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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력 믿고 막 간다-145화 (143/729)

# 145

제145장 다시 만난 천씨 가문

병사들이 세 사람을 에워쌌다.

수령으로 보이는 두 사람이 앞으로 나왔다.

한 사람은 까무잡잡한 피부에 거구를 자랑하는 건장한 남자였고, 다른 한 사람은 하얗고 깨끗한 피부를 가진 중년 남성이었다.

거구인 남자가 딱딱한 목소리로 소리쳤다.

“이곳은 흑풍채 도적단 소굴이다. 도적놈들을 모두 잡아들여라!”

임목이 분노를 감추지 못한 채 말했다.

“당신들은 경위도 살피지 않고 사람부터 잡아가려고 합니까? 우리는 염무양 그 빌어먹을 놈에게 속아 여기로 왔다고요! 암우개가 염무양과 천마교 교주를 죽인 덕분에 흑풍채 도적들도 다 달아났고요!”

“뭐라! 천마교?”

하얗고 깨끗한 피부에 기품 있게 생긴 중년 남성이 격앙된 목소리로 물었다.

“이곳이 정말 천마교 지부였소? 염 장군, 잠시만 기다려주시오. 내가 먼저 좀 살펴보겠소.”

기품 있게 생긴 중년 남성이 직접 마굴로 들어왔다.

까만 얼굴을 한 거구의 장군이 세 사람을 한 번 쓱 훑어보았다.

그는 두 사람이 거짓말 하는 게 아니라고 판단하고는 눈에 힘을 풀었다. 그러고는 만족스럽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여기가 천마교 지부라면, 너희들은 큰 공을 세운 것이다.”

천제현이 호기심에 물었다.

“천마교가 대체 뭡니까?”

“천마교도 모르느냐?”

염 장군이 고개를 가로저으며 말했다.

“천마교가 가장 번성한 시기에는 거의 10여 개에 달하는 크고 작은 나라를 통치했었다. 세력이 정말 엄청났지. 하지만 천마교의 교풍은 너무도 악독했고, 통치기간에 수많은 백성에서 노역을 강요했어. 게다가 산 사람을 제물로 바쳐 무공을 연마하는 등 기행을 일삼아 사람들의 공분을 샀지. 그래서 결국 멸망한 거고.”

천제현이 깜짝 놀랐다. 미래에서도 들어본 적 없는 천마교가 10여 개의 국가를 다스렸다는 사실이 놀라웠다.

‘천막교가 10여 개 국가를 통치했다고? 정말 대단하군. 그러니 고작 지부의 교주가 이토록 막강한 실력을 가지고 있었던 거지!’

이때, 기품 있게 생긴 중년 남성이 재빨리 돌아와 분노에 찬 목소리로 소리쳤다.

“이곳에 영패를 보지 못하였는가!”

“영패?”

“무슨 영패를 말하는 것이오?”

임목과 방한은 황당한 듯한 표정을 지었다.

“보지 못했습니다!”

“이 빌어먹을 놈들!”

기품 있게 생긴 중년 남성의 얼굴이 파리해지면서 분노로 일그러진 채 호통을 쳤다.

“너희 같은 쓰레기들이 감히 날 속일 수 있을 것 같으냐? 내가 경고하는데 빨리 영패를 내놓는 게 좋을 것이다! 내놓지 않으면 뒷일은 책임 못 질 줄 알아라!”

임목은 젊은 혈기에 성격도 다소 충동적이라 중년 남성의 이 같은 태도가 매우 불쾌했다.

“흥! 우린 당신이 뭘 말하는지 전혀 모르겠소! 우린 무슨 영패라는 것도 보지 못했고, 설사 보았다고 해도 대체 무슨 자격으로 내놓으라는 거요!”

팍!

기품 있게 생긴 중년 남성이 잔영으로 바뀌더니 어느새 임목에게 다가가 그의 얼굴을 가격했다.

임목은 채 반응하기도 전에 그 자리에서 수 장이나 멀리 나가 떨어졌고, 얼굴이 크게 부풀어 오르며 선혈을 토했다.

방한은 화가 머리끝까지 치솟았다.

“당신이 뭔데 사람을 때리는 것이오!”

중년 남성은 번개처럼 그의 복부를 내리 치자 방한도 바닥에 쓰러졌다.

기품 있게 생긴 중년 남성의 하얗고 깨끗한 얼굴이 분노로 벌게졌다.

“이놈들! 잘 들어라. 나는 천검공자 천성하의 집사 천통문이다. 영패는 천검공자가 원하는 것이니 감히 감추려고 한다면, 내 너희의 삼족을 멸할 것이다!

‘중주 사대 공자 중 최고라 불리는 천성하?’

두 사람은 천성하의 이름을 듣자마자 안색이 바로 변하였다.

분노로 가득 찬 모습이 순식간에 억울함으로 바뀌었다.

“저희가 어찌 감히 천검공자의 물건에 손을 대겠습니까? 저희는 정말 보지 못했습니다!”

쾅!

그들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천통문이 손바닥으로 임목과 방한의 얼굴을 가격했다.

천검공자는 누구나 알 정도로 명성이 자자했다. 그는 중주 사대 공자 중 으뜸으로 꼽히며 나머지 세 공자보다 그 실력이 월등히 높았다.

중주성에서 배출한 가장 걸출한 천재로 일컬어지며, 중주성에서 유일하게 제2의 봉후가 될 가능성을 가진 인물이었다.

그에 비해 임목, 방한은 그저 일반 용병단의 단장일 뿐이다.

그런 그들이 어떻게 이런 인물을 건드리겠는가?

천성하가 삼족을 멸하겠다고 하면, 입만 뻥긋하면 되는 일이다.

그가 아직 천가의 가주는 아니지만 이미 가문을 움직일 권한은 충분히 가지고 있었다.

게다가 천가에는 천통문 같은 고수들도 무수히 많지 않은가.

“흥!”

천제현이 냉소를 날리며 두 사람 앞을 막아섰다.

임목, 방한은 천성하의 이름만 들어도 바들바들 떨었지만, 그는 조금도 두려울 게 없었다.

사실 영패는 천제현에게 있었다.

천제현은 이 영패가 무슨 용도로 쓰이는지 알지 못했다.

그러나 천성하가 탐을 내고 있으니, 이렇게 좋은 보물을 어떻게 이런 사람들에게 순순히 넘길 수 있겠는가?

“빨리 말해라! 영패는 어디 있는가!”

천통문의 눈빛이 장내를 훑고 지나간 순간, 강한 기세가 덮쳐왔다.

거대한 산이 짓누르는 듯한 중압감이 느껴졌다.

임목과 방한은 그 기세를 버티지 못하고 다시 쓰러졌다.

두 사람은 천성하의 세력이 두려워 감히 반격할 생각조차 못했다.

아니, 그 전에 아예 적수가 되지 못했다.

천통문은 혼성 3성의 실력자로 천제현 역시 상대하기에 벅찬 상대다.

게다가 천마교 교주와의 결전으로 체력을 회복되지 않은 상황에서 혼성 3성의 실력이라니.

하지만 천제현은 실력으로 이기는 사람이 아니며, 가장 중요한 건 그에게 새끼 여우가 있다는 것이다.

천제현은 천마교 교주의 마공을 격파하고 승리를 거두었지만, 사실 새끼 여우의 특수한 능력이 없었다면, 그때 누가 이겼을지 알 수 없었다.

천제현은 천통문의 추궁에 입술을 깨물고 말했다.

“보지 못했는데요!”

천통문이 코웃음을 쳤다.

“너희들 죽사발로 만들기 전까지 입을 열지 않을 작정이군!”

천제현이 크게 웃으며 말했다.

“포악하고 난폭한 데다 예의도 없군! 중주성 사람들은 다 그래요?”

“감히 뚫린 입이라고 함부로 지껄이다니! 네놈이 죽고 싶은 거로군!”

천통문이 대로하며 손을 쓰려 했다.

이때 염 장군이 호통을 쳤다.

“천통문, 그만하시오! 당신이 무얼 원하든 세 사람은 염무양의 계획을 무너뜨리고 천마교 교수의 부활을 막았소. 이 덕분에 중주성은 엄청난 재난을 비껴갈 수 있었단 말이오! 그들은 공신이나 다름없소이다!”

“염 장군, 정말 순진하시군! 정말 저들이 그럴 힘이 있다고 여기시오?”

천통문이 차갑게 말했다.

“난 그렇게 생각하지 않소! 저들은 그럴만한 무공도 없거니와 심지어 천마교 잔당임에 틀림이 없소!”

임목, 방한은 이 말을 듣자마자 황당한 마음에 얼굴색이 변했다.

‘모든 죄를 우리한테 뒤집어씌우다니! 정말 우리를 죽일 작정이군!’

염 장군이 말했다.

“무슨 뜻이오?”

“저놈들이 물자를 몰래 옮기는 걸 우리가 잡지 않았소! 그러니 이유를 만들어 우리를 속이는 것이지! 하지만 내가 방금 내려오면서 보았소. 모든 재료와 물자가 거의 다 없어졌소이다. 이것만 보더라도 저들의 죄를 물어야 하오!”

천통문이 엄숙한 목소리로 말했다.

“이 물건들은 너희들 것이 아니거늘 이를 착복하고 도둑질 하다니! 그 죄가 무거우니 마땅히 죽어야 한다!”

염 장군이 미간을 찌푸렸다.

물자 편취는 경우에 어긋난 면이 있지만, 이건 전리품이라 이해할 만했다.

“물론 물자는 별일 아니지요. 하지만 문제는 저들이 지금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거요!”

천통문이 말했다.

“염 장군, 당신 실력으로 봐도 모르겠소? 저들은 높아 봤자 혼성 2성의 수련자요! 그런 자들이 염무양 손아귀에서 살아남았다? 당신은 저들이 부활을 앞둔 천마교 교주의 손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고 생각하오?”

천통문의 말을 들어보니, 틀린 말은 아니었다. 분명 앞의 세 사람의 수준은 그다지 높지 않았다.

천통문이 뺨을 날렸을 때 임목과 방한은 피하지 못한 것만 봐도 알 수 있으리라.

그런 실력으로 마공을 수련한 염무양에 어떻게 대적할 수 있다는 말인가?

게다가 천마교 교주는 또 어떻고?

천통문을 위협적인 목소리로 말했다.

“그래서 지금 난 이 세 사람이 천마교와 관련 있다고 의심하는 것이오! 그러니 이들은 내게 넘겨주시오. 내가 직접 중주성으로 데려가 고문해야겠소!”

“중상모략입니다!”

“우리는 모두 중주성 사람입니다. 어떻게 여기와 관련이 있겠습니까?”

임목과 방한의 얼굴이 심하게 일그러졌다.

천통문 손아귀에 떨어지면 어찌 살기를 바라겠는가?

구실이야 만들면 된다.

최악의 경우는 정말 삼족이 멸하는 지경에 놓일 수도 있다.

“도대체 영패가 무엇이란 말이오?”

“우리는 정말 그 영팬가 뭔가는 본 적 없소!”

염 장군은 탐탁지 않은 목소리로 말했다.

“너희는 어떻게 염무양 손에서 살아남았느냐? 또 어떻게 천마교 교주를 이겼지? 하나도 남김없이 사실을 말하라!”

“염 장군! 이렇게 쓸데없는 일을 할 필요가 있소?”

천통문이 흥하고 콧방귀를 뀌었다.

“나에게 넘기시오. 3일 안에 그들의 입을 열겠소! 저들이 사실을 말하지 않고는 못 베길 거요!”

“하하하”

천제현이 박장대소했다.

천통문이 냉소를 머금고 말했다.

“뭐가 웃기냐!”

천제현은 직접 천통문의 앞으로 가 조금도 두려움 없는 표정으로 그의 눈을 바라보았다.

“방법이 궁금해요?”

염 장군, 천통문은 모두 어안이 벙벙해졌다.

“아주 간단하지!”

천제현의 말투가 더욱 신랄해졌다.

그는 한 자 한 자 또박또박 힘을 주어 말했다.

“왜냐하면, 내가 그들보다 강하기 때문이죠!”

염 장군이 깜짝 놀랐다.

“자네의 수준으로 말인가?”

“못 믿겠다면 어쩔 수 없고요. 지금 증명해 보이지요!”

천제현이 천통문을 가리키며 물었다.

“천검공자가 기르는 개야! 넌 혼성 3성의 실력이겠구나!”

‘천통문 보고 개라고 욕해?’

염 장군이 깜짝 놀랐다.

중주성에 이 정도의 대담함을 지닌 사람은 몇 없었다.

천통문은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올랐다.

“죽고 싶은 게냐!?”

“정말이지, 원수는 외나무다리에서 만난단 말이야! 그 빌어먹을 놈의 천씨 가문!”

천제현이 천천히 등 뒤에 있는 유명검을 뽑았다.

“입만 아프지! 어서 공격해 봐! 네놈이 인정하지 못하겠다면, 네놈이 인정할 때까지 본때를 보여주는 수밖에! 이 몸이 다른 재주는 없어도 개를 교육시키는 건 잘하거든!”

장내 사람들 모두 깜짝 놀라 어리둥절해 했다.

이 평범한 놈이 하늘 아래 무서울 것이 없는 천통문을 이렇게 무시하다니.

이건 스스로 무덤을 파는 것과 무엇이 다르겠는가?

천통문은 본래 천씨가 아니었다.

그는 굉장히 유명한 자유 수련자로 사람들은 그를 가리켜 탈명서생이라 불렀다.

사실 천통문은 마력이 강할 뿐만 아니라 천문과 지리, 진법, 제약, 부적 등 모든 것에 능통한 인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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