞게 거대한 비명을 지르기 시작했다.

동시에 온몸에 불이 붙더니 몸체에 천천히 균열이 가기 시작했다.

“대장! 정말 위험했다고”

남궁혜가 안도의 한숨을 쉬며 외쳤다.

“원망은 저 늑대인간을 해치우고 들을게요!”

남궁혜, 운요, 그리고 천제현은 불타고 있는 거대한 늑대인간의 등을 향해 돌진했다.

앞에는 광선, 뒤에는 천제현 일행의 맹공. 그리고 그 와중에 침을 날리는 새끼 여우까지.

늑대인간이 제아무리 사나워도 엄청난 빛에 짓눌린 상태에서 협공까지 받으니 버틸 재간이 없었다.

결국 늑대인간은 처참한 단말마를 지르며 죽음을 맞이했다.

“거울의 수호자를 처치하여 시련점수 60점을 획득하였습니다!”

천제현 혼자 60점을 얻었다.

물론 새끼 여우, 남궁혜, 운요도 전투 과정에서 챙긴 시련점수가 꽤 높았다.

거대 늑대인간이 일행에게 준 점수를 합치면 200점 정도 될 것이다.

과연, 보상 점수만 보더라도 이 괴물이 얼마나 강한지 알 수 있었다.

보물창고에는 이제 자잘한 늑대인간 몇몇만 남아 있었다.

“아직 몇 마리가 숨어있었어! 광선, 광선!”

남궁혜가 다급하게 소리쳤다.

“저것들을 처치해!”

천제현이 거울을 회전시켜 광선을 쏘자 늑대인간들이 일거에 불타기 시작했고 새끼 여우가 앞장서서 통째로 먹어치웠다.

운요, 남궁혜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녀들은 방금 일어난 일들을 믿을 수가 없었다.

거기다가 이 무시무시한 괴물의 수중에서 살아남다니.

이 모든 것은 천제현 덕분이었다.

천제현의 정확한 판단력과 통찰력이 없었다면 거대 늑대인간은 물론이고 처음에 나타난 늑대인간조차 이기지 못하고 전멸해 버렸을 것이다.

‘역시 대장은 대단해! 사람이 맞긴 맞는 거야? 대장이 못하는 일이 있을까?’

천제현에 대한 남궁혜의 존경심은 배가되었고, 자존심이 하늘을 찌르는 운요 역시 천제현에게 탄복하지 않을 수 없었다.

두 여인은 지금 느끼는 바를 천제현에게 말하려고 했다.

그러나 복도에서 날카로운 소리가 들려오는 바람에 말문이 막히고 말았다.

갑작스럽게 복도에서 보검 열댓 개가 날아와 천제현 주변에 있는 거울에 가격했다.

그 충격으로 거울의 방향이 바뀌었다.

그 거울의 각도는 천제현이 광선의 방향을 조종하기 위해 직접 바꾼 것이었다.

그런데 그 각도를 틀어버린 것으로 보아, 천제현이 광선을 이용하는 것을 방해하려는 목적이 분명헀다.

“정말 운이 좋군!”

보물창고 끄트머리에서 차가운 비웃음이 들려왔다.

“보물창고의 늑대인간도 쓰러뜨리다니! 다행히 네놈들이 먼저 이곳에 도착했기 망정이지, 아니었으면 우리가 저 골치 아픈 괴물들을 상대할 뻔했지 뭐야!”

천성하 일행이었다.

본래 경쟁관계에 있던 세 공자는 천제현 때문에 잠시 힘을 합치기로 했다.

세 공자의 실력은 모두 대단하지만, 특히 천성하는 혼성 5성에 가까운 술사인 데다 심오한 마력까지 지녔다.

따라서 거인 호위병처럼 강한 존재라 해도 천성하라면 충분히 쓰러뜨릴 수 있었다.

게다가 지금은 낙강룡과 양천랑까지 합세한 상황이니, 시련 공간을 돌파하는 것은 딱히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세 사람이라면 거인 호위병처럼 무시무시한 괴물 앞에서조차 적어도 자신을 보호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을 테니까.

그래서 세 사람은 어렵지 않게 이곳에 당도할 수 있었다.

그들은 천제현 일행이 거울과 꼭두각시를 조종하는 모습을 보았다.

처음에는 재빨리 나서서 천제현 일행을 해치우려고 했으나, 운소가 탈락하는 것을 보며 굳이 힘을 쓸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천제현 일행은 생각보다 잘 싸웠다. 특히 싸움이 벌어질 때마다 대응 방법을 제시하는 것을 보며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천하의 천성하라도 할 수 없는 일이었다. 그리고 그건 천성하에게 큰 경계심을 일으켰다.

시련은 실력도 필요하지만, 무엇보다 지식이 큰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따라서 천성하는 천제현을 반드시 탈락시키겠다고 다짐했다.

그리고 마침내 천제현 일행이 거대 늑대인간을 쓰러트렸을 때, 그들은 천제현 일행을 쓰러트리고 어부지리를 취하기 위해 모습을 드러낸 것이었다. 그리고 그들이 등장한 시점은 매우 적절했다.

천제현 일행은 거대한 늑대인간과 싸우느라 지친 상태였다. 누가 봐도 어부지리를 취하기 딱 좋은 상황인 것이다.

남궁혜가 분노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

“아무리 찾아도 코빼기도 보이지 않다가 자기 발로 죽으러 오다니! 이제 이 몸의 무서움을 보여주지!”

사실 천제현과 남궁혜의 꼭두각시는 손상을 입긴 했지만 아직 움직일 수 있는 상태였다.

다만 늑대인간과 싸울 때는 공격이 먹히지 않았고, 또 그 거대한 몸집 때문에 광선에 맞을까봐 사용하지 않았던 것이다.

하지만 이젠 늑대인간도 없고 광선도 없다. 꼭두각시를 사용하는 데 아무런 제약이 없는 것이다.

남궁혜는 곧바로 꼭두각시를 조종했다.

천제현이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

“남궁 아가씨! 잠시만요!”

천성하는 바보가 아니다.

오히려 교활하고 냉철한 쪽에 가까워 상대하기 까다로운 인물이다.

그가 옆에서 이토록 오랜 시간 지켜보았다면 꼭두각시의 전투력을 모를 리 없었고, 정세를 파악하지 못할 일은 더더욱 없었다.

완전한 확신이 없다면 천성하의 성격상 절대 먼저 공격하지 않을 것이다.

천제현 일행은 이제 막 전투를 치룬 터라 기력이 많이 쇠한 상태이고 꼭두각시가 있다고 해도 이전의 힘을 내지 못할 것이다.

꼭두각시의 파괴력은 진혼기 고수에 가까웠다. 그러나 현재 파손되어 그 위력을 제대로 발휘할 수 없는 상태였다.

다시 말해, 그 세 사람이라면 꼭두각시를 상대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는 말이었다. 게다가 그들은 꼭두각시를 제치고 천제현 일행을 바로 공격하는 방법도 있었다.

그들의 실력이라면 충분히 가능한 일들이었다.

게다가 천제현 일행이 꼭두각시를 얻었듯이 천성하 일행도 분명 뭔가를 얻었을 확률도 높았다.

그들이 정말로 무엇을 얻었는지, 현재로서는 천제현도 확신 할 수 없었다.

하지만 확실한 것은 지금 상황은 너무나도 불리하다는 것이다.

시련에서 얻은 것들을 차치하더라도 삼 공자에 비해 실력이 부족했다.

운요 역시 같은 생각을 품고 있었다. 그녀는 천제현, 남궁혜보다도 천성하의 실력을 더 잘 알고 있었다.

양천랑, 낙강룡이 없다고 하더라도 그 혼자만으로 충분히 자신들의 위협이 될 만 했다.

그가 익힌 검법은 대단히 강한 것이기 때문이다.

아마 천성하는 굳이 꼭두각시와 싸우는 번거로운 길을 택하지 않을 것이다. 남궁혜가 꼭두각시를 조종하기 전에 천제현 일행을 쓰러뜨릴 게 분명해 보였다.

운요의 머리가 아파왔다.

그때, 천제현은 불현듯 좋은 생각이 떠올랐다.

“너희들이 이곳까지 올 능력이 있었다면, 분명 네놈들 손에도 지도가 있다는 거겠지! 그러니 절대 모르지 않을 거야! 이곳은 미궁에서 핵심이 되는 곳이니까! 시련장의 보물 중 대부분이 이곳에 매장되어 있지!”

“그게 뭐 어쨌다는 거냐!”

낙강룡이 냉소하며 말했다.

“먼저 네놈들을 해치워 버린 다음 보물을 찾아도 늦지 않다!”

천제현이 조롱하듯 말했다.

“보물을 찾는 방식은 거울과 관련이 있어. 게다가 난이도도 최상급에 속하지. 너희들은 우리에 있던 자물쇠조차 풀지 못했잖아. 그런데 보물의 비밀을 풀 수 있다고? 정말 꿈도 야무지군!”

‘우리를 대놓고 무시하다니!’

세 공자는 화가 치밀어 올랐다.

하지만 천제현의 말에도 일리가 있었다.

우리의 자물쇠조차 풀지 못한 그들이 어떻게 난이도가 더 높은 보물창고의 비밀을 풀겠는가.

“헛소리!”

양천랑이 살기 가득한 눈빛을 숨기지 않은 채 독기에 찬 목소리로 외쳤다.

양천랑은 아무래도 상관없었다.

“보물을 찾지 못하는 게 뭐 어때서? 시간을 끌 생각을 하지도 말아라! 내 너를 단칼에 죽여 없애주지!”

보물에 대한 욕심보다 천제현에 대한 원망이 더 컸던 것이다.

양천랑은 당장이라도 천제현을 향해 튀어나가려 했다.

챙!

그때, 금빛 보검이 양천랑의 앞을 가로막았다.

양천랑의 얼굴이 굳어졌다.

“천성하! 이게 무슨 짓이야!”

천성하는 양천랑을 무시한 채 냉정한 목소리로 반문했다.

“네놈이 보물을 찾아낼 수 있다고?”

“모르지! 그렇지만 우리 중 보물을 찾을 수 있는 사람은 나 말고 아무도 없을 거란 말이지!”

지식에 있어서 천제현은 그 누구보다도 뛰어났다.

낙강룡도 양천랑처럼 조급한 마음을 여실히 드러냈다. 그 둘은 보물 같은 것에 관심이 없었다.

천제현만 죽일 수 있다면.

천제현만 처참히 밟아줄 수 있다면. 천제현만 탈락시킬 수 있다면.

그렇다면 그것은 어떤 보물보다 훨씬 더 가치가 있는 일이었다.

게다가 천제현이 터무니없는 말을 지껄이는 이유가 오로지 시간을 끌기 위함임을 누가 모르겠는가.

하지만 천성하는 아랑곳하지 않고 물었다.

“얼마나 걸리지?”

천제현이 대답했다.

“1시간이면 충분해!”

“천성하! 보면 모르겠어? 저 교활한 녀석이 시간을 끌고 있는 거잖아!”

양천랑이 완강히 반대했다.

“절대 계략에 빠져선 안 돼! 먼 옛날부터 누구도 찾지 못했던 보물이야. 그런데 저놈따위가 어떻게 찾을 수 있겠어?”

천성하는 천제현 일행을 바라보며 가볍게 손가락을 튕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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