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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력 믿고 막 간다-132화 (131/729)

# 132

제132장 승리, 그리고 축제

도살업자의 안면 근육이 씰룩거리며, 미친 사람처럼 경박하게 웃기 시작했다.

“어이, 양씨! 내 아들이 올해 너희 가문놈들 손에 죽었어!”

다른 사람들도 더 미쳐 날뛰었다.

거리 전체에 물 샐 틈 없이 사람들로 가득차기 시작했다.

양천랑을 향한 썩은 계란, 토마토, 돌, 대소변 세례는 끝없이 이어졌다.

천제현의 배짱에 감염된 듯, 다들 담력이 수천 배는 부풀려져있었다.

원한이 있으면 복수하고, 원한이 없으면 왁자지껄 구경하며 비웃으면 되겠거니 하며 다들 뒤질세라 앞다투어 몰려왔다.

양천랑의 온몸에 악취가 가득했다.

그가 입고 있던 하얀 두루마기 도포는 더 이상 그 색을 알아볼 수 없었다.

거리 순회가 거의 다 끝났다.

천제현이 양천랑을 사람들에게 내버리고는 말했다.

“자, 이 녀석을 성벽에 묶어놓고, 성문을 드나드는 사람들이 우리의 잡종공자의 늠름한 자태를 보게 하라!”

천제현을 건드린 대가는 참혹했다.

양천랑은 이미 치욕에 못이겨 정신을 잃은 상태였다.

천제현이 입술을 핥으며 말했다.

“식당의 좋은 술을 모두 내오세요! 기적상회가 술자리를 만들어 백성들에게 좋은 술과 고기를 베푸세요! 비용은 모두 기적상회 앞으로 넣어두세요! 제가 대접할게요!”

“하하하!”

“시원통쾌하다! 굉장해!”

어느새 천제현 곁으로 다가온 염천웅이 뒤돌아보며 큰 소리로 외쳤다.

“들었습니까? 천제현이 여러분에게 술과 고기를 대접하겠답니다!”

“천제현 만세!”

“천제현 만세!”

“…….”

사람들이 모두 환호하며 일어섰다.

양천랑이 잠시 정신을 차렸다가 다기 기절해 버렸다.

천제현이 대붕의 목에 검을 찔러 넣었다.

즉석에서 피를 빼고, 털을 뽑고, 껍질을 벗기고, 뼈를 발랐다.

거대한 대붕이 여덟 조각으로 해체되었다.

장립청 등 부적술사는 천제현의 지도에 따라, 천남성 광장에 거대한 바베큐 요리 마력진을 만들었다.

커다란 고기 덩어리에 꼬치를 꽂고, 고소한 짐승의 기름을 바른 후 요리 마력진을 이용해 익히기 시작했다.

고기가 구워지면서 유혹적인 향기가 한바탕 광장에 풍겼다.

모든 사람들이 냄새를 맡고 군침을 흘렸다.

‘2급 마수의 고기다!’

2급 마수의 고기는 진귀할 뿐 아니라 대단한 보양식이기도 했다.

사람들이 고기를 썰어, 소금, 고추 등 각종 조미료를 뿌리고 큰 접시에 담아 하나씩 받쳐 들고 나갔다.

성 주민들이 대붕 요리를 즐겼다.

시원한 술까지 제공되어 정말 성대하기 이를 데 없는 야외 잔치였다.

대붕은 몇 백만 금화를 주더라도 살 수 없는 진귀한 짐승이다.

그런데 천제현은 가축처럼 즉석에서 도축해 요리 재료로 삼다니.

대붕의 피와 고기에는 매우 강한 마력이 함유되어 있었다.

그래서 신체를 보양하고, 체질을 개선하며, 심지어 수련자의 성장 폭을 일정 정도 향상시키기에 충분했다.

보통 사람이라면 평생 동안 한 입도 먹을 기회가 없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누구나 무료로 마음대로 만끽할 수 있다.

물론 대붕 고기에는 들어있는 마력이 매우 강하기 때문에 보통 사람은 한 입만 먹어도 온몸에 열이 올라 더 먹을 수 없게 된다.

연체술사도 받아들이기 어려울 정도였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몰려왔음에도 대붕 고기는 많이 남아있었다.

천제현은 고기를 다 발라낸 거대한 뼈 위에 앉았다.

왼손에는 커다란 고기를 들고, 오른 손에는 커다란 술독을 끌어안고 있었다.

크게 한 입 고기를 물고, 크게 한 모금 술을 마시며 행복한 표정을 지었다.

새끼 여우도 몇 백 근은 되보이는 커다란 고깃덩이를 끌어안고 있었다.

한 입 크게 물어뜯어 삼키며, 아주 맛있게 먹었다.

아무리 봐도 배속에 들어가는 고기가 여우의 몸보다 몇 배는 더 커보였다.

그런데도 새끼여우는 계속해서 고기를 삼키고 있었다.

천제현은 새끼여우를 보며 고개를 갸웃하다가 왼손에 들고 있는 고기를 바라보았다.

“이 고기는 너무 오래된 것 같은데요?”

“응?”

공서련도 긴 꼬챙이를 쥐고 있었다.

꼬챙이에는 여섯 덩어리의 주먹만 한 고기가 꽂혀 있었다.

양 볼은 터지도록 고기를 베어 물어 삼켰다.

“내가 보기에 너무 맛있는데! 우리 식당 1급 마수 고기보다도 훨씬 낫네!”

새끼 여우도 동의한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공서련은 천제현이 천랑공자와 싸우는 것을 보지 못한 것이 아쉬웠다.

공서련이 소식 듣고 달려왔을 때 싸움은 이미 끝나 있었고, 천제현이 천랑공자를 묶어 여기 저기 끌고 다니는 중이었다.

싸우는 것은 보지 못했지만 기적상회를 호시탐탐 노리던 양씨 가문의 콧대를 눌러준 것을 보고 속이 시원했다.

게다가 그 대상은 무려 양씨 가문의 후계자이자, 중주성 사 공자라고 불리는 천랑공자였다.

천제현은 양천랑을 죽이거나 망가뜨리지도 않았다.

그저 가장 거칠고 대담한 방식으로 그에게 모욕을 주었을 뿐이다.

어쩌면 양천랑에게는 죽는 편이 더 나았을지도 모른다.

양천랑이 천제현에게서 벗어난다 하더라도 평생 오늘의 모욕을 잊지 못할 것이다.

어쨌든 그건 양천랑의 입장이었다.

공서련이 신경 쓸 문제가 아니었다.

사실 공서련이 가장 탄복한 것은 주민들을 이끈 모습이었다.

평소의 성 주민이라면 감히 양천랑에게 썩은 계란을 던질 수 있었을까? 감히 양천랑의 대붕을 잡아먹을 수 있을까?

그들의 아무리 담력이 커지더라도 그렇게는 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천제현이라는 존재가 나타나니 완전히 달라졌다.

분위기에 휩쓸린 면도 컸지만, 주민들이 그렇나 행동을 할 수 있었던 근본적인 이유는 천제현에 대한 믿음 때문이었다.

천제현이 있으면 자신들의 행동으로 인한 문제가 발생하더라도 그가 해결해줄 것이라는 믿음.

‘역시 천제현은 보통 사람이 아니야!’

공서련이 시선을 들어 살피니 장내의 모두가 즐겁게 술을 나누고 있었다.

사람들은 술잔을 높이 들고, 오늘의 큰 사건을 축하했다.

한편 공화련은 마음이 편안하지 않았다.

천제현 녀석이 미친 녀석이라는 건 일찌감치 알고 있었지만, 아무래도 오늘은 그 미친 짓이 도를 조금 지나쳤다.

이는 분명 양씨 가문을 모욕한 것이다.

아니 모욕이라는 말로 표현할 수 없다.

천제현은 양씨 가문의 원수가 된 것이다.

양씨 가문 사람들이 반드시 광적으로 반격해 올 것이다. 사생결단을 내려 할 것이다.

‘천제현이 정말 이를 대처할 능력이 있을까?’

공화련은 양씨 가문과 중재할 방법을 찾고 싶었지만 불가능하리란 걸 잘 알고있었다.

남궁 가문이 어떤 압력을 가하더라도 양씨 가문이 천제현을 포기할 리 없다.

“아가씨, 그렇게 우울한 표정 짓지 마세요!”

천제현이 눈치 없이 다가왔다.

“오늘은 기쁜 날이잖아요!”

공화련이 천제현을 쏘아보았다.

“너는 당연히 기쁘겠지! 근데 양무도의 분노에 어떻게 대처할지 생각은 하고 이런 일을 저지른거야?”

“양무도가 누구죠?”

공화련은 천제현의 대답에 멍해졌다.

공화련이 멍한 표정을 짓자 천제현은 이내 손을 휘저었다.

“됐어요, 그가 누구든 상관없어요. 작은 아가씨, 이리와요!”

공서련이 낼름 뛰어왔다.

공서련은 마수 고기를 많이 먹어서 양 볼이 새빨갛고 온몸이 뜨끈뜨끈한 상태였다.

천제현이 고개를 끄덕였다.

‘지금이 적기야!’

천제현이 품에서 두개의 옥병을 꺼내 공서련과 공화련에게 건넸다.

옥병 안에는 보라색 단약이 들어 있엇다.

공화련은 옥병안에 있음에도 단약 안에 가득 찬 왕성한 마력을 느낄 수 있었다.

“이건 혼영단이에요.”

천제현은 얼굴에서 웃음기를 거두고 진중한 표정으로 말했다.

“제가 염천웅, 장 대사님과 함께 만든 거예요. 일인당 한 알씩, 기회는 단 한번 뿐입니다!”

공화련은 흠칫 놀랐다.

혼영단을 이렇게 빨리 만들어냈단 말인가?

공서련은 호기심에 물었다.

“이 단약이 우리를 혼성술사로 만들어주는 거야?”

“혼영단은 원래 연체 난관을 깨는 최고의 단약이에요. 게다가 제 독자적인 방법을 더해 조제한 것이라 연체 9성 정점의 사람이 복용하면 대략 80%의 확률로 혼성의 경지에 도달할 수 있어요.”

천제현이 두 사람에게 말했다.

“하지만 두 분은 이제 막 연체 9성 정점에 들어섰다는 것을 고려하여, 제가 보조 단약 몇 개를 다시 조제해서 드릴게요. 그것들도 함께 복용하면 성공률은 90%이상으로 높아질 거예요.”

엄청난 성공률이었다.

‘정말 상상도 못했어!’

공화련과 공서련이 놀라 서로를 쳐다봤다.

“일이 지체되어서는 안 돼요! 2급 마수 고기를 먹은 지금이 제 때에요!”

양씨 가문 사람이 천남성에서 발생한 사건을 알게 되면 분명 미친 듯이 몰려올 것이다.

천제현이 혼성 경지까지 돌파한다 해도 양씨 가문의 공격을 막아낼 수 있을 거란 장담은 하지 못한다.

하지만 세 사람 모두 혼성 경지의 실력을 보유할 수 있다면 최악의 상황을 만난다 해도 최소한 자신을 보호할 능력은 갖출 수 있다.

그러므로 양씨 가문이 쳐들어오기 전에 반드시 혼성 경지에 올라야 했다.

세 사람은 집으로 돌아왔다.

그러고는 각자의 방에 들어가 외부와 접촉을 끊고 홀로 정진하기 시작했다.

천제현이 방으로 들어가기 전 새끼 여우를 입구에 놓아주고는 강시 내단 한 개를 꺼내주며 머리를 툭툭 쳤다.

“이번 정진은 매우 중요해. 어떤 사람도 날 방해하게 해서는 안 돼.”

새끼 여우가 발톱으로 아무 문제없다는 몸짓을 해 보였다.

여우는 발톱을 이용해 문 입구에 몇 개의 부호를 그렸다.

아주 작은 금제진법이 형성되었다.

“너 이 녀석 알고 보니 재주가 뛰어났구나!”

새끼 여우가 거들떠볼 가치도 없다는 표정으로 성가시다는 듯 발톱을 번쩍 들었다.

‘이 녀석 정말 매가 모자라나 보군!’

천제현은 여우를 뒤로한 채 방으로 들어가 가부좌를 틀고 앉았다.

그러고는 최상의 수련 상태로 조정하기 시작했다.

혼영단은 아름다운 보석처럼 보였고, 표면에는 심지어 꽃문양이 있었다.

천제현은 지체없이 혼영단을 삼켰다.

한바탕 강력한 마력이 혼영단 안에서 자욱하게 흘러 나왔다.

‘마침내 이 단계까지 왔다! 2개월만이야! 오래 걸렸다!’

하지만 작은 나라에 자원이 척박한 것을 고려하면 이 속도가 그렇게 느린 것도 아니었다.

천제현은 굳게 믿었다.

정점에 서 본 경험이 있었던 만큼, 다시 그 정점으로 돌아갈 수 있다고.

아니 그 정점을 뛰어넘을 수 있다고!

혼성 경지는 천남성에서 매우 드문 경지다.

하지만 그것은 천남성이 작은 도시라서 그런 것 뿐이다.

연체의 경지가 기초를 쌓는 단계라면, 혼성의 경지는 곧 수련의 입문이었다.

혼성 경지에 서야 진정한 수련자라고 할 수 있다.

‘이것은 입문일 뿐이다!’

양씨 가문은 곧 권토중래하여 대대적으로 쳐들어올 것이다.

솔직히 말하면 양씨 가문의 반격을 막아낼 수 있느냐 없느냐는 천제현도 그리 자신하지는 못했다.

설령 양천랑을 인질로 삼는다 해도 그 혼자일 뿐이었다.

하지만 천제현은 후회하지 않는다.

똑같은 상황이 벌어진대도 천제현은 여전히 오늘과 같은 선택을 헀을 것이다.

그래봐야 한낱 가문 하나일 뿐 아닌가?

천제현이 혼영단을 복용하고 두 눈을 꼭 감자 온몸의 마력이 순간 솟구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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