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11
제211장 호위병 석상의 습격
천성하, 낙강룡, 양천랑은 눈이 휘둥그레졌다.
‘뭐지? 저 망할 자식이 무슨 수를 쓴 거지?’
그렇지 않다면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난다는 말인가.
“우리에 갇힌 꼴이 보기 좋네!”
남궁혜가 세 사람을 향해 익살스럽게, 도발하는 표정을 지어 보였다.
운소는 조금 머뭇거리며 말했다.
“저들은 내버려두고, 우린 빨리 가요!”
세 사람의 수련 수준은 꽤 높으니, 우리가 아무리 견고해도 장시간 그들을 가두어 놓기는 어려울 것이었다.
그러므로 그들에게 남은 시간은 많지 않았다. 반드시 최대한 빨리 떠나야 했다.
“뭐가 그리 급해요?”
천제현이 짓궂게 웃으며 말했다.
“우리가 모두 가버리면 쓸쓸해하지 않겠어요? 함께 놀아 줄 동료 몇 명 찾아주는 게 좋겠어요!”
사람들은 갈피를 잡지 못했다.
‘도대체 무슨 말이지?’
‘무슨 동료를 찾아준다는 거야?’
사람들의 얼굴에 의아한 기색이 스치자 천제현은 손을 뻗으며 말했다.
“바로 저것들!”
천제현이 가르킨 것은 봉인이 해제되고 있는 호위병 조각상이었다.
“다 같이 저 녀석들을 공격해서, 봉인이 풀리는 시간을 더 앞당겨요!”
“아! 그런 의미였구나!”
남궁혜는 그제야 천제현의 말을 깨달은 듯 박수를 치며 환한 얼굴을 지었다.
과연 방자하게 날뛰던 녀석들이 받을 만한 대우였다.
“가자!”
운요가 과감하게 조각상을 향해 뇌명주를 던졌다.
뇌명주는 강렬한 번갯불에 휩싸여, 뱀같은 번개를 수없이 뿜어냈다.
이내 번개가 강한 빛을 내뿜으며 조각상을 향해 내리쳤다.
번개에 직격한 조각상 몸에서 커다란 돌덩어리가 끊임없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나머지 6명도 호위병 조각상을 공격하기 시작했다.
맹렬한 공격을 받자 조각상의 몸에서 균열이 더 빨리 일어나기 시작했다.
뒤에서 조각상의 상태를 지켜보던 천제현은 때가 되었음을 깨닫고 외쳤다.
“호위병이 깨어나겠어요! 모두 도망쳐요!”
호위병은 현혼 정점 수준의 무서운 존재들이었다. 그 파괴력은 심지어 진혼급에 이를 정도였다.
바꾸어 말하면, 호위병의 힘은 운천학, 심빙우의 수준과 거의 차이가 없다는 말이었다.
그런 호위병이 깨어나면 어떤 재앙이 닥치겠는가.
호위병 조각상을 향해 공격을 퍼붓던 천제현 일행은 쏜살같이 통로를 향해 도망쳤다.
“젠장!”
낙강룡은 도망치는 천제현 일행을 쏘아보며 분노의 고함을 외쳤다.
양천랑도 화가 나서 피를 토할 지경이었다.
조각상을 공격해서 빨리 깨우더니 이내 나 몰라라 도망치는 꼴이라니.
그리고.
이내 무시무시한 기운이 차오르며, 공격을 받았던 조각상이 천천히 벽에서 일어났다.
곧 호위병에게서 무시무시한 살기가 사납게 용솟음치며, 묵직하고 분노에 찬 포효가 공간 전체를 뒤덮었다.
호위병 몸에서 마치 비가 퍼붓듯 무수히 많은 자갈이 쏘아져 바닥에 떨어졌다.
마치 산이 붕괴한 것 같은 장면이었다.
‘안 돼!’
호위병이 완전히 깨어난 것이다.
호위병의 몸이 완전히 돌로 된 봉인에서 풀려나자, 두터운 전신의 갑옷이 드러났다.
갑옷은 금속과 같은 광택을 발산했는데, 그 갑옷의 두께가 몹시 두꺼워 절대 뚫을 수 없을 것 같았다.
게다가 전신을 감싸고 있어서 호위병에게 상처를 입히는 것은 불가능해 보였다.
호위병은 눈가에서 파란 빛을 내뿜기 시작했다.
“금지에 난입했다! 죽여라!”
호위병의 외침이 무시무시한 음파를 만들어내기 시작했다.
낙강룡, 양천랑 정도의 실력자도 그 음파에 기혈이 뒤틀릴 정도였다.
곧, 한 호위병이 으르렁거리며 전투용 도끼를 집어 들었다.
그러더니 세 공자가 갇힌 세 개의 우리를 향해 도끼를 내리쳤다.
낙강룡, 양천랑의 낯빛이 변했다.
저 도끼가 내려쳐지면, 사람도 우리와 함께 완전히 박살이 나서 가루가 될 것이었다.
진혼급에 가까운 일격이다.
세 공자가 아무리 절묘한 능력이 있다 한들 어떻게 막아낼 수 있을까.
도끼가 우리에 닿으려는 순간.
“하압!”
천성하가 맹렬한 기세로 기합을 외치며 보검을 휘둘렀다.
검은 손에서 벗어나더니 야만스러운 금색 교룡이 되어 호위병의 도끼를 쳐내었다.
천성하의 공격 때문에 우리에 막 닿으려던 도끼는 호위병의 손을 벗어나 천장에 박혀버렸다.
천성하는 도끼와 부딪힌 반동으로 날아오는 보검을 잡아내더니 다시 마력을 모으기 시작했다.
이내 보검을 공중으로 띄우니 보검이 공중에서 돌기 시작했다.
곧 신비한 광경이 펼쳐지기 시작했다.
분명 하나의 검이, 네 개로 늘어나더니, 넷이 여덟이 되고, 마지막에는 금빛을 뿜어내는 16개의 검이 되었다.
이내 16개의 검에서 검기를 뿜더니 하늘로 치솟았다.
양천랑, 낙금사는 천성하가 펼친 무공을 보며 놀랐다.
“저것이 바로 어검결 비기인가?”
하늘로 올라간 검들은 빠른 속도로 호위병의 몸을 둘러싸기 시작했다.
그러나 호위병은 전혀 신경을 쓰지 않고 다른 도끼를 집어 우리를 다시 내려치려고 했다.
그 순간.
“베어라!”
천성하가 두 손을 모았다.
그러자 호위병의 몸을 둘러싼 검에서 더 밝은 빛이 뿜어져 나오기 시작했다.
곧 빛들은 하나로 모이더니, 호위병의 흉부를 향해 쏜살같이 날아갔다.
펑!
무시무시하게 큰 소리가 울렸다.
천성하의 공격이 호위병의 흉부를 꿰뚫은 것이다.
사실 호위병들의 방어 능력은 매우 막강했다. 게다가 수준 역시 천성하보다 훨씬 높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천성하는 일격으로 호위병을 꿰뚫은 것이다.
그의 공격력이 얼마나 강력한지 짐작이 가는 순간이었다.
흉부가 꿰뚫린 호위병의 몸이 기우뚱하더니 쓰러지려 했다.
동시에 커다란 도끼가 내려치는 방향이 틀어져 세 개의 우리 주변으로 떨어졌다.
거센 충격파가 우리에 가해지고, 우리의 금제와 결계가 약화되었다.
‘기회다!’
낙강룡, 양천랑은 동시에 우리를 맹렬히 공격했다.
결국 우리는 안팎에서 가해지는 압력을 이기지 못하고 완전히 파괴되었다.
우리에서 나오자마자 낙강룡은 쓰러지는 호위병을 공격하기 시작했다
“죽어라!”
그는 발을 구르고, 어두운 금빛의 머리카락을 흔들어 대는 것이 마치 광분한 사자와 같았다.
낙강룡은 마력으로 온몸을 휘감더니 마력을 거대한 마수의 형상으로 응집시켰다.
그 마수는 반룡반호의 형상으로, 좁고 가는 용의 몸통을 하고 전신이 비늘로 덮여 있었으나, 호랑이의 머리와 네 개의 튼실한 발을 가지고 있었다.
마치 용과 호랑이를 결합한 듯한 형상이었으며, 생김새답게 그 위력 또한 매우 막강했다.
“사호쌍상!”
낙강룡이 하늘로 치솟았다.
한 손은 사자 머리로, 다른 한 손은 호랑이 머리로 변해, 맹렬한 기세로 호위병의 몸을 미친 듯이 공격했다.
아랫배에서부터 가슴까지, 마지막에는 가슴에서 머리까지,
단 몇 초 사이에 주먹을 백 번은 퍼부었다.
주먹이 칠 때마다 호위병의 두터운 철 갑옷이 움푹 파였다.
이내 낙강룡은 마지막 일격을 가하려는 듯 몇 십 장 높이의 상공으로 치솟았다가 포탄처럼 묵직하게 땅으로 추락해 호위병의 머리를 세게 으스러뜨렸다.
“용호추!”
호위병의 머리 뒤로 강한 충격력이 먼저 확산되기 시작하더니, 폭음이 뒤따라왔다.
양천랑 역시 가만히 있지 않았다.
“요랑변! 화신입체! 요랑약식!”
양천랑은 흉악한 늑대로 변신해, 호위병의 몸에 계속적으로 공격을 퍼부었다.
낙강룡과 양천랑의 맹공에 호위병은 멀리 날아가 쓰러졌다.
그 엄청난 크기답게 무게 또한 엄청난지 호위병이 바닥에 떨어지자 지진이라도 난 듯 땅이 엄청난 기세로 흔들리며 굉음을 냈다.
낙강룡과 양천랑은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하지만 그 때.
호위병이 머리를 흔들며 다시 천천히 일어났다.
낙강룡, 양천랑에게 맞아 함몰된 갑옷도 점점 수복되더니, 다시 원래 모습으로 회복되었다.
천성하가 관통시킨 흉부의 부상만이 남아있었다.
게다가 방금 충격 때문이었을까.
호위병이 날아간 자리 근처에 있던 석상을 감싸고 있던 돌에서 균열이 일어나더니, 이내 봉인이 해제되고 말았다.
양천랑, 낙강룡은 크게 놀랐다.
호위병들의 실력은 너무 강했다.
그들의 실력으로도, 하나의 호위병을 쓰러뜨릴 수 없었다.
심지어 이 통로 안에 최소한 수 백 개의 호위병 석상이 있는데, 만약 이 호위병들이 더 깨어난다면…….
“금지에 난입했다!”
“죽여라!”
두 명의 호위병이 거대 도끼를 휘두르며 천지개벽의 기세로 세 사람을 향해 찍어 내렸다.
도끼가 닿기도 전에, 그 무시무시한 압력이 공간 전체를 가득 채웠다. 피할 방법은 없어 보였다.
하지만 천성하의 눈에 빛이 번쩍 빛났다.
천성하는 두 손으로 검을를 잡았다.
이내, 아까처럼 16개의 검이 허공에 떠올랐다.
다만 다른 점이 있다면, 이번에는 하나로 합쳐지지 않고 16개의 검이 따로따로 호위병을 공격했다는 점이었다.
16개의 검들은 곧 호위병의 두 다리를 둘둘 감아 올라갔다. 그 와중에 예리한 검의 날은 계속해서 호위병의 다리 근육을 잘라냈다.
그 탓에 호위병들은 일순간 평형을 잃었다.
또 다른 검 하나가 빠른 속도로 날아가 호위병의 두 팔뚝을 스쳐 지나갔다.
팔뚝을 베인 탓에 호위병 하나가 휘두르던 도끼를 어긋난 방향으로 휘두르면서 옆에 있던 호위병의 몸을 내리 찍었다.
쿠쾅!
그 일격의 위력은 엄청났다.
세 공자 모두 그 엄청난 진동에 흔들려 몇 장이나 날아갔다.
도끼를 맞은 호위병도 흉부가 완전히 파열되었다.
두 눈에서 뿜어내던 빛도 조금씩 잃어버렸다. 그러더니 온몸이 석화되어 다시 석상으로 변했다.
호위병이 도끼를 가슴에서 뽑자, 거대한 조각상이 된 호위병이 순식간에 부서지기 시작했다.
“호위병 꼭두각시 한 마리를 사살하였습니다! 시련 점수 5점을 획득하여 현재의 총 시련 점수가 10점이 되었습니다!”
천성하의 머릿속에 목소리가 울렸다.
양천랑, 낙강룡도 놀란 기색이었다.
과연 천성하였다.
호위병이 제아무리 막강해도, 꼭두각시였을 뿐 지능이 있는 존재가 아니었다. 게다가 행동이 상대적으로 느렸다.
그렇다 해도 세 사람은 직접 호위병을 쓰러뜨릴 수 없었기 때문에, 천성하는 호위병이 다른 호위병을 공격하도록 유도한 것이다.
호위병의 힘을 이용해 호위병을 소멸하였다.
당연히 보기에는 쉬워도, 실제 해내기 어려운 일이었다.
천성하가 방금 시전했던 검술은 천씨 가문에서 전해 내려온 혼검결이 아니라, 그가 전승 받은 고대의 어검술이었다.
어검술.
뜻으로 검을 다스린다.
천리의 적을 죽인다.
이것은 아주 오래 된, 막강한 검법이었다.
“한 마리 더 있다! 없애 버려!”
“이 길을 막고 있는 놈만 없애면, 그 쓰레기 놈들을 모두 해치울 수 있을 것이다!”
낙강룡, 양천랑은 천제현 일행이 뼈에 사무치도록 미웠다.
당장이라도 쫒아가서 해치워버리고 싶었다.
하지만 호위병이 앞을 가로 막아, 두 사람은 감히 쉽게 넘어갈 수가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