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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력 믿고 막 간다-59화 (58/729)

# 59

제59장 천제현의 과거

장풍은 단숨에 그의 단전 기혈을 모두 박살 냈다.

“으으, 커헉!”

검을 든 청년이 고통의 비명을 질렀다.

천제현은 재미있다는 눈빛으로 쓰러진 두 청년을 바라봤다..

“연체 7성 하나와 연체 7성 정점 하나라. 고작 그런 실력으로 감히 내 앞에서 건방을 떨어? 그런 실력으로 감히 기적상회를 노리다니!”

주변의 구경하는 사람들이 모두 경악했다.

천재대전이 끝난 지 고작 이틀이었다.

그런데 그 이틀 동안 천제현의 실력이 한참 성장한 것 같았다.

‘연체 7성 둘을 저리 손쉽게 격파하다니!’

게다가 상대는 이미 불구가 되었다.

남궁혜가 놀란 표정을 지었다.

“저 자식은 정말 괴물이야. 이렇게 가다간 곧 내 경지를 뛰어넘겠어! 어떻게 저렇게 빨리 성정하지? 언젠가 그 비결을 반드시 캐낼 거야!”

공서련도 놀라기는 마찬가지였다.

“이게 말이 돼 너 정말 천제현 맞아?”

공서련이 호들갑을 떨며 천제현을 닦달하는 사이, 청년 둘은 겁에 질려 오들오들 떨고 있었다.

“마력이 하나도 없던 네놈이 언제 이렇게 강해졌지?!”

당시에 늘 괴롭힘을 당하며 장난감 취급을 받던 천제현이 이제는 반대로 자신들을 장난감처럼 가지고 놀다니.

이 얼마나 큰 변화인가!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어!’

도를 들고 있던 청년이 입가에서 피를 흘리며 말했다.

“셋째 형님. 안, 안…… 되겠어요. 경맥이 전부 끊어졌어요!”

“내 마력도 다 사라졌다. 천제현, 이 잔인한 자식!”

둘은 일이 이렇게 될 줄 꿈에도 몰랐다.

재능이 출중했지만 이제는 불구가 되어 다시는 수련을 할 수 없는 몸이 되었다.

후회와 공포, 원망이 동시에 솟구쳤다.

“잔인하다고?”

천제현이 장난치듯 말했다.

“날 박살 내려고 할 때는 왜 잔인하다고 생각하지 않았어? 내 상회를 망쳐놨으니 그 정도 각오는 했어야지. 널 죽이지 않은 걸 감사하게 생각해라!”

“간덩이가 부었구나!”

근처의 찻집에서 묵직한 음성이 들려왔다.

찻집의 창문으로 찻잔 하나가 빠르게 회전하며 천제현을 향해 날아왔다.

‘고수가 한 명 더 있었나!’

천제현이 손을 휘두르자 찻잔이 경쾌한 소리를 내며 박살났다.

그러나 찻잔에 실린 힘에 밀려 몇 발자국 뒷걸음질 쳤다.

‘마력의 강도로 보아 연체 8성 정점에 오른 자로군!’

남궁혜가 싸늘하게 외쳤다.

“어디 숨은 쥐새끼냐! 썩 튀어나와!”

빨간색 비단 두루마기를 걸친 중년의 남자가 찻집에서 뛰어내렸다.

약간 곱슬 거리는 검은 머리에 입가에는 수염이 길게 자라나 있었다.

손가락에 잔뜩 낀 옥반지를 보니 부유하거나 지체가 높은 것 같았다.

두 청년이 급히 외쳤다.

“숙부님, 살려주세요!”

중년 사내가 둘을 쳐다보며 콧방귀를 뀌었다.

“잡종 하나 이기지 못하다니, 가문의 체면이 땅에 떨어졌다. 네놈들을 살려서 어디에 쓰겠느냐!”

“숙부님…….”

두 청년의 안색이 어두워졌다.

하지만 중년의 남자는 두 청년을 신경도 쓰지 않고 천제현을 살피는 것에 집중했다.

‘이 잡종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어떻게 몇 개월 만에 이렇게 강해질 수 있지?’

중년 사내는 몹시 거만했지만 놀라움을 감추지 못하는 눈빛으로 천제현을 다시금 위아래로 훑어봤다.

“모두 네가 죽은 줄 알았다. 가문의 수치가 지금까지 살아 있을 줄 누가 알았겠느냐? 게다가 만만치 않은 마력까지 갖게 되다니!”

천제현은 지금 눈앞에 남자가 무슨 소리를 지껄이는지 전혀 알 수 없었다.

‘이 알 수 없는 놈은 대체 어디서 나타난 거야?’

천제현은 성급하게 중년의 남성을 공격하지 않았다.

일이 석연치 않게 돌아가고 있었다.

공격을 하더라도 제대로 알고 해야 하지 않겠는가.

게다가 영문도 모르고 낯선 사람을 때릴 수는 없는 노릇 아닌가.

중년 사내가 무시하는 투로 비꼬며 물었다.

“어리석은 자들아, 저런 천한 놈 편에 서다니! 저자의 신분을 아느냐? 저자가 누구인지나 알고 그러는 것이냐!”

남궁혜가 싸늘하게 대답했다.

“우리 회장님이다! 회장님은 너희 같은 비겁한 소인배보다 훨씬 대단하다고!”

중년 사내가 남궁혜를 크게 꾸짖었다.

“왕국의 삼 대 가문 중 하나인 남궁 가문의 딸이 잡종과 어울리다니! 남궁 가문의 명예에 제대로 먹칠을 하는구나!”

중년의 남자가 남궁 가문의 명예를 운운하자 남궁혜는 벌컥 화를 내며 외쳤다.

“말을 그따위로 하다니, 네놈의 입을 찢어주마!”

하지만 외침과 다르게 남궁혜는 섣불리 움직이지 않았다.

한편 천제현은 가만히 서서 골똘히 생각에 빠져 있었다.

‘정말 이상한데! 저놈은 분명 나를 알고 있어! 그냥 아는 게 아니라 아주 잘 알고 있어.’

하지만 천제현은 결코 저들을 본 적이 없었다.

그렇지 않고서야 저자들이 제대로 걸어 다닐 리 없었다.

천제현의 성격상 분명 다리몽둥이 하나씩은 분질러놨을 테니까!

‘혹시…… 내 몸의 원래 주인을 아는 사람인가?’

만약 그런 거라면 천제현은 몹시 곤란할 것이다.

몸의 주인은 이미 사라졌다.

기억도 전혀 남아 있지 않다.

천제현은 과거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하나도 몰랐다.

‘저들은 대체 누구일까? 정말 원래 몸의 주인을 알던 사람들인가?’

천제현이 침착하게 물었다.

“무슨 일로 나를 찾아왔지?”

중년 사내가 노기등등하게 소리쳤다.

“태어나지 말았어야 할 잡종 놈. 천씨 가문의 피가 흐르는 데도 가문을 배신하다니 죽어 마땅하다! 게다가 형 둘을 이 꼴로 만들다니 죄가 더 무거워! 그런데도 감히 그런 말을 지껄이다니!”

‘가문을 배신했다고? 그게 무슨 뜻이야?’

중년 사내는 천제현이 놀랐다고 생각하며 차갑게 웃었다.

“네놈이 아직 살아 있다는 소식을 듣고 가문이 크게 떠들썩해졌지. 그 소식을 믿을 수 없어서 내가 직접 알아보러 온 것이다. 이렇게 멀쩡히 살아 있을 것이라 생각지도 못했어. 게다가 뭔가 기연을 얻은 것 같군! 허나 내게 발각된 이상 행운도 여기까지다!”

기적상회 세 여자가 마음속으로 생각했다.

‘천제현의 친척인 걸까?’

‘설령 친척이면 또 뭐!’

‘입만 열면 잡종이라고 모욕을 주잖아. 저런 친척이 어디 있어?’

천제현이 안쓰러운 눈으로 혼자 폭주하고 있는 중년 남성을 쳐다봤다.

“그렇다면 날 죽이러 온 건가?”

중년 사내가 거만한 표정으로 대답했다.

“가문을 배신한 자는 용서할 수 없다. 능지처참해도 시원치 않아. 허나 죽은 네 부모를 봐서 기회를 한 번 주마!”

공화련이 불현듯 뭔가를 생각해냈다.

‘천씨 가문, 중주성의 천씨 가문! 설마 천제현이 중주성 천씨 가문 사람인 거야?!’

중주의 천씨 가문은 대단한 가문으로 영향력이 양씨 가문 못지않았다.

가능성은 낮지만 천제현도 천씨 성을 사용하고 있었다.

따라서 천제현이 천씨 가문 사람일 가능성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었다.

‘천제현이 어떤 사고로 노예가 되었는데 가문에서는 그가 죽은 줄 알고 찾지 않은 거야. 그리고 천제현이 멀쩡히 살아 있고 비밀리에 상회를 설립했다는 소식에 조사를 하려고 천남성에 사람을 보낸 거라면?’

이렇게 생각하니 말이 됐다.

‘저 사람들이 천제현을 이렇게 대하는 것도 이해가 돼!’

공화련은 자신의 추측이 너무 잘 맞아떨어지고 있다고 느꼈다.

‘저들은 천제현이 어떻게 자랐는지 보아온 사람들이야. 천제현을 너무 잘 알기에 오히려 오판을 한 거야. 천제현이 그 후에 어떤 일을 겪었는지 전혀 모르니까!’

공화련의 백옥같은 피부에 닭살이 돋기 시작했다.

‘혹은 천제현이 살아 있다는 소식을 누군가가 일부러 중주성에 알렸는지도 몰라! 천제현과 가족을 이간질시켜 그를 죽이려는 목적으로!’

공화련은 자신이 추측한 사실을 천제현에게 알리고 싶었다.

하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았다.

천제현이 아주 희미한 미소를 지으며 중년의 남자를 향해 다가가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내가 뭘 어쩌길 원해?”

“상회를 설립하고 제법 잘 꾸려나가는 것 같군.”

중년 사내가 탐욕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지분을 전부 내놔. 그리고 스스로 마력을 폐하고 본가로 돌아가 처벌을 받아라. 그러면 죽음은 면하게 해주지! 이게 네가 살 수 있는 유일한 기회다! 기회를 놓치지 말거라!”

천제현이 폭소를 터뜨렸다.

그 모습을 본 중년 남자의 낯빛이 바뀌었다.

“감히 웃다니! 난 네 아버지의 일곱째 사촌형이다. 떳떳하게 장가를 간 몸이고. 넌 이 세상에 태어나지 말았어야 할 잡종이다! 네 아버지를 봐서 네게 기회를 준 것이다. 기회를 놓치고 나서 가문을 원망하지 마라! 공씨 가문은 별 볼 일 없는 가문이다. 우리 가문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야!”

중년 남자가 어찌나 분노했는지 남자의 수염이 푸들푸들 떨렸다.

반면 천제현은 너무나 평온한 모습이었다.

“정말 미안.”

천제현은 이미 예전의 천제현이 아니었다. 하지만 그는 원래의 몸주인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고 싶었다.

“몇 가지 일이 잘 기억나지 않는데, 내가 어떻게 가문을 배신했는지 들려줄 수 있나?”

천제현의 말에 중년 사내는 분노도 잊고 어리둥절했다.

‘설마 다 잊어버린 건가? 이 잡종은 대체 어떤 무슨 일을 겪은 거냐?’

중년 남성은 애써 진정하고 정말 아무것도 모르는 듯한 표정을 짓고 있는 천제현을 바라봤다.

어쩌면 천제현이 정말로 모두 잊어버린 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좋다. 말해주지! 네 아버지는 본래 우리 가문의 적통으로 큰 기대를 받았다. 그런데 원수 가문의 계집과 사랑에 빠져 가문의 반대에도 그 계집과 도망을 쳤어. 그러다 너 같은 잡종을 낳았지.”

생각만 해도 화가 나는지 중년 남성의 목소리는 점점 커지고 있었다.

“그리고 십 년 전 네 아버지와 그 계집은 본가에 잡혀왔다. 가문의 최고 어른께서 자비를 베푸셔서 그 계집만 죽이고 너와 네 아버지는 목숨을 부지하게 됐다. 심지어 네게 공부까지 시키셨지.”

이제 중년 남성의 목소리는 쩌렁쩌렁 울려 천남성 거리에 퍼지고 있었다.

“그런데 은혜도 모르는 네 아버지가 반년 전에 또 널 데리고 도망을 치다가 가문을 배신한 죄로 그 자리에서 죽은 것이다! 넌 어쩌다 운 좋게 도망쳐서 지금까지 살아 있는 거야! 그렇지만 우리에게 발각되었으니 이제 체념해라!”

뜻밖에 원래 몸주인의 이야기를 듣게 된 천제현은 조금 놀랐다.

사실 그는 단 한 번도 원래 몸에 얽힌 이야기를 알아보려 한 적이 없었다.

그러던 차에 이렇게 이야기를 듣게 되다니.

‘진짜 천제현. 너 이 자식. 엄청 불쌍한 놈이었구나.’

한편 천제현의 과거를 들은 공서련은 천제현이 너무나 불쌍하다고 생각했다.

‘부모님이 모두 돌아가셨다니! 오랫동안 학대당하며 살았다니! 홀로 도망치다가 결국 노예로 전락하다니! 이게 천제현의 과거란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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