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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력 믿고 막 간다-152화 (149/729)

# 152

제152장 기적상사 개점(2)

호화 조명기구의 판매가격은 매우 비싼 편이었다.

가장 비싼 것은 마력등 하나에 십만 금화에 달하는 것인데, 이미 성주가 주문을 한 상태였다.

물론 호화로운 마력등만 파는 것은 아니었다.

일반 마력등은 반면 아주 저렴해서, 은화 2, 30냥에서 7, 80냥까지 다양했고, 약간 비싼 것도 금화 1냥 정도였다.

이런 가격이라면 보통 사람들도 받아들일 수 있었다.

같은 수준의 수정등과 비교하면 기적상회 마력등 가격은 훨씬 저렴했으며, 수명은 더욱 길었다.

“기적상사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어떤 물건이 필요하신가요?”

“저희는 조명등을 사려고 합니다!”

임범, 임선 등 사람들은 허둥지둥 중앙 구역으로 달려갔다.

중앙에는 전문적으로 다양한 종류의 마력등 기구를 전시되어 있었다.

임범, 임선과 같은 가난한 수련자들에게는 수정등은 의심할 여지없이 사치품이었다.

그들과 같은 가난한 이들은 밤이 되면 기름등과 촛불을 밝히고 공부해왔다.

그런 그들에게 마력등은 굉장한 의미로 다가왔다.

천맹 8인은 가정용 마력등 하나를 샀는데도 은화 40냥밖에 지출하지 않았다.

가격이 이 시대에 거의 기적적인 수준이었다.

‘우상도 지지하고, 필요도 충족하고!’

‘정말 일거 양득이다!’

천맹 8인은 몇 개의 마력등을 가지고 계산대에서 계산을 한 뒤 만족스럽게 떠나려고 했다.

그런데 갑자기 점원이 그들을 불러 세웠다.

“잠깐 기다려주세요. 기적상회는 경품 추첨을 하고 있습니다. 물건을 구매하신 분은 누구라도 추첨을 뽑을 기회를 드려요!”

‘뽑아!’

‘뽑지 않고 뭐해!’

천맹 8인은 서로에게 눈치를 주었다.

결국 뚱보가 먼저 앞으로 나가 추첨을 뽑았다.

“정말 유감스럽게도 꽝입니다. 하지만 꽝을 뽑으신 분들에게도 위로상으로 도씨 가문에서 생산하는 정철단검을 증정합니다.”

‘도씨 가문 정철단검? 그거 하나에 적어도 십 몇 은화는 하지 않나?’

‘기적상회는 정말 재물이 넘치도록 많은가 보군. 위로상으로 정철 단검을 주다니!’

임선도 앞으로 나가 추첨을 뽑았다.

“축하합니다! 3등에 당첨되었습니다! 제약사 조합 2개월 무료 수강권을 획득하셨습니다!”

“우상 만세!”

임선은 너무 감격하여 미칠 것 같았다.

제약사 조합 2개월 무료 수강권은 그 어떠한 상품보다 더 그녀를 흥분시키는 상이었다.

다른 사람들도 하나씩 나가 추첨했다.

“축하합니다, 4등에 당첨되었습니다. 암석부 한 장을 상품으로 드립니다!”

암석부는 가장 인기가 좋은 부적이었다.

시장에서는 절대 살 수 없는 물건으로, 되팔아도 몇 십 금화는 족히 벌 수 있었다.

이것은 천맹 8인이 기적상사에서 소비한 금액을 모두 합친 것 보다 더 비싼 것이었다.

‘기적상회는 정말 양심적인 상회다!’

나머지는 모두 위로상을 뽑아 약 은화 열 냥 정도하는 선물을 받았다. 하지만 그것들도 모두 훌륭한 상품이었다.

임범은 마지막으로 나가서 떨리는 마음으로 추첨 상자 안에 손을 뻗었다.

그리고 손끝에 만져진 작은 금색 공 하나를 뽑았다.

“축하합니다!”

“이건 일등상입니다!”

“남운상회 연기단 한 알을 상품으로 드립니다!”

사람들이 모두 멍하니 군침 흘리는 소리만 들렸다.

‘연기단!’

기적상회가 독자적으로 연구, 개발한 연기단은 엄청난 인기를 얻고 있었다. 각 명문가들이 앞다투어 연기단을 구매했으며, 암시장에서는 1~2만 냥의 고가에 거래되기도 했다.

임범은 그런 연기단을 은화 몇 십 냥짜리 마력등 한 개 사고 경품으로 받게 되었다.

연기단을 되팔 경우 하룻밤 새에 벼락 부자가 될 수도 있었다.

이젠 고작 몇 푼 때문에 생명의 위험을 무릅쓰고 마수를 사냥하러 갈 필요도 없어진 것이다.

‘대체 무슨 복을 타고 났길래!’

보는 사람마다 질투로 배가 아파했다.

확성기가 다시 성 전역에서 홍보를 시작하자 그의 당첨 소식이 성 전체에 알려졌다.

물건을 고르고 있던 사람들은 그 소식을 듣고 모두 어안이 벙벙해졌다.

‘경품으로 연기단을 받았다고? 기적상회는 정말 통도 크군.’

순식간에 상사 분위기가 열 배는 달아올랐다.

천제현은 직접 단약이 들어 있는 도자기 병을 임범에게 전달했다.

“여기, 상품이다. 녀석, 운도 좋구나!”

임범은 너무 감격스러워서 꿈인지 생시인지 분간이 안 될 정도였다.

경품 당첨만으로도 기쁘고 흥분되는데 천제현이 직접 상품을 건네주다니.

자신의 우상을 직접 눈앞에서 보게 된 소년들의 심정이 어떻겠는가?

소년들은 하나 같이 잔뜩 긴장해서 입도 벙끗하지 못하고 있었다.

상품을 건네준 천제현은 손뼉을 치며 말했다.

“가격이 꽤 나가는 상품이니 기적상회의 호위병들을 시켜 집까지 데려다 줄게요. 안전 문제는 걱정하지 않아도 돼요.”

‘세심하다! 정말이지 기적상회의 서비스는 최고야!’

천제현의 명령에 기적상회의 호위병 몇 명이 즉시 천맹 8인을 집까지 호송해주었다.

임범은 집에 돌아가서야 겨우 정신이 조금씩 돌아와 연기단을 손에 쥔 채 고민하기 시작했다.

그에게는 두 가지의 선택지가 있었다.

첫 번째 선택지는 연기단을 팔아 버리는 것이다. 그렇게 하면 평생 돈 걱정 없이 살 수 있으리라.

그리고 두 번째 선택지는 직접 연기단을 사용해 마력을 높이는 것이다. 이 경우, 돈은 없어도 더 큰 기회를 얻을 수 있었다.

이 둘 중에 무엇을 선택하든 기회비용은 컸지만, 사실 임범에게는 그리 어려운 고민이 아니었다.

가만히 임범을 지켜보던 일행은 그의 고민을 느낄 수 있었다.

임선이 격려하듯 말했다.

“범아, 걱정할 것 없어. 네가 무슨 선택을 하든지 우린 널 존중할 거니까!”

그녀의 말에 감동받은 임범은 고개를 끄덕였다.

잠깐 생각에 잠겼던 그가 마력등을 켰다.

마력등에서 나오는 불이 책상을 밝게 비췄다.

벽과 책상에 붙어 있던 신문 기사들이 따뜻하고 밝은 불빛을 받으며 임범에게 믿음을 주었다.

그는 무한한 용기가 샘솟는 걸 느꼈다.

“결정했어! 난 더 강해질 거야!”

임범은 바로 연기단을 복용했다.

연기단의 효과는 과연 명불허전이었다.

순식간에 그의 마력이 연체 6성까지 올라간 것이다.

채 열일곱이 안 된 나이에 연체 6성이라니, 천남성을 통틀어도 찾기 힘든 사례였다.

이 정도면 천재대전에 출전해서 이목을 집중시키기에 충분하리라.

최소 2~3년의 고된 수련을 해야 얻을 수 있는 성과, 그 성과는 기적상회가 안겨준 것이었다.

임선은 감격해서 그를 끌어안으며 말했다.

“축하해!”

다른 여섯 명도 진심으로 기뻐해 줬다. 그중 한 뚱보가 흥분해서 소리쳤다.

“자, 자! 우리 축하주 한잔 하러 가자고!”

어스름이 내리고 수많은 별들이 밤하늘을 수놓은 깊은 밤.

천맹 8인은 싸구려 맥주를 마신 뒤 낡은 건물 꼭대기에 올라가 천남성을 내려다보았다.

대로마다 어김없이 마력등이 설치되어 있었고, 가정집에서도 마력등 빛이 새어 나오는 곳이 많았다.

하늘의 별들처럼 반짝거리는 거리.

기적상회가 정말 해냈다.

창립 한 달가량 됐을 때, 공화련은 벅찬 가슴으로 향후 천남성의 밤을 밝게 밝히겠다고 공표한 바 있다.

사람들은 그녀의 말을 단순한 구호 정도로 생각했지만, 짧디짧은 한 달여의 시간 안에 그들은 그 일을 이뤄냈다.

지금까지의 추세대로 계속 발전한다면 천남성은 곧 빛으로 뒤덮일 것이고, 더 나아가 중주성, 그리고 남하국, 심지어 국경을 넘어 온 대륙이 기적상회의 빛으로 반짝일 것이다.

천맹 8인은 감격을 금치 못했다.

‘오랜 시간이 지나면 지금 이 순간이 역사에 기록되지 않을까?’

‘음유시인이 전설로 노래할지도 몰라’

그들은 그런 역사적인 순간의 산증인인 것이다.

“건배!”

“우리의 우상을 위하여!”

“우리, 더 힘내자!”

“지금은 힘들겠지만 언젠가 반드시 기적상회의 일원이 되는 거야!”

별이 가득한 밤하늘 아래서 천맹 8인은 술잔을 높이 들었다. 그리고 반짝거리는 천남성의 마력등을 보면서 자신들이 꿈꾸는 원대한 목표에 대해 이야기했다.

이런 소년들이 천남성에 얼마나 될까?

천제현은 천남성 사람들의 생활방식을 바꿔놓았을 뿐 아니라 어느새 젊은이들이 본받고 싶어 하는 정신적 지주로 떠올라 있었다.

***

둘째 날.

기적상회 본부는 숨 돌릴 새도 없을 정도로 바빴다.

개업 첫 날에 어마어마한 인파가 몰린 것이다. 공서련은 통계 업무를 맡았는데, 계산해보니 판매 실적이 금화 300만 냥에 달했다.

놀란 그녀는 자신이 실수한 게 아닐까 의심하며 몇 번이고 다시 계산해 봤다. 그러나 수치는 정확했다.

상사 전체가 싹 털렸다 싶을 정도로 많이 팔린 것이다.

판매 소득 300만 냥 중 150만 냥은 기적상회의 상품에서 거둬들인 것이었고, 나머지 150만 냥은 천남성의 다른 상회들이 기적상사를 통해 판매한 소득이었다.

‘어마어마한 수치야! 직접 보지 않았다면 믿지 못했을 정도로!’

남궁의는 기적상사의 눈부신 실적을 보며 기쁨과 흥분을 넘어 모골이 송연해지는 것을 느꼈다.

‘천남성이 이 정도의 구매력을 갖추고 있었단 말인가!’

기적상사 하나로 인해 천남성 전체의 경제가 활기를 띠고 있었다.

그러나 현재 기적상회는 면세로 물건을 판매하고 있기 때문에 성주부로서는 손실을 본 셈이었다.

기적상회가 어떤 성과를 내든 기적상회에서 생산된 상품들로부터는 한 푼의 세금도 거둬들일 수 없었기 때문이다.

한편, 기적상회의 순이익률 또한 놀라웠다.

금화 10만 냥에 판매되는 초고급 마력등의 원가는 천 냥밖에 되지 않았고, 시장에서 1~2만 냥에 거래되는 연기단도 원가는 몇 백 냥에 불과했다.

기적상회는 이제 천남성 최고의 실력을 갖추고 최고의 수입을 거둬들이는 상회로 도약한 것이다.

남궁의가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기쁨과 아쉬움으로 답답해하고 있을 때 공화련이 주식 투자에 관한 일을 의논하고자 찾아왔다.

“뭐라고? 나더러 주식에 투자하라고?”

남궁의는 자기 귀를 의심했다.

“조건이 뭐요? 빨리 말해 보시오!”

공화련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지금 저희는 돈이 부족하진 않아요. 1할의 주식을 양도해드릴 테니 상사 총책임자 직위를 맡아주시겠어요? 상사 배치나 확장, 공급상과의 관계를 책임져 주시면 됩니다.”

기적상회의 주식이 아니라 상사의 주식이었다.

공화련은 계속 이야기했다.

“기적상사의 목표는 전국 최대의 거래의 장이 되는 거예요. 그 과정에서 남궁 가의 지지가 있었으면 좋겠어요. 성주님은 남궁 가의 장로시니 총책임자를 맡아 주신다면 향후 발전 전략에 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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