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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력 믿고 막 간다-208화 (205/729)

# 208

제208장 중주 시련의 시작(2)

“채향 아가씨는 손이 정말 커요. 역시 신풍후의 딸이군요!”

공서련이 작은 보물 상자 안의 옥병을 조심스럽게 꺼내 살펴보더니 연신 감탄했다.

모두 2급 영약을 사용하여 정제한 영단이었기 때문이다.

그 가치가 매우 높아 돈이 있어도 반드시 살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이걸로 언니랑 내가 혼성 2성에 도달할 희망이 생겼어!”

공화련은 이상한 눈빛으로 천제현을 쳐다보며 말했다.

“풍 아가씨가 너를 대하는 태도가 보통이 아닌데, 혹시 보통 사이가 아닌 것 아니야?”

공서련은 이 말을 듣고, 천제현이 뭔가 숨기는 것이 있는 것인가 싶었다.

그리고 정말로 천제현이 숨기는 게 있다면 큰일이었다.

그녀는 옥병을 상자 안에 도로 넣고, 뚜껑을 닫았다. 그리고 두 손을 양 허리에 대고는 무섭게 말했다.

“솔직하게 이실직고해. 저항하면 할수록 더 심각해져! 너랑 채향 아가씨는 무슨 관계야!”

두 자매가 동시에 천제현에게 자백을 강요했다

천제현은 슬픈 듯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제 개인 사생활도 말해야 하나요?”

“쓸데없는 소리 말고!”

공서련이 막무가내로 따지며 말했다.

“널 엄격하게 관리하지 않으면, 얼마나 많은 여자애들이 너한테 속아 넘어 가겠니!”

그 말에 천제현이 속으로 피식 웃었다.

‘다른 사람을 대할 때에도 작은 아가씨를 놀리듯 대하는 줄 아나본데.’

천제현은 오해가 풀리도록 착실하게 풍채향과 겪었던 사건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냈다.

공서련은 그제야 표정을 풀고 다행이라는 듯 말했다.

“어쩐지 천남성이 양씨 가문에게 둘러 싸였을 때, 신풍후가 나서 우릴 화해시켰구나! 풍채향 아가씨는 정말 좋은 사람이네! 아가씨는 신풍후의 딸로 존귀한 지위에 있으신 분이야. 그런 분의 손을 빌리거나, 그녀를 속여서는 더더욱 안 돼, 알았어?”

“알았어요, 좋아요, 그녀의 손을 빌리지 않을게요!”

공서련은 언니에게 눈을 깜빡이며 승리의 미소를 지어 보였다.

“그나저나, 중주시련에서 몸 조심해.”

공화련은 중주탑의 전설에 대해 이미 오래전에 들은 적이 있어, 중주탑 시련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잘 알고 있었다.

“이번에 너 때문에 천씨, 낙씨, 양씨 삼대 가문의 우수한 제자들이 모두 참가할 수 없게 되었지. 그들 삼대 가문은 분명 너에게 앙심을 품을 거야. 이번에 중주 대회 상위 6위권 외에, 중주 공자도 시련에 다시 참가해. 운 씨 가문이 현재 너를 지원하고 있지만, 자전공자 한사람의 실력만으로는 절대 다른 사람들에게 대항할 수 없어.”

사대공자 중, 자전공자는 순위표에서 가장 마지막에 있었다.

운요가 혼성 4성까지 돌파하고, 뇌령주까지 획득한 이후, 그의 실력은 양천랑과 비교해도 밀리지 않았고, 낙강룡과 비교하더라도 그리 큰 차이는 없었다.

하지만 천성하와 마주친다면 승산이 없을 것이다.

천성하는 사대 공자 중에서 최고의 실력을 가지고 있었고, 심지어 다른 세 명의 실력을 합한 것보다 뛰어났다.

천검공자, 용호공자, 천랑공자. 이 삼대 현혼기 강자들이, 만약 동시에 천제현 일행을 공격한다면 시련은커녕 목숨을 보전하기도 힘들 것이다.

그래서 공화련은 천제현에게 위험성을 계속해서 상기시켰다.

“중주 사대 가문은 절대 과소평가하면 안 돼. 이 사대 가문이 중주성에 삼백 년간 우뚝 서 있을 수 있었던 것은 절대로 우연이 아니야. 신풍후의 명성이 두려워서 감히 드러내놓고 손을 쓰진 못하겠지만, 기습 공격을 받거나 암살을 당하지 않을 거라고 장담할 수는 없어.”

“암살? 그들이 그런 능력이 있었다면, 전 벌써 거리에 시체로 버려져 있었겠죠, 오늘 이렇게 살아 있게 내버려 두지 않았을 거예요!”

천제현이 웃으며 말했다.

“걱정 마요, 작은 나라의 작은 도시의 작은 가문일 뿐인데, 무슨 능력이 있겠어요? 아무것도 없으면서 허세 부리는 것일 뿐이에요!”

공화련은 기가 막힌다는 듯 이어서 말했다.

“그리고 천남성에 있을 때 내가 들은 소식인데, 중주 사대 가문이 우리의 기술을 몰래 해석하려고 시도하고 있대.”

천제현이 조금 놀랐지만, 그렇게 신경을 쓰지는 않았다.

어차피 피할 수 없는 일이다.

시장에 새로운 단약 혹은 부적이 출시될 때마다, 다른 가문들의 주목을 끌 수밖에 없었다. 만약 해당 상품이 비교적 높은 상업적 가치를 지니고 있다면, 즉시 엄청난 자원을 투입해 그 제작 방법을 알아내어서 모방품을 만들고는 했다.

마력등, 마력 요리의 경우 여태 나온 그 어떤 것들보다 전망이 밝았다. 그러니 다른 가문들이 시뻘건 눈으로 여기에 덤벼드는 것을 막는 것은 불가능했다.

공화련이 아무리 신중하게 행동한다 하더라도, 마력등이 그들 손에 들어가는 것을 막을 방법은 없었다.

분명 그들은 마력등을 구해서, 마력등에 그려진 마력진을 탁본하고, 마력진을 해석해서 설계도를 제작해낼 것이다.

그리고 만약 마력진의 설계도를 누군가 해석 할 수 있다면, 마력등 기술은 철저히 폭로될 것이다.

마력 냄비 역시 마찬가지일 것이다.

이것은 지금 시대에서는, 일상처럼 일어나는 경쟁 중 하나였다. 특허같은 무형 재산을 보호한다는 개념이 없고, 설령 국가라고 해도 이런 행동을 암묵적으로 동의했다.

연구 개발도 실력, 해석도 실력이었다. 누구든 기술을 가지고 있기만 하면, 바로 생산할 자격이 생기는 것이었다.

비록 역방향 해석은 난이도가 매우 높지만, 1급 마력진이 아무리 복잡해도 결국 그 한계는 존재할 수밖에 없다.

분명 큰 가문 중 몇 곳은 수백 명의 학자를 양성해 마력진을 해석하는 전문 집단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들을 이용해 기술을 분석하고 있을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마력진을 왕성으로 보내 더 전문적인 대사를 구하거나, 심지어는 거금을 주고 대학자들에게 분석을 의뢰할 수도 있었다.

기술이 일단 해석되면, 기적상회의 생산력과 영향력은 우위를 잃게 될 것이다.

이 거대 가문들은 막강한 생산 자원을 순식간에 통합해, 기적상회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시장을 탈취할 것이다.

기적상회의 기술로 남 좋은 일을 시켜주는 셈이다.

천제현이 호쾌하게 웃으며 말했다.

“안심해요. 제 마력진은 1급이지만, 그 밥통들이 단시간 내에 분석하리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게다가 일부를 해석해 낸다 하더라도, 생산해 내는 물건은 조악한 불량품이고, 안정성도 보장할 수 없어요. 당연히 기적상회보다 경쟁력이 없을 거예요. 우리는 개의치 말고 우리 제품만 계속 잘 만들면 돼요. 저들은 촌스럽게 우리 뒤꽁무니를 쫓아오라고 하죠!”

천제현이 이렇게 말하니, 공화련도 안심이었다.

공화련은 천서 정령의 빠른 학습 능력으로 벌써 일부 관련 기술을 파악했다.

진법 지식에 대해 잘 알지는 못했지만, 어쨌든 남운상회도 과거에 부적을 만들어 일으킨 가문이었다. 직접 해보지 않았다고 본 적도 없는 것은 아닐 터였다.

천제현의 마력진은 겉으로 보이는 형식은 물론이고, 모든 면이 주류에서 멀리 벗어나 있었다.

진법을 모두 해석하고 싶다 하더라도, 남하국의 능력으로는 할 수 없는 일이었다.

또, 일부분 해석을 해내거나 마력등 마력 냄비를 연구하여 제작할 수 있게 되더라도, 안정성, 정밀성, 안전성 등 각 방면에서 한참 뒤떨어질 것이다.

기적상회를 대체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며, 기껏해야 시장의 일부를 차지할 수 있을 뿐이다.

‘해석할 테면 해석 하라지!’

초창기에 만든 물건인 만큼 그리 중요하지 않은 기술만 사용되었다. 그래서 천제현은 처음부터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있었다.

천제현이 가장 관심을 갖고 있는 것은 실력의 향상이다.

중주탑이 어쩌면 하나의 기회가 될지도 몰랐다. 게다가 중주탑 안에는 전설 속의 만고유제는 그가 아주 흥미로워하는 문제였다.

만고유제를 앞두고 시시콜콜한 작은 일들에는 신경쓰고 싶지 않은 것이 천제현의 심정이었다.

***

며칠이 지났다.

중주시련이 열리기까지 코앞이었다.

중주시련도 중주성이 열성적으로 관심을 가지는 큰 축제였다.

5년에 한 번만 오는 기회였다. 늘 누군가는 고대 보물을 찾아냈고, 심지어 최상급의 전승 무공을 찾아내기도 했다.

영약과 영단은 더더욱 헤아릴 수 없이 많았다. 심지어 성약급의 재료도 존재하니, 대 가문들이 떼 지어 몰려가지 않을 수 있을까.

“중주탑이 열립니다!”

“시련자 입장하세요!”

우렁찬 고함 소리와 함께, 중주성 장군 염무기가 금위군을 이끌고 유적을 에워쌌다.

사대 가문의 화려하고 아름다운 의장대가 천천히 중주 유적 금지로 행진해 들어왔다.

위풍당당한 마수들이 이끄는 차가 위엄있는 기품과 막강한 기운을 풍겼다.

중주탑.

중주성의 기초.

시련탑이 있었기에, 번화한 중주성이 있는 것이다.

중주탑은 만시고묘와 달리, 마력의 제한이 없었다. 30세만 안 넘으면, 그 누구라도 시련에 참가할 수는 있다.

그래서 경지가 높을수록 유리했다.

그리고 천성하는 역대 중주 시련자 중에서 가장 높은 수준을 지니고 있었다.

하지만 기적상회의 천제현도 그 정체를 알 수 없는 신묘한 실력을 갖고 있었다.

그래서 시련을 구경하러 온 사람들은 이번 경기의 전투가 아주 격렬한 전투가 될 거라고 확신했다.

중주탑은 고성의 폐허에 높이 우뚝 솟아 있었다.

온통 하얗게 돌 같기도 하고 옥 같기도 한 것이, 몽롱하게 눈부신 빛으로 휩싸여 고대의 신비한 정취가 가득했다.

만년의 세월을 지나왔는데도 조금의 더러움도 없었다.

어떤 힘조차 시련탑을 어찌할 수 없을 것 같았다.

천제현은 본성에 와서 처음에 본성이 특별한 고대의 기운에 뒤덮여 있음을 느꼈다.

그 발원지가, 바로 여기인 것 같았다.

사대 가문이 중주탑 근처를 에워싸고, 시련이 열리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천산하, 양무도, 낙연성은 모두 무서운 표정을 짓고 있었다.

최근 며칠 동안 그들은 한 시도 편안히 지난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세 가문은 꾸준히 자객을 보내 천제현에 대해 손을 쓰게 하였으나, 결과는 처참했다.

자객을 보내는 족족 단 한 명도 살아 돌아오지 못한 것이다.

하지만 그들은 포기하지 않고 계속해서 자객을 보냈다.

아무리 운씨 가문이라 하더라도 천제현을 계속 지켜줄 수는 없을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운씨 가문이 나서기도 전에 정체를 알 수 없는 검은 그림자에 의해 자객들이 모두 찢겨나갔다.

그리고 그 그림자의 정체를 알아냈을 때 그들은 경악할 수밖에 없었다.

중주학당의 부원장이자, 신풍후의 친우.

그리고 중주성에서 손가락에 꼽힐 실력을 가진 자.

바로 심빙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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