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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력 믿고 막 간다-9화 (9/729)

# 9

제9장 잔인한 천제현

불량배 두목 말에 불량배 패거리들의 음탕한 마음이 동했다.

“하하. 형님, 너무 후하십니다!”

“그러게요. 천남성에서 가장 비싼 기생도 하룻밤에 1,000냥이 안 되잖아요!”

“그렇지만 이 계집은 가슴도 크고 엉덩이도 바싹 올라간 게 잘나가는 기생 뺨치네!”

입 가리개를 하고 있지만 공서련의 피부는 하얗고 부드러웠다.

다리는 균형이 잡히고 곧았다.

가슴 크기는 놀라운 정도이고 몸매의 곡선이 매끈한 게 보기 드문 절세 미녀였다.

불량배 패거리는 이런 짓을 여러 번 해왔다.

그런데도 이 정도의 절세 미녀는 만나본 적이 없었다.

공서련의 얼굴이 분노로 새파랗게 질렸다.

불량배들의 음탕한 시선이 느껴지자 공서련은 저도 모르게 당황하기 시작했다.

“너무하잖아. 네놈들을 관아야 고발할 거야!”

“하하하하!”

“서두르지 마. 우리와 제대로 즐기고 난 후에 가서 고발해!”

“어쩌면 우리에게 농락당한 후 거기서 또 농락당할 수도 있지.”

불량배들이 거침없이 웃어댔다.

고발이라니!

그런 천진한 말은 바보나 하는 법이다.

불량배가 뭘 믿고 악행을 저지르는가?

뇌물을 먹여야 하는 곳에 기름칠을 해놨는데 그런 위협이 통할 리 없었다.

천제현은 일찌감치 상황이 이상하게 돌아가는 것을 알아챘다.

그는 먼저 다른 식탁 계산을 마친 후 프라이팬을 집어 들고 느릿느릿 걸어왔다.

“어라, 이 계집애 애인이냐?”

천제현은 지금까지 단 한 마디도 하지 않았다.

그런 까닭에 불량배들은 천제현을 나약한 얼간이라고 생각했다.

게다가 천제현의 몸에서 느껴지는 마력 파동은 상당히 약했다.

그 정도 실력은 전혀 위협이 되지 않았다.

불량배 하나가 단도를 꺼내 천제현에게 내밀며 협박했다.

“잘 들어, 우리 형님께서 네 애인을 찍으셨다. 데려가서 하룻밤 놀 거야. 형님께서 네 여자를 데리고 놀아주시는 건 영광스러운 일이야. 그러니 소란 피우지 말고 얌전히 굴어. 안 그러면…….”

퍽!

천제현이 오른손을 휘두르자 프라이팬이 불량배의 얼굴을 강타!

마력진에서 갑자기 강한 힘이 솟구치더니 불량배의 얼굴이 타올랐다.

피고름 범벅이 되어 피부도 홀랑 다 벗겨져 버렸다.

이어서 천제현이 놈의 낭심을 매섭게 걷어차서 한참 밖으로 밀어 버렸다.

“으아아아악!”

“끝났어! 난 끝장이야!”

불량배가 처참한 몰골로 바닥에 데굴데굴 굴렀다.

놈은 타버린 얼굴과 아작난 낭심을 감싼 채 공포와 절망의 비명을 질렀다.

자리에 있던 모든 사람이 경악했다.

‘저 자식 정말 잔인하구나!’

말 한마디도 바로 공격해 얼굴을 망가뜨리고 고자로 만들다니!

간이 쪼그라들 만큼 손속에 사정이 없었다.

“이런 망할!”

불량배 두목의 얼굴에 분노가 일었다.

“연체 1성의 실력도 안 되는 게 감히 내 부하를 건드리다니. 죽음을 자초하는군! 얘들아, 놈을 밟아버려!”

불량배 두 놈은 연체 2성이었다.

아무리 봐도 천제현은 그 둘의 상대가 안 될 듯해 보였다.

사람들은 천제현이 방금 한 놈을 눕힐 수 있었던 건 불시에 공격을 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이제 불량배 두목의 부하 두 놈이 동시에 달려드는 꼼짝 없이 당하게 생긴 상황!

“잠깐!”

공서련이 다급한 표정을 지었다.

“저 사람을 용서해 주세요. 금화 100냥을 드릴게요!”

“늦었어!”

“오늘 놈을 완전히 뭉개 버리겠어!”

불량배 하나가 세차게 달려들었다.

주먹 주변에 희미한 하얀 빛이 뿜어져 나오기 시작하면서 응집된 마력이 천제현을 향해 날아왔다.

보통 사람과 별반 다르지 않은 천제현이 연체 2성의 강한 공격을 어떻게 막아내겠는가?

무인의 몸에 존재하는 마력은 마력진을 발동시키는 것에서 끝나지 않는다.

마력은 전투의 속도와 힘, 방어 등 전면적인 신체의 체술까지 상승시키는 근원의 힘이라 할 수 있다.

불량배들의 마력은 분명 천제현보다 몇 배나 강했다.

아무렇게나 주먹을 날려도 몇 백 근의 힘이 실려 소도 가볍게 때려눕힐 수 있었다.

그러므로 천제현을 죽이는 일쯤이야 식은 죽 먹기였다!

천제현은 미동도 하지 않았다.

다른 사람의 눈에는 천제현이 너무 느려 반응을 못하는 걸로 보였다.

“안 돼!”

공서련이 깜짝 놀라 소리쳤다.

천제현은 매우 여유로웠다.

마치 다 꿰뚫고 있다는 듯 발을 빠르게 뻗어 상대의 낭심을 걷어찼다.

상대의 주먹은 천제현의 얼굴 몇 센티 앞에서 멈췄다.

주먹이 일으킨 바람에 천제현의 머리칼이 헝클어졌다.

이 상황은 너무 이상했다.

천제현의 속도와 힘은 분명 상대에 미치지 못 했다.

외려 상대방의 급소가 저절로 천제현의 발에 닿은 것 같았다.

“으악!”

또다시 바닥에 쓰러진 불량배의 처절한 비명이 울렸다.

천제현이 쓰러진 불량배의 코를 그 자리에서 밟아 뭉개 버렸다.

이때 다른 한 놈이 칼을 들고 달려들었다.

천제현은 가벼운 발놀림으로 몸을 살짝 돌려 아슬아슬하게 얼굴로 다가오는 칼날을 피했다.

“제기랄!”

“죽어라!”

불량배 한 놈이 악에 바쳐 춤을 추듯 칼을 휘둘렀다.

속도가 매우 빠르고 각도가 예리해서 보는 사람의 간이 다 떨릴 지경이었다.

놈의 검술은 상당히 훌륭했다.

그러나,

휙-

천제현은 바람을 타는 나비 마냥 매번 아주 아슬아슬하게 칼을 피했다.

매우 위험해 보였지만 사실 천제현은 여유로웠다.

천제현의 입에 차가운 웃음이 걸렸다.

‘정말 가지가지 하는군! 이런 쓰레기 하나 처리하지 못한다면 머리를 박고 죽는 게 낫지.’

불량배 놈이 다시 공격해 오자 천제현은 한 발짝 전진하여 여유롭게 칼을 피한 다음 오른발을 불시에 내질러 낭심을 힘차게 걷어찼다.

바닥에 처박힌 놈이 새파랗게 질려서 비명을 지르며 부들부들 떨었다.

두 손으로 감싼 낭심에서 대량의 피와 비릿한 액체가 흘러나왔다.

보아하니 마찬가지로 남자 구실을 못하게 생겼다.

“이럴 수가!”

“저 자식 너무 잔인하잖아!”

“정말 이상하군. 저 두 놈이 걷어차 달라는 듯이 스스로 낭심을 갖다 댄 것 같아!”

사람들 눈에는 천제현이 몇 배나 강한 적을 물리친 것으로 보였다.

게다가 이리도 여유 넘치는 모습이라니 이건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었다.

모든 사람이 경악을 금치 못했다.

불량배 두목도 어찌 된 영문인지 어리둥절했다.

수하들은 전투 경험이 아주 많진 않지만 2년간 군부에 몸을 담으며 훈련을 받았었다.

전투 경험으로 보나 마력의 양으로 보나 이런 털도 제대로 안 난 애송이에게 패할 수 없는 노릇이었다!

공서련의 얼굴이 흥분으로 빨개졌다.

“잘했어! 훌륭해!”

‘이 자식은 신기한 것도 많이 알고 싸움까지 잘하네, 정말 의외야!’

미친 듯이 화가 난 불량배 두목이 소리를 지르며 허리춤에서 서슬 퍼런 장검을 뽑았다.

“가소로운 잔재주군. 절대적인 실력 차 앞에서 네 잔재주가 무용지물이라는 것을 보여주지!”

두목은 연체 3성의 실력으로 마력은 당연히 수하들보다 월등하여 힘이나 속도, 방어 등 모든 면에서 차원이 달랐다!

천제현이 어깨를 으쓱거렸다.

“어디 한 번 해봐.”

두목이 포효를 지르며 서슬 퍼런 검을 휘두르며 천제현의 가슴을 향해 돌진했다.

두목의 실력은 제법이었다.

마력을 불어넣은 검은 날카롭고 빨라서 바위라도 쉽게 쪼갤 수 있을 듯했다.

이미 나가떨어진 수하들과는 비교도할 수 없는 실력이었다.

천제현은 몸을 살짝 움직여서 칼끝을 종이 한 장 차이로 피했다.

칼날이 얼굴 왼쪽을 스쳤다.

내뿜는 희미한 검기에 천제현의 머리카락이 몇 가닥 잘려 나갔다.

몹시 위험했다!

“하하! 너무 느리잖아! 죽어라!”두목이 마력을 힘껏 방출하자 강렬한 검기가 솟구치더니 쉴 새 없이 검격이 날아들었다!

천제현은 당황하지도 다급해하지도 않고 물 찬 제비처럼 아주 미세한 차이로 공격을 피했다!

‘이게 대체 어찌 된 일이지?’

두목이 믿을 수 없다는 얼굴을 했다.

천제현의 수준으로 그렇게 빠른 속도를 내는 게 불가능했다.

그런데 모든 동작이 마치 수천 번 연습이라도 한 것처럼 자로 잰 듯 몇 미리 차이로 모든 공격을 피했다.

소한의 움직임으로 자신의 공격을 모두 피하자 불량배 두목은 속수무책이었다.

“이럴 수가!”

“저건 입미의 경지야!”

누군가가 놀라서 소리쳤다.

사람들의 등골이 오싹해졌다!

천남성의 수십 만 연체술사 중에 혼성의 경지에 이른 자는 단 수십 명에 불과했다.

그리고 그 혼셩술사 중 입미의 경지에 이를 수 있는 사람은 두어 명도 채 되지 않는다.

그런데 연체 1성의 실력도 없는 이 소년이 어떻게 입미에 이를 수 있단 말인가?

입미(入微).

이는 수련자가 몸을 기계처럼 초 정밀하게 완벽히 통제하는 상태를 뜻한다.

입미의 경지에 이른 자는 1㎜의 차이도 1m처럼 볼 수 있으며, 심장이 뛰는 속도와 모공 수축까지도 통제할 수 있다.

입미는 일종의 능력이다.

이 능력은 천부적인 재능이 있는 사람이 긴 시간의 수련과 깨달음을 통해서만 터득할 수 있다.

이 능력이 있으면 전투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부적 제작이나 단약 조제에 큰 도움이 된다.

천남성에서 입미의 경지에 오른 자는 손에 꼽을 정도였고, 모두 정상급의 고수들이었다.

그런데 이 애송이는 연체의 경지에 도달하지도 못했으면서 어떻게 이런 전설적인 경지에 오를 수 있었을까?

불량배 두목도 순간 당황했다.

별 볼 일 없어 보이는 애송이가 전설의 입미 능력을 보유하고 있을 줄 꿈에도 생각하지 못 했다.

‘그러니 자로 잰 듯이 공격을 예측하고 최소한의 동작으로 피한 건가!’

두목은 이를 빠득 갈곤 소리쳤다.

“입미고 나발이고 오늘 넌 죽은 목숨이다!”

불량배 두목 이판사판으로 분노의 포효를 지르며 온 힘을 다해 마력을 방출했다.

장검에 희미한 빛이 반짝이더니 순식간에 두 배 빨라진 속도로 천제현을 동강내려고 달려들었다.

천제현은 바람에 휘날리는 낙엽처럼, 꽃밭을 나풀거리는 나비처럼 가볍게 몸을 날려 극히 미세한 차이로 검을 피했다.

쐐애액-!

검이 바닥을 세차게 갈랐다.

천제현이 오른손을 힘차게 휘둘러 불량배 두목의 아래턱을 잡아채더니 몸을 돌려 놈의 등 뒤에 섰다.

‘어떻게 이럴 수 있지?’

불량배 두목의 표정이 공포로 일그러졌다.

너무 큰 동작을 하고 있어서 방어할 수가 없었다.

“자, 잠깐만!”

뚜둑!

뼈가 부러지는 소리가 선명히 울려 퍼졌다.

괴상한 각도로 목이 꺾인 두목이 두 눈을 부릅떴다. 동공이 급속도로 확장되면서 입이 크게 벌어졌다.

그는 물 밖에 나온 고기처럼 헐떡대다가 결국 천천히 숨이 거뒀다.

공서련은 공포에 질렸다.

“천제현, 사람을 죽이면 어떻게!”

“나쁜 짓을 하고 다니면 죽을 각오도 해야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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