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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력 믿고 막 간다-128화 (127/729)

# 128

제128장 남궁 가문과 천랑공자(2)

그 괴이한 젊은이는 싸우면 싸울수록 점점 더 용맹해지는 듯했다.

심지어 약간 우세인 것 같기도 했다.

그때, 갑자기 정령이 팽창하더니 그의 온몸을 감싸 안았다.

그러자 거대한 늑대가 살아 있는 짐승처럼 허공에서 두 날개를 펴고 남궁해를 향해 달려들었다.

“신랑천습! 분천권!”

남궁해의 온몸에서 용암이 흘러내리기 시작했다.

그가 허공을 주먹으로 내리치자 두 줄기의 강력한 기운이 부딪히며 성안의 집들을 태워버리기 시작했다.

주변에서 구경하던 백성들은 혼비백산해서 뿔뿔이 흩어졌다.

지난 백 년간 천남성에서 이 정도로 격렬한 전투는 한 번도 없었다.

두 사람은 너무 강했다.

남궁해가 기운을 담아 청년에게 돌진했다.

허공에서 두 인영이 충돌했다.

충돌의 여파로 인해 청년의 몸이 몇 장이나 날아갔다.

그러나 그는 몇 군데 경상을 입은 데 반해 남궁해는 입에서 선혈을 토했다.

피해만 보자면 남궁해가 더 심각해 보였다.

둘 다 무공 경지는 비슷하지만 그 괴이한 청년이 조금 더 강한 것 같았다.

“알았다! 용익마염랑(龍翼魔焰狼)!”

“용익마염랑이라고?”

“저 자가 바로 중주 사 공자 중 한 명인 천랑공자 양천랑이었어!”

구경꾼들은 벌어진 입을 다물지 못했다.

너무 강하다 했더니 저자가 바로 그 유명한 중주 사 공자 중 셋째인 천랑공자 양천랑이었던 것이다.

천남성 사람들은 두 정상급 강자의 교전을 보고 흥분했다.

직접 눈으로 보지 않았다면 사람이 이 정도까지 강해질 수 있다는 것을 믿기 어려울 정도였다.

“천제현, 빨리 가게!”

남궁의는 굳은 표정으로 천제현에게 말했다.

“지금 상황이 자네한테 아주 좋지 않아! 남궁해 그 늙은이가 악의를 감추고 있지만, 양천랑은 어떻게든 너와 결판을 내려고 한다고!”

가라고?

떠날 수 있을까?

천제현은 아직 혼성의 경지에 오르지 못했다.

그런 그가 어찌 이 두 사람의 손아귀에서 도망칠 수 있을까?

“흠, 성주 마음 놓으세요, 저도 그렇게 쉬운 상대는 아닙니다!”

남궁의는 일이 이렇게 될 줄 몰랐다.

중주 사 공자.

한 명, 한 명 모두가 보통이 아니다.

하나같이 사대 가문 중 천부적 자질이 가장 뛰어난 천재들이다.

가문 전체가 힘을 합쳐 억만금의 자원을 투입하여 대대적으로 배출된 인물들인 것이다.

실력으로 보나, 권세로 보나, 영향력으로 보나, 중주의 최고 수준이다.

천제현이 그들에게 어떻게 맞설 것인가?

하물며 남궁해는 말할 것도 없다.

이 시각, 양천랑의 신분을 알게 된 남궁해도 역시 약간 놀랐다.

“정말 생각지도 못했어. 중주성 양씨 가문에서 이런 대단한 인물들이 나오다니!”

양천랑은 무중력 상태로 거닐 듯이, 하늘 높이 솟아 성큼 성큼 걷다가 천천히 착지했다.

하얀 도포가 기품 있고 도도해 보였다.

늑대처럼 사특한 눈에서는 뭔가 색다른 느낌을 풍겼다.

“남궁해 장로님도 남궁 가문의 고수로 손색이 없습니다. 후배로서 정말 존경합니다!”

남궁해는 생각이 분명해졌다.

양천랑이 자신의 체면을 세워준 것이다.

남궁해의 수련 정도는 양천랑보다 약간 높지만, 정령과 천부적 소질에 있어서는 훨씬 미치지 못했다.

계속 싸운다면, 남궁해는 오십 합도 버텨내지 못할 것이었다.

많은 사람들이 지켜보고 있는 가운데 패배하면, 어떻게 얼굴을 들고 다니겠는가.

남궁해는 미간을 찌푸리고 물었다.

“천랑 공자가 일부러 천남성에 찾아오는 것이 설마 이 늙은이와 겨루기 위해서만은 아닐텐데?”

양천랑 입가에 사특한 미소가 걸렸다.

“저는 양씨 가문을 대표하여 남궁 가문과 동맹을 논하기 위해 왔습니다. 양씨 가문은 남궁 가문을 지지합니다!”

남궁해는 문득 마음속에 동요가 일어났다.

‘양천랑은 천재로구나!’

양씨 가문 역시 고수가 구름 떼처럼 몰리는 용병 가문인데, 그들이 만약 남궁 가문의 깃발 아래 늘어선다면, 이것은 남궁 가문에게 아주 큰 힘이 될 것이었다.

남궁해가 중주성에 들러, 이 좋은 일을 서둘러 성사시킨다면, 어찌 가문을 위해 큰 공을 세우는 것이 아니겠는가.

“양씨 가문은 딱 한 가지 조건만 걸겠습니다.”

“무슨 조건?”

양천랑의 시선이 군중 사이를 훑었다.

“이곳에 천제현이라는 젊은 녀석이 모략질을 하여 양씨 가문 장로를 살해하였고, 양씨 가문 고수를 못 쓰게 만들어 버렸습니다. 저희 양씨 가문이 이로 인해 수치를 당하였으니, 저와는 물과 불처럼 섞일 수 없는 관계입니다. 장로께서도 두 가문과는 아무 관련도 없는 녀석이 연맹을 맺는 거사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원치 않으시겠죠?”

남궁해가 크게 웃었다.

“내가 얼마나 큰일을 앞두고 있는데. 그까짓 사소한 골칫덩어리야, 당연히 당신에게 넘길 수 있소. 다만 아직 나에게는 쓸모가 있으니, 녀석의 남은 목숨을 나에게 남겨준다 생각하고 내가 데려갈 수 있게 해주시오.”

양천랑이 미간을 찌푸렸다.

“제가 온 이상! 그는 반드시 죽어야 합니다!”

“양 공자, 안심하시오.”

남궁해는 진심을 다해 말했다.

“당신은 그를 완전히 못쓰게 꺾어 버려 영원히 괴로운 삶을 살아가도록 할 수 있소. 차라리 죽는 게 나은 삶을 사는 것, 이 얼마나 훌륭한 복수겠소!”

“좋습니다!”

양천랑은 남궁해의 말대로 하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럼 제가 먼저 그 사지를 조금씩 찢고, 온몸의 뼈를 부수고, 영원히 일어서지 못하게 만들어, 영원히 불구자로 살아가도록 할 것입니다!”

남궁해는 천제현이 어떻게 되든 살아만 있으면 된다고 생각했다.

“편할 대로!”

“절대 안 됩니다!”

남궁해가 다가오는 남궁의를 차갑게 바라봤다.

“양씨 가문은 중주성의 명문 가문이다. 설마 고작 한 사람의 인생이, 중주성 양씨 가문 전체의 지지보다도 더 중요하단 것인가?”

“어리석도다!”

남궁의가 분노에 차서 냉정을 잃고 소리를 질렀다.

“정녕 그의 가치를 알아볼 수 없단 말입니까!”

남궁의의 이에서 빠득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남궁해! 천하의 어리석은 것! 천제현을 이런 식으로 대하다니. 그가 남궁 가문에 대한 원한을 심을 수도 있다는 걸 모른단 말인가! 훗날 남궁 가문에 파멸의 씨앗을 묻는 것과 같다는 것을 알지 못하는가!’

천제현에게는 분명 가문 전체를 파괴할 능력이 있다.

그에겐 분명히 그럴 잠재력과 능력이 있다.

남궁의의 몸에서 화산 정령이 방출되어 나왔다.

남궁해가 격노하여 말했다.

“남궁의, 건방지게 안하무인도 유분수지, 너는 가문의 규칙을 어기려는 것이냐? 이렇게 된 바에야, 이 늙은이가 오늘 가주를 대신해 너에게 교훈을 주어야겠다!”

“남궁 장로 화를 거두세요!”

양천랑은 정원을 산책하듯 걸어 와 사납게 용익마염랑을 방출하며 말했다.

“남궁 가문에서 남궁의 실력이 막강하다는 명성은 들었습니다. 무궁한 위력을 가진 화산 정령, 줄곧 가르침을 청할 기회가 없었는데, 오늘 이런 기회를 빌어서 남궁 성주와 한 번 겨루어 보려하는데 어떻겠습니까?”

남궁의는 누차 천제현을 보호했다.

양씨 가문을 자극해 화를 돋구었다고 말할 수 있다.

양천랑은 이번 기회에 남궁의에게 호되게 교훈을 새겨줄 생각이었다.

‘더이상 허튼짓을 못하게 만들어주지!’

남궁해는 당연히 양천랑의 생각을 알고 있었다.

“이 늙은이가 처리하기엔 좀 지치니, 천랑 공자에게 수고를 좀 부탁합니다!”

남궁의가 눈을 부릅떴다.

‘이 노인네가! 정말 가증스럽군!’

상황이 정말 아주 안 좋다.

양천랑과 남궁해, 두 사람은 모두 혼성 4성의 현혼 강자이다.

남궁의는 혼성 3성 정점의 허혼 실력이었다.

혼성 3성과 혼성 4성 사이 실력 차이는 매우 크다.

이 중 누구도 남궁의 혼자의 힘으로 쓰러뜨릴 수 없다.

‘진정 이 두 현혼 강자의 손에서 천제현을 지킬 수 있을까?’

“남궁 성주, 준비 다 됐습니까?”

남궁의는 신중한 표정이었다.

“요랑변(妖狼變)! 화신입체(化身入體)!”

양천랑의 기합 소리에 용익마염랑의 정령이 검은 불로 가느다랗게 분해되어 마치 한 층의 갑옷처럼 양천랑이 몸 주위에 모두 고르게 퍼졌다.

양천랑은 한 마리의 반인반수로 변해 본래 그 사특한 눈에서 더 기괴하고 어두운 빛을 뿜었다.

“이것이 중주성 양씨 가문에 대대로 전해 내려오는 공법인 요랑변인가?”

천씨 가문의 혼검결, 양씨 가문의 요랑변, 그리고 남궁 가문의 분천공.

모두 가문 혈통과 부합하는 무공이며, 수련할 때 훨씬 더 용이하게 할 뿐 아니라, 정령과 완벽히 부합하여 더 강한 전투력을 발휘할 수 있었다.

양천랑은 흉악하고 난폭한 기운을 둘둘 휘감고, 잔인한 눈빛을 빛내며 눈앞의 사냥감을 가늠해 보았다.

‘남궁의? 별것도 아니군!’

양천랑이 잔상으로 변해 돌진했다.

마력이 오른쪽 발톱에 응결되었다.

검은색 발톱이 지나간 벽 위에는 5줄의 깊은 균열이 남아 있었다.

양쪽 건물 벽을 모조리 발톱에 할퀴면서 엄청난 기세로 남궁의를 향해 정면 공격을 펼쳤다.

남궁의는 자신에게 다가오는 양천랑을 보며 두 손을 모았다.

“화산 장벽!”

화산이 폭발하듯 억눌러온 힘을 분출시켜 거대한 장벽을 만들었다.

쿵!

검은 발톱과 화산 장벽이 부딪혔다.

양천랑의 발톱의 위력은 화산 장벽을 찢기에는 충분했다.

그러나 장벽 뒤의 남궁의까지 다치게 하진 못했다.

남궁의는 기회를 놓치지 않고 주먹에 용암의 기운을 실어 양천랑을 향해 뻗었다.

양천랑이 흠칫 놀라며 자신도 왼쪽 주먹을 뻗었다.

두 사람이 서로 뻗은 주먹이 격돌했다.

거리의 절반 가까운 건물의 창이 사나운 힘의 진동으로 박살 났다.

순간 무시무시한 폭발로 사방의 먼지와 파편이 휘날렸고, 현장에서 의식을 잃어버린 사람도 적지 않았다.

양천랑은 놀라 몇 걸음 뒤로 물러났다.

남궁의의 입에서는 한줄기 피가 흘러 나왔다.

화산 정령은 과연 엄청난 위력이었다.

그것은 비록 신급 정령은 아니지만 매우 거칠고 들끓는 에너지를 가지고 있었다.

게다가 화산 정령을 소유하고 있기 때문에 남궁의의 마력은 동급의 수련자보다 두, 세 배는 풍부했다.

남궁의가 보유한 화산 정령은 비록 정령 3성 정점에 위치해 있으나, 파괴력은 3성 이상의 현혼 강자와 싸워 이길 수 있을 정도였다.

한 마디로 남궁의는 매우 강했다.

다만 안타깝게도, 그는 가문을 잘못 타고 났다.

남궁 가문에는 천재가 너무 많았던 것이다.

만약 그가 중주성 4대 가문 안에서 태어날 수 있었다면, 그 천부적 자질로 분명 중주 사 공자와 같이 배양된 힘을 얻을 수 있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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