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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력 믿고 막 간다-7화 (7/729)

# 7

제7장 사업계획

입안의 고기가 고소한 기름과 어울리며 스르르 녹아내렸다.

연거푸 몇 점을 집어먹었다.

공서련은 기름 범벅이 된 입을 우물거리며 말했다.

“와, 이렇게 맛있는 고기는 처음이야!”

천제현은 땀이 줄줄 흐를 정도로 피곤했다.

그러나 공서련이 좋아하는 모습을 보며 흐뭇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과거로 회귀한 천제현이 처음부터 노예였던 것은 아니었다.

그는 나름 귀족 가문에서 태어났다. 그리고 귀족이던 시절 동안 수련을 했었다.

그러나 가문이 몰락하며 수련을 할 수 없는 지경에 처했고, 결국 연체경에도 도달하지 못했다.

그런 상태에서 마력으로 요리를 하다 보니 체력 소모가 심했다.

공서련은 매우 피곤해하는 천제현을 보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프라이팬으로 고기 굽는 법을 알려줄 수 있어?”

천제현은 마음 착한 공서련이 자신에게 요리를 해주려는 걸 알아채고 미소를 지었다.

“너무 간단해서 배울 필요도 없어요!”

공서련이 식기를 내려놓고 다가왔다.

“내가 해볼게!”

천제현이 고기를 굽던 프라이팬을 그녀에게 건넸다.

“제가 프라이팬 바닥에 소형 마력진을 그려놓았으니 마력을 불어넣기만 하면 돼요. 한 번 해보세요.”

공서련은 연체 2성의 경지였다.

높은 경지는 아닐지언정 적어도 천제현보다는 몇 배나 많은 마력을 보유하고 있었다.

그녀는 프라이팬에 마력을 불어넣었다.

프라이팬 바닥의 마력진이 그녀의 마력을 흡수하자마자 무형의 힘이 솟아올랐다.

“치이익!”

고기 한 덩이를 집어넣자마자 고온에 익는 소리가 났다.

흥분한 공서련의 얼굴이 빨갛게 달아올랐다.

그녀는 들뜬 표정으로 프라이팬을 쥐고 물었다.

“이제 어떻게 해야 돼? 어떻게 해야 되는 거야?”

천제현이 다가가서 공서련의 떨리는 작은 손을 잡았다.

“긴장하지 마시고 마력을 안정적으로 방출시키세요. 약 30초마다 한 번씩 뒤집으세요. 그래요. 바로 이렇게요. 중간에 양념을 넣으면 됩니다. 제가 말했잖아요. 아주 간단하다고요.”

공서련의 손은 부드럽고 연했다.

천제현은 더 만지고 싶은 마음을 억눌렀다.

공서련의 얼굴이 사과처럼 발개졌다.

긴장한 건지 부끄러운 건지 모르겠지만, 자신의 손을 잡은 따뜻하고 커다란 손이 전혀 싫지 않았다.

그러나 공서련은 아무 내색도 하지 않았다.

몇 분 후, 고소한 냄새를 풍기는 잘 익은 등심구이가 완성됐다.

흥분한 공서련이 크게 웃기 시작했다.

“나도 맛있는 등심구이를 만들 수 있게 됐어!”

‘엄청 기뻐하네.’

공서련은 대단한 일이라도 한 듯 뛸 듯이 기뻐했다.

고기를 두 덩이만 가져온 게 안타까웠다.

더 가져왔다면 공서련이 더 즐거워했을 텐데.

공서련이 구이용 프라이팬 말고도 무쇠 냄비가 있는 것을 보고 손으로 가리키며 물었다.

“저 냄비는 뭐하는데 쓰는 거야?”

“이건 탕을 끓이는 냄비예요. 제가 소형 요리 마력진을 그려놨어요. 우리 백은갑어도 한 마리 사왔잖아요. 갑어탕을 끓여볼까요?”

“나 갑어탕 좋아해, 내가 할게!”

공서련이 자진하고 나섰다.

그녀는 다진 백은갑어를 깨끗이 씻은 다음 끓고 있는 냄비에 몽땅 넣었다.

그리고 닭고기와 버섯, 귀리를 추가한 후 마력을 주입했다.

전 과정이 매우 간단하여 배울 필요가 없었다.

마력 요리는 이 시대에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

그러나 천제현이 살던 시대에 마력진은 생활 곳곳에 사용되었다.

그러나 천제현이 살던 시대에서 마력요리는 누구나 즐기는 흔한 기술이었다.

대다수의 사람들이 마력 요리 진법을 몇 개 정도는 알고 있을 정도였으니까.

그러나 정말로 정통한 사람은 몇 되지 않았다.

지지고 볶고 튀기고 삶고 굽는 여러 요리법마다 최소 수백 가지의 마력진이 있어서, 정상급 마력 요리사가 10여 년을 공부해야 전부 익힐 수 있기 때문이다.

천제현은 전문 요리사가 아니었지만 일반적인 요리 마력진은 사용할 수 있었다.

먼 곳으로 여행을 떠날 때나 야외에서 탐험을 즐길 때 마수 고기를 날 것 먹지 않으려고 몇 가지 익힌 덕분이었다.

15분 후 천제현이 고개를 끄덕였다.

“탕이 다 됐어요.”

“이렇게 빨리? 보통 탕 만들 때는 시간이 많이 걸리는데!”

“전통적인 요리법과 마력진 요리법이 비교가 되겠어요? 됐으니까 뚜껑을 열어보세요. 제가 맛을 볼게요!”

냄비 뚜껑을 여는 순간 진한 냄새가 강하게 퍼졌다.

공서련은 냄새에 취해 어지러울 지경이었다. 그녀는 음식에서 이렇게 매혹적인 냄새가 날 수 있을 거라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그녀는 서둘러 그릇을 가져와 자기 몫으로 한 국자 떴다.

국물이 우유처럼 뽀얗고 진한 향을 내며 입에 착 달라붙었다.

맛이 깊고 고소한데 느끼하지 않으며 신선하지만 비리지 않았다.

가시는 딱 맞게 고아졌고 살은 탄력 있었다. 버섯과 닭고기는 완전히 흐물흐물해져서 국물에 제대로 우러났다.

그야말로 최고의 요리였다!

“앗, 뜨거워!”

공서련이 걸신들린 사람처럼 탕을 마셨다.

탕이 뱃속으로 들어가자 온몸에 열이 나면서 피가 끓었다.

천제현은 무덤덤했다.

생선을 꼭꼭 씹으면서 천천히 들이켰다.

“마수 고기는 영양이 무척 풍부하고 효능이 많아요. 마력진 요리로 그걸 충분히 끌어낼 수 있죠. 아가씨는 체질이 강하지 않으니 한 번에 너무 많이 먹으면 안 돼요. 과식하면 탈이 날 수도 있어요.”

배를 채운 공서련이 기막힌 생각을 떠올리고 벌떡 일어나 식탁을 내려쳤다.

“천제현, 좋은 생각이 났어, 우리 함께 사업하자!”

“뭐라고요?”

“같이 돈 벌자고!”

공서련이 천제현을 와락 붙잡았다.

공서련이 몸을 숙이자 흰 토끼 같은 두 개의 가슴이 천제현의 시선을 확 사로잡았다.

‘이 토끼들은…… 위험해!’

천제현은 번뇌를 다스리며 눈을 감곤 잠시 숨을 내뱉었다.

그나저나 사업이라고……?

천제현이 똘망똘망한 공서련의 눈을 바라보며 물었다.

“뜬금없이 웬 사업이에요?”

공서련은 열띤 얼굴로 말했다.

“나 스승님한테 제명당했잖아. 언니가 알면 분명 크게 실망할 거야. 내가 무슨 낯으로 언니한테 이야기하겠어? 일단 언니한테 비밀로 하고 스승님께서 돌려주신 학비를 밑천으로 사업을 하는 거야. 난 돈이 있고 넌 기술이 있으니까! 이거면 짭짤하게 벌어서 언니를 기쁘게 해줄 수 있을 거 같지 않아?”

천제현이 물었다.

“사업 계획은 있어요?”

성격이 급한 공서련이 식탁을 내려치며 외쳤다.

“계획 따위가 뭐가 중요해! 오늘밤 노점을 하는 거야! 이 등심구이를 팔자고!”

마수 고기는 영양이 풍부하고 몸을 강하게 만들어주며 마력을 증가시켜 준다.

다만 매우 특수한 방법으로 조리해야 먹을 수 있기 때문에 일반 사람은 함부로 먹을 수 없었다.

마력이 높은 사람도 아주 소량 먹어야지, 그렇지 않으면 몸에 해로울 수 있다.

‘천제현의 마력 요리법이라면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어!’

공서련은 처음으로 뭔가 크게 한 판 벌려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살면서 이렇게 기운 넘치고 피가 끓어오르는 적은 처음이었다.

그녀는 이게 창업의 열정이라고 생각했다.

예전의 그녀라면 감히 상상도 못 할 일이었다.

그러나 창업이 그리 쉬운가?

언니같이 강인한 사람도 살얼음판을 걷는 것처럼 조심하는데!

공서련에게는 언니가 지닌 침착함과 지혜, 사업에 꼭 필요한 재치와 잔꾀, 장사 수완이 없다.

그러나 그녀에겐 신비한 천제현이 있다.

그녀의 본능은 광활한 시장이 있다는 것을 직감했다!

‘이거다!’

이런 기회는 날이면 날마다 오는 게 아니다.

스승님에게 제명당하고 한소룡에게 성희롱까지 당해서 의기소침해진 공서련은 대단한 일을 벌여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싶었다!

천제현은 별다른 반대 없이 질문을 던졌다.

“어떻게 하실 생각이죠?”

“광장에서 등심구이를 파는 거야!”

공서련이 야심차게 말했다.

“수익은 반으로 나누자!”

천제현은 마시던 차를 내뿜을 뻔했다.

‘정말 100년에 한 번 있을까 말까 한 바보로군. 마력등의 상업적 가치를 못 봤단 말인가? 선풍진의 상업적 가치는 또 어떻고!’

공서련은 이들이 지닌 어마어마한 가치를 알아차리지 못하고 등심구이에만 관심을 가졌다.

이 초월적인 요리 기술을 쥐고 있으면 돈을 벌 방법이야 널리고 깔렸다.

기술을 팔아도 되고 프랜차이즈 사업을 해도 된다.

전부 앞날이 창창하다.

그런데 노점밖에 생각해내지 못하다니!

하지만,

‘아냐, 오히려 훨씬 현명한 선택일지도 모르지. 선풍진이나 마력등을 팔자고 했다면 오히려 부담될 거야. 등심구이는 투자금도 얼마 안 들 테고.’

무엇보다.

‘최소한 날 반품하겠다고 떠들어대진 않겠지.’

환하게 웃으며 자신을 보는 공서련을 보며 슬그머니 천제현은 미소를 지었다.

***

천남 광장은 유동인구가 매우 많은 곳이다.

시 중심에 위치한 데다 근처에 용병 조합과 부적사 조합, 제약사 조합들이 몰려 있는 번화가이기도 하다.

‘유동인구가 많은 곳에서 먹는 장사만큼 잘되는 것도 없는 법이니까!’

공서련은 성격이 급해서 말을 꺼내자마자 행동에 옮겼다.

그녀는 곧장 금화 열 냥으로 월광모우 고기 200덩이와 기름과 소금, 간장, 식초를 구입했다.

그리고 집에서 탁자와 의자, 커다란 양산을 마수차(魔獸車)에 싣고 광장으로 향했다.

“등심구이를 얼마에 파는 게 좋을까?”

공서련이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시장에서는 등심 한 덩어리가 은화 다섯 냥이야!”

천제현이 제안했다.

“일 인분에 금화 한 냥이면 어떨까요?”

공서련이 깜짝 놀랐다.

“그렇게 비싼데 팔릴까?”

금화 한 냥은 은화 100냥이고 동화 10,000냥이다.

보통 세 식구인 가정의 월 지출은 은화 20~30냥 정도이다.

명성이 자자한 장립청 대사의 문하에서 4년 동안 지불한 학비도 금화 2,000냥에 불과했다.

월광모우가 마수이긴 하지만 급이 가장 낮은 1급 마수이다.

고기 200덩이를 구입하며 지출한 총 비용은 금화 열 냥에 불과했다!

한데, 등심구이 일 인분 가격이 보통 사람의 두 달치 생활비와 맞먹다니!

‘사먹는 사람이 정말 있을까?’

천제현이 설명했다.

“보통 사람은 마수 고기를 절대 먹지 않아요. 마수 고기를 구매할 수 있는 소비자는 수련자이거나 부자예요. 그 사람들은 돈에 연연하지 않죠.”

공서련이 망설이자 강경하게 밀어붙였다.

“이건 흔한 고기가 아니에요. 그리고 독점이잖아요. 최소한 이윤을 열 배 이상 남겨야지. 그게 아니면 무의미해요. 제 말대로 해요. 괜찮다니까요! 다만 장사가 잘된다고 약속을 잊으시면 안 돼요. 번 돈의 절반은 제 몫이에요.”

천제현이 말을 마치자마자 공서련이 풍만한 가슴을 탕탕 치며 장담했다.

“걱정 마. 내가 약속을 얼마나 잘 지키는데. 번 돈의 절반은 네 몫이야. 한 푼도 빠짐없이 챙겨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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