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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력 믿고 막 간다-62화 (61/729)

# 62

제62장 돈 벌고 돈 쓰고 (@회색있음)

남궁혜가 현란하게 말을 늘어놨다.

“장군님이 어떤 분인가요? 위풍당당한 천남성 개부의 장군이시잖아요! 염씨 가문이 어떤 가문인가요? 유명한 세도가로 대장군 급 인물을 여럿 배출했잖아요! 이렇게 존귀한 분이 황금카드라니요? 사실 장립청 대사와 장군의 동생인 염천웅 아저씨도 다이아몬드카드를 만들었다고요!”

염빙의 안색이 굳어졌다.

‘뭣이라? 염천웅, 이 몹쓸 놈! 가문 말아먹을 놈!’

남궁혜가 호들갑스러운 표정과 몸짓으로 계속 말을 이었다.

“지금 큰 홀에 있는 작은 용병단의 단장도 황금카드를 만들었어요! 아, 그리고 장군 휘하의 부장 몇 명과 성 방위대 대장도 황금카드를 만들었어요. 존귀하신 천남성 장군께서 용병단 단장 같은 사람들과 동급이 되다니요? 천남성 군대의 일인자가 수하보다도 못하다니요? 이 사실이 퍼지면 사람들이 장군을 가난뱅이로 볼 거예요! 앞으로 어떻게 위신을 세우고 군대를 통솔하겠어요? 안 그런가요?”

“남궁 아가씨, 그만하시오!”

염빙이 헛웃음을 지었다.

“만들면 되잖소? 1만 냥짜리 황금전표요. 받으시오!”

남궁혜가 무척 흡족해하며 카드를 받았다.

천제현은 그녀가 또 한 명의 호구를 낚아채는 데 성공한 걸 보고 속으로 몹시 기뻐했다.

‘얘는 성격이 화끈하고 마력도 강한데 말솜씨까지 빠지지 않는구나. 대단해. 더 분발하라고!’

그런데 이번에는 남궁혜의 눈길이 천제현에게 꽂혔다.

“천제현, 상회의 회장으로 성의표시를 해야지. 지금 지존회원카드가 있는데 한 장…….”

‘아니 이게 무슨!’

남궁의가 안쓰러운 눈으로 천제현을 바라봤다.

“자네는 내 딸을 잘 모르는구먼!”

염빙이 슬그머니 미소를 띠며 속으로 고소해했다.

“방금 전까지 우리가 당하는 걸 보고 속으로 즐거워했지. 같은 처지가 되니 어떤가? 마녀라는 별명이 괜히 생긴 줄 아나!”

천제현이 절레절레 저었다.

“저 돈 없는 거 아시잖아요. 요새 큰아가씨께 신세지고 있는 바람에 속옷 한 장 사는 데도 허락을 받아야 한다고요!”

남궁혜가 사납게 말했다.

“돈 없는 척하지 마! 너 혼자서 기적그룹 지분 80%를 가지고 있잖아. 우리가 아무리 노력해도 네 발끝에도 못 미치는데 돈이 없다고? 지존회원카드는 네 거야. 두말하지 마. 싫든 좋든 만들어!”

억지가 너무 심하다.

‘이거 완전 강매잖아!’

남궁혜가 살기등등하게 소매를 걷어붙이자 뽀얀 팔이 드러났다.

“왜? 내 체면을 구기겠다는 거야? 돈이 없으면 분할납부 해! 두 달 안에 다 갚으면 돼!”

‘그래. 졌다, 졌어. 방심하고 있다가 제대로 한방 먹었군!’

천제현이 마지못해 승낙했다.

“내가 졌어요! 카드 만들게요!”

남궁혜가 순식간에 낯을 바꾸더니 요염하게 웃으며 간드러진 목소리로 말했다.

“직원들의 실적을 염려해 주시는 회장님, 기적요식상회의 직원을 대표해서 감사드립니다!”

말을 마치자 그녀는 천제현을 꽉 껴안았다.

‘얘는 성격이 불같지만 몸은 엄청 부드럽네!.

천제현은 남궁혜의 부드러운 몸을 제대로 체험했다.

‘그런데 이 괴력은 뭐지?’

천제현은 곰에게 붙들린 것 같은 기분이었다.

남궁혜는 천제현의 주머니를 턴 뒤 공화련에게 눈길을 돌렸다.

“회장님이 이렇게 우리를 돕는데, 부회장님도…….”

과연 남궁혜는 지독했다!

공화련조차 봐주지 않다니.

눈앞의 먹이를 절대 놓치지 않는 그녀였다.

공화련은 안색을 바꾸며 남궁혜가 말을 꺼내기도 전에 자진하여 황금전표를 내밀었다.

남궁혜는 입이 다물어지지 않았다.

입만 움직여서 다이아몬드회원카드 세 장과 지존회원카드 한 장을 팔았다.

기분이 날아갈 듯했다!

“그럼 천천히 드세요. 전 옆방에 가봐야겠어요!”

남궁혜가 재빨리 옆방으로 자리를 옮겼다.

옆방의 손님들도 출혈이 심할 게 뻔했다.

하루 종일 샤부샤부 수백 석이 꽉 찼다.

밖에 줄을 서는 사람들도 줄어들기는커녕 계속 늘어났다.

공서련과 남궁혜는 회원의 위하여 앞으로 회원카드를 지닌 사람에게 미리 예약할 수 있는 혜택을 주기로 결정했다.

이렇게 하면 회원카드를 만드는 사람이 더 많아질 것이다.

황금전표와 현금이 기적상회의 금고에 가득 쌓였다.

그날 밤.

공서련은 장부를 확인하기 시작했다.

흥분한 공서련이 펄쩍 뛰며 천제현을 붙잡고 외쳤다.

“오늘 하루 얼마나 벌었는지 알아?”

“얼마나 벌었는데요?”

“금화 28만 냥!”

공서련은 흥분해서 말도 제대로 하지 못했다.

언니가 운영한 남운상회의 일 년 매출액보다도 많은 금액을 샤부샤부에서 하루 만에 벌어들였다.

천제현 역시 깜짝 놀랐다.

“그렇게나 많다니, 말도 안 돼요!”

공화련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회원카드 금액까지 계산했니?”

공서련이 머리를 긁적거리며 멋쩍게 웃더니 손가락을 꼽으며 계산하기 시작했다.

“오늘 지존회원카드 한 장과 다이아몬드회원카드 여덟 장, 황금회원카드 서른 장, 백은과 청동 흑철은 그보다 훨씬 많이 팔았어. 회원카드를 빼고 오늘 손님들이 쓴 돈을 더하면 금화 몇만 냥 정도야!”

공화련은 어이가 없었다.

‘그게 맞지!’

회원카드는 손님들이 충전한 돈이다.

따라서 확실히 돈을 번 것이라고 할 수 없었다.

그러나 회원카드에 충전하면 환불할 수 없다.

서련샤부샤부의 요리는 최저 이문이 500% 이상이고 최고 열 배의 이문이 남는다.

폭리다.

절대적인 폭리였다!

폭리를 이용해 자루가 터질 정도로 돈을 많이 벌었다.

오늘의 매출액은 금화 몇만 냥에 달했다.

이 기세는 앞으로 한참 동안 계속될 것 같다.

천제현은 감개무량했다.

“오랫동안 거지처럼 살았는데 드디어 큰돈을 벌게 되었어요!”

마력샤부샤부 한 집으로는 천남성의 수요를 감당할 수 없다.

천남성에는 20만이나 되는 수련자가 있다.

마력이 없는 평범한 사람 중에도 샤부샤부를 먹고 싶어 하는 상인과 귀족이 있다.

이 잠재 고객을 잘 발굴한다면 천남성 시장은 놀랄 만큼 커질 것이다.

과거에는 부적이나 약제 사업이 가장 잘 되었다.

식음료는 급이 낮은 상인이나 하는 장사였다.

그러나 기적그룹 휘하 식음료 사업부문의 성장 속도는 부적이나 약제에 결코 뒤지지 않거나 그보다 더 빨랐다.

천남성에서 기적상회의 적수를 찾을 수 없었다.

기적요식상회는 하루의 시범 운영으로 빛나는 성과를 거두었다.

그러나 몇 가지 부족한 점도 있었다.

공화련은 어쩔 수 없이 남운상회에서 100명을 샤부샤부 점원으로 이직시켰다.

남운상회도 인력이 부족하긴 마찬가지였지만 샤부샤부의 인력이 더욱 부족했다.

남궁혜는 식당 운영 시간에 문제가 생길까봐 아버지에게 생떼를 써 성주 호위대 200명을 이동시켜 샤부샤부를 경호했다.

다음 날.

서련샤부샤부 때문에 성 전체가 들끓었다.

위로는 귀족과 거상부터 아래로는 장사꾼과 말단 병사까지 서련샤부샤부를 모르는 사람이 없었다.

기적요식상회의 회원카드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 자랑거리가 되었다.

회원카드는 신분과 실력의 상징으로 자리매김했다.

“대박이야! 제대로 터졌어! 신문 좀 봐!”

공서련이 호들갑을 떨면서 신문을 들고 달려왔다.

“온 성이 우리 얘기를 하고 있어!”

공서련의 얼굴은 발갛게 이미 달아 올라있었다.

신문을 보물 바치듯 천제현에 건넨 후 옆에 바싹 얼굴을 붙이고 함께 읽었다.

아리따운 얼굴이 바로 옆에 있었다.

천제현이 입을 맞추고 싶은 충동을 느꼈다.

그러나 그녀가 폭주할까 두려워 생각을 접었다.

(@회색)<천남성일보> 헤드라인- ‘서련샤부샤부 업계의 기적을 일구다. 성 전체를 놀라게 한 일 매출액 금화 28만 냥!.’

<인물주간> 헤드라인- ‘금수저에서 대부호로, 기적요식상회의 두 미녀 회장 심층 분석.’

<용병신문> 헤드라인- ‘최고의 용병 식당 등장! 성의 모든 용병에게 인기 폭발!’

<월간 부적과 진법> 커버스토리- ‘획기적인 위대한 발명-요리마력진!’(@회색)

***

이 시대에는 마력대중매체가 없어서 신문이나 잡지 같은 종이매체가 가장 인기 있다.

지금 가장 영향력 있는 신문과 잡지는 전부 기적요식상회로 채워졌다.

이 모든 것이 기적이라 하기 충분했다.

천제현은 공서련과 함께 기사를 다 읽었다.

이때 염천웅과 상자를 든 시종들이 들어왔다.

“회장님, 필요하다고 하신 유성초를 가져왔습니다!”

‘마침 잘됐군!’

겹경사가 따로 없었다.

기적요식상회가 사업을 시작하자마자 대박을 터뜨리더니 필요한 유성초까지 들어왔다.

염천웅이 아리송해하며 물었다.

“금화 14만 냥 어치 유성초입니다. 천남성시장에서 유성초를 싹 다 긁어왔어요. 유성초 한 포기 소매가가 금화 20냥으로 대폭 뛰었습니다.”

천제현이 대수롭지 않다는 듯이 대꾸했다.

“약재 공급업체에 기적상회에서 유성초를 장기간 대량으로 구매할 거라고 말씀해 주세요. 매주 최소 만 포기를 구매할 거예요. 가격은 협상 가능합니다.”

염천웅이 깜짝 놀랐다.

“그렇게 많이요?”

“네, 그보다 더 많이 구매할 수도 있어요!”

기적상회가 잘나가고 있으니 천제현의 배짱도 두둑해졌다.

공서련이 의아해하며 물었다.

“이렇게 많은 유성초를 어디다 쓰게?”

천제현이 신비롭게 웃었다.

“며칠 동안 폐관수련을 해야겠어요. 나오면 말씀드릴게요.”

“또 뜸들이네!”

“큰아가씨와 생명의 샘에 가서 목욕을 한 다음 연기단을 한 알 드리세요. 제가 드린 단약은 남길 필요 없으니 전부 드세요. 연체 7성을 돌파할 거예요.”

천제현이 손짓을 하며 지시했다.

“유성초를 꺼내. 지금 당장 쓸 거야!”

유성초는 사실 천제현이 잘 알고 있는 유성초였다.

오래전에 발견된 이 약초는 경맥과 뼈의 상처를 치료하는 데 사용했다.

효과가 좋긴 하지만 대체할 약이 많아서 유성초는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했다.

하지만 유성초의 진정한 가치는 결코 상처 치료에 있지 않았다.

유성초는 유성의 힘이 담긴 대단한 약초였다.

그렇기 때문에 경맥과 뼈, 근육을 회복시키고 정신을 강화해 주는 신기한 효능이 있었다.

그리고 유성초는 기초 마력을 다지기에도 특효약이었다.

사실 남궁혜는 천부적인 재능을 지녔다.

일찌감치 혼성의 경지를 돌파할 수 있었지만 일부로 연체 경지를 유지하고 있다.

무엇을 위해 연체경에 머무른 것일까?

바로 기초 마력을 다지기 위해서였다.

경지도 중요하지만 그만큼 기초 마력도 중요한 것이다.

기초 마력은 마력의 강도와 깊은 관계가 있다.

기초 마력이 부족하면 같은 양의 마력이라도 그 위력이 훨씬 약하며 혼성의 경지에 도달해도 정령을 제대로 다룰 수 없다.

그러니 기초 마력을 강화시켜 주는 유성초가 귀한 것은 두말하면 잔소리인 것이다.

3만 년 후에는 유성초 한 포기의 가격이 지금의 만 배 이상이다.

하지만 유성초 한 포기에 담긴 힘은 미약하여 아무 효과도 낼 수 없다.

이 시대의 사람들은 유성초가 지닌 기초 마력을 닦아주는 신비한 효능을 발견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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