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능력 믿고 막 간다-48화 (47/729)

# 48

제48장 기적상회의 등장(2)

공화련이 마력을 손마력등에 주입하자 마력진이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원통의 전면에서 강렬한 빛이 뿜어져 나와 사람들 얼굴로 흩뿌려졌다.

공화련은 손마력등에 대해 설명하기 시작했다.

“손마력등은 마력 주입을 통해 빛을 만들어냅니다. 빛의 세기는 마력의 강도로 조절할 수 있지요. 이 장치는 모험대, 용병단, 군대 등에서 광범위하게 사용하게 될 것이라 확신합니다!”

“대단한 물건이군!”

염빙이 일어서서 격앙된 목소리로 말했다.

“난 손마력등 천 개를 주문하겠소!”

“난 500개!”

“200개 주문하겠소!”

“……!”

현재 기적상회는 생산력이 부족한 상태라 공화련이 가지고 있는 것이 유일한 손마력등이다.

그러니 수천 개가 넘는 주문을 어떻게 감당할 수 있단 말인가.

“기적상회의 조명기구는 아직 연구개발과 설계 중에 있습니다. 손마력등 외에도 가정용, 공업용 조명기구도 출시할 예정이고요.”

공화련은 뒤이어 탁상용 마력가로등과 같은 개념의 조명기구를 설명한 후에 이렇게 말했다.

“여러분, 월말부터 예약 주문을 받을 예정입니다. 기적상회의 마력등에 관심이 있으시다면, 기적상회가 발표하는 최신 정보에 수시로 관심을 가져 주시기 바랍니다.”

모두들 흥분한 감정을 감추지 못했다.

장내에 있는 모든 사람들은 공화련의 설명을 듣고 난 후 대단히 참신하다고 생각했다.

역대 천남 정상회의에서 상인이 제품을 발표할 때 언제나 단약, 부적 등에서 딱히 벗어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여태껏 이런 보기 드문 물건이 소개된 적이 없었다.

남궁의는 이 시장의 잠재력이 대단히 클 것으라 직감했다.

대륙에 다른 지역의 상황은 잘 몰라도 이 나라 안에서 이 마력등과 비견할 만한 안정적이고 저렴한 조명기구가 없기 때문이다.

마력등이 양산에 돌입한다면, 최소한 이 나라 안에서 불티나게 팔릴 것은 자명한 일이다.

그리고 분명 그만큼 엄청난 돈을 벌어들일 것이다.

‘천제현이 말한 것이 결코 허풍이 아니었어……!’

“시간상 마력등에 관한 소개는 여기서 마치겠습니다. 상세히 알고자 하시는 분은 기적상회에 오셔서 문의하시기 바랍니다. 저희가 다음에 소개할 또 다른 발명품은 이것과 마찬가지로 역사적인 의미가 있는 것입니다. 이것은 사람의 생활을 완전히 바꿔줄 것이며 삶의 질을 높일 것입니다. 이것은 바로 마력 요리도구입니다!”

‘마력 요리도구? 설마……!’

남궁의는 눈을 크게 뜨고 단상에 오르는 두 소녀를 보았다.

대략 16세 정도로 보이는 소녀는 천진난만하고 귀여운 인상에 청순하고 아름다웠다.

또 다른 소녀는 대략 17세 정도로 육감적이고 자유분방한 느낌이었다.

‘저 둘은 바로 공서련과 남궁혜가 아닌가?’

공서련과 남궁혜는 모두 긴장감에 몸이 얼어붙었다.

공서련은 이제껏 큰 자리에 서 본 적이 없는 사람이었다.

그런데 지금 만 명이 넘는 관중 앞에 섰으니 걸어 다니는 것만도 대견할 정도다.

남궁혜는 평소 털털한 성격으로 하늘 아래 무서울 것이 없었지만, 이런 장소에 서 있으니 심장이 북 치듯 쿵쾅거려 견딜 수 없었다.

공화련은 두 소녀를 보고는 온화하게 미소 지었다.

“여기는 기적요식의 두 회장입니다. 이 두 회장님이 마력 요리도구의 효능에 대해 설명할 겁니다!”

공서련은 침을 삼키기도 힘들었다.

오늘 천제현과 언니의 모습은 대단히 훌륭했고, 그런 천제현과 언니가 자신을 보고 있었다.

‘그러니 나도 이 흐름을 끊어선 안 된다.’

공서련은 입술을 꽉 깨물고 앞으로 나갔다.

짝짝짝!

공서련의 심장이 터질 것 같았다.

본래 서두를 멋들어진 말로 장식하고 싶었으나 일순간 머리가 새하얗게 변하고 말았다.

그녀는 더듬거리며 입을 떼었다.

“이, 이…… 마, 마력 요리도구는 음식을 조리할 때 사용하는 것입니다. 여러분을 절대 실망시켜 드리지 않을 거예요.”

남궁혜가 재빨리 말을 이었다.

“맞아요, 맞아요! 저희가 맛있는 음식을 많이 준비했습니다. 백문이 불여일견이지요. 지금 여러분께 선보일 테니 한 번 맛보십시오!”

관중들은 눈만 껌뻑이며 멀뚱히 서 있었다.

‘설명이 벌써 끝났나?’

‘소개가 전혀 없는데?’

남궁혜가 빠르게 손을 휘젓자 상회 직원 2~300명이 쟁반을 들고 단상 앞으로 나왔다.

은색 쟁반 위에는 향긋한 고기가 놓여 있어 순식간에 장내가 군침 도는 향기로 가득 찼다.

“와! 이건 마수 고기 아냐?”

“하나 먹어봐도 되나요?”

“여태껏 이렇게 맛있는 마수 고기를 먹어본 적 없어!”

“…….”

공서련과 남궁혜는 사람들의 반응을 보고는 서로를 바라보며 미소 지었다.

불안했던 마음이 순식간에 가라앉았고, 오히려 자신감이 조금 붙었다.

특히 남궁혜는 본래 대담한 축에 속했으므로 준비한 음식이 사람들의 호평을 받자 바로 자신감이 폭발했다.

‘아버지는 줄곧 날 무시했지! 이 지역 사람들은 내가 소란을 피우는 말썽쟁이로만 생각했고!’

이번에도 겨우 천제현한테 부탁해서 같이하게 된 것이다.

‘반드시 멋진 모습을 보여줘야 해. 더 이상 사람들이 날 무시하지 않도록! 특히 밉살맞은 아버지에게!’

남궁혜가 앞으로 나와 소개했다.

“마력 요리도구는 마력진을 통해 마수 고기를 조리하는 신기한 발명품입니다. 사용 방법이 간단하고 편리하죠. 이 발명품이 대중에게 보급되기만 하면, 마수 고기와 약재가 맛있는 음식이 되어줄 것입니다. 저는, 이것이 대륙의 요식업계를 뒤흔들 혁신적인 발명품이라고 생각합니다!”

갈수록 남궁혜의 머릿속이 정리되었다.

뒤이어 마력 요리도구의 기능을 유창하게 설명했다.

“이 요리도구는 마수 고기를 더없이 훌륭한 음식으로 만들어줍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편리하고 안전하다는 점입니다. 마력 요리도구는 우리의 식생활을 윤기나게 바꿔줄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기적상회의 위대한 발명입니다!”

공화련은 반 년 안에 천남성 전체, 심지어는 나라 전체를 밝힐 거라고 했다.

그런데 남궁혜는 대륙 전체의 요식 문화를 완전히 바꿔 버리겠다고 선포한 것이다.

‘기적상회, 정말 기백이 대단하군!’

공서련은 서둘러 말을 이었다.

“여러분! 주목해 주십시오. 이틀 후 기적식당이 최초로 개업합니다. 이곳에선 마력을 강화할 수도 있고, 맛있는 음식도 맛볼 수 있지요. 여러분의 방문을 환영합니다!”

이래서 광고가 중요하다고 했던가.

천재대전에서 천제현의 활약과 기적상회의 화려한 등장!

이어서 획기적인 마력등과 마력 요리도구의 성공적인 출시까지!

앞으로 기적상회는 많은 사람의 입에 오르내릴 것이다.

그러니 식당은 개업 첫날부터 폭발적인 인기를 끌 것은 자명한 일이다.

기적상회에 이 두 제품만 있는 것인가?

그렇게 생각한다면 틀려도 한 참 틀린 생각이다!

공서련과 남궁혜가 내려가고, 넓은 회의장에 선 공화련은 사람들의 집중적인 시선을 받으며 여유롭게 말했다.

“이 두 발명품이 세상에 나오면 우리 삶의 질과 효율을 크게 높여줄 것입니다. 그러나 기적상회의 이념은 여기에 그치지 않습니다. 저희는 더 높은 이상과 꿈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녀의 매혹적인 목소리는 신비로운 해협의 요정처럼 저항할 수 없는 매력을 지녔다.

장내 사람들은 그녀에게 홀리듯 자신도 모르게 빠져들었다.

“기적상회는 어떤 종족들에 밀리지 않고, 인류의 번영과 강성을 목표로 정진하는 기업이 되겠습니다!”

공화련의 목소리는 점차 격앙되었으나, 어조는 예리한 칼날처럼 간결하고 명료했다.

이 모습에 사람들은 온몸에 전율을 느꼈다.

“스스로의 노력을 통해 인류가 이 광활한 대지에서 영원히 이어지고 세세토록 빛나기를 희망합니다. 바로 우리가 유사 이래 가장 위대한 문명을 만들어 가기를 바랍니다! 저희는 역사에 길이 남을 상회로 성장할 것입니다!”

와!

장내는 감탄 소리로 가득 메워졌다.

‘일개 상회장 신분으로 이처럼 대담한 말을 할 수 있다니!’

‘대단한 패기구나!’

인류는 대륙에서 유일한 종족이 아니며, 가장 강력한 종족이라고도 말할 수 없다.

그래도 나름 우수한 종족으로 천억이 넘는 인구에 광활한 영토를 보유하고 있었다.

인간의 국가는 대륙 곳곳에 분포해 있었으며, 그중 천남성이 속한 남하국은 인구가 2억 명에 불과한 소국이었다.

진정으로 걸출한 능력자라면 이 작은 나라는 신경도 쓰지 않을 것이다.

이 작은 나라에 속한 성에서, 그것도 오늘 발족한 소규모 상회에서 종족 번영이 목표라니!

꿈을 너무 높게 잡은 것 아닌가!

공화련 자신도 얼굴이 빨갛게 달아올랐다.

이것은 모두 천제현이 가르쳐 준 것이다.

“허풍이란 떨라고 있는 법이죠. 어차피 허세 좀 부린다고 세금을 내거나 법을 어기는 것도 아니잖아요.”

천제현이 한 말이었다.

그러니 천제현 말마따나 제대로 허풍을 떨어보는 것이다.

이제 막 상회를 설립했으니 무엇보다 사람의 이목을 집중시켜야 한다.

‘그러니 어휘 선택에 각별한 노력을 기울이고 적절한 부분을 강조하여 부각시키는 것은 마냥 나쁜 것만은 아니야!’

공화련 역시 평범한 인물이 아니다.

자기 자신도 허풍이 지나친 게 아닌가 싶었지만, 그럼에도 열정이 끓어올랐다.

그녀는 큰 소리로 말을 이었다.

“기적상회는 기적을 일으키기 위하여 탄생했습니다! 기적상회는 이 세상을 바꾸기 위해 나타났습니다! 기적상회는 소소한 분야에서 작은 성과를 거두었다고 자만하지 않을 것입니다! 이것은 시작에 불과합니다!”

짝짝짝!

현장에서 박수 소리가 터져 나왔다.

공화련은 한껏 달아오른 분위기를 본 후에 바로 본제로 넘어갔다.

“남운상회는 기적상회라는 거대한 흐름에 몸을 실은 줄기 중 하나입니다. 부적, 제약의 연구, 개발 및 생산, 판매를 전방위적으로 담당할 것입니다! 오늘 여러분은 남운상회의 완벽한 변신을 보게 될 것입니다!”

부적과 제약은 가장 거래 규모가 큰 업종이다.

따라서 큰돈이 오가는 까닭에 경쟁도 그만큼 치열하다.

천남성처럼 작은 도시만 하더라도 상회가 수십 개는 달했다.

이 가운데 두각을 나타내기란 절대로 쉬운 일이 아니었다.

남운상회 역시 온갖 고초를 당했고 뿔뿔이 흩어졌으며 막중한 빚에 허덕여 결국 목숨만 겨우 연명하는 지경까지 온 것 아닌가?

하지만 이제는 다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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