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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력 믿고 막 간다-67화 (66/729)

# 67

제67장 밀려오는 공격 (@회색있음)

천남성이 또 한 번 시끄러워졌다.

천제현은 다시 한 번 논란의 중심에 서게 되고, 기적상회 역시 다시 논란의 초점이 되었다.

기적상회는 별처럼 갑자기 나타나 며칠 반짝거리다 골짜기에 처박힐 처지에 놓였다.

극적인 상황 변화에 백성들은 기적상회를 어떻게 봐야 할지 몰라 어리둥절했다.

하지만 점차 기적상회를 비난하기 시작했다.

매체들이 동시에 같은 내용을 쏟아내기 시작했으며, 그럴듯한 추론을 주장했기 때문이다.

심지어 매체들은 천제현의 인생 여정을 밑바닥부터 전부 캐내기 시작했다.

(@회색)

<주간 용병> 헤드라인- ‘16~7세에 불과한 소년이 이런 첨단 기술을 가지고 있을 수 있나? 절대 불가능하다! 분명 무엇인가 있다!’

<주간 용병> 커버스토리- ‘천제현, 천씨 가문의 기밀 기술을 훔쳐 현재의 기적상회를 설립! 도둑놈이 따로 없다!’(@회색)

여러 의혹이 잇달아 제기됐다.

장립청이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

“너무 심하군. 천제현을 패가망신시킬 셈이야!”

염천웅이 초조하게 말했다.

“쓰레기 같으니라고! 이따위를 누가 믿어요? 어서 해명을 합시다!”

남궁혜의 아름다운 눈에 분노가 일었다.

그녀는 단숨에 탁자를 쪼개 버린 다음 눈을 부릅뜨고 외쳤다.

“젠장! 해명한들 무슨 소용이 있겠어요! 이 자식들이 우리를 해치려고 하잖아요! 제가 가서 놈들을 쓸어버리면 되죠!”

“모두 진정하세요.”

공화련이 소리 높여 외쳤다.

남운상회를 맡은 이래 크고 작은 일을 겪다보니 냉정한 판단을 내릴 수 있었다.

“이번 일과 이 매체들은 무관할 겁니다!”

“그럼 천씨 가문에서 벌인 일이군!”

남궁혜가 노기등등하게 말했다.

“천씨 가문이 아무리 대단하다 해도 중주성에서나 그렇지 천남성에서는 별것도 아니잖아! 뭐가 그리 대단해! 우리 남궁 가문이야말로 왕국의 세도가라고!”

공화련이 급히 말을 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더욱 수상해요. 이 일은 분명 천씨 가문이 한 거예요. 그렇지만 천씨 가문은 천남성에 기반이 전혀 없어요. 그런데도 하룻밤 사이에 천남성 여론을 바꾸다니, 그들에게 그럴 만한 능력이 있을까요?”

“그 말은…….”

공화련이 무겁게 고개를 끄덕였다.

“겉보기엔 이번 일은 천씨 가문에서 벌인 거죠. 그러나 이곳에서 소란을 일으키는데 누군가 암암리에 돕지 않았다면 상황이 이렇게 급변하지는 않았을 겁니다.”

그렇다.

양씨 가문과 도씨 가문은 천남성의 세도가이다.

두 가문은 위협과 회유로 모든 매체가 천제현에게 공격하게 한 것이다.

시작부터 철저한 음모였다.

일단 천제현의 신분을 샅샅이 조사했다.

그리고 천제현의 소식을 천씨 가문에 알렸다.

마지막으로 여러 세력을 끌어들여 함께 덫을 놓은 것이다.

양웅은 남궁의와 장립청 때문에 천제현에게 직접 손을 쓸 수 없었다.

그리하여 이렇게 다른 사람의 손을 이용하는 방법을 생각해냈다.

공서련이 걱정스러워하며 물었다.

“이제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요?”

공화련은 차분하게 대답했다.

“무모한 행동은 금물이야. 이건 여론 조장에 불과해. 진짜 공격은 아직 시작되지도 않았어. 입을 막을 수는 없으니 떠들게 내버려 둬야지…….”

“언니, 손 놓고 있을 수는 없어! 천제현의 명예가 달린 일이야!”

“걱정 마. 여론이 지금은 사나워도 자세히 살펴보면 허점투성이야. 우리가 해명할수록 여론은 더 시끄러워질 거야. 며칠 조용히 관망해야 돼. 거센 폭풍이 지나고 우리도 이성을 되찾은 후에 여론을 되돌려야 해. 성급하게 나섰다가 또 함정에 빠질 수 있어.”

이런 위기를 여러 차례 겪어서 그런지 공화련은 무척 이성적이었다.

그러나 천제현의 뜻은 달랐다.

“너무 소극적이에요. 적극적으로 선제공격에 나서야 해요!”

공화련이 쓴웃음을 지었다.

“선제공격? 놈들이 유리한 상황이라고!”

천제현이 눈을 가늘게 뜨고 신문을 훑어보다가 입가에 알 수 없는 미소를 지었다.

“그 바보들은 지금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고 생각하겠죠. 그렇지만 결국 자신들이 판 함정에 빠지게 될 거예요.”

‘자신들이 판 함정에 빠지게 된다고? 그게 무슨 뜻이야?’

공화련은 이해할 수 없다는 얼굴로 천제현을 바라봤다.

그때 호위병 몇 명이 헐레벌떡 뛰어 들어왔다.

“큰아가씨, 큰일 났습니다! 바깥에 사람들이 몰려왔습니다!”

“사람들이 뚫고 들어오려고 합니다. 저희로는 막을 수 없습니다!”

하늘은 음산하고 먹구름이 드리워져 있었다.

보일 듯 말 듯 섬광이 번쩍이며 비가 한바탕 내릴 듯했다.

수백 명의 무장한 사람들이 몰려들어 대문을 겹겹이 포위하고 돌과 화염병을 가문으로 미친 듯이 던졌다.

날카로운 고함 소리가 대청으로 날아들었다.

“천제현, 이 잡종 놈아!”

“어서 썩 나와!”

천제현은 원래 입미와 심안 능력을 지니고 있어 동급에서는 무적이었다.

게다가 최근에 성광불멸체를 수련했기 때문에 혼성술사 외엔 누구도 두려워하지 않았다.

게다가 염천웅과 남궁혜, 장립청이 옆에서 그를 보호하고 있다.

“나오라면 나가주지!”

천제현이 보란 듯이 당당하게 걸어 나갔다.

“오늘 날씨는 이렇게 칙칙한데 여러분들의 열정은 타오르고 있군요. 깊은 관심에 몸 둘 바를 모르겠습니다!”

“헛소리하지 마!”

“이 천씨 가문의 배신자야!”

“우리가 눈이 멀었지. 네가 그렇게 파렴치한 놈인지 몰랐다!”

천씨 가문 복장의 호위 몇 명이 마치 불구대천의 원수라도 만난 듯이 격분한 눈으로 그를 노려봤다

그 사이에는 30세 전후의 청년이 서 있었다.

몸집이 크고 세련된 모습에 두 눈은 까맣고 목소리는 우레 같았다.

척 보기에도 고수 같았다.

기세는 천남성의 염천웅에도 뒤지지 않을 정도였다.

구경하는 사람들이 웅성대기 시작했다.

‘천제현도 이젠 끝장이군!’

‘저 잡종 놈에게 심판이 내려질 것이야!’

고수로 보이는 남자는 천천히 앞으로 걸어 나왔다.

“여러분, 저는 천익이라고 합니다. 중주성 천씨 가문 넷째 장로의 아들이죠!”

천익은 주변을 둘러보더니 마력을 담아 외쳤다.

“천제현은 저희 가문의 수치입니다. 이 세상에 태어나서는 안 될 놈이죠. 가문에서 자비를 베풀어 놈을 살려주었는데 은혜를 갚기는커녕 가문의 핵심 기술을 훔쳐 달아났습니다!”

천익의 목소리가 쩌렁쩌렁 울렸다.

“이 신기술들은 저희 가문 연구기관에서 연구한 겁니다! 저희 가문의 장로님들과 선현들께서 평생을 바친 업적입니다! 천제현은 이 기밀을 훔치고 가문에 먹칠을 했습니다. 게다가 이 문제를 따지러 온 사람들을 공격해 하나는 죽고 둘은 불구가 되었습니다! 이렇게 배은망덕하고 악독한 놈을 살려둔다면 필시 큰 후환이 될 겁니다!”

구경하던 사람들이 이 말을 듣고 격분하기 시작했다.

“그래서 천제현이 새파랗게 젊은 나이에 기적 같은 일들을 이룰 수 있었군!”

“한참 까불더니 놈이 만들어낸 성과가 전부 가문에서 훔친 것이었어!”

“네가 이런 쓰레기였을 줄은 꿈에도 몰랐다!”

“넌 천남성에 있을 자격이 없다. 어서 꺼져!”

“모두 함께 놈을 혼내줍시다!”

“놈을 죽여라!”

“죽여!”

“…….”

사람들 틈에서 누군가가 곧바로 호응을 보냈다.

자세히 살펴보면 호응을 보내는 사람들이 양씨 가문에서 묻어둔 용병임을 알 수 있었다.

하지만 분위기에 휩쓸린 사람들이 그 사실을 알아챌 리 없었다.

이들이 작정하고 사람들을 더욱 부추겼다.

점차 하나둘 선동되기 시작했다.

그리고 모두 분노에 치를 떨었다.

천익이 큰 소리로 외쳤다.

“저 도둑놈을 잡아라! 놈을 법대로 처벌하자!”

용맹한 천씨 가문의 호위병들이 사람들 사이에서 튀어나와 천제현을 생포할 태세를 보였다.

그 순간.

“꺼져!”

남궁혜가 아름다운 목소리로 외치며 날린 강력한 장풍이 파도처럼 호위병들을 공격했다.

호위병들이 장풍에 맞고 뒤로 밀려났다.

“누구라도 감히 천제현을 건드려만 봐! 내가 없애 버릴 거야!”

천익이 냉소를 지었다.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성주의 딸이 도둑놈을 비호하다니요! 물러서십시오! 여봐라, 놈을 체포해!”

수십 명의 사람들이 군중 사이에서 튀어나왔다.

양씨와 도씨 가문의 고수였다.

그들이 천제현을 향해 달려들려는 순간!

먼 곳에서 무시무시한 위압감이 엄습하며 묵직한 저음이 울려 퍼졌다.

“누가 감히 내 앞에서 사람을 체포하는 것이냐!”

남궁의가 마수차에서 뛰어내려 쿵하고 착지했다.

‘성주님이 나타났다!’

천익은 남궁의의 출현에 전혀 놀라지 않은 모습이었다.

“남궁의 성주? 가문의 도둑을 잡는데 성주께서 무슨 자격으로 방해하십니까?”

‘천익? 천씨 가문이 직접 나선 것인가!’

천익이 이 자리에 있다는 사실에 남궁의는 몹시 놀랐다.

하지만 남궁의는 천제현의 학문과 지식이 천씨 가문에서 훔쳐낸 것이라는 소리를 결코 믿지 않았다.

‘천씨 가문에 그런 저력이 있었다면 지금 위치에 머무르고 있었을 리가 없지! 게다가 기술을 이렇게까지 숨기고 있을 수도 없었겠지!’

남궁의의 생각대로였다.

천씨 가문에서 마력등과 마력냄비를 만들어낼 수 있었다면 이 소식은 분명 조금이라도 외부에 알려졌을 것이다.

“누명을 씌우려면 아무 말이나 지어내는 법이지!”

남궁의가 차분히 위압감을 뿜어냈다.

강한 기운에 모든 사람이 압도되기 시작했다.

남궁의는 천익을 주시하며 중후한 음성으로 외쳤다.

“새파랗게 어린놈이 감히 내 앞에서 건방을 떨다니! 천강산에게 자신 있으면 직접 찾아오라고 전해라. 그와 한 번 겨뤄보고 싶으니까!”

“당신…….”

천익의 안색이 살짝 변했다.

‘배짱이 두둑하군. 우리 가문의 장문인과 겨뤄보겠다고 하다니!’

남궁 가문은 왕국의 삼 대 가문 중 하나지만 남궁의는 결국 방계에 불과하다.

남궁의가 한 발짝 앞으로 나오자 아까보다 더 강한 기세에 사람들이 뒤로 한 발짝 물러섰다.

“썩 꺼져! 내가 꼭 손을 써야겠느냐?”

이때 사람들 틈에서 낮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남궁 성주, 위세가 아주 대단하십니다. 허나 신분과 권력을 앞세워 천씨 가문의 사적인 일에 관여하는 것은 옳지 않은 듯합니다!”

사람들은 모두 경악했다.

천남성에서 누가 감히 성주에게 이런 말을 할 수 있단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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