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능력 믿고 막 간다-181화 (178/729)

# 181

제181장 기린무도관을 노리는 자들

“오늘 강의할 교과목은 36종 실전 기초 무학 제1과입니다!”

“실전 능력은 수련자가 반드시 지녀야 할 소질입니다. 그럼 어떻게 해야 효과적으로 실전 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을까요? 당신은 당신의 수준에서 낼 수 있는 최대의 전투력을 발휘하고 있습니까? 오늘 교과목에서는 기초 무학을 통해 이 문제를 연구하고자 합니다…….”

모두 똑같이 놀란 표정들이었다.

낮고 매력이 풍부한 목소리는, 커다란 꽃 모양의 나팔 안에서 밖으로 울려 퍼졌다.

서로 다른 시야에서 실전 무학의 본질을 해석하고, 매우 실용적인 전투 기술을 소개했으며, 학원 안에서 교습해 온 고전 무학의 방식을 하나하나를 해체하고 개선하였다.

왕맹은 놀라움이 점점 기쁨으로 바뀌는 것을 느꼈다.

그리고 강의가 끝날쯤에는 감동한 자신을 발견할 수 있었다.

왕맹은 처음 강의 이름을 들었을 때 그 강의가 아주 하찮을 거라 생각했다.

기초 무학 따위에 배울 것은 하나도 없을 것이며, 시간 낭비를 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했었다.

하지만 축음기에서 흘러나오는 목소리가 강의하는 내용을 들으며 점점 그 생각이 바뀌기 시작했다.

왕맹은 기초 무학에 이렇게 믿기 어려울 만큼 심오한 기교가 있다는 것을 처음으로 깨달았다.

왕맹 자신은 수년간 기초 무학을 열심히 수련해 왔음에도 기초 무학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고 있었다는 것을 인정했다.

강의하는 기초 무학은 완전히 새로운 기초 수련 체계였다.

***

“이번 교과목은 여기서 강의를 마치겠습니다.”

“더 많이 알고 싶다면, 36종 실전 기초 무학 제2과의 강의를 들어주세요. 제2과에서는 전투 중 자유자재로 치고 빠지는 신법 몇 가지를 소개하겠습니다. 여러분, 안녕히 계세요!”

‘끝났어?’

‘어떻게 이렇게 끝날 수가 있어!’

“벌써 끝난 거야? 말도 안 돼!”

왕맹이 일어나 말했다.

“돈을 낼 테니 강의를 한 번 더 해!”

운소가 축음기 옆에 앉아 있다가 건들건들 일어나며 말했다.

“꺼져! 우리 기린무도관은 정해진 시간에만 강의한다!”

왕맹이 머리를 세게 긁었다.

강의가 너무 훌륭해서 대다수 시간을 감격한 상태로 있었다.

그러다보니 정작 강의 내용은 얼마 기억하지 못했다.

알아야 했다.

이 강의가 설명한 기초 무학은 매우 간단명료해 보이지만, 실제로 엄청나게 많은 지식을 담고 있었다.

그리고 그 내용을 모두 받아들이려면 자세히 음미하고 연구해야 했다.

조곤은 공책을 들고 일어섰다.

“너 필기 했어?”

왕맹이 필기한 것을 흘끗 보니, 빽빽했다.

그는 흥분해 펄쩍 뛰며 손을 뻗어 조곤의 공책을 빼앗으려 했다.

“빨리! 나에게 보여 줘!”

조곤은 왕맹이 뻗은 손을 쳐내며 말했다.

“이 이론들과 숨겨진 지식들은 며칠 연구해야 확실히 이해할 것 같은데! 무엇 때문에 내가 네게 필기한 내용을 줘야 하지?”

조곤은 아무 말 못하고 벙쪄있는 왕맹을 보며 다시 말했다.

“이 지식들이 얼마의 가치를 하는지 알아? 심지어 오늘 수업료, 내가 내준 거잖아!”

왕맹이 울부짖듯이 말했다.

“제길! 2만 냥이 뭐라고! 돈을 원해? 나 돈 있어! 그 필기 공책을 내가 10만 냥에 사겠다! 어서 나에게 보여줘!”

“나도!”

“나도!”

“나도 돈 있어, 우선 나에게 보여줘!”

왕맹이 데리고 온 사람들이 조곤 주위에 빽빽하게 모였다.

“제길!”

왕맹은 찢어질 듯한 눈초리를 하고 말했다.

“누가 대장이냐! 다 꺼져. 내가 먼저다!”

평소 왕맹의 위신은 매우 높아 그가 말을 하면 주위 사람들은 두말 않고 따랐다.

하지만 그것은 평소의 상황이고, 오늘은 평소와 달랐다.

“왕맹 너는 그만 날뛰어라!”

“우리는 앞으로 기린무도관 사람이다!”

“저 녀석은 기린무도관 사람을 때린 적이 있어. 우리는 너랑 관계 맺고 싶지 않아!”

“감히 기린무도관 사람을 때리다니! 네놈은 여기 있을 자격이 없다!”

왕맹은 화가 나서 폭발할 지경이었다.

지금 왕맹을 비난하는 자들 모두가 기린무도관 사람들을 습격할 때 같이 있던 사람들이었다.

그런데 그들은 모든 잘못을 왕맹에게 떠넘기고 있었다.

그들도 필사적이었다.

만약 기린무도관 사람들을 습격한 것 때문에 기린무도관에 가입할 수 없게 된다면 큰일이지 않은가.

삼대 가문이 비밀스런 결정을 내리고 있을 때, 중주학당 고위층도 긴급 정기모임을 열고 있었다.

운천학은 일찍 도착하여 부원장 자리에 앉았다.

중주학당의 수뇌부는 한 명의 정원장과 두 명의 부원장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그 중 정원장은 남하국에서 파견한 행정 직위였다. 중주학당은 어디까지나 남하국이 설립한 학교였기 때문이다.

그래서 중주학당 상무와 교무는 두 부원장이 맡았다.

굳이 따지자면 정원장의 직위가 더 높지만 학원의 일상적 관리 업무에 참여하지 않았고, 중대한 일이 생겨야만 나와서 주재하였다.

그리고 오늘 긴급 회의는 정원장이 소집한 것이었다.

운천학은 현장의 다른 사람을 훑어보았다. 하나하나 모두 나이 지긋한 늙은이들이었다.

이 시점에 모두 심각한 얼굴을 하고 있는 것이, 뭔가 매우 머리 아픈 문제를 만난 듯했다.

운천학만이 편안한 얼굴이었다.

최근 발생한 일련의 사건들의 내막을 운천학은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원장 대인이 도착했습니다!”

50세 쯤 되어 보이는 중년 남자가 천천히 걸어왔다. 머리에는 청옥을 박은 관을 쓰고, 자주색 문양이 수 놓여 있는 청록색 장포에, 밝은 비단으로 만든 유백색의 가죽조끼를 덧댄 저고리를 걸치고 있었다.

까무잡잡한 네모난 얼굴에, 수염을 약간 길러, 사람들에게 완고하고 판에 박힌 듯한 인상을 주었다.

정원장 풍운호였다.

풍운호는 중주성 부성주로, 중주학당의 원장 직무를 겸임했으며, 그의 형 풍운룡이 정성주였다. 두 사람의 지위가 이처럼 높은 것은 그 유명한 신풍후 풍운천을 족형으로 두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사람들이 모두 일어나 예를 갖추었다.

“원장님, 뵈옵니다!”

풍운호가 정원장 자리로 걸어가 사람들을 훑어보며 물었다.

“모두 자리하셨습니까?”

“심 부원장이 아직 오지 않은 것 같습니다!”

“흠, 그녀는 아직도 자기 멋대로 행동하는군. 이런 중요한 회의에 늦다니.”

풍운호의 말이 막 떨어지는 순간 회의실 온도가 갑자기 떨어졌다.

사람들은 강한 한기가 흐르는 것을 느꼈다.

복도에서 미친 듯이 불어오는 바람이 뼛속까지 얼 지경으로 차가웠다.

이내 한 여자가 걸어 들어왔다.

그 여인이 지나간 자리는 주위가 모두 꽁꽁 얼어 버린 듯 했다.

기품 있고 고귀한 기질, 성숙하고 풍만한 몸, 그녀의 겉모습은 30세가 안 되어 보였다.

눈동자에서는 차가운 빛이 빛났고, 하얗고 고운 얼굴에는 조금의 웃음기도 없었다. 얼굴 전체가 한겨울의 매서운 추위와 같았다.

“이제야 도착했군!”

“심 부원장 왔군요. 이쪽으로 앉으시죠. 우리 회의를 막 시작하려 했습니다.”

검은 베일의 여자는 한 마디도 하지 않았다.

그녀는 풍운호는 안중에도 없다는 듯 냉큼 자기 자리에 가 앉았다.

풍운호도 그녀의 태도를 무시하고 회의를 진행하기 시작했다.

“여러분, 오늘 중요한 일을 발표합니다. 5년에 1번 열리는 중주 시련을 시작하려고 합니다. 매 시련은 10명의 젊은이가 참가하고, 관례에 따라 사대 가문에서 각 한 명 씩 정원을 채웁니다. 나머지 6명의 정원은 곧 거행될 중주학당 대회에서 추가될 것입니다!”

“중주학당 대회는 5년에 1번 열리는 매우 중요한 행사입니다. 중주학당의 학생들이 재능을 뽐내는 무대일 뿐 아니라, 중대한 이익과 실질적 관계가 있습니다! 저는 이러한 오랜 노력을 통해, 각 원에서 이미 최고로 우수한 소년 천재들을 선발했을 것이라 믿습니다!

“그러나, 단지 중주학당 내부에서 겨루기만 한다면, 그 구성이 너무 작습니다. 젋은 사람들이 시야를 넓히고 실력을 단련하는 데에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사람들의 표정이 모두 변했다.

‘설마 원장이 규칙을 바꾸려는 것인가?’

풍운호가 계속 말했다.

“그러므로, 저는 규칙을 조정을 할 것을 제의합니다. 사대 분원에서 십 몇 개 조의 대회 참가자를 선발하는 것 외에, 학원에 속하지 않은 젊은 수련자 중에서도 두 조의 참가자들을 선발하여, 그들도 대회에 나올 수 있도록 할 것입니다.”

원장이 아무 이유 없이 규칙을 수정하지 않았을 것이었다.

분명히 이유가 있다,

‘하지만 왜일까?’

현장에 출석한 학원 고위층에는 천씨, 낙씨, 양씨, 삼대 가문 사람이 적지 않았다.

이런 개혁은 그들에게 전혀 좋을 것이 없었다.

그들은 변수를 내켜하지 않았다. 물론 학원에도 들어오지 못한 자가 자신들의 가문 사람을 이길 가능성이 크진 않았지만, 혹시 모를 일이없다.

“부원장님들!”

풍운호는 다른 사람의 대답을 기다리지 않고 바로 물었다.

“다른 의견 있습니까?”

검은 베일의 여자가 차갑게 말했다.

“없습니다.”

운천학도 상관없었다.

“좋다! 두 원장이 반대하지 않는 이상, 즉시 실시한다!”

풍운호는 다른 사람들이 반박할 기회를 전혀 주지 않았다.

세 명의 원장이 모두 동의하는 것을 본 다른 사람들은 반대 의견이 있다 하더라도, 당연히 입 밖으로 그 말을 꺼낼 수 없었다.

그저 규칙 수정의 통과를 묵인할 수밖에 없었다.

어차피 임시로 두 조를 추가하는 것뿐이다.

이는 필시 큰 영향을 주지 못할 것이다.

“그럼 이렇게 정하겠습니다!”

가장 중요한 일을 해결한 풍운호는 다시 정색하고 말했다.

“그리고 또 한 가지. 최근 학원에서 대규모로 수업을 결석하는 풍조가 생겼다고 들었습니다. 게다가 수업을 무단결석한 자들은 서열이 매우 높은 학생들이라고 합니다. 여러분 설마 제게 하실 말씀 없습니까?”

사람들은 멀뚱멀뚱 서로 눈만 쳐다보고 있다.

대답이 없자 풍운호는 말을 이었다.

“이 학생들이 수업을 결석한 이유는 제가 이미 철저히 조사하여 밝혔습니다.”

풍운호는 학원에 자주 있지 않아 학원 상황에 대해 그리 잘 이해하지 못했다.

“기린무도관이라는 곳을 가기 위해 결석한다…… 학생이 만든 동아리 따위에 참여하기 위해 중주학당의 수업을 결석하는 것이 말이 되는 것입니까? 학생들 학습에 영향을 주는 동아리는 당장 폐쇄해야 합니다!”

“허허!”

운천학은 어색하게 두어 번 기침을 하고는 말했다.

“원장, 이 일은 아직 논의가 필요합니다. 조금 더 알아보고 처리해도 늦지 않을 겁니다.”

풍운호는 언짢은 표정으로 운천학을 바라보며 말했다.

“운노인! 당신은 교무를 담당하고 있는 부원장입니다. 그러니 당신이 철저히 철저히 조사에 임해서 보고하시기 바랍니다!”

운천학은 생각에 잠겼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