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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력 믿고 막 간다-199화 (196/729)

# 199

제199장 정체를 밝힌 아무개

천무봉은 천하를 가를 듯한 기세를 품고 전신의 힘을 한데 모아 검기를 소환하더니 천제현을 향해 방출했다.

그 일검은 풍청운을 내리친 것보다 훨씬 강력한 것으로, 비무장이 그 검기로 인해 산산이 부서졌다.

하지만 천제현도 만만치 않았다.

천제현의 유명검은 대량의 유명화를 흡수하더니, 천무봉에 버금가는 힘을 형성했다.

천제현은 그 힘을 그대로 유지한 채 앞으로 반보 나아가더니 순식간에 사라졌다.

“유명노염참!”

곧 천무봉의 지척에서 나타나 유명검을 있는 힘껏 휘둘렀다.

유명검을 타고 타오르는 거대한 검광이 천무봉이 내지른 검기와 맞부딪혔다.

방금 휘두른 검광의 위력은 단연코 천제현이 이전에 보였던 그 어떤 검광보다 10배 이상 강했다.

천무봉은 놀라움과 당혹스러움을 감출 수가 없었다. 천성하를 제외하고는 이토록 강한 검기를 내뿜을 수 있는 사람을 본 적이 없었다.

궁극에 치달은 두 검광이 공중에서 만났다.

타오르는 검광이 혼검결의 검기를 완전히 불사르더니 광폭한 기세로 천무봉에게 달려들었다.

이미 전신의 힘을 모은 검기를 내지른 탓에 천무봉은 그 어떤 방어조차 할 수 없었다.

천무봉은 천제현의 일격에 정령조차 파괴된 상태로 비명을 지르며 비무장 수 장 밖까지 곤두박질쳤다.

천무봉이 땅에 처박히는 소리가 울리고, 비무장 주위는 정적에 휩싸였다. 그저 관객들이 침을 꿀꺽 삼키는 소리만 간간히 들려왔다.

천무봉, 낙금사, 양흔, 풍청운, 사대 천재가 전부 패배했다. 아니 참패했다.

천제현은 그들 모두를 압도적으로 눌렀고, 중상을 입혔으며, 심지어 반신불수의 지경으로 몰아넣었다.

그들은 단시간 안에 회복할 수 없을 것이고, 회복한다고 하더라도 과거의 기량을 되찾을 수는 없을 것이다.

천제현은 난장판이 된 비무장 위에 섰다.

떠오르는 태양처럼 눈부신 빛에 장내 모든 사람은 눈을 뜰 수 없었다.

천산하가 분연히 일어나 분개하며 말했다.

“넌 대체 누구냐!”

“하하하, 내가 누군지 알고 싶으냐? 그럼 이 몸이 직접 알려주지!”

천제현의 몸이 불규칙적으로 변하기 시작하더니 점차 본래의 모습으로 돌아왔다.

새롭게 떠오른 초신성이 찬란한 빛을 뿜으며 비무장에 섰다. 그러고는 큰소리로 선포했다.

“내가 바로 천제현이다!”

‘천제현!’

‘저녀석이 천제현이라고!’

‘무명의 소년이 천제현이었다니!’

일전에 천씨 가문에서 버려지고 천씨 가문에서 쫓겨나고 심지어 천씨 가문 손에 죽음을 맞을 뻔한 소년.

아무도 주목하지 않았으나 예상치 못한 속도로 천남성에서 빠르게 부상한 소년.

천씨 가문에서 버린 아들, 족보에 들어갈 자격도 박탈당한 소년.

이게 무슨 일이란 말인가.

천씨 가문이 버린 아들이 천성하의 필살기를 막아내고, 천무봉을 꺾어서 천씨 가문의 명예에 먹칠을 한 것이다.

더군다나 천씨 가문이 버린 아들이 중주 시합에서 뭇사람을 경악케 했고, 혼자의 힘으로 나머지 두 가문의 최고 천재들도 격파했다.

천씨 가문이 버린 아들이 천성하와 비견될 만한 풍청운을 상대로 손쉽게 이겼다. 게다가 이 모든 과정에서 한 치의 빈틈도 보이지 않았다.

천제현이 자신의 정체를 공개하며 퍼진 여파는 실로 엄청났다.

천씨 가문 사람들은 모두 안색이 창백해졌고, 완전 녹초가 되어 자리에서 꼼짝도 할 수 없었다.

천제현은 다시 한 번 비무장 위에서 큰소리로 말했다.

“나 천제현이 중주성에 왔다!”

삼대 가문은 몇 대 맞은 것처럼 얼굴이 부풀어 오르는 것 같았다.

그들이 한사코 제거하려 한 상대가 건사할 뿐만 아니라 가장 촉망받던 천재를 쓰러뜨린 것이다.

놀랍고도 화려한 방식으로 중주 무대에 눈부시게 등장한 것이다.

‘눈이 부셔 뜰 수도 없게 만들어주지!’

이것이 바로 천제현이 생각한 등장이었다.

이로 인해 기적상회는 파급력이 가장 큰 방식으로 중주성에 입성할 것이다.. 삼대 가문이 가장 원하지 않던 결과를 이루려는 것이다!

‘암우개도 변신술을 사용한 거였다니!’

풍채향은 망연자실했다.

암우개의 변신술은 자신이 했던 변신술보다 10배 이상 높은 경지였다.

함께 지낸 시간이 길었지만 눈곱만큼의 허점도 찾아볼 수 없었다.

풍채향은 놀라운 표정을 감추지 못한 채 암우개를 응시했다.

그 소년이 이토록 준수하게 생겼을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그런데 이토록 평범한 모습으로 변신하다니.

이건 마치 엄청난 힘을 평범한 모습에 감춘 꼴이 아니고 뭐란 말인가?

‘정말 최악이야!’

“천제현!”

양천랑 부자의 눈동자가 붉게 달아올랐다.

저놈은 불구대천의 원수가 아닌가.

‘이 빌어먹을 놈이 감히 중주성에 나타나다니!’

아무도 주목하지 않은 구석에서 고혹한 기품을 풍기며 검은 면사포를 쓴 여인도 놀라움에 눈을 동그랗게 떴다.

그녀의 몸이 통제 불가능할 정도로 부들부들 떨리기 시작했다.

그 사람은 바로 심빙우였다.

심빙우는 축음기를 발명한 사람이 기적상회의 창업자 천제현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자음석판조차 천제현이 녹음했을 가능성이 농후했다.

즉, 그 모든 것은 나이 지긋한 달인의 작품이 아닌 불가사의한 소년의 작품이라는 뜻이다.

천제현은 줄곧 기린무도관에 있었고, 심지어 그녀는 몇 번이나 그와 대면하기까지 했다.

‘그런 달인이 줄곧 내 곁에 있었다고?’

심빙우는 무예 외에는 아예 젬병이었다.

그녀는 세속적인 시각을 갖고 있지 않았기에 나이의 많고 적음이 자신의 존경심에 장애가 되지 않았다. 그런 그녀에게 천제현은 너무나 스승으로 삼고 싶어 하는 달인이었다.

“빌어먹을! 이 세상이 미쳐 돌아가는군!”

운소도 놀라기는 마찬가지였다. 그는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형님이 천제현으로 변하다니! 무엇보다 나보다 더 잘생겼잖아!”

운요 역시 말을 잇지 못했다.

재능과 실력이 차고 넘치는 사람, 콧대가 하늘을 찌르는 남궁혜조차 마음으로 승복하는 사람, 그런 암우개의 정체를 천남성의 귀재인 천제현과 연결하면 모든 것이 다 설명되었다.

운천학만이 예상대로라는 표정을 지었다.

“저자가 바로 천제현이었군!”

“어쩐지 대단하더라니!”

“천씨 가문 사람들은 정말 보는 눈도 없지. 저런 대단한 인물을 축출하다니!”

중주성 사람들이 여기저기서 쑥덕거렷다.

천제현이 중주성에서 활동한 적은 없지만, 그의 놀라운 행적들이 중주성 사람들한테까지 알려져 대부분이 그의 이름을 알고 있었다. 그런데 말로만 듣던 소년이 오늘 눈앞에 나타난 것이다.

그동안 삼대 가문은 천제현의 명성에 먹칠하려고 안간힘을 써 왔다.

중주성의 언론을 비롯하여 거리 곳곳마다 천제현에게 불리한 여론들만 형성되어 있었다.

그러나 지금 이 순간 천제현은 화려하게 등장하여 삼대 가문이 뿌려놓은 오물을 순식간에 말끔히 씻어냈다.

천제현은 비무장에 서서 새파랗게 질린 삼대 가문에 아랑곳하지 않고 큰소리로 말했다.

“나, 천제현은 기적상회의 총회장입니다! 지금 정식으로 선포합니다. 오늘부터 기적상회는 중주성에 입성합니다!”

다시 사람들이 술렁거렸다.

‘무수한 기적을 낳은 상회가 드디어 주성에 입성하는 것인가?’

사실 천제현이 중주성에 도착한 지 2주가 지났을 때, 천제현은 천진상회를 이용해 비밀리에 자음탑을 만들고 있었다.

각종 재료가 완벽하게 갖춰졌고, 설계도에서 공장의 생산시설까지 일차적으로 완료한 상태였다.

이밖에 천제현이 운천학과 운씨 집안의 세력, 심지어 심빙우를 끌어들인 것도 기적상회를 위해 견고한 방어막을 만들기 위함이었다.

천제현은 기적상회를 중주성에 진출시키기 위해 어마어마한 사기극을 벌인 것이다.

그 모든 것들이 삼대 가문의 눈앞에서 이루어졌다. 그러나 삼대 가문의 그 누구도 눈치채지 못했다.

막상 삼대 가문 사람들이 정신을 차렸을 때, 기적상회는 이미 중주에 입성할 기본적인 여건을 모두 갖춘 상태였다.

천제현이 중주성 사람들의 이목이 집중된 시합에 참여한 것은 삼대 가문을 골탕 먹이기 위함이기도 했지만, 무엇보다 모두가 주목하는 장소에서 기적상회의 중주 진출을 만천하에 알리기 위함이었다.

세간의 이목을 자기 쪽으로 쏠리게 해야만, 향후 기적상회가 내놓는 제품이 저절로 입소문을 탈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천제현은 그 계획을 훌륭하게 성공시켰다.

이제 막강하지는 않지만 활력이 넘치는 세력이 고요한 중주성에 일대 파란을 몰고 오리라!

“무엄하다!”

성주가 분노에 찬 얼굴로 벌떡 일어났다.

“중주는 네놈이 날 뛸 수 있는 곳이 아니다!”

천제현은 침착한 태도와 언행으로 반문했다.

“성주 대인께서 이토록 분개하시니, 오히려 제가 대체 무슨 잘못을 저질렀는지 알고 싶습니다.”

‘무슨 잘못을 저질러? 감히 자신의 잘못이 무엇이냐 묻는 것이냐?’

성주가 풍씨 가문의 천재를 위해 마련한 무대가 천제현의 독무대로 변질되었다. 게다가 풍청운은 심각한 중상을 입어 앞으로 어떻게 될지 예측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그러니 성주로서 화가 나지 않고 배기겠는가?

성주는 그를 도륙하지 못하는 것이 한스러울 정도였다.

“성주 대인!”

천씨 가문의 가주인 천산하가 일어났다. 순간적으로 발산된 웅장하고 묵직한 중압감에 산과 강이 무너지고 해와 달이 빛을 잃은 듯한 착각을 일으켰다.

천산하가 천씨 가문의 가주라는 사실 하나만으로 그 누구도 그를 함부로 대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런데 단순히 일어난 것으로 이토록 강렬한 기세를 펼칠 수 있다니.

이는 그가 혼성 4성 이상의 현혼 고수라는 방증이었다.

사실 그는 혼성 4성에 그치지 않고, 이미 혼성 5성, 6성의 경지로 나아가 이미 진혼의 문턱에 성큼 다가가고 있는 중이었다.

그런 막강한 힘을 지닌 천산하가 입을 열자 모두가 주목할 수 밖에 없었다.

“저놈은 천씨 가문을 배반한 반역자요! 가문을 배신하고 기밀을 도둑질했으니 마땅히 능지처참을 해야 합니다!”

천산하는 위엄 있는 목소리로 차갑게 천제현을 응시했다. 그러더니 성주를 향해 공수하며 인사했다.

“천씨 가문이 내부의 일을 정리할 테니 성주께서는 부디 노여워 마십시오!”

성주는 자리로 돌아가 앉은 후 굳은 표정으로 말했다.

“천씨 가문의 일이니 본 성주는 개입하지 않겠소이다!”

“천씨 가문의 일이라니! 웃기는군!”

천제현이 박장대소하기 시작했다.

“천씨 일가가 날 버렸으면서 내가 배반했다니! 그리고 성주 이놈! 졸렬한 소갈머리에다 보는 눈도 없구나! 너 같은 놈이 어떻게 성주의 자리에 있는 거지? 그 자리에서 하루빨리 내려오는 게 좋겠군!”

성주의 낯빛이 새파랗게 질렸고, 장내 사람은 숨 막히는 분위기에 몸 둘 바를 몰랐다.

천남의 천제현이 미치광이란 말은 거리 곳곳에서 들려온 소문이었고, 대다수 사람들은 이에 반신반의했다.

‘하지만 오늘 보니 그 말이 사실이었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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