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능력 믿고 막 간다-77화 (76/729)

# 77

제77장 문제는 아직 해결되지 않았다.

천제현은 금화 50만 냥과 완벽한 설비를 갖춘 공장, 도진천의 전 재산까지 손에 넣었다.

도진천이 서둘러 작별 인사를 한 것은 틀림없이 값나가는 물건을 옮길 준비를 하러 가기 위함이다.

그러나 천제현이 과연 그럴 시간을 줄까?

도진천이 돌아간 후, 보물을 몇 개 챙기기도 전에 천제현이 그의 재산을 가지러 남궁혜, 장립청과 함께 찾아갔다.

도진천은 이젠 정말 빼도 박도 못하게 생겼다.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천제현은 공서련, 공화련, 남궁혜, 염천웅을 보냈다.

“큰 방을 샅샅이 뒤지세요. 값나가는 물건을 발견하면, 그것이 설령 요강이라고 해도 가지고 나오고요!”

이들은 상기된 모습으로 재빨리 들어가 구석구석 뒤지기 시작했다.

도진천의 저택은 완전히 엉망진창이 되었다.

마침내 값나가는 수정석, 내단, 물약, 단약을 비롯하여 수십만 냥에 이르는 금화와 금화가 저장된 수정조각 몇 개, 수십만 냥에 이르는 현금도 발견했다.

이것들은 현금으로 환산하면 족히 금화 100만 냥쯤 될 것이다!

금화 100만 냥이 대체 얼마인가?

남운상회 전체를 팔아도 이렇게 큰돈을 만질 수 없을 지도 모른다.

이밖에 신기하고 진귀한 보물, 값비싼 사치품 등도 있었다.

그 것들의 가치를 당장에 계산할 수 없지만, 꽤나 비쌀 것이 분명했다.

염천웅은 흥분한 모습으로 걸어 나왔다.

“삼생요충! 삼생요충이에요! 삼생요충이 무려 200마리가 넘어요!”

‘삼생요충? 연기단에 쓰이는 약재 아닌가?’

이 약재는 대단히 희귀하여 천남성 전체에서 그 수량이 얼마 되지 않았다.

그런데 도씨 가문 저택에서 수백 마리가 나왔다니!

천제현은 굉장히 흡족했다.

“이 정도의 삼생요충이면, 연기단 수백 개를 만들 수 있을 거예요. 우리 남운약방이 세력을 확장할 수 있겠군요! 염형, 잘하셨습니다. 큰 공을 세우셨으니 큰 상을 드리지요!”

염천웅이 뛸 듯 기뻐했다.

“고맙습니다! 회장님!”

단약 조제에 미친 염천웅은 돈에는 별 관심이 없었으나 약에 대해서만큼은 엄청난 집착을 보였다.

그는 천제현에게서 최상급 단약 제조 방법을 하나라도 배울 수만 있다면, 그보다 더 큰 가문의 영광을 없다고 생각했다.

남궁혜가 후원에서 뛰어나왔다.

“대장, 마수 우리에서 흰코뿔소 마수차 세 대를 발견했어. 정말 너무 예뻐. 나 한 번 타보게 빌려줄 수 있어?”

“그냥 줄게요!”

천제현이 호탕하게 말했다.

“나머지 두 대는 작은 아가씨와 큰아가씨한테 주시고요!”

공서련이 활짝 웃었다.

“나도 진즉에 좋은 마수차를 타고 싶었는데, 예전에는 돈이 없어서 살 수가 없었어. 그런데 지금 여기! 내 눈앞에 있다니!”

공화련의 입가에 옅은 미소가 떠올랐다.

흰코뿔소 괴수는 생김새가 아름다운 마수였다.

온 몸이 옥처럼 하얗고 아름다워 여성에게 특히 잘 어울렸다.

흰코뿔소 마수차는 예전에 공화련도 몹시 사고 싶어 했지만, 수만 냥에 달해 살 수가 없었다.

‘어쨌든 이젠 돈 들여 살 필요가 없어!’

천제현이 손을 크게 휘저었다.

“찾아보세요! 계속 찾아봐요! 제가 오늘 기분이 아주 좋으니 찾아낸 물건의 십 분의 일을 여러분께 드리겠어요!”

이 말을 들은 사람들은 너나할 것 없이 흥분의 도가니에 빠졌다.

잠시 뒤, 공서련이 조막만한 얼굴이 벌게져서는 땀에 뒤범벅이 된 채 방에서 뛰어나왔다.

“천제현, 천제현! 이 안에서 지하창고를 발견했어. 보석이 굉장히 많아!”

천제현이 고개를 끄덕였다.

“수레에 실어서 가지고 나오세요!”

공서련이 함박웃음을 지었다.

“알았어!”

도진천은 울고 싶은 심정이었다.

출혈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도진천 개인의 재산이라고 해도 수십 년 동안 축적한 것이다.

그런데 이 날강도들이 집안 곳곳에서 돈 될 만한 것들을 헤집고 다니니.

침대 사이에 껴둔 보석도 모두 빼갔다.

천제현의 청동만우차에는 이들이 찾은 물건들로 가득했다.

천제현은 도진천을 살펴보더니 미심쩍은 목소리로 물었다.

“도씨 가문은 천남성에서 수십 년간 손에 꼽히던 부유한 가문이잖아. 당신은 가주이니만큼 재산이 못해도 족히 수백만 냥 이상이 될 거야. 그런데 이것밖에 없다고? 내놓지 않은 재산이 있는 거 아니야?”

도진천은 거의 피 토하기 직전이었다.

그가 입술을 꽉 깨물고 대답했다.

“없소! 모두 이곳에 있소이다!”

‘없다고? 날 바보로 아나! 모든 물건을 집 안에 두는 사람이 세상 천지에 어디 있어?’

그러나 천제현은 이미 충분히 가졌기에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도진천은 누가 뭐라고 해도 유명한 인물인 것은 사실이니 그를 너무 궁지로 몰아넣어서는 안 된다.

‘그러니 적당히 하고 그만둬야지.’

“이것으로 우리의 은원은 말끔히 청산한 것이네!”

“그래도 만에 하나 도씨 가문에서 허튼수작 부리면 절대 가만있지 않을 거야!”

도진천도 한시름 놓았다.

앞으로 도씨 가문 사람들은 기적상회 사람을 보기만 해도 피하게 될 것이다.

천제현은 마수차 안에 전리품을 가득 싣고 돌아갔다.

그가 마수차문을 여는 순간 각종 보석이 광채를 뿜어내 눈이 부셔 제대로 뜰 수가 없었다.

“좋아! 아주 좋아요! 순식간에 가난에서 벗어났네요!”

천제현이 흡족한 듯 크게 웃었다.

서련샤부샤부는 매일 금화 수만 냥을 벌어들일 수 있지만, 그래 봤자 무슨 소용인가?

천제현이 기본적인 수련을 하는 데 쓰기에도 턱없이 부족했다.

‘이제 됐다!’

낙원산의 금화 50만 냥짜리 수정조각도 있고, 도진천의 집에서 찾아낸 금화 100만 냥 이상의 현금과 재료도 있으니 말이다.

이것으로 금화 150만 냥을 보유한 셈이었다.

천남성에서 이렇게 많은 돈을 한꺼번에 나올 수 있는 세력은 5개 가문을 넘지 않을 것이다.

성주 저택조차 이 정도의 재력은 없었다.

거기다 계산도 안 되는 사치품들도 한가득이었다.

더욱이 삼생요충과 같은 약재도 대량으로 얻었다.

이 약재 자체는 값이 비싸다고 할 수 없지만 그래도 금화 100~200냥 정도는 된다.

천제현이 이것으로 연기단을 만든다면, 이는 마법처럼 그 가치가 수천 냥, 심지어 만 냥에 육박하는 가치로 재탄생할 것이다.

기적상회는 자금난을 겪고 있었고, 천제현도 수련하는 데 돈이 많이 들었다.

이제 모두 다 해결된 것이다.

위기를 오히려 기회로 삼아 단시간에 돈 문제를 해결한 것이다.

천제현은 염천웅의 마력을 혼성 경지까지 끌어올리고, 제약사 조합의 회장으로 추대할 계획이다.

염천웅의 자질은 그 자체로 나쁘지 않지만, 제약학에 너무 빠져든 나머지 마력 성장이 더뎠다.

천제현이 보조적인 처방만 제공하면 그는 크게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

양웅은 아마도 꿈에서조차 생각도 못 했을 것이다.

이번 사건은 천제현을 무너뜨리기는커녕 그가 짧은 시간에 폭발적인 발전을 이룰 수 있게 발판을 마련해준 셈이라는 걸.

지난 며칠 동안 기적상회는 도씨 집안의 제조 공장을 인수하여 조명기구 제작에 전면적으로 투입하였다.

이 공장이 완전히 운행된다면, 기적상회는 매일 10,000개 이상의 마력등을 생산할 수 있다.

게다가 기적상회의 생산성도 기존의 10배로 성장할 것이다.

공화련은 소형 공장을 잇달아 인수하고 원자재를 대량으로 구입하기 시작했다.

남운약방과 남운부적상점은 대규모 자금을 투입하여 공방을 다시 사들였다.

또한 제약사 및 부적사 조합에서 직접 인재를 모집하여 정식 운영을 위해 준비 작업에 돌입했다.

앞으로 기적상회는 크게 발전할 것이다.

천제현은 천남성에서 명성을 얻었다.

심지어 모함을 당하기 전보다 명성이 더 높아졌다.

그러나 천제현은 조금도 홀가분하지 않았다.

진짜 문제가 이제 막 시작이었으니까.

사건이 마무리된 후 남궁의가 찾아와 소식을 전해줬다.

“자네가 낙씨 가문의 장로와 천씨 일가의 적자를 죽였다는 소문이 중주성에 쫙 깔렸다고 하네!”

남궁의가 말을 마치자 사람들 모두 깜짝 놀랐다.

남궁의는 근심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

“이번 일로 자네 존재감을 확실히 드러냈네만, 문제는 앞으로야. 두 가문의 집중적인 공세가 이어질 걸세. 상황이 좋아지기는커녕 오히려 급격하게 악화되고 있어. 그들이 보복하려 들 테니 항상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게나!”

공화련이 짙푸른 눈썹을 찌푸렸다.

“두 가문 모두 양가에 뒤지지 않는 가문이야. 두 가문이 손잡고 복수하려 들면 상대하기 힘들 거야.”

“언니, 뭐가 걱정이야!”

공서련은 천제현에 대하여 맹목적인 자신감을 가지기 시작했다.

“아무리 대단해도 일개 가문일 뿐이잖아. 천제현을 상대하려고 해도 실력이 안 될 거라고!”

“그렇게 말하면 안 되오.”

남궁의가 조용히 한숨을 내쉬었다.

“이전에 두 가문이 천제현에게 관심을 보이긴 했지만 크게 주목하지는 않았소. 그래서 그저 해코지하는 정도에 그쳤을 뿐이지. 하지만 두 집안의 분노가 폭발하면 상황은 이전과 완전히 다르게 흘러갈 것이오!”

남궁의의 말이 맞다.

천씨 일가, 낙씨 일가, 양씨 일가는 중주 사 대 가문에 속한다.

이들 중 대단치 않은 가문이 어디 있는가.

평범한 사람이라면 네 가문 중 한 가문의 분노만 사더라도 뼈도 못 추릴 것이다.

그러나 천제현은 조금도 개의치 않았다.

‘내가 평범한 사람인가? 가문 세 개 정도야 뭐!’

천제현이 가문의 힘을 우습게 생각하고 있지만 사실 이 세 가문은 절대로 만만치 않다.

세력의 뿌리가 깊고 혼성술사같은 고수도 많이 모여 있다.

게다가 보이는 창은 피하기 쉽지만, 몰래 쏘는 화살은 막기 어렵듯이 그들이 살수를 보내 암살하려 든다면, 천제현도 화를 면치 못할 것이다.

또한 세 가문은 천제현을 견제한다는 핑계로 온갖 방법을 강구하여 기적상회에 압박을 가하려 할 것이다.

이것은 이제 막 시작한 기적상회에게 큰 시련이 아닐 수 없다.

“본가에 서신을 보내 사람을 좀 보내라고 해야겠군.”

남궁의가 여기까지 말하고는 돌연 조용해졌다.

“하지만 왕성은 여기서 수만 리나 떨어져 있고, 중주성은 고작 천 리 밖에 있으니 그게 문제군. 먼 곳에 있는 물은 가까운 불을 끄지 못하는 법이지!”

남궁혜가 얼굴을 찡그리며 말했다.

“그럼 어쩌라고요! 잠자코 죽기만 기다릴 수 없잖아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