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8
제18장 천제현의 반격
막상 그러고 보니 공화련의 몸매는 정말 화끈하다는 말로밖에 표현이 되질 않았다.
나올 곳은 나오고 들어갈 곳은 들어가 있었다.
공화련의 몸에서 꽃향기 같은 기분 좋은 살내음이 풍겼다.
남자와 살을 맞대본 적이 없는 공화련은 너무 놀라 마구잡이로 주먹을 휘둘렀다.
“이 발칙한 놈! 감히 반격을 해?”
‘이 여자가 미쳤나? 그럼 내가 가만히 서서 당할 줄 알았나!’
공화련은 전투 경험이 없어서 그런지 당황하자 마력도 제대로 사용하지 못했다.
천제현이 가볍게 공화련을 제압했다.
먼저 두 팔을 등 쪽으로 꺾고 그녀를 정자 난간에 몰아붙였다.
그녀의 크고 둥근 엉덩이가 위로 바짝 들렸다.
‘이 자세는 정말 꼴불견이군.’
공화련의 얼굴은 당장이라도 터질 듯 더욱 붉게 달아올랐다.
“어서 놓지 못해?”
다급한 나머지 공화련이 마력을 폭발시켜 팔 한쪽을 빼낸 후 머리에 꽃은 비녀를 뽑아 천제현의 낭심을 향해 내리찍었다.
비녀는 중요 부위를 스쳐 천제현의 왼쪽 다리에 꽂혔다.
다리에서 피가 흘렀다.
‘악!’
천제현은 극심한 고통을 느끼며 식은땀을 흘렸다.
‘빌어먹을! 조금만 늦었어도 고자가 될 뻔했어!’
천제현은 이 세계에서 자신에게 처음으로 상처를 입힐 상대가 여자일 줄은 상상도 못했다.
천제현은 마음이 넓어서 원한을 마음에 담아두지 않았다.
원한이 있으면 그 자리에서 갚아 버렸기 때문이다.
‘이번에도 예외는 없다!’
천제현이 복숭아처럼 토실토실한 공화련의 볼기짝을 세차게 후려쳤다.
찰싹!
공화련이 그 자리에 굳어 버렸다.
‘이, 이놈이 지금 내 엉덩이를 치다니! 20년이 넘게 깨끗하게 지켜온 내 몸이, 손 한번 잡혀본 적이 없는 내 몸이 이놈에게 더럽혀지다니!’
공화련이 놀라서 소리를 지르려고 하자 천제현이 입을 틀어막았다.
공화련은 읍읍거리며 천제현의 품에서 필사적으로 버둥댔다.
공화련의 두 눈에서 천제현을 태워 버릴 듯한 분노의 불꽃이 일었다.
이 눈빛을 보니 쉽게 끝나지 않을 것 같았다.
“좋다. 이미 엎질러진 물이니 갈 때까지 가보자!”
천제현은 버둥거리는 공화련을 더욱 꽉 잡았다.
‘내 말을 들을 때까지 엉덩이를 때려주지! 내가 야생마 같은 널 길들여주마!’
풍만한 엉덩이를 다시 한 번 때렸다.
공화련이 감전된 것처럼 온몸을 부들거렸다.
그녀는 태어나 지금껏 단 한 번도 맞아본 적이 없었다.
‘그런데 처음 맞는 곳이 엉덩이라니!’
천제현의 손은 무자비했다.
극심한 통증이 신경을 파고들며 전류처럼 온몸을 휘감자 몸이 이상야릇하게 찌릿찌릿했다.
“사정을 알아보지도 않고 죄를 뒤집어씌웠으니, 한 대!
“신분이 높다고 하인을 업신여겼으니, 한 대!
“말로 이길 수 없다고 폭력을 쓰다니, 한 대!
“날 고자로 만들 뻔했으니, 한 대!”
“……!”
천제현이 공화련의 풍만한 둔부를 10여 차례 찰싹찰싹 때렸다.
엉덩이를 맞은 충격 때문인지 공화련은 넋이 나가서 전혀 저항하지 않았다.
사람들은 공화련을 손이 닿지 않는 여신이자 범접할 수 없는 여장부라고 여겨왔다.
지금까지 공화련을 이렇게 대하는 사람은 없었다.
공화련은 몹시 괴로웠다.
엉덩이를 맞는데 이상하게 야릇한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다.
‘부끄럽고 민망해 죽을 거 같아!’
볼기짝이 화끈거리는 것 이상으로 공화련을 얼굴이 잔뜩 붉어졌다.
게다가 이상하게 찾아드는 알지 못하는 고통 외의 이상야릇한 감각에 더 부끄러웠다.
공화련이 괴롭힘을 당한 소녀처럼 두 눈에서 눈물을 쏟았다.
“날 이렇게 욕보이다니, 널 절대 용서하지 않…… 아!”
말이 채 끝나지도 않았는데 또 한 대가 날아왔다.
천제현은 거침이 없었다.
“존중은 서로 하는 거야. 날 그따위로 대하면서 존중 받길 바란 거야? 넌 날 용납할 수 없겠지. 상관없어. 여길 떠나면 그뿐이야. 지가 정말 뭐라도 되는 줄 알고 있어!”
천제현이 말을 이어나가며 다시 엉덩이를 후려쳤다.
“누가 제멋대로 굴래? 누가 함부로 성질을 부리래?”
이때 화원 입구 쪽에서 인기척이 들렸다.
몽 대장이 사람들을 이끌고 화원으로 들어오고 있었다.
“어서 날 풀어줘!”
공화련이 놀라서 당황하기 시작했다.
이 광경을 누가 본다면 내일 바로 성 전체에 ‘공화련이 하인과 화원에서 눈이 맞았다’라는 소문이 파다하게 퍼질 것이다.
그렇게 되면 제아무리 굳센 여장부라도 감당하기 어려울 것이다.
“사과부터 해!”
“너…….”
찰싹!
“사과하라고!”
“알겠어!”
공화련은 울음을 터뜨리기 일보 직전이었다.
“오늘 내가 너무 제멋대로 굴었어. 어서 날 풀어줘! 우리 말로 하자!”
공화련이 잘못을 인정했다.
그제야 천제현이 그녀를 풀어주며 한마디 했다.
“그 말을 믿으면 내가 바보지. 넌 곧바로 내게 복수할 거야. 이제 여기 있고 싶지 않아. 난 떠날 테니 자매끼리 잘 살아봐!”
엉덩이가 여전히 매우 화끈거렸다.
천제현이 쩔뚝거리며 떠나는 모습을 보자 공화련은 맥이 풀렸다.
‘정말 애꿎은 사람을 오해한 걸까?’
공화련은 욱하는 성격이 아니다.
그녀는 평소에 침착하고 진중했다.
그러나 공서련에게 무슨 일이 생기는 것만은 언제나 참지 못했다.
공서련이 밤늦게 몰래 나가 낯선 남자와 함께 있었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 그녀는 동생이 꼬드김을 당한 것이라고 생각했다.
공화련은 동생을 걱정하는 마음에 화를 참지 못하고 이성을 잃었던 것이다.
‘억울하면 제대로 해명하면 되지 빈정대면서 화를 돋우고 엉덩이까지 때리다니!’
절대 그자를 용서할 수 없다.
하지만 공화련 마음속에 영문 모를 아쉬움이 작게 피어올랐다.
‘이렇게 가버리다니…….’
공화련은 서둘러 옷매무새를 가다듬었다.
걸음을 걷기가 불편했다.
천제현이 너무 호되게 때리는 바람에 엉덩이가 퉁퉁 부었다.
이때 몽 대장이 사람 몇 명을 데리고 다가왔다.
뭔가 중요한 일이 있는 듯 매우 다급한 표정이었다.
“큰 아가씨, 염천웅이 찾아왔습니다. 작은 아가씨와 긴히 상의할 일이 있다고 합니다.”
“제약사 조합 상임 장로 염천웅?”
“예, 바로 그자입니다!”
‘그렇게 대단한 사람이 무슨 이유로 친히 이곳에 왔을까?’
공화련은 천제현에게 복수할 생각을 잠시 미뤘다.
“염천웅은 제약사 조합의 상임 장로잖아. 본인의 실력은 연체 9성이고, 그의 형은 천남성 장군이야. 절대 밉보이면 안 돼. 준비 좀 하고 바로 나갈게!”
이렇게 대단한 인물이 찾아오다니 보통 일이 아니었다.
공화련은 사사로운 원한을 잠시 접어두고 곧바로 염천웅을 만나러 갔다.
염천웅은 객실 안을 서성거리며 공서련을 기다리고 있었다.
“공서련은 어디 있소? 그 아이를 만나야겠소!”
공화련이 객실에 들어섰다.
“염 장로님께서 찾아주시다니 정말 영광입니다. 전 서련의 언니입니다. 무슨 일로 오셨습니까?”
염천웅이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
“제자가 되려고 찾아왔소. 내 공서련을 스승으로 모시고 싶소!”
공화련은 염천웅의 말에 심장이 터질 듯이 놀랐다!
염천웅에게는 다섯 가지 신분이 있었다.
첫째, 그는 준 혼성 경지에 이른 강자이다.
둘째, 저명한 제약사이다.
셋째, 또한 천남성 제약사 조합의 상임 장로이다.
넷째, 그는 천남성 장군 염빙의 친동생이다.
마지막으로 그는 천남제약시장의 대주주이다.
그렇다 보니 여러 약재의 유통 경로와 약에 대해 빠삭했다.
이 다섯 가지 중 어느 하나 대단하지 않은 게 없었다.
이류 상회로 전락한 남운상회에 염천웅감히 쳐다보지도 못할 사람이었다.
그런 염천웅이 지금 친히 찾아와서 공서련을 스승으로 모시겠다고 선언하다니.
공화련이 어떻게 놀라지 않을 수 있겠는가.
‘말도 안 되는 일이야! 믿을 수 없어!’
남운상회에 염천웅 같은 바람막이가 있다면 누가 감히 대놓고 그녀를 괴롭힐 수 있겠는가.
사실 염천웅은 심사숙고한 끝에 이런 경악할 만한 결정을 내렸다.
천제현이 진정한 고수이긴 하나 제자를 받지 않는다고 하니, 공서련을 스승으로 모셔 그녀에게 천제현의 가르침을 전수받는 우회 전략을 취한 것이다.
단약 조제에 미친 사람이 더 높은 기술을 배우기 위하여 이 정도도 못하겠나.
세 사람이 길을 가면 그 가운데 반드시 스승이 될 만한 사람이 있다고 했다.
내가 모르는 것을 다른 사람이 알고 있다면 마땅히 배워야 한다.
이는 염천웅이 원래부터 견지해 왔던 자세였다!
하물며 공서련은 새파랗게 젊은 나이에 이미 연체 4성 경지에 도달했다.
‘재능으로 보자면 결코 내게 뒤지지 않는다!’
공화련이 은근히 그를 떠보았다.
“공씨 가문은 별 볼 일 없는 가문입니다. 염 장로님 같이 대단한 분께서 그리하신다면 명성에 누가 되지 않겠습니까? 게다가 동생의 능력에 대해 제가 모르겠습니까? 서련이는 웅 장로님의 제자가 될 자격조차 없는 아이예요.”
염천웅이 탁자를 내요쳤다.
“장사꾼들은 항상 이래저래 간을 본단 말이야. 나 염천웅이 말을 뱉은 이상 오늘 그분을 스승으로 모시지 못한다면 이곳에서 한 발짝도 움직이지 않을 것이오!”
공화련은 매우 신중한 사람이다.
게다가 장기간 서로 속고 속이며 신경전을 벌이는 장사판에서 살아와서 그런지 그녀는 어떤 사람이나 어떤 말도 쉽사리 믿지 않았다.
사정을 분명히 파악하기 전에 함부로 결정으로 내릴 수 없어서 시간을 벌고자 했다.
“서련이는 방금 처소에 가서 잠이 들었습니다. 동생이 깨면 답을 드려도 될까요?”
“스승님께서 잠이 드셨다고? 그럼 편히 주무시게 해드려야지. 스승님을 깨우지 마시오! 시간이라면 많으니까!”
이 순간 제아무리 교양 있는 공화련이지만 욕을 뱉을 뻔했다!
염천웅은 명망 있는 인물이다.
그런데 낯이 이렇게 두껍다니!
남운상회는 제약 시장에 막 진출했다.
염천웅은 분명 남운상회의 발전에 크게 도움이 될 것이다.
다만 공화련은 호박이 아무 이유 없이 넝쿨째 굴러 들어올 리 없다고 믿었다.
따라서 일단 염천웅을 진정시키고 동생에게 자초지종을 들은 다음 결정을 내려야 한다.
“큰아가씨, 남궁혜 아가씨와 장립청 대사께서 오셨습니다!”
조 집사가 헐레벌떡 뛰어왔다.
‘뭐라고? 남궁혜? 장립청?’
공화련은 한 대 얻어맞은 듯이 머리가 아찔했다.
염천웅도 만만치 않은데 그보다 더 대단한 인물 둘이 찾아오다니.
이게 대체 어떻게 된 일인가? 이 일들에 무슨 연관이라도 있는 걸까?
남궁혜, 성주의 외동딸로 세상이 놀랄 만한 재능을 지녔다.
봉황의 정령을 각성시켜 천하에 이름을 떨쳤다.
그녀는 대륙에 이름을 떨치게 될 인물로 그 잠재력은 가늠할 수조차 없다.
장립청, 천남성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중 하나로 천남성 부적사 조합의 회장이자 천남성 진법학과 부적 제작학의 권위자이다.
마력의 깊이를 측정할 수조차 없고 어마어마한 인맥을 지녔다.
수많은 사람이 그의 환심을 사려고 애를 쓰고 성주마저도 몇 수 접어주는 인물이다.
전성기 때에도 남운상회에 이런 영광은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