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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력 믿고 막 간다-203화 (200/729)

# 203

제203장 공씨 자매의 입성

천제현이 침음성을 흘리며 말했다.

“당신이 연마하는 것은 내력이 확실하지 않은 고대의 무공이지요?”

“그렇습니다!”

“대성의 경지에 오르지 않았습니까?”

“맞습니다!”

“무공을 연마할 때 한기가 역류하며 경지를 뛰어넘을 때마다 마력이 얼어붙어 발동이 되지 않지요?”

심빙우의 눈처럼 흰 볼이 흥분으로 빨개졌다.

“맞아요!”

천제현이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

“이건 좀 심각해요! 당신이 연마하는 고대 무공은 인간을 위해 만들어진 게 아닙니다!”

심빙우가 눈을 동그랗게 떴다.

“뭐라고요?”

“이건 이종족의 것에서 인간의 것으로 변한 무공입니다. 무공을 개조한 사람의 실력이 부족하여 완전히 바꾸는데 실패했지요. 반밖에 완성되지 않았습니다. 종족이 다르면 체질도 다르고 혈자리나 경맥도 모두 다르다는 것을 아시지요. 이건 원래 괜찮은 무공이지만 수련을 하면 부작용이 나타나게 됩니다.”

“그럼 어쩌지요?”

“심 부원장님, 미안합니다만 이건 좀 어렵군요!”

천제현이 족자를 말며 일부러 머리가 아픈 척을 했다.

“깊이 수련하지 않았다면 무공을 폐하면 됩니다. 그러나 당신은 이미 대성의 경지까지 연마했고 이제 곧 입신의 경지에 이릅니다. 무공은 정령에 깊은 영향을 주지요. 무공을 폐하면 경지가 크게 떨어지게 돼요. 얻는 것보다 잃는 게 더 많죠.”

‘이걸 어쩌면 좋지?’

심빙우는 유적에서 이 무공을 발견했을 때 그 자리에서 무공의 심오함에 매료되었다.

그리하여 별 생각 없이 과감하게 이 무공을 10년째 연마했다. 그러니 어떻게 무공을 폐하겠는가.

‘정말 방법이 없단 말인가?’

“하지만! 당신은 운이 좋군요. 나를 만나지 못했다면 대학자 고천추라도 도움이 되지 못했을 겁니다.”

천제현이 족자를 그녀에게 돌려주었다.

“우선 기린무도관에 좀 머물면서 수련 무공을 완벽하게 작성하여 제게 보여주세요. 그에 맞는 처방을 내려 한 달 안에 문제를 해결해드리지요.”

심빙우가 기뻐하며 두 주먹을 불끈 쥐었다.

“정말입니까?”

“절 못 믿겠으면 그만 두십시오.”

“아닙니다. 믿습니다!”

천제현이 속으로 웃기 시작했다.

‘이 여자 참 단순하네!’

사실 천제현에게 그녀의 문제를 해결해주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하지만 천제현은 일부러 바로 답을 주지 않고 그녀를 본부에 머물게 했다.

심빙우 같은 인물이 있다면 천제현은 후환을 걱정할 필요가 없게 된다.

천제현은 천천히 무공 연마 방법을 고쳐주면서 그녀에게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주고자 했다.

그녀를 위해 죽도록 고생을 하며 문제를 해결해 준다면 천제현에게 감동하지 않겠는가?

‘그때가 되면 헤헤…….’

천제현이 음흉하게 웃기 시작했다.

‘이 일은 우선 이렇게 하기로 하자’.

큰아가씨와 작은 아가씨가 곧 오니 천제현은 새집을 정리하여 두 자매를 맞이해야 했다.

이틀 후 보잘것없던 작은 상단이 주성으로 들어왔다. 상단의 총 인원수는 3백 명이 되지 않았다.

상단이 타고 온 마수차들에는 무거운 짐이 실려 있었다.

그 중 예쁘게 생긴 코뿔소 마수차 두 대가 무리의 정중앙에 있었고 검은 도포를 걸친 호위병 열여덟이 묵묵히 주위를 지키고 있었다.

중주성은 무역과 운수, 물류가 발달한 곳으로 크고 작은 상회가 부지기수였다.

그래서 평범한 상회 행렬에 그 누구도 신경 쓰지 않았다.

이때, 마수차의 휘장이 걷히면서 아름답고 깜찍한 얼굴이 살짝 튀어나왔다.

곱게 다듬은 머리에 그림 같이 아름다운 이목구비, 피부는 옥처럼 매끈하고 입술은 뭘 바르지 않아도 붉었다.

볼 옆의 두 갈래로 묶은 머리카락이 바람에 따라 나부끼는 모습이 몹시 매혹적이었다.

두 눈동자는 맑은 물처럼 반짝거렸다. 조금은 개구지고 영특하며 또 순결한 모습이었다.

소녀는 열대여섯 쯤으로 보였으나 몸매가 상당히 원숙했다.

연녹색의 긴치마에 드러나는 한 줌도 안 되는 허리에서 젊음의 활기가 가득했다.

“와! 중주성은 정말 엄청나게 화려하다. 천남성보다 훨씬 크네. 깨끗하고 예뻐. 중주성에 온 건 생전 처음이야!”

그 소녀는 공서련이었다.

천제현과 약속한 시간이 되자 바로 공서련과 중주성으로 출발한 것이다.

두 자매는 운이 좋았다

때마침 중주성에서 대회를 여는 기간이라 사대 가문의 눈길이 온통 대회에 쏠려 있어서 천남성의 일에는 관심이 없었다.

그래서 공서련과 공화련은 중주성으로 오면서 위험하거나 곤란한 상황 없이 아주 순탄하게 도착했다.

공화련도 마차에서 나왔다.

그녀는 하얀 장옷을 걸치고 있었다. 그러나 빼어난 몸매와 절세의 미모는 감춰지지 않았다. 흠 하나 없이 아름다운 얼굴에 입술은 앵두같이 붉고 눈썹은 먹같이 까맸다.

고운 눈매에 반짝이는 눈동자가 마치 최상급 보석처럼 매혹적이었다. 여인은 성숙하고 단정하면서도 고귀한 분위기를 풍겼다.

공화련의 얼굴이 발간 것으로 보아 그녀도 이 순간에는 설렘으로 가득한 것 같았다.

‘드디어 여기까지 왔어!’

중주군의 심장.

중주군의 여러 세력이 모인 곳.

이곳은 중주에서 가장 풍요로운 곳이며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는 각축장이다.

중주에서 가장 강한 세력들만이 이곳에 발을 붙일 수 있다.

천제현이 2주 먼저 중주성으로 떠났는데 지금 어떤 상황인지 알 수 없었다.

‘혼자서 준비를 잘 했을까?’

아마 천제현이라면 잘 해냈을 것이다. 설령 해내지 못했더라도 공화련은 천제현이 무리하는 것을 원치 않았다.

천제현은 기적상회의 진짜 핵심 인물이다. 기적상회에 천제현이 없다면 지금의 상태에 머물 수밖에 없다.

공화련의 가슴이 살짝 조마조마할 때였다.

우락부락한 사내가 몹시 흥분한 모습으로 대오에 복귀했다.

“큰아가씨, 놀라지 마십시오. 온 거리가 총회장님 이야기로 떠들썩합니다. 제가 총회장님의 소식을 조금 알아봤습니다. 이미 중주성에 총회장님 소문이 퍼져있습니다!”

“뭐라고? 조심스럽게 움직여야할 텐데, 어째서 온 성이 다 알고 있지? 또 사고를 친 거 아니야?”

공화련은 걱정이 되었다.

천제현이 중주에서 사고를 쳤다면 수습하기 어려울 것이다.

이어서 염천웅도 자신이 알아본 소식을 이야기했다.

천제현은 중주성에 오자마자 천검공자를 건드렸다가 그와 대결을 벌였다. 죽기는커녕 그가 지닌 일격필살의 신화를 깨뜨렸다. 그리고 다시 운문에 가서 큰 소동을 일으키더니 운문의 모든 사람들에게 인정을 받았다. 마지막으로는 남궁혜, 운씨 가문과 연합하여 기린무도관을 설립하여 중주성에 엄청난 파문을 일으켰다.

게다가 천제현은 중주성 대회에 참가하여 일격에 모든 천재들을 격파하고 순식간에 중주성에서 가장 촉망받는 새로운 천재로 떠올랐다.

삼대 가문에서는 그를 없애기 위해 모든 수단을 동원했다. 그러나 운천학과 심빙우, 신풍후에 막혀 모두 실패했다.

공씨 자매는 어안이 벙벙해질 정도로 놀랐다.

‘천제현이 2주도 안 되는 시간에 그 일들을 모두 벌였다고? 그 자식이 정말 해냈구나!’

공서련이 조용히 주먹을 꽉쥐며 얼굴을 붉혔다.

공화련의 얼굴도 활짝 피어있었다.

“천제현은 지금 어디에 있죠?”

“총회장은 기적상회 본부로 이사했습니다. 듣자 하니 그곳은 원래 운씨 가문의 총원이었는데 지금은 총회장의 중주성 본부가 되었다고 합니다!”

“그리로 가요!”

공화련이 몹시 기뻐했다.

‘천제현, 실력이 제법이야!’

운씨 가문이 어떤 가문인가.

운씨 가문에서 새로 지은 총원을 넘기면서까지 그에게 붙어 환심을 사려고 한다는 것을 바보라도 알아차릴 수 있을 정도였다.

천제현은 중주를 시끌벅적하게 만들고 기적상회를 위한 조력자까지 만들었다. 게다가 기적상회의 본부까지 마련해놓았다. 두 자매는 그냥 가기만 하면 됐다.

이건 공화련이 예상하지 못한 바였다.

공화련 자매는 상단을 이끌고 기적 상회의 본부가 된 총원 앞에 내렸다.

자매는 굳건한 성 같은 건물을 훑어보았다. 벽은 높고 건물들은 웅장하며 경비가 철통 같이 삼엄했다.

부지는 무척 광활하여 넓은 면적을 차지하고 있었다.

기습 공격을 걱정할 필요가 전혀 없는 곳이었다.

약재밭과 양식장, 실험실, 수련실 모두 운씨 가문의 학자들이 사용하는 가장 첨단 설비와 기술로 만들어져있었다.

“열 받아!”

공서련이 발을 구르며 볼을 실룩거렸다. 뭔가 매우 언짢은 듯한 모습으로 큰소리로 불평했다.

“그동안 괜히 걱정했잖아! 이 자식이 이렇게 잘 지낼 줄이야!”

공화련이 어이없어하며 웃었다.

“어서 가서 천제현을 데리고 와.”

공화련의 말에 공서련은 확성기를 들고 대문 앞으로 가서 외쳤다.

“이 바보야! 뭐 하고 있는 거야? 우리 도착했으니 어서 나와!”

공화련이 가볍게 웃으며 그 모습을 지켜봤다.

“이 계집애, 그동안 밥도 잘 못 먹더니 이제 마음 놓게 되었네!”

대문이 천천히 열렸다.

남궁혜가 붉은 회오리바람처럼 먼저 달려 나왔다.

“하하하하! 서련아, 화련 언니! 드디어 왔구나! 보고 싶어 죽는 줄 알았어! 한 번 껴안아 보자!”

공서련은 헤어진 지 오래된 남궁혜를 보며 당연히 기쁘고 반가웠다. 그러나 무시무시한 힘에 뼈가 으스러질 것 같았다.

“어머나! 혜 언니. 마력이 또 많이 높아졌네요!”

“너도 제법이야. 어디 보자. 거의 혼성 1성 정점에 이르겠는데? 발전 속도가 너무 빠르잖아!”

“그야 당연하죠!”

공서련이 일부러 목청을 높였다. 뒤에서 걸어 나오는 사람에게 들려주려는 것이었다.

“저는 매일 오랜 시간을 두문불출하며 무공 연마에 매진했어요. 유성초만 다섯 상자나 썼다고요. 이미 성광불멸체의 유리체 정점까지 연마했어요. 이제 금강체에 멀지 않았다고요. 대단하죠!”

“이제 곧 금강체가 된다고?”

남궁혜는 몹시 놀랐다. 이게 얼마나 대단한 일인가.

공서련은 거짓말을 한 게 아니었다.

성광불멸체 연마에는 많은 약재가 필요했다. 그러나 약재만 충분하다면 수련 속도는 몹시 빨랐다.

천제현이 천남성을 떠날 때 공서련은 이미 유리체까지 연마했다. 2주 동안 미친 듯이 연마했으니 곧 금강체가 된다 해도 이상할 게 없었다.

가장 중요한 점은 공서련과 공화련의 정령이 전투력을 직접 향상시켜주지 못한다는 것이다.

그로 인해 두 사람은 전투 유형의 무공 대부분을 익힐 수 없다. 따라서 방어 무공 연마에 매진해야만 했다. 그렇게 한 무공에만 몰두한 결과 두 사람의 발전 속도는 더욱 빨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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