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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력 믿고 막 간다-14화 (14/729)

# 14

제14장 양봉의 도발

“와! 내가 꿈을 꾸는 건가?”

천제현이 무슨 생각을 하든 말든 공서련은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있었다.

“4성의 정점이라니, 내가 연체 4성의 정점에 이르렀다고! 고마워. 정말 너무 고마워! 언니가 이 일을 안다면 분명 기뻐할 거야!”

자그마한 단약 한 알로 공서련이 힘들게 수련해야 할 시간을 최소 3~4년 앞당기다니!

공서련은 예전에 연체 3성의 수위가 되길 간절히 바랐다.

연체 3성에 도달하면 정식 제자가 될 수 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아무리 노력해도 항상 2성의 정점에 머물러 있어서 기명 제자로 남아 있을 수밖에 없었다.

그러니 공서련이 어찌 기쁘지 않겠는가.

단번에 4성의 정점이 되었는데!

그녀의 경지는 이제 한소룡에게도 뒤지지 않는다.

천제현은 조금도 허풍을 치지 않았다.

연기단은 정말 유용했다.

즉시 효과가 나타날 뿐만 아니라 부작용도 전혀 없었다.

그녀가 알고 있는 어떤 유명한 약보다 열 배는 더 좋았다.

이런 단약의 가치는 입이 떡 벌어질 정도이다.

단약 효과의 가치가 비용이 가치보다 훨씬 높기 때문이다.

금화 수천 냥에 판다 해도 없어서 못 팔 것이다.

만약 일부 세가가 차지하게 된다면 전체적인 실력을 크게 끌어올릴 수 있고 거대한 경제적 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

“호들갑 떨지 말고 가시죠.”

“이건 꼭 가져가야 해.”

공서련은 단약 화로를 조심스럽게 품에 안았다.

“남 좋은 일 할 수는 없지.”

천제현이 고개를 끄덕였다.

단약 화로는 값나가는 물건이 아니다.

그러나 그 속의 제약진은 엄청난 것으로 대륙 전체를 뒤흔들 수도 있고 심지어 피바람을 일으킬 수도 있다.

뿐만 아니라 천제현 자신도 화를 입을 수 있으니 절대 다른 사람 손에 넘어가면 안 된다.

***

이미 동이 텄다.

두 사람은 약방에서 다섯 시간이나 머물렀다.

약방에서 나오자 새벽이었다.

“아악!”

공서련이 순간 소스라치게 놀랐다.

“난 끝장이야!”

천제현은 어리둥절했다.

“왜 이렇게 놀라세요?”

공서련이 달군 솥에 떨어진 개미처럼 안절부절못했다.

“외박한 걸 언니한테 들키면 엉덩이 맞는다고!”

공화련은 매우 엄격했다.

그녀는 외박을 절대 용납하지 않았다.

언니가 알아챘는지 모르겠지만 어쨌든 일단 돌아가서 잘못을 빌고 천천히 설명하자.

‘어젯밤 엄청난 수익을 올렸으니 언니도 분명 용서해 줄 거야.’

공화련은 겉보기에 온화하고 단정하며 침착한 것처럼 보이지만 화를 내면 불벼락이 치는 것처럼 무서웠다.

상상만 해도 무시무시했다!

공서련은 마음이 조마조마했다.

“어서 가자!”

갑자기 멀리서 날카로운 소리가 날아들었다!

쌩!

공서련은 연체 4성 정점의 실력이 되어 반응 능력이 크게 향상되었다.

날카로운 화살이 천제현을 향해 똑바로 날아왔다.

‘큰일 났다. 누군가가 천제현을 죽이려고 해!’

천제현은 실력이 크게 강해진데다 입미의 능력까지 갖추고 있어서 매우 여유롭게 몸을 피했다.

화살이 천제현을 스치고 지나가 한 점포의 나무문에 강하게 꽂혔다.

화살촉이 전부 들어가 박혔는데도 화살깃의 떨림이 멈추지 않았다.

‘조금만 늦었다면 화살이 심장을 꿰뚫었을 것이다!’

용맹한 용병 둘의 호위를 받으며 손에 활을 든 하얀 옷을 입은 소년이 다가왔다.

소년은 열대여섯 정도로 보였다.

매우 화려한 차림을 하고 얼굴에는 거만한 기색이 넘쳐흘렀다.

그 소년 뒤로 얼굴에 붕대를 감은 뚱보가 보였다.

바로 양씨 가문의 집사였다.

공서련이 노여워하며 소리쳤다.

“약재 시장에서 대놓고 사람을 쏴 죽이려 하다니! 너무 악랄하잖아. 사람들의 이목이 두렵지도 않아?”

“여기에 날 모르는 사람이 있을 것 같아? 감히 나서는 사람이 있을 것 같아? 개도 주인을 봐 가며 때려야지. 내 하인을 건드렸으니 처절한 보복을 받아야지!”

하얀 옷을 입은 소년이 천천히 걸어와 공서련을 알아보고 놀라더니 다시 거만한 표정을 지었다.

“목소리가 하도 커서 누군가 했는데 공씨 가문의 식충이 아가씨였군! 내가 누굴 죽이던 얼굴만 반반한 무용지물이 참견할 일이 아니지. 설마 저자가 네 애인이야?”

공서련의 얼굴이 새빨갛게 달아올랐다.

“헛소리하지 마. 난 식충이가 아니야!”

양봉이 계속 가시 돋친 말을 뱉으며 빈정댔다.

“공화련을 생각하면 마음이 짠해져. 장 대사에게 빌붙으려고 온갖 방법을 동원해 널 그자의 문하생으로 만들었는데, 마력도 약하고 학업도 시원찮고 성적은 밑바닥에 꼬박 4년 동안 뭐 하나 제대로 한 게 없네. 아, 어제 들었는데 너 제명당했다며? 내가 너라면 그냥 머리 처박고 죽어 버릴 거야. 이렇게 나다니는 걸 보니 창피하지도 않나 봐!”

양봉은 열여섯 살의 나이에 연체 3성 마력을 지녔다.

그리고 제약사 조합 회장의 후계자로 천남성에서 모두가 인정하는 단약 조제의 천재이다!

그에 비하면 공서련은 가련하고 미운 오리새끼였다.

물론 예전의 공서련이 그렇다는 것이다.

지금의 공서련은 연체 4성의 실력자이다!

아픈 곳을 찔린 공서련은 몹시 울적했지만 전력을 다해 천제현을 감쌌다.

“마음대로 지껄여. 난 신경 안 쓰니까. 천제현은 우리 가문의 친구야. 천제현을 건드리면 우리 언니가 널 가만두지 않을 거야. 배짱 있으면 해보시지!”

양봉이 폭소를 터뜨렸다.

“하하하! 끼리끼리 논다는 말은 역시 사실이군. 다 큰 사내가 여자한테 보호 받는 꼬락서니 하고. 머저리라는 말도 아깝다. 머저리보다도 못해. 이런 놈은 손봐줄 기분도 안 나.”

집사는 못마땅했다.

“도련님, 이렇게 저들을 놓아주실 건가요?”

양봉이 같잖다는 표정을 지었다.

“저런 머저리들을 죽여 봤자 내 명성만 떨어져!”

양봉 옆에 서 있는 두 용병은 정예였다.

대략 연체 6~7성의 마력을 지녔을 것이다.

‘불리하면 도망칠 줄도 알아야지. 나중에 설욕해도 늦지 않아.’

공서련이 천제현을 잡아끌었다.

“흥, 신경 쓸 것 없어. 가자!”

이때 두 용병이 동시에 둘을 가로막았다.

공서련은 용병의 떡 벌어진 체구를 보고 겁에 질린 얼굴로 호통을 쳤다.

“이게 대체 무슨 뜻이야?”

“난 너희를 죽이지 않는다고 했지 순순히 보내준다고는 안 했어.”

양봉이 장난스럽게 말했다.

“잘못을 했으면 대가를 치러야지. 내 집사에게 무릎 꿇고 절해. 진심으로 사죄하라고. 그러면 내 넓은 아량으로 넘어가주지!”

“감사합니다, 도련님!”

집사는 기뻐하며 의기양양한 표정으로 허리를 곧게 폈다.

“무릎을 꿇어라, 내 너희의 사죄를 받아주지!”

“나보고 네 졸개에게 사죄를 하라고?”

모욕을 당한 공서련이 몹시 분해했다.

“도가 지나친 거 아니야?”

“도가 지나쳐? 아니지! 머저리는 머저리답게 굴욕을 당하며 살아야 해!”

양봉이 눈처럼 하얀 두루마기를 가볍게 툭툭 쳤다.

“이 대륙에서는 강자가 왕이고 주먹이 법이야. 너희를 죽이지 않은 것만 해도 자비를 베푼 건데 고마운 줄 알아야지. 그런 판단을 잘 못하는 사람은 대게 곱게 못 죽거든.”

천제현이 마치 세상에서 가장 웃긴 농담을 들은 것처럼 웃음을 터뜨리기 시작했다.

양봉의 얼굴이 싸늘해졌다.

“내 말이 우스워?”

천제현이 대답했다.

“입만 열면 머저리 운운해서 궁금하군. 네 그 자만심은 대체 어디에서 오는 거냐?”

집사가 벌떡 일어났다.

“우리 도련님께서는 천남성에서 가장 잘나가는 단약 조제의 천재이시다! 우리 도련님의 스승님은 제약사 조합의 회장이신 이장운 대사시라고! 너 같은 머저리가 감히 그런 걸 묻다니 너무 건방지구나!”

천제현이 다시 폭소를 터트렸다.

“네 수준은 애들 흙장난 보다 못해. 그리고 이장운 대사? 늙은 사람들은 스스로 대사라고 칭하지. 내 시중을 들 깜도 안 돼 보이는데 말이야!”

천제현의 말이 끝나자 자리에 있던 모든 사람이 소스라치게 놀랐다!

이장운이 어떤 인물인가?

그는 천남성 제약사 조합의 회장이다.

또 천남성 제약 분야의 권위자다.

무명의 풋내기 주제에 스승과 제자 모두에게 원한을 사려는 것일까?

“기다려, 반박은 좀 이따가 해.”

천제현은 분노로 부들거리는 양봉을 보고 더욱 그를 자극했다.

“내 말을 인정 못 하겠으면 네가 제일 자신있는 단약 조제로 정정당당하게 한판 붙자. 사람들에게 누가 진정한 머저리인지 보여주자고!”

양봉은 어릴 때부터 항상 천재라고 떠받들어지며 커서 눈만 높고 자부심이 과했다.

그는 이런 도발을 그냥 넘길 수 없었다.

“넌 지금 제 무덤을 팠어!”

“한마디만 해, 할 거야 말 거야?”

양봉이 야릇하게 말했다.

“아~ 이제 알겠네. 난 천남성에서 가장 잘나가는 단약 조제의 천재야. 너 따위와 붙으면 당연히 이기겠지. 하지만 넌 져도 손해날 게 없어. 내게 도전했기 때문에 유명해질 테니까. 이런 잔꾀는 너무 식상하잖아.”

‘우와! 이 자식, 정말 토 나오게 재수 없어!’

공서련은 하루 전에 먹은 밥이 다 올라오는 것을 느꼈다.

“네놈들이 스스로 제 무덤을 파겠다니 같이 놀아주지. 그렇지만…….”

양봉의 말투가 음흉스럽게 바뀌기 시작했다.

“이 성에는 너희 같이 어중이떠중이들이 너무 많아. 그런 것들이 다 덤비면 내 몸이 남아나겠어?”

천제현이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무슨 조건을 원하는데? 뭐든 받아주지!”

양봉이 수정조각을 꺼냈다.

“이건 어느 은행에서나 금화 5,000냥을 찾을 수 있는 증서다. 이 5,000냥을 판돈으로 걸겠어. 너희는 이 정도 돈이 없을 테니까…… 시합에서 지면 공서련 넌 내 잠자리 시중을 들고 넌 내 노예가 되는 거야!”

“무시하지 마!”

공서련은 부끄러워하며 필사적으로 싸우겠다고 마음속으로 다짐했다.

“공씨 가문 둘째 딸의 신분으로 차용증을 쓰겠어. 네가 이기면 남운상회에 가서 돈을 가져가!”

양봉은 공서련에게 이런 용기가 있을 줄 예상하지 못했다.

“좋아, 너희가 간절하게 5,000냥을 수업료로 바치고 싶어 하니 내가 제대로 교육시켜 주지!”

금화 5,000냥이면 휘청거리는 남운상회에 또 한 번 큰 타격을 줄 수 있다!

즉, 이건 엄청난 판돈이 걸린 내기시합이란 소리다.

이때 사람들이 누군가를 보고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키가 2m에 달하는 거인이 인파를 헤치고 앞으로 나왔다.

거인은 기골이 장대하고 빨간 단발에 얼굴이 악귀처럼 험상궂고 마치 곰처럼 건장했다.

“정말 재미있군. 내가 심판을 보겠다!”

“단약 조제에 미친 조제광 염천웅 아니야?”

“제약사 조합의 상임 장로잖아!”

“저자는 성격이 난폭한 데다 이운장 회장조차도 무서워하지 않아. 사람들과 사이도 별로야. 그래도 형이 천남성 장군인 덕분에 아무도 함부로 못 건드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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