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15
제115장 중주성 선봉
“무공? 우리 남궁 가문의 분천공보다 강할 리 없잖아!”
“분천공이 뭐가 대단해요?”
천제현이 설명했다.
“이건 대열반경(大涅槃经)이라고 불리는 무공이에요. 아가씨의 정령과 잘 맞지 않았다면 안 드렸을 겁니다!”
천제현이 속으로 궁시렁거렸다.
‘이 무공은 3만 년 후의 세계에서 가져온 거라고!’
그러나 정말 3만 년 후에 만들어진 무공은 아니었다.
무공은 아마도 혼돈시대에 탄생했지만 후세의 개량을 거쳐 초월적인 무공으로 거듭났을 것이다.
천제현이 가지고 온 무공은 많지 않았다.
대열반경은 최고로 강한 무공에 속하며 성광불멸체에 결코 뒤지지 않았다.
물론 수련 난이도는 훨씬 높았다.
지금의 남궁혜의 실력으로는 연마해낼 수 없지만 일찍 건네주어 더 많이 깨닫게 하는 게 여러 방면으로 좋았다.
“완벽히 외운 후 불태우세요. 다른 사람에게 전수하면 안 됩니다.”
“알겠어! 명을 받들지요! 회장 어르신, 감사해요!”
흥분한 남궁혜가 다가와 천제현을 덥썩 안았다.
이렇게 되자 모두 호기심이 더해졌다.
‘강시협곡에서 무슨 일이 있었을까?’
남궁의가 나지막이 천남성을 떠난 동안 일어난 일을 물었다.
남궁의의 질문에 천제현은 별거 아니라는 듯 강시협곡에서 겪은 일을 간단히 설명했다.
“이들이 고묘의 강시인가?”
장립청이 믿을 수 없어하며 조각상처럼 문 앞에 서 있는 열여덟 구의 강시를 쳐다봤다.
“강시를 병사처럼 만들 수 있다는 건 들어본 적이 없네. 정말 금시초문이야.”
천제현이 대수롭지 않다는 듯이 말했다.
“실은 어렵지 않아요. 약간의 방법으로 난폭한 모습을 없애 버리고 빈껍데기와 힘만 남길 수 있습니다. 그게 바로 강시 병사죠.”
염천웅이 안타까운 표정을 지었다.
“만약 천년강시를 데려올 수 있었다면 양씨 가문이나 천씨 가문은 아무것도 아니었을 텐데!”
강시는 연마를 통해서만 강시 병사가 될 수 있었다.
천제현은 삼천현관진에서 천년강시와 마주쳤다.
모두 자연스럽게 요괴가 된 강시들로 연마 과정을 거치지 않아 통제할 수 없었다.
게다가 천년강시는 힘이 너무 강해 지금 천제현의 실력으로는 어혼방울이 있다고 해도 조종할 수 없다.
남궁혜가 몹시 언짢아했다.
“그렇게 재미있는 모험에 날 안 데려가다니! 날 데려갔으면 일당백이였을 텐데!”
천제현은 이 말에 수긍했다.
남궁혜의 말은은 허풍이 아니다.
신급 정령인 봉황의 파괴력은 가공할 만하다.
게다가 남궁혜는 성광불멸체를 연마하여 방어력도 갖췄다.
운요와 귀면노인 같이 마력이 높은 사람이라도 고묘에서는 남궁혜의 상대가 안 될 수도 있다.
하지만 고묘유적은 계획에 없던 모험이었다.
천제현이 고개를 저었다.
‘선물을 다 돌렸어! 이제 본론으로 들어가야지.’
모두 제자리에 앉자 천제현이 입을 열었다.
“모두 상회의 근황에 대해 말씀해주세요!”
“걱정 마. 내가 직접 지키고 있어서 식당은 별 타격이 없었어. 영업을 시작한 이후 매출은 안정적인 편이야. 매일 이윤이 금화 2~3만 냥은 돼.”
그렇다면 매달 최소 금화 60만 냥이 아닌가?
정말 대단한 매출이었다.
“천남성에 수련자가 20만 명이니 마력 식당 하나로는 너무 부족해.”
남궁혜가 자신만만하게 말했다.
“분점 수를 늘리자. 천남성 시장을 전부 먹어버리는 거야. 그럼 매월 수백 만 냥의 수입을 올리는 것도 어렵지 않아!”
‘좋다, 정말 좋아!’
그야말로 황금알을 낳는 거위였다.
천제현이 다시 물었다.
“남운상회의 상황은 어떤가요?”
염천웅이 호쾌하게 웃었다.
“걱정 말게. 공씨 댁 큰아가씨가 직접 관리하고 나도 믿을만한 제약사를 골라 상회에 가입시켰네. 각종 약재들을 모으고 밤낮으로 약을 조제하여 언제라도 개업할 수 있네.”
염천웅이 단약을 한 알 꺼냈다.
“이걸 보게!”
“이게 연기단인가요?”
“맞네. 사부가 조제한 연기단이지. 이제 딱 100알 만들었네. 온 성이 깜짝 놀랄 거야. 돈을 억수로 벌겠지.”
장립청이 말했다.
“부적 상점 상황도 마찬가지네. 여러 종류의 새 부적을 상당량 확보했어. 시장에 내놓기만 하면 바로 상당한 점유율을 차지하게 될 걸세.”
양씨 가문이 큰 타격을 입고 나서 천남성의 부적과 단약 시장은 공백상태였다.
남운상회가 이 시기에 치고 들어간다면 분명 가장 좋은 성과를 거둘 것이다.
천씨 가문과 양씨 가문의 보복이 이어졌지만 천제현이 제때 돌아와서 기적상회는 심한 타격을 받지 않았다.
공화련은 비밀리에 상당량의 수정의 눈물을 비축하여 마력전지 대량 생산을 위한 준비를 마쳤다.
마력등은 이미 양산에 성공했으니 상회가 안정되기만 하면 바로 시장에 선보일 수 있다.
천제현은 상회에서 거둔 성과에 몹시 만족해했다.
이번 모험으로 목돈을 건졌지만 이 정도는 제대로 쓰기 시작하면 며칠 안 가서 바로 사라질 액수가 아닌가?
천제현은 돈을 벌 수 있는 수단을 더 마련해야 했다.
값비싼 수련 비용을 위해 더욱 크고, 안정적인 수입이 있어야지만 근심이 없다.
천제현이 흡족해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천남성 상황은 해결이 되었으니 중주성에 진출하는 문제를 고민해야 합니다!”
‘중주성?’
‘중주성에 진출한다고?’
천남성은 평범한 도시에 불과했다.
그에 비해 중주성은 인구가 9백만이나 되는 대도시로 정기가 가장 넘치는 곳이었다.
천재나 각종 자원 모두 남하국에서 최고 수준을 자랑하는 도시이기도 했다.
천제현이 말했다.
“중주성은 사람이 많고 수련자 수도 천남성의 예닐곱 배나 되어 백만이 넘죠. 자원과 재화는 천남성의 열 배나 됩니다. 이 시장을 먹을 수 있다면 기적상회는 짧은 시간 안에 국내 일류의 상회로 거듭날 수 있어요!”
남궁혜가 호탕하게 웃었다.
“말 잘했어! 난 진작 그러고 싶었다고! 예전에 화련 언니와 이야기한 적이 있어. 그때 언니는 아직 때가 안 되었다고 했어.”
장립청이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
“나도 좀 이른 것 같네.”
“아닙니다. 모든 일은 미리 준비해야지요. 비록 주력부대는 천남성에 있겠지만 강력한 선봉을 파견해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선봉?”
천제현이 턱을 쓰다듬으며 곤란한 표정을 지었다.
“선봉은 반드시 믿을만한 인재여야 하며 강력한 실력이 있어야 해요. 기지 넘치고 수단도 좋아야지 사전에 기반을 제대로 닦을 수 있습니다. 누구를 골라야 할까요?”
“고르긴 뭘 골라!”
남궁혜가 생각도 하지 않고 말했다.
“내가 가면 되잖아!”
장립청이 걱정스럽게 말했다.
“중주에는 적이 많아. 혈혈단신으로 갔다가 위험하지 않겠니?”
“에이, 뭐가 위험하겠어요?”
남궁혜가 대수롭지 않다는 듯이 말했다.
“이제 혼성 1성의 수련자도 제 상대가 되지 않아요. 전 언제라도 순식간에 혼성 경지로 넘어갈 수 있는데 누가 절 우습게 보겠어요? 아버지와 천제현이 모두 중주성에 가라고 재촉했잖아요. 게다가 제가 가면 가문의 부대 하나를 데려갈 수 있어요. 부대 하나가 제 밑으로 들어오게 되니 선봉에는 제가 딱이죠!”
남궁혜는 과시욕이 강했다.
이건 공을 세울 절호의 기회였다.
그녀는 천제현이 동의하지 않을까봐 곧바로 말을 이었다.
“남궁 가문은 중주성의 군대와 정계에 영향력이 크지 않아. 그러나 중주학당에서는 이야기가 다르지. 중주학당의 학생 신분으로 위장하면 학당의 막대한 자원을 이용할 수 있어. 안전이나 다른 걸 고려해도 내가 안성맞춤이야!”
남궁혜 자체만으로도 상대하기 힘든 강적이다.
기적 상회를 적대하는 세력이 있어도 상대가 남궁 가문 최고의 천재라는 것을 알면 기세가 한풀 꺾일 것이다.
“아가씨가 자원하셨는데 어떻게 반대를 하겠어요?”
천제현이 일어나 남궁혜에게 술을 권했다.
“일단 한 잔 올릴게요. 무사히 다녀오세요!”
남궁혜가 호쾌하게 단숨에 잔을 비운 다음 입가를 훔쳤다.
“내게 맡겨!”
“혼자서 중주성에 가려면 경비가 필요하죠.”
천제현이 틈을 주지 않고 말했다.
“큰아가씨께 여쭤봤는데, 상회에 약 금화 백만 냥이 남았다고 하니 활동경비로 가져가세요!”
최근 대량의 유성초를 소모하고 약방과 부적 제작소를 세운데다 새 식당에 투자하느라 상회에는 자금이 많지 않았다.
“뭐? 금화 백만 냥!”
남궁혜는 몹시 감동했다.
“그…… 그건 너무 많잖아!”
“많다니요? 전혀요! 천남성에서야 금화 백만 냥으로 일을 크게 벌일 수 있죠. 그러나 중주성에서는 아무것도 못 해요.”
“천제현의 말이 맞아.”
장립청이 고개를 끄덕였다.
“중주성을 천남성과 비교할 수는 없지!”
천제현이 말을 이었다.
“급하게 성과를 보려하지 마세요. 우선 무공 수련에 필요한 재료비에 보태세요. 그리고 상회에는 사람과 근거지가 부족하니 능력 있고 믿을 만한 사람을 끌어들이세요. 상회를 위해 인재와 근거지를 마련해야지요. 일단 기반을 닦은 후 우리가 가면 정식으로 한판 크게 벌려야죠.”
남궁혜는 갸우뚱했다.
‘그럼 금화 백만 냥이 많은게 아닌가?’
사실 금화 백만 냥 정도면 연체술사가 돈 걱정을 날리기에 충분하고, 하급 혼성술사에게도 상당한 거금에 해당하는 액수이다.
그러나 강대한 세력, 대규모 상회에는 구우일모같은 금액이다.
성광불멸체 같이 연마에 많은 비용이 드는 무공으로 볼 때 결코 거액이 아니다.
천제현은 아직 소성 경지에 진입하지 못했지만 매월 최소 재료비로 금화 10만 냥을 쓴다.
남궁혜처럼 유리체를 완전히 연마하려면 비용이 열 배 이상은 더 들 것이다.
고작 백만 냥이다.
뭔가를 하기에는 부족한 금액이다.
하지만 남궁혜는 몹시 흥분했다.
어릴 때부터 지금까지 이렇게 많은 돈이 생긴 건 처음이었다.
게다가 이렇게 신뢰를 받기도 처음이었다.
그리고 그만큼 무거운 사명감을 느꼈다.
‘내게 중주성 선봉대라는 중임을 맡겼으니 반드시 제대로 해내야 해!’
천제현이 말도 꺼내기 전에 남궁혜는 문을 박차고 나가 급히 집으로 갔다.
장립청이 인자한 얼굴로 말했다.
“저 불 같은 성격 좀 보게. 제대로 손을 봐야 해!”
남궁의는 소식을 듣고 가슴이 뻥 뚫리는 것 같았다.
한편 남궁혜는 남궁의가 알면 대로할 만한 생각을 하고 있었다.
‘아버지가 설마 그냥 보내시진 않겠지? 곧장 수련비로 50만 냥을 주실 거야!’
저녁 무렵 남궁혜는 흰코뿔소 차를 타고 집안 호위병들의 삼엄한 호위를 받으며 천제현 무리와 작별인사를 나눴다.
그리고 요란 법석하게 중주성으로 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