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1
제61장 대박 난 샤부샤부
공서련의 말이 끝나자 가게 앞에 모인 사람들이 환호하기 시작했다.
천제현이 멍해져서 공서련에게 물었다.
“상품권이라니? 아가씨가 가르치신 거예요?”
공서련이 멍한 얼굴로 대답했다.
“아니, 상품권이 뭐야?”
“이런, 천남성에는 사은 상품권이 없나요?
천제현 등에 소름이 돋았다.
“상품권을 저 둘이 생각해 낸 건 아니겠지?”
공서련이 계속 말을 이었다.
“사은 상품권 행사 외에 서련샤부샤부에서는 회원카드를 만들어 드려요. 회원카드가 있는 분께는 최대 30% 할인 및 다양한 혜택을 드립니다.”
남궁혜가 일어나 설명을 덧붙였다.
“기적요식상회 회원카드는 마력샤부샤부뿐 아니라 기적요식상회의 다른 점포에서도 사용할 수 있어요. 개업 기념으로 사흘 내에 회원카드를 만들면 금화 100냥 충전에 금화 10냥, 금화 200냥 충전에 금화 30냥, 금화 300냥 충전에 금화 50냥, 금화 500냥 충전에 금화 100을 더 드립니다. 시간제한이 있으니 서둘러 기회를 잡으세요.”
천제현까지 멍해졌다.
‘이 둘이 이런 기발한 생각을 하다니!’
마수가 판을 치고 땅은 넓으며 사람이 희소한 시대였다.
교통이 불편하여 정보 전달이 어렵고 사업 모델도 매우 단순했다.
그런 시대이니 사은 상품권이니 회원권이니 하는 사업 내단은 천남성에서 찾아보기 힘들었다.
그런데 놀랍게도 이 방법을 처음 생각해낸 게 온실 속에서 곱게 자란 저 두 사람이라니.
남궁의는 하마터면 눈물을 쏟을 뻔했다.
‘하늘이 남궁 가문을 돕는구나!’
딸은 봉황 정령의 주인이다.
이 사람들과 함께하면서 이제 생각까지 깊어졌으니 앞날이 창창할 것 같았다.
***
서련샤부샤부가 정식으로 영업을 개시했다.
수많은 손님들이 몰려왔다.
마력 식당에서는 마수고기를 판매하기 때문에 손님들은 주로 수련자였다.
천남성에는 20만 명에 달하는 수련자가 있으니 이 새로운 시장은 무한한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
점원들이 차림표를 건넸다.
흑철야생돼지고기- 1인분 은화 30냥
월광모우고기- 1인분 은화 40냥
양각영양고기- 1인분 은화 40냥
말굽사슴고기- 1인분 은화 50냥
손님들이 차림표를 보더니 몹시 놀랐다.
‘그렇게 비싸지는 않네!’
‘이 정도면 먹으러 오는 데 큰 부담이 없겠어!’
고기 일 인분 가격이 대부분 은화 20~50냥 사이고 채소요리는 은화 20냥을 넘지 않았다.
천남성의 고급 식당에서 파는 요리 가격과 비슷했다.
서련샤부샤부는 마력을 사용한 식당이고 요리도 다 마수고기로 만든다.
게다가 천남성에서 단 한 곳뿐이니 가격이 하늘처럼 높을 줄 알았는데 이렇게 합리적일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
요리가 나오자 사람들이 다소 실망했다.
양이 너무 적어 보였기 때문이다.
월광모우고기 한 접시는 노점에서 팔았던 크기의 1/4 정도였다.
사실 천남성에서는 샤부샤부가 별로 유행하지 않았다.
그래서 사람들은 기존의 다른 식당들과 비교하며 샤부샤부 양이 적다고 여길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곰곰이 생각해 보면 이곳의 손님은 전부 수련자이다.
가격 역시 받아들일 수 있는 범위 내였다.
이곳은 마력을 사용하는 수련자 전용 식당이다.
어떻게 평범한 식당과 가격이 같을 수 있겠는가?
게다가 이곳에는 회원카드 제도가 있지 않은가?
회원카드를 만들면 할인도 받을 수 있다.
물론 이곳에 온 대부분의 손님은 마력을 사용한 요리를 먹어본 적이 없었다.
그래서 적은 양에 비해 가격이 합당한지 아닌지는 맛이 어떤지 먹어본 후에야 정확히 판단할 수 있을 것이다.
쇠고기와 돼지고기가 특제 마력 냄비 안으로 투입되었다.
잠시 후 더할 나위 없이 감미로운 향이 식당 안팎에 가득 퍼졌다.
길거리에서까지도 향을 맡을 수 있었다.
평범한 요리와는 차원이 달랐다.
“이 돼지고기 너무 맛있잖아!”
“그러게. 흑철돼지의 고기는 질기고 맛이 없는데 이 냄비에 5~6분 끓이니 맛이 완전히 달라졌어!”
“정말 맛있다! 이 쇠고기도 얼른 먹어봐!”
“이렇게 맛있는 마수고기 요리는 처음이야!”
“이야, 돈값 제대로 하네!
“회원카드 만들자. 앞으로 여기 자주 오는 거야!”
“사장님, 여기 회원카드 만들어주세요!”
공화련은 식당 건물을 인수하면서 특별한 공간을 만들었다.
이 공간에서는 손님들이 식자재를 직접 가지고 오면 인원수대로 일부 비용만 받았다.
마수고기는 양식이 아니라서 매일 공급이 일정하지 않기 때문이었다.
전부 시장에서 공급받아야 하는 탓에 차림표에 있는 모든 요리의 자재를 안정적으로 구하기 어려웠다.
이런 방법이면 공급 부족 문제를 어느 정도 해결할 수 있다.
식당이 손님들로 꽉 차고 문 밖에도 몇백 명이나 줄을 섰다.
이곳은 천하에 단 한 곳뿐인 마력 식당이다!
누가 안 와보고 싶겠는가?
공서련과 남궁예는 대박이 난 가게를 보고 기뻐서 입을 다물지 못했다.
요리마다 5~10냥의 이윤이 남는다.
앞으로도 장사가 이렇게 잘된다면 이 샤부샤부는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될 것이다!
이건 시작에 불과하다.
이건 기적요식상회의 시작에 불과하다.
이건 기적그룹의 시작에 불과하다!
천제현과 염빙, 남궁의, 공화련 네 사람은 특실에서 온갖 요리를 주문했다.
“재미있군. 정말 재미있어!”
“여기에서는 먹으면서 수련을 할 수 있다니 일거양득이야, 하하하!”
염방이 마력을 발산하자 보이지 않는 힘이 순식간에 냄비를 감쌌다.
뜨거운 열기가 솟구치면서 얇게 썬 양고기 몇 점이 냄비에 넣자마자 익었다.
뜨거운 양고기가 배속에 들어가니 몸이 뜨거워지며 온몸이 나른했다.
‘여기에 좋은 술을 곁들이니 더할 나위 없이 유쾌하군!’
염빙은 예닐곱 접시를 비우고도 모자랐는지 몇 접시 더 주문하며 천제현에게 의견을 제시했다.
“보아하니 이곳에는 1급 마수고기밖에 없는 것 같은데 왜 2급 마수고기는 없나? 우리 같은 혼성 경지의 수련자에게 1급 마수고기는 별 도움이 안 되네.”
천제현이 고개를 끄덕였다.
“2급 식자재는 2급 요리진법을 써야 해서 혼성술사가 직접 요리해야 합니다. 천남성에는 혼성술사는 많지 않아서 아직 출시하지 못했습니다. 혼성술사 전용으로 호화로운 공간을 더 만들 수도 있지만 먼저 황금회원카드를 발급해야 해요.”
염빙이 껄껄 웃었다.
“이 친구, 날 겨냥해서 하는 소리구만!”
기적요식 회원카드는 흑철회원과 청동회원, 백은회원, 황금회원 카드로 나뉜다.
금화 50냥을 충전하면 흑철회원이 되어 5%의 할인을 받을 수 있다.
황금회원은 금화 1,000냥을 충전해야 하고 가장 높은 30%의 할인 혜택을 받는다.
금화 1,000냥은 적은 돈이 아니다.
천남성에서 황금회원이 될 수 있는 사람은 일류 상회나 유명 가문의 인물들뿐이다.
염빙이 호기롭게 말했다.
“내가 황금회원이 되지!”
“그렇지만 말이야…….”
염빙의 목소리가 확 바뀌었다.
“기적요식상회에 남궁 가문의 지분이 있다는 걸 누가 모르겠나? 염씨 가문은 남운상회의 지분을 가지고 있지! 기적요식이 이렇게 잘되는데 남운상회는 다 죽어가고 있어. 이건 말이 안 되네!”
염빙과 남궁의는 이 기회를 파고들 심산이었다.
기적상회는 설립 초기라 자금이 부족했다.
염빙과 남궁의가 눈을 마주쳤다.
‘지금이야말로 가장 적절한 투자 시점이지!’
‘샤부샤부가 이렇게 대박이 날 줄 누가 알았겠나!’
기적요식은 단시일 내에 분점을 내고 전국적으로 가맹점을 거느리게 될 것이다.
이런 상회에 자금이 부족할 수 있을까?
그때가 되면 결코 지분을 나누려 하지 않을 것이다!
다행히도 염천웅과 남궁의는 기적상회의 임원이었다.
일찌감치 지분을 챙긴 셈이다.
공화련이 얼른 대꾸했다.
“걱정 마세요. 남운상회는 기적그룹의 가장 중요한 상회 중 하나입니다. 앞으로 절대 실망시키지 않겠습니다.”
“그럼 됐네!”
이때 남궁혜가 쏜살같이 들어와서 다른 사람이 입을 열기도 전에 다짜고짜 아버지를 향해 외쳤다.
“금쪽 같은 딸이 사업을 시작했는데 이렇게 요리 몇 개 시켜서야 되겠어요? 행동으로 성의표시를 해야지요. 황금회원카드를 몇십 장 정도는 만드셔야죠!”
남궁의는 하마터면 입안의 음식을 뿜을 뻔했다.
“뭣하러 회원카드를 그렇게 많이 만들어? 또 시작이군!”
남궁혜가 의기양양하게 말했다.
“기적요식상회는 전국에 가맹점을 낼 거예요. 회원카드는 천남성과 중주성, 심지어 도성에서도 사용할 수 있다고요! 회원카드 수량이 얼마 없다는 걸 아셔야 해요. 다 못 쓰면 친구에게 선물하면 되잖아요. 금은보화보다 훨씬 실용적이에요. 안 그래요?”
남궁의가 기가 차서 말했다.
“그런 소리 말아라. 이렇게 계속 너에게 뜯기다가는 친구 만날 돈도 없겠어!”
“말도 참 많으셔! 그럼 다이아몬드카드 한 장 만드세요. 안 비싸요. 황금 1만 냥이에요. 최대 40%까지 할인해 드려요. 지금 행사 기간이니 충전 많이 할수록 혜택이 더 많아요. 그럼 거의 6~70% 할인이에요. 절대 손해 보는 장사가 아니죠! 아버지라서 이렇게 해드리는 거니 잘 생각해 보세요!”
‘이 아이 말발이 언제 이렇게 는 거야! 천제현과 계속 함께 지내서 이렇게 된 걸까?’
남궁의는 속으로 한숨을 쉬었다.
마력 식당에서 한 끼를 즐기려면 최소 금화 몇 냥은 써야 한다.
지금은 1급 식자재밖에 없지만 앞으로 혼성술사 전용 공간을 마련하면 가격이 훨씬 비싸질 것이다.
물론 요리가 지닌 효력 또한 훨씬 좋아질 것이다.
어찌됐든 자주 애용할 것이다.
‘그럼 개업 행사 김에 다이아몬드카드를 만드는 게 낫겠군.!’
남궁혜는 남궁의가 고민하는 것을 보고 옆에서 계속 부추겼다.
“사실 지존회원카드도 있어요. 금화 10만 냥 충전하시면 50%나 할인 되는데…….”
“됐다, 됐어. 이제 그만해!”
남궁의가 땀을 닦으며 품에서 황금전표를 한 장 꺼냈다.
“1만 냥짜리다. 어서 받아.”
천제현이 남궁혜를 향해 엄지를 치켜들었다.
남궁혜가 의기양양하게 눈썹을 치켜세우며 염빙에게 눈길을 돌렸다.
“염빙 장군님, 천남성에서 오랫동안 장군직을 맡으셨으니 성주에 버금가는 재력이 있으시잖아요. 최고의 지존회원카드를 만드시는 게 어때요? 금화 10만 냥이면 장군님의 존귀한 신분을 뽐낼 수 있어요. 그 정도야 푼돈이죠!”
염빙이 땀을 뻘뻘 흘렸다.
“황금회원카드를 만들려고 했는데.”
“황금회원카드요? 장군님 같은 분이 황금회원카드라니요!”
남궁혜가 눈을 치켜뜨며 과장된 말투로 외쳤다.
“이건 장군님을 모욕하는 거예요! 장군님은 참을 수 있다 해도 제가 못 참겠네요. 어떤 얼간이가 그렇게 시켰어요? 그놈을 흠씬 패줘야겠어요!”
천제현이 너무 놀라 입을 쩍 벌렸다.
‘얘가 대체 무슨 헛소리를 하는 거야! 염빙에게 황금회원카드를 만들라고 하는 게 어째서 모욕인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