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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력 믿고 막 간다-190화 (187/729)

# 190

제190장 중주 연합전의 시작

천제현의 몸에서 강렬한 빛이 뿜어져 나오면서 무형의 마력파가 쏟아져 나왔다.

폐관실 전체가 크게 흔들렸고, 견고한 벽에 균열이 생겼다.

“어떻게 된 일이지?”

“정말 엄청난 기운이군!”

밖을 지키고 있던 운요는 폐관실 안의 거대한 기운을 감지하고는 천제현이 경지의 한계를 뛰어넘었다는 것을 직감했다.

운요가 처음 천제현을 만났을 때, 그는 겨우 연체 9성에 불과했다.

그런데 이렇게 짧은 시간에 벌써 혼성 2성에 들어서게 된 것이다.

‘정말 빠르다!’

무엇보다 운요를 놀라게 한 것은 혼성 2성에 도달한 천제현의 위압감과 기세가 강해도 너무 강했다는 것이다.

결코 허혼기 혼성술사라고 할 수 없을 정도였다. 그의 전투력 역시 혼성 2성이 되면서 크게 늘었을 것이다. 아마 허혼기에서는 적수가 없을 것이다.

30분 정도가 지나자 폐관실은 안정을 되찾기 시작했다.

천제현은 숨을 크게 내뱉고는 원석에 꽂힌 검을 뽑아냈다.

수정과도 같았던 원석이 지금은 다 망가져가는 돌덩이가 되었다.

그 안에서 타오르고 있었던 불꽃도 완전히 꺼졌다.

유명검은 더욱 차갑고 어두운 기운을 내뿜고 있었다.

이 검은 고묘 안에서 오랜 시간동안 봉인되어 있었던 터라 기령(器靈)이 이미 고갈되었다.

천제현이 새로 태어난 유명화를 그 안에 불어넣어 새로운 기령을 만들었지만, 여전히 매우 약해 혼기의 진정한 위력을 제대로 발휘할 수 없었다.

그런데 이번에 기령에 충분한 마력이 채워지자, 과거 최절정 시기만큼은 아니지만 그래도 어느 정도 그 위력이 회복되었다.

게다가 천제현이 유명염화검법의 무공을 이미 다 깨우쳤으니 그 위력은 과거와는 비할 수가 없을 정도로 강할 것이다.

운요가 천제현이 나오는 것을 보고 말했다.

“아마도 이번 시합에서 너의 적수는 거의 없을 것 같군. 별 무리 없이 우승을 할 수 있겠어.”

“우승 가지고는 부족해요!”

천제현은 신비로운 웃음을 지으며 큰 걸음으로 자리를 떴다.

그런 천제현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운요는 어이가 없어서 피식 웃고말았다.

‘저 녀석은 정말 말을 쉽게 하는군. 우승은 이미 따놓은 것처럼 말을 하다니. 겨우 혼성 2성으로 우승을 한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니지. 이번 시합에는 강자들이 매우 많다고!’

***

다음 날 새벽.

중주 연합전이 시작됐다.

시합은 중주 명문세가의 관심을 끌었다. 사람들에게 있어서 이번 시합은 축제와도 같았다.

시합이 시작되기도 전부터 각 도박장에서 도박판이 벌어졌고, 성 사람들은 너나 할 것 없이 이번 대회의 우승자를 예상해 보았다.

천무봉.

각 도박장에서 이번 대회의 가장 유력한 우승 후보로 꼽는 자.

천무봉은 천성하의 동생으로 그보다 5살 어리다. 그러나 천씨 가문에서 천성하를 제외하고는 가장 천부적인 자질을 가지고 있는 인물이었다.

천무봉은 스물한 살의 나이로 중주학당 청룡원에서 2년 연속 장원을 했다.

중주학당에는 네 개의 분원 중 청룡원의 실력이 제일 강하기 때문에 천무봉이 중주학당에서 제일 강한 인물이라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니었다.

어떤 사람들은 천성하와 같은 세대인 게 천무봉의 최대 불행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나름 일리가 있는 말이었다.

천씨 가문에 천성하가 없었다면 자원을 모두 천무봉에게 사용했을 것이고 천씨 가문의 핵심이 되어 다른 사대 공자들과 이름을 나란히 했을 것이다.

천씨 가문은 하늘의 가호를 받았음에 틀림없었다.

절세의 기재 천성하는 그렇다 치자. 지금 또 하나의 기재, 천무봉의 출현으로 다른 삼대 가문의 부러움을 사고 있었다.

그러나 이때, 모두가 간과하고 있는 인물이 하나 있었다.

그는 바로 저 멀리 천남성에서 온 기적의 소년이었다. 그도 천씨였다.

이번 세대에 천씨 가문에는 기재가 너무 많았다.

하지만 천씨 가문은 천제현을 버린 자식 취급을 하였고 심지어 그를 죽여 후환을 없애려고 했다. 바로 이것이 천제현과 천씨 가문이 반목하게 된 직접적인 이유인 것이다.

그래서 천씨 가문은 천제현을 자신들의 가문 사람이라 인정하지 않고 있었다.

천무봉 이외에 양흔, 낙금사, 이 둘도 유력한 우승후보이다.

양흔과 낙금사는 모두 천무봉에게 크게 뒤지지 않는 실력자였다.

하나는 백호원의 장원이며, 다른 하나는 현무원의 장원으로 중주학당에서 천무봉의 최대 호적수들이었다.

이 셋은 자주 대련을 했었는데, 막상막하의 실력을 보였다. 비록 천무봉이 좀 더 강하긴 했지만 승리를 확신할 수는 없었다.

만약 별다른 일이 발생하지 않는다면 우승자는 이 셋 중에서 나올 것이다.

하지만 오늘의 시합은 예전과는 달랐다.

불확실 요소가 너무 많았다.

소문에 의하면, 그동안 평온했던 중주학당 주작원에서 이번에 장원을 한 자가 입학한지 몇 개월 안 된 기재라고 한다.

그자의 정령은 중주성에서도 보기 드물 정도로 강하여 정령의 세기만 놓고 보면 사대 공자의 정령보다도 강한 신급 정령이라고 했다.

그밖에 사람들에게 저평가 되었던 운씨 가문의 자제가 대회 시작 직전에 갑자기 실력이 몇 배나 강해져 승부를 예측할 수 없게 되었다.

게다가 이번에는 중주학당이 아닌 세력들도 두 조나 참가하게 되었다.

그중 한 조에는 신풍후의 딸인 풍채향이 큰 활약을 보여 이번 대회의 폭풍의 눈으로 떠오르면서 많은 사람들의 기대를 받았다.

이번 대회에는 고수들이 많았다.

진귀한 시련(試鍊) 자격을 얻기 위해 모든 참가자가 죽을힘을 다하고 있다. 최후의 승자가 누가 될지는 아무도 예측할 수 없었다.

***

경기장은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었고, 열기가 가득했다. 과연 중주성 최고의 행사다웠다.

경기장은 서로 십여 장 떨어져 있었는데 그 모양이 마치 육각형 같았다.

육각형의 여섯 개 꼭짓점에 경기장이 하나씩 있었고, 가운데에 다른 경기장보다 큰 경기장이 하나 있었다. 아마도 그곳에서 결승전이 열리는 것 같았다.

주위에는 지붕이 없는 관람석이 있었고 사람들이 꽉 차있었다.

각 명문가에게 제공되는 10여 개의 귀빈석은 모두 텅텅 비어 있었는데, 아마도 아직 오지 않은 모양이었다.

중주 연합전 안으로 들어오면 한 장 남짓한 나무판에 세워져 있는데, 경기의 규칙과 참가자의 경기장 위치가 주먹 크기의 금색 글씨로 써져 있었다.

천제현 등 여섯 명은 각각 1번에서 6번 경기장에 배정되었다. 같은 조였던 참가자들은 결승에 올라가기 전에는 만나지 않는다.

풍청운은 나무판에 새겨져 있는 규칙을 보면서 냉소를 지었다.

“네가 운 좋게 결승에 올라오길 바라마.”

천제현이 웃으며 말했다.

“난 언제나 운이 좋았지.”

주위에는 사람들이 들끓었다.

“천씨 가문이 도착했다!”

“저자가 바로 천씨 가문의 가주 천산하야. 천검공자 천성하도 있군!”

천씨 가문의 진용은 그렇게 크지는 않지만 매우 화려했다. 모두 똑같은 복장을 하고 있는 검객들은 장로급 인물일 것이다.

그 안에 아무렇게나 서 있는 한 사람이 있었는데, 그가 바로 중주성에서 가장 유명한 인물 중 하나였다.

약 오십 명의 천씨 가문 장로들과 백여 명의 시종들이 화려한 두 개의 가마를 들고 높은 곳에 설치돼 있는 귀빈석으로 올라가고 있었다.

“낙씨 가문, 양씨 가문, 운씨 가문이다.”

“나머지 삼대 가문도 모두 왔다!”

“낙씨 가문의 낙연성, 용호공자 낙강용, 양씨 가문의 양무도, 천랑공자 양천랑, 운씨 가문의 운천학, 자전공자 운요다!”

“그야말로 몇 년에 한 번 열리는 중주성 최고의 행사답군. 중주성의 전설급 인물들이 한자리에 다 모이다니.”

사대 가문의 가주들과 후계자들이 모두 대회에 참석했다.

“중주 대장군 염무기도 왔어!”

검은 복장을 한 장군이 수백 명의 정예병을 이끌고 입장했다.

사람들은 경외의 눈빛을 보였다. 염씨 가문은 중주 제일의 장군 가문으로 지위가 풍씨 가문과 사대 가문 바로 밑이었다.

천제현의 눈빛이 은은하게 반짝였다.

‘그때 봤던 그 아저씨네?’

그자는 흑풍채에서 천제현과 한 번 만난 적이 있었던 바로 그 장군이었다. 천제현은 그에 대한 인상이 매우 좋았다. 염무기의 지위가 낮지 않을 거라 짐작은 했지만 중주 군인 가문의 일인자일 거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

사대 가문만큼의 세력을 갖추고 있지는 않지만 개인의 실력만 놓고 본다면 염무기라는 장군은 사대 가문의 가주에 비해 전혀 손색이 없을 것이다.

“성주님이 오셨다!”

“원장님이 오셨다!”

화려한 복장의 의장대가 북을 치고 호각을 불며 들어왔다.

성주임을 알 수 있는 푸른 색 도포를 입은 남자가 허공을 가르며 심판석으로 내려왔다.

성주의 옆에는 학자처럼 보이는 한 남자가 있었다. 둘의 생김새가 매우 비슷한 걸로 보아 십중팔구는 친형제인 듯싶었다.

중주 성주 풍운룡.

중주학당 원장 풍운호.

그 둘은 중주성 풍씨 가문의 기둥이었다.

하나는 성주이고, 다른 하나는 중주학당의 원장이었다.

마침내 군과 정계의 사람들, 그리고 사대 가문 및 기타 귀족들은 거의 다 입장했다.

중주의 거물급 인사들이 모두 이곳에 모여 있는 걸로 보아 이번 대회가 얼마나 중요한 것인가를 한 눈에 알 수 있었다.

이번 대회에서 중주 시련 참가자가 결정된다.

중주 시련은 중주 젊은이들이 꿈에 그리는 것이다.

중주탑 시련에는 수많은 돈과 보물들이 있다. 심지어 고대의 진귀한 물건들도 있었다. 이 시련에 참가할 수 있는 인원은 10명뿐이었다.

사대 가문은 중주성의 원로들이기에 각 가문에서 한 명씩 참여시킬 수 있는 권한이 있다.

남은 6명은 중주 연합전을 통해 정해진다. 풍씨 가문이라 할지라도 연합전을 통해서만 참가할 수 있었다.

풍씨 가문은 지위는 높았지만 중주성에 정착한지 십여 년밖에 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댕! 댕! 댕!

금종(金鐘)이 울려퍼졌다.

이내 장내에 정적이 흘렀다.

곧 대회가 시작할 것이라는 것을 알리는 소리였다.

바로 이때, 하늘에서 광풍이 휘몰아치며 거대한 기운이 몰려왔다.

긴 웃음소리가 구름 속에서 흘러나와 중주 경기장 전체에 울려 퍼졌다.

“이번 대회는 특히나 인기가 많은 것 같군. 같이 구경이나 해볼까!”

사람들은 그 소리를 듣고 놀라움을 감출 수 없었다.

백성들은 모두 무릎을 꿇었고, 장군들, 집정관, 귀족들, 그리고 중소 가문의 가주들은 한쪽 무릎을 꿇고 예를 갖췄다. 사대 가문의 가주와 사대공자도 모두 자리에서 일어나 예를 표했다.

“신풍후를 뵙습니다!”

“신풍후를 뵙습니다!”

신풍후 풍운천은 수수한 차림의 청색 도포를 입고 허공을 밟고 10여 장을 걸어 심판석에 오더니 풍씨 가문의 두 형제 옆에 가서 섰다.

“일어서시오! 그저 구경하러 온 것이니, 나는 신경 쓰지 말고 하던 대로 대회를 진행하시오!”

일반 백성들이고 귀족들이고 할 것 없이 얼굴에 흥분의 빛이 가시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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