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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력 믿고 막 간다-213화 (210/729)

# 213

제213장 외눈 거인의 습격

거인 호위병은 다시 묵묵히 거대 망치를 들어올리고 있었다. 그것은 마치 차가운 기계와 같았다.

한 번 쳐서 죽지 않으면 두 번 내리치고, 두 번 쳐서 죽지 않으면 세 번 내리치며 상대가 죽을 때까지 계속 했다.

“저 거인이 망치를 들고 쫒아오려 해요!”

“빨리 달려요!”

천제현 일행은 계속 달려 도망치고, 거인 호위병은 거대한 망치를 들고 쫓아왔다.

거인 호위병의 속도는 굼뜰지언정, 그 크기가 어마어마해 한 발짝 걸을 때마다 십몇 장의 거리를 한 번에 이동했다.

거인 호위병은 한 발자국을 딛은 후 다시 거대한 망치를 내리쳤다.

천제현 일행은 또 한 차례 충격파에 휘말려 날아갔고, 다시 힘겹게 일어나 계속 도망치기를 반복했다.

“안 되겠어!”

“따라 잡히겠어요!”

“윽, 다리가!”

천제현은 골절된 운소를 들쳐 메고 계속 달렸지만, 이렇게 달리는 것은 방법이 될 수 없었다.

이미 여럿이 중상을 입었으니, 계속해서 거인의 공격을 감당해 내는 것은 불가능했다.

그 순간 천제현의 머릿속에 한 줄기 광채가 스쳐 지나갔다.

“방한, 지면을 얼려요!”

방한은 곧바로 천제현의 뜻을 알아차렸다.

곧 방한은 정령을 소환했다.

방한의 얼음 거인 정령은 거인 호위병이 있는 방향으로 날아가 땅을 얼리기 시작했다.

곧 반들거리는 단단한 얼음이 만들어졌다.

거인 호위병은 천제현 일행을 쫓다가, 얼음을 딛고 넘어졌다.

“이때에요!”

“빨리, 빨리, 빨리 달려!”

방한은 달리면서 계속 지면을 얼렸다. 그 덕에 거인 호위병은 천제현 일행을 쫒다가 계속 넘어졌다.

거인 호위병이 계속 넘어지자 천제현 일행과 거인 호위병의 거리가 상당히 벌어지기 시작했다.

마침내 천제현 일행은 거인 호위병에게서 벗어날 수 있었다.

“제길, 간신히 목숨을 건졌네!”

운소가 기둥에 기대어, 바닥에 피를 토하고, 격렬하게 기침을 해대며 말했다.

“아파서 죽을 지경이에요. 폐가 잘못하면 몇 덩어리로 쪼개지겠어요!”

풍채향도 그 예쁜 얼굴이 창백해져서, 입을 가리고 기침을 했다.

손가락 사이로 새빨간 피가 흘렀다. 내상이 가볍지 않은 것이 분명했다.

임목, 방한도 운소보다 썩 좋은 상태는 아니었다. 그들 역시 거의 뛸 힘이 남아 있지 않았다.

운요는 미간을 찌푸리며 진지하게 말했다.

“올해 시련은 훨씬 더 어려워진 것 같아!”

다행이 거인의 공격에 당한 사람은 없었다. 하지만 그건 그들의 실력이라기보다는 운이 좋은 탓이었다.

거인들이 멍청하고, 행동이 굼뜨고, 동작이 경직되지 않았더라면 한 사람도 생존하지 못했을 것이었다.

“난 이 상태로는…… 더 이상 갈 수 없을 것 같아!”

풍채향이 가슴을 감싸고 고통스러운 듯 말했다.

“발목 잡고 싶지 않으니, 나는 상관하지 말고 먼저들 가!”

천제현이 미간을 찌푸렸다.

그건 안 될 말이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다른 방법이 없엇다.

그들 모두 심각한 내상을 입은 상태였다. 그 몸으로는 방금 전과 같이 맹렬한 추격으로부터 도망칠 수 없다.

게다가 시련은 이제 막 시작되었을 뿐이었다. 거인 호위병들을 다시 마주쳤을 때, 그들은 속도가 더 빨라지고, 지능도 더 높아지고, 심지어 무공을 사용할지도 모른다.

중상을 입은 상태로, 어떻게 시련을 헤쳐나갈 것인가.

천제현은 품 안의 옥병을 꺼냈다. 그것은 고묘에서 가져온 생명의 병으로, 생명의 정수를 만드는 병이었다. 그러나 부상자의 수가 너무 많아, 한 병으로는 부족했다.

운소가 얼굴을 찌푸리며 말했다.

“난 그만 두겠습니다! 여긴 사람이 있을 만한 곳이 아니에요! 누님, 대장, 형님, 셋은 나 상관하지 말고! 그냥 가세요!”

운요가 쓴 웃음을 지었다.

그를 탓할 수는 없는 일이었다.

이번 시련은 정말 너무 심했다.

임목은 곰곰이 생각하더니 갑자기 말을 꺼넀다.

“저한테 치료할 방법이 있어요, 제 쪽으로 와서 서 보세요.”

방한이 먼저 임목 곁으로 갔다.

운소, 풍채향은 몇 초간 멍하니 있다가, 이내 임목에게 다가가 섰다.

임목은 마력을 방출하여, 등 뒤에서 거대한 버드나무가 왕성하게 자라나도록 했다.

버드나무에서 초록색 빛이 이슬비처럼 끝없이 내리며 부상자들을 에워쌌다.

믿을 수 없는 장면이 벌어지고 있었다.

네 사람은 상처가 아주 빠르게 나아가는 것을 느꼈다.

임목의 버드나무 정령은 초록빛을 내릴 수록 점점 시들어 갔다.

마침내 네 사람의 상처가 모두 치유되자, 버드나무는 바짝 마르고 헐벗은 모습이 되었다.

운소가 경탄하며 말했다.

“형님! 정말 대단합니다! 형님 정령은 치유도 할 수 있군요!”

“치료가 아니라, 상처를 흡수할 뿐입니다!”

임목은 마력의 소모가 컸는지, 연신 식은땀을 흘리고 있었다.

그는 땀을 닦아내며 헐벗은 버드나무를 보고 쓴 웃음을 짓고는 말했다.

“제 정령이 일시적으로 소진되어 버려서, 대략 한두 시간 정도는 사용할 수 없습니다. 여러분은 그사이에 최대한 부상을 입지 않도록 주의해주세요.”

‘한두 시진 동안 상처를 입으면 안 된다고?’

중주 시련에서 그건 아주 힘든 일이다.

그때.

빼액!

천제현의 옷 속에서 복실복실한 머리와 발이 쏙 튀어나와 왼쪽 방향을 가리키며 울었다.

천제현은 곧장 무슨 일이 생긴 거라는 것을 알고 자세를 가다듬었다.

“조심해요! 무슨 일이 일어나려고 해요!”

곧, 새끼 여우가 가리킨 방향에서 새까맣게 거대한 무리가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다.

얼핏 봐도 80개 이상은 족히 되어 보였다.

나타난 녀석들은 거인 호위병에 비해 작았지만, 여전히 천제현 일행 중 그 누구보다도 컸다.

딱 봐도 크기는 2장 이상이고, 체형이 인간보다 3배 이상 컸다.

그것들은 반바지 하나 걸치고, 상반신은 벗은 상태로, 망치와 긴 칼과 같은 무기를 들고 있었다. 심지어 일부는 활과 화살까지 들고 일행을 노려보고 있었다.

“외눈거인이다!”

괴물의 수가 거의 작은 규모의 군대 수준으로 많았다. 그들은 그리 크지 않은 대신 동작이 매우 빨랐다.

외눈 거인이 늑대무리와 같이 천제현의 일행을 노리며 다가오기 시작했다.

외눈 거인 괴물은 온몸의 피부는 적갈색이고, 거친 암석과 같은 질감에, 근육질의 건장한 체격이었다. 하반신에는 반바지 같은 금속 갑옷을 두르고 있었으며, 커다란 발바닥에는 발가락이 세 개 뿐이었다.

외눈박이 거인 대부분이 무기를 손이 쥐고 있었다.

천제현이 살던 시대에 이 생물은 멸종한 지 이미 만 년이나 됐었다.

외눈거인은 혈거인이라고도 불렸는데, 일종의 반인반수같은 인간 형태의 생물로 지능은 매우 낮았지만 일부 특수한 능력과 잔혹한 성질을 가지고 있어 공격성이 매우 강했다.

천제현이 다급히 외쳤다.

“저 외눈거인들 눈을 조심해요!”

하지만 천제현의 외침은 한발 늦고 말았다.

이미 거대한 외눈에서 강렬하게 차가운 빛이 방출되고 있던 것이다.

남궁혜, 운요는 막 외눈 거인을 공격할 준비를 하다가 그 차가운 빛에 직격하고 말았다.

곧 그들은 온몸이 뻣뻣해지는 느낌이 들면서, 마치 돌로 변한 듯 전혀 움직일 수 없었다.

“안 돼!”

“움직일 수가 없어!”

그것은 외눈거인들이 타고난 능력으로, 생물의 몸을 마비시키는 광선이었다.

마비 광선의 효과는 생리적인 반응이 아니라 정신을 통해 사지를 마비시켜, 일시적으로 사람들이 신체를 통제할 능력을 잃게 만드는 것이었다.

그러나 이 정신 공격은 빛의 다발을 통해 전도되는 것이라, 만약 눈을 감고 그 빛을 응시하지 않으면 신체는 마비되지 않았다.

‘어쩔 수 없지! 공격할 수밖에!’

새끼 여우가 쌩 하고 새빨갛고 가느다란 침을 입으로 날렸다.

침은 외눈거인의 머리를 뚫어, 그 자리에서 외눈거인 한 마리를 해치웠다.

천제현도 공격을 시작했다.

천제현이 든 유명검 주위로 파랗고 하얀 빛의 화염이 타오르기 시작하더니, 검광으로 변하였다.

이내 천제현은 모습을 숨기더니 유명검으로 외눈 거인을 찌르고, 그 자리에서 외눈 거인의 머리를 베어냈다.

외눈거인의 수는 매우 많았지만, 하나하나는 그리 강력하지 않았다.

일반적으로 혼성 3성의 파괴력을 가지고 있짐나, 무공을 지니지 못해 자신의 타고난 본능에 기대 전투를 할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그들의 전투력은 수준에 비해 약한 편이었다.

슉!

그때, 외눈거인이 화살을 한 발 쏘았다.

탕!

화살이 천제현의 어깨로 절묘하게 날아오는 바람에 천제현은 어쩔 수 없이 화살을 유명검으로 쳐냈다.

그 과정에 천제현의 모습도 드러나고 말았다.

사실 외눈거인의 눈은 매우 특수해서 특별한 공격을 방출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은신술도 간파할 수 있었다.

게다가 천제현의 유명검법 수준도 낮은 편이어서 외눈거인의 눈을 속이기 어려웠다.

천제현이 모습을 드러내자 두 마리의 외눈거인이 천제현을 향해 공격을 해왔다.

천제현은 얼른 검을 들어 올려 공격을 막아냈다.

하지만 커다란 망치를 마구 휘둘러 내리치는 공격에, 천제현이 딛고 있던 지면이 움푹 파였다.

천제현은 공격을 모조리 막아낸 뒤 뒤로 살짝 물러나서 신마검 정령을 소환했다.

“꺼져라!”

신마검 정령이 하늘로 치솟더니 검끝이 순식간에 수 배 늘어나 외눈거인의 머리 두 개를 쪼갰다.

남궁혜도 공격에 합세했다.

“같이 공격해!”

남궁혜는 불멸체로 몸을 보호하며 앞으로 돌진했다. 곧 남궁혜와 외눈 거인이 충돌했다.

충돌 순간 남궁혜는 외눈거인을 잡아서 내던졌다. 외눈거인이 내팽개쳐진 자리에는 깊게 구멍이 파였다.

한편 운요와 풍채향은 공격 방식이 원거리 위주이기 때문에 접근하지 않고 멀리서 천제현과 남궁혜를 엄호하는 방식으로 공격을 가했다.

운소, 임목, 방한의 실력은 약한 편이라, 경솔하게 사나운 외눈거인에 덤벼 싸울 수 없어 운요, 풍채향 옆에서 그녀들을 대신하여 외눈거인의 화살을 막았다.

간혹 방어망을 빠져나간 외눈 거인이 공격해 올 때, 세 사람이 한꺼번에 떼 지어 몰려가 그것을 처리했다.

천제현 일행은 거의 10배는 되는 외눈 거인과 맞서고 있었다.

개개인의 실력은 천제현 일행 뛰어날지라도 숫자에서 밀리니, 사실상 가까스로 버티고 있는 중이었다.

이때, 앞쪽 통로 안에서 또 한 차례 외눈거인의 으르렁 소리가 들려왔다. 몇십 마리 되는 외눈거인이 전투 소리를 듣고 몰려온 것이다..

남궁혜는 외눈거인 한 마리와 부딪혀 쓰러뜨리고, 그 몸 위에 앉아서 몰려오는 외눈거인들을 지켜봤다.

“와, 징글징글하다.”

그때 등 뒤에서 질풍처럼 망치가 남궁혜 등을 내리쳤다.

급습으로 인해 성광체가 산산조각 나고, 남궁혜는 몇 장이나 날아갔다.

남궁혜가 날아간 곳으로 늑대가 몰려가듯 네다섯 마리의 외눈거인이 몰려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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