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6
제66장 강탈 음모(2) (@회색있음)
천익은 그 말을 믿을 수 없었다.
“그 잡종이 어떤 놈인지는 제가 제일 잘 압니다. 반년 실종됐다고 이렇게 완전히 달라지다니요!”
“그게 바로 문제요.”
양웅이 뭔가를 암시하는 듯한 말투로 말했다.
“실종된 반년 동안 분명 무슨 일이 있었을 겁니다. 아니면 뭔가 기연을 얻었을 수 있습니다. 어쨌든 천제현은 연체 6~7성의 실력을 지녔고 동급의 수련자를 가볍게 뛰어넘습니다. 반년 동안 무슨 사정이 있었는지 모르겠으나 절대 만만치 않은 놈입니다!”
천익의 눈에 탐욕스러운 빛이 스쳤다
“그렇습니까? 잡종 놈이 운이 좋았군요!”
양웅이 말을 이었다.
“또 천제현은 몇 가지 특수한 지식을 알고 있습니다. 이를 이용하여 상회를 세웠지요. 특히 마력 식당은 엊그제 개업하자마자 금화 28만 냥의 매출액을 달성했습니다!”
금화 28만 냥이라니!
낙원산과 천익은 너무 놀라 숨이 막혔다.
두 사람은 모두 세도가 출신이다.
돈과 자원이 수련자에게 얼마나 중요한지 어찌 모르겠는가?
기연에 돈줄이 되는 기술까지.
모두 강렬한 욕심을 불러일으키는 것들이었다.
두 사람의 표정으로 보아 양웅은 이미 소기의 목적을 달성한 것 같았다.
양웅이 본론을 꺼냈다.
“천제현은 별거 아니에요. 돈을 조금 들여 자객을 보낸다면 놈의 목숨을 취할 수 있겠죠. 남궁의가 아무리 귀찮게 해도 딱 잡아떼면 어쩌지 못할 겁니다.”
도진천이 양웅의 뜻을 알아차렸다.
“놈을 죽이는 게 다가 아니라는 말씀이시죠?”
낙원산과 천익도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게 단숨에 죽이면 너무 편하게 해주는 게 아닌가!’
양웅이 음흉한 표정을 지었다.
“당연히 아니지요!”
양웅은 찻잔을 들어 목을 축이고 말을 이었다.
“천제현이 분명 죽겠지만 그렇게 쉽게 죽일 수는 없지요. 놈을 실컷 괴롭히고 패가망신하게 만들어야 합니다. 그리고 놈이 가진 것들을 손에 넣으면 넷이서 똑같이 나눕시다!”
분명 네 가문이 아니라 네 명이라고 했다.
낙원산과 천익은 그 뜻을 알아차렸다.
특히 천익은 쾌재를 불렀다.
가문에서는 천제현에 대해 분노하고 있지만 큰일이라고 생각하진 않았다.
천제현이 이렇게 큰 사업을 하는지 모르기 때문이었다.
천익은 가문에 사실대로 보고하지 않고 음모에 가담하여 독식하려는 속셈이었다.
“말씀 잘하셨습니다!”
낙원산이 만족스럽게 고개를 끄덕였다.
도진천도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그의 표정은 조금 어두웠다.
“장립청과 남궁의가 가장 큰 걸림돌입니다. 장립청은 인맥이 무척 넓어서 충분히 반격할 수 있어요. 남궁의는 가문 배경으로 성주가 되었으며 실력도 매우 강하죠. 그리고 염빙이 가까운 사이입니다. 천제현을 죽이기야 쉽지만 놈의 상회를 빼앗는 것은 쉽지 않을 겁니다.”
“이미 생각을 해두었습니다!”
“양 형, 무슨 묘책이 있습니까?”
탕.
양웅이 탁자를 가볍게 내려치며 말했다.
“간단합니다! 강탈하면 되지요!”
낙원산이 재미있다는 듯이 대답했다.
“강탈이요? 어떻게 강탈하면 됩니까?”
“정당한 명분이 있어야지요.”
이미 계획을 다 세워놓은 양웅이 낮은 목소리 천천히 말했다.
“첫째, 정당한 명분이 있어야 합니다. 남궁의가 결코 관여할 수 없는 명분이요. 남궁의만 해결하면 그놈이야 우리 마음대로 주무를 수 있지 않겠습니까?”
낙원산이 급히 물었다.
“정당한 명분을 찾았습니까?”
“못 찾았습니다.”
양웅의 목소리가 달라졌다.
“허나 공자께서 합당한 명분을 주실 수 있습니다.”
천익이 어리둥절해하며 물었다.
“제가 어떻게요?”
양웅이 귀띔을 주었다.
“천제현이 천씨 가문에 있을 때는 쓸모없는 놈이었지요. 10년 동안 계속 연금당해 뭘 배울 수 있는 상황도 아니었고요. 그런데 도망치고 반년밖에 안 지났는데 그렇게 많은 기술을 터득하다니……. 그게 다 어디서 난 걸까요!”
천익은 어리석지 않아 그 뜻을 바로 알아차렸다.
“천씨 가문은 학술계에 명망이 자자한 세도가입니다. 앞선 기술에 대해 심도 있게 연구하지요. 천제현 부자가 가문을 배신하고 도주하면서 가문의 중요한 기밀을 훔쳤지요. 훔친 지식을 이용하여 상회를 설립했고요!”
“그렇습니다!”
양웅이 흡족해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가문을 배신하고 기밀을 빼돌렸다는 이 두 가지 죄명은 어떤 가문에서도 살아남을 수 없는 중죄입니다. 공자께서 천씨 가문의 대표가 되는 거지요. 이건 가문의 일이니 남궁의도 관여할 권한이 없습니다!”
“억지로 관여하려 해도 상관없습니다!”
낙원산이 음흉한 미소를 지었다.
“우리 가문은 중주성에서 감찰사법부 감찰직무를 장악하고 있습니다. 중주성 성주님의 직속기관이지요. 게다가 중주성의 성주님과 남궁 가문은 사이가 안 좋아요. 특히 남궁의를 예전부터 못마땅해했죠.”
양웅과 도진천이 감탄하며 손뼉을 쳤다.
“그런 방법이 있었군!”
낙원산은 흡족한 미소를 지으며 말을 이었다.
“남궁의가 물러서면 상관없지만 괜한 오지랖을 떨면 제가 사법부 장로의 신분으로 관여하여 남궁의의 성주 권한을 중지시키고 대신 이 일을 심사하겠습니다. 그 후에 남궁의를 고소할 수도 있어요!”
“좋습니다!”
도진천이 웃음을 터뜨렸다.
“고소가 진행이 되면 가볍게는 다른 가문의 일에 관여했다는 죄를 받겠고 심하면 외족과 결탁하여 기밀을 빼돌리고 이익을 취했다는 죄를 받게 되겠지요. 그렇게 되면 남궁의도 끝입니다!”
양웅이 고개를 끄덕였다.
“가장 중요한 것은 공자의 이름으로 손을 써야 한다는 점입니다. 그래야 명분이 서고 놈의 상회를 차지할 수 있어요.”
“묘책입니다!”
“절묘하네요!”
“먼저 어떻게 해야 할까요?”
“세력을 만들어야 합니다!”
양웅이 잠시 멈췄다가 말을 이었다.
“양씨 가문과 도씨 가문은 이곳에서 세력이 상당히 크지요. 매체에 압력을 넣어 천제현이 가문을 배반하고 기밀을 빼돌렸다는 소식을 퍼트리는 겁니다. 성 전체를 시끄럽게 만들고 여론을 형성해야 해요. 이런 상황에서 천 공자와 낙 대인이 천제현을 압송하는 겁니다.”
그렇게 된다면 천제현은 분명 패가망신하게 된다.
이 시대에는 수없이 많은 가문이 있었다.
그리고 모든 가문에게는 어느 정도의 자치권이 있었다.
따라서 왕국의 기본적인 국법만 어기지 않는다면 가문의 규율에 대해서 외부인이 함부로 간섭할 수 없다.
더욱이 그들이 천제현에게 씌우려는 누명은 가문을 배반하고 기밀을 빼돌렸다는 죄목이다.
이 두 가지는 모든 가문에서 금기로 삼고 있다.
누명의 올가미만 제대로 씌울 수 있다면 가문이 천제현을 어떻게 처리하건 누가 간섭할 수 없게 된다.
외부인뿐만 아니라 국가에서도 함부로 끼어들 수 없는 것이다.
남궁의와 염빙이 천제현을 지킨다고?
지키기는커녕 본인도 화를 입는다!
천제현의 모든 것을 강탈하려는 음모가 천천히 시작되었다.
양웅의 눈에 복수의 불길이 타올랐다.
그는 오랜 시간을 준비하여 천씨 가문과 낙씨 가문을 끌어들였다.
‘남궁의도 놈을 지킬 수 없을 것이다. 그놈은 절대로 이 계획에서 빠져나갈 수 없다!’
***
천제현은 며칠 동안 폐관수련에 들어갔다.
그가 폐관수련을 하며 사용한 운석초는 5,000포기, 시가로는 약 금화 6만 냥이었다.
그 덕에 성광불멸체 수련에 진전을 봤다.
그렇다 해도 소성인 유리체 경지에 이르기까지는 아직 한참 전이었다.
무공 수련에 들어가는 약재는 일정하지 않다.
수련도가 높아질수록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한다.
기적요식상회의 현재 수입으로는 한 사람의 수련 비용도 충당하기 힘들었다.
이 와중에 다른 사업에 투자하거나 다른 사람도 수련하는 건 어림도 없는 일이었다.
‘이게 어디 무공수련이야! 돈지랄이지!’
그래도 무공을 연마하는 과정에서 적지 않은 수확이 있었다.
마력이 연체 8성 정점에 도달했다.
또한 별의 힘이 몸 안팎을 씻어주어 경맥의 강도와 기초 마력이 대폭 상승했다.
육체의 힘도 몇 배나 증가했다.
이건 훗날을 위한 든든한 기반이 될 것이다.
수련에 필요한 약재만 공급된다면 천제현은 곧 유리체까지 연마할 수 있을 것이다.
기적상회에는 적이 많다.
양씨 가문, 도씨 가문, 그리고 새로 나타난 천씨 가문까지!
필시 그들은 기적상회를 적대하고 모종의 계략을 펼칠 것이다.
그런 위기로부터 기적상회를 지키기 위해서는 우선 천제현뿐만 아니라 상회 임원들 모두가 강해져야 한다.
따라서 팀원의 실력을 향상시키는 일에 천제현은 조금도 아까워하지 않았다.
자신의 경험을 전수하며 임원들에게 무공을 직접 지도했다.
물론 이들은 수련 과정에서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그래도 천제현은 포기하지 않고 일일이 답을 주며 지도했다.
이건 천제현에게도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래도 그는 성심성의껏 노력했다.
극단적으로 말하자면, 천제현은 오줌조차 다른 사람보다 더 다양한 방법으로 쌌다.
자신의 경지가 그들보다 높은 것은 아니었지만 이론이나 지식에 있어서는 절대적으로 훨씬 앞서 있었다.
지식 하나하나가 몇만 년 동안 축적된 지혜의 산물이었다.
이론 하나하나가 무수한 선현들이 쌓아올린 연구의 성과였다.
그리고 그는 지식과 이론을 바탕으로 아무리 난해하고 심오한 문제라도 가장 간단한 방법으로 해결했다.
이 시대 사람들이 보기에 천제현의 해법은 언제나 새롭고 창의적이어서 그들에게 큰 영감을 주기도 했다.
마침내.
수련 진도가 천제현만큼 빠르진 않았지만 모두 성광불멸체의 문턱을 밟을 수 있었다.
모두가 성광불멸체 수련에 심취했다.
바로 이때!
남궁혜가 갑자기 초조한 얼굴로 문을 박차고 들어왔다.
“천제현! 큰일 났어!”
그녀가 신문과 잡지 한 무더기를 사람들 앞에 던졌다.
엄청난 표제가 모두의 눈에 들어왔다.
(@회색)
<인물주간> 헤드라인- ‘천제현의 실체: 가문을 배반한 사생아!’
<천남일보> 헤드라인- ‘천씨 가문, 가문의 기밀 기술 도난 의혹!’
<황금 재계> 커버스토리- ‘세상을 기만하다! 사기꾼 천제현!’
<주간 용병> 커버스토리- ‘파렴치한 천제현! 가문의 기술 절도! 천남성에 있어서는 안 될 존재!’(@회색)
모두 어안이 벙벙했다.
‘이게 어찌 된 일이지?’
며칠 전만해도 천제현을 칭찬하기 바쁘던 매체였다.
그런데 오늘은 단체로 약을 잘못 먹은 듯 입장을 바꿔 칼끝을 겨눠 맹비난을 가했다.
매체에서는 중점적으로 세 가지를 이야기했다.
1. 천제현은 가문의 배신자이다.
2. 천제현은 중주성 천씨 가문의 사생아로 아무 지위가 없는더러운 종자이다.
3. 천제현의 기술은 자신의 것이 아니라 천씨 가문에서 도망칠 때 훔친 것이다.
매체들은 천제현은 비열하고 파렴치하며 교활하고 가문의 기술을 훔친 도둑으로 몰고 있었다.
‘이게 뭐야!’
공서련의 안색이 새파래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