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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역사에 조선은 없다-159화 (159/202)

#내 역사에 조선은 없다 -159

정찰선은 곧장 대마도로 돌아갔다.

그리고 그 소식은 현재 대마도에 부임되어 있던 안렴사 홍언박과 주덕유 그리고 이성계에게 전달되었다.

하지만 생각보다 분위기는 차분했다.

대비할 시간은 어느 정도 있었고 이런 일이 있을 거라 예상도 했다.

“감찰사에서 혹시 모르니 조심하라고 보내온 정보가 틀리진 않았구려.”

홍언박은 다행이란 표정을 지었다.

감찰사는 얼마 전부터 왜국의 배들이 하나둘씩 사라지고 있다는 것을 알아챘다.

마치 한 곳으로 집결하는 느낌이었다.

문제는 한두 곳에서 그런 일이 벌어진 것이 아니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이런 일이 생겼다.

“어떻게 하실 생각이십니까?”

이성계는 주덕유를 바라보며 물었다.

정찰선에서 파악한 왜선의 수가 무려 삼백 척 이상이었다. 아직 정확한 것은 아니었으나 그게 맞다면 쉽지 않았다.

아무리 고려의 해군이 뛰어나도 적지 않은 피해가 생길 것이다.

더구나 주덕유의 함대는 수리를 하러 탐라로 보낸 일부가 빠져 있었기에 현재 보유한 전선은 백이십 척에 불과했다.

화력은 확실하게 이쪽이 우위이나 그 정도 숫자면 원거리 공격만으로는 격퇴시키는 일이 쉽지 않을 것이다.

“주민들의 피해를 줄이려면 저들이 상륙하기 전에 바다에서 최대한 많이 처리해야 하지 않겠소.”

“해군의 손실이 너무 클 것입니다.”

“정면으로 부딪칠 생각은 없소. 우리에게는 좌보포가 있지 않소.”

좌보포 이야기가 나오는 순간.

이성계는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

지금 그가 언급한 좌보포는 화포의 이름이 아니라 이 부근의 지명이다.

정확하게는 현재 대마도의 중심이 된 니이(仁位)항으로 들어서는 만의 한 갈래였다.

주변의 다른 곳들은 대부분 간척됐다.

하지만 서너 곳의 물길은 그대로 놔뒀다.

혹시 모르는 일을 대비하기 위해 준비된 작전 때문이었다. 실제로 좌보포를 이용한 작전은 윤호의 머리에서 나온 지형을 이용한 매복 작전 중의 하나였다.

“너무 위험한 일입니다. 자칫 잘못하면 완전히 포위당할 뿐더러 물때가 맞지 않으면 좌초할 가능성이 큽니다.”

이성계는 고개를 저으며 만류했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무리라 여겨졌다.

몇 해 전에 윤호가 4함대로 가기 전에 실제로 훈련을 한 적이 있었다. 결론은 성공이라 볼 수 있었으나 피해도 컸다.

스무 척 중에 다섯 척이나 펄에 박혀서 오도 가도 못하게 되었다.

“당시에 싸우지도 못하고 좌초된 배가 2할이 넘어갑니다. 그런데 그곳에 백여 척이 넘는 함대를 넣으실 생각이십니까? 워낙 좁은 곳이라 시간이 촉박합니다.”

“전선은 잃으면 다시 만들면 되지만, 숙련된 해군은 살아서 돌아올 수 없소.”

해군의 병사는 가장 큰 자산이다.

과거에 이십 대 내외였던 이들이 벌써 서른 중후반이 되어 노련한 병사가 됐다.

신체적인 능력은 다소 떨어졌으나 다들 당장 하사와 중사 계급을 달아도 무리 없이 임무를 수행할 수 있을 정도였다.

실제로 그의 아래 있던 병사 중.

3함대와 4함대로 이동하여 하급 무관이 된 경우가 상당히 많았다. 조금이라도 덜 손해를 보고 이길 수 있다면 전선 몇 척을 잃는 것은 감수할 수 있었다.

대신 적선은 모두 수장시킬 생각이었다.

삼백 척이 넘는 왜선 정도면 충분히 도박을 걸어볼 만 했다. 재미있는 것은 홍언박도 그의 계책에 동의했다는 것이다.

백성을 잃는 것을 무척 싫어하는 그의 평소 성격을 보면 이례적인 일이었다.

“지금까지 고생해서 이곳을 난공불락의 요새로 만들었으니 진면목을 확인할 기회이지 않소.”

“만약에 일이 잘못되면 자칫 백성들의 피해가 커질 수 있습니다.”

“지금 당장 대피시켜도 시간은 충분하오.”

그의 말이 틀리지는 않았다.

지금까지 대마도는 최전방에 위치한 곳답게 온갖 방어 수단을 다 동원했다.

그걸 언급하자 이성계도 결국에는 홍언박과 주덕유의 의견을 받아들였다.

애초에 결정권은 그의 몫이 아니다.

대마도에서 주덕유는 해군뿐만 아니라 육군을 포함한 전체 병력의 지휘관이다.

거의 병마사와 맞먹는 지위였다.

문관과 무관의 책임자인 두 사람이 내린 결정이니 따를 수밖에 없었다.

지금은 무엇보다 시간이 부족했다.

여기서 말싸움하고 있을 시간에 차라리 전투 준비를 하는 것이 더 도움이 됐다.

지금쯤이면 왜선들이 대마도 남쪽에 거의 도달했을 것이기에 길어야 반 시진에서 한 시진 정도의 여유 밖에 없었다.

“그렇게 준비하겠습니다.”

*

고려군이 움직일 무렵.

왜선들도 숨바쁘게 움직였다.

기습의 묘미를 살리려면 서둘러야 했다.

상대방에게 준비할 틈을 주면 안되었다.

안타깝게도 그들은 이키섬을 지날 무렵에 이미 고려의 정찰선에게 발각된 것도 모르고 있었다.

워낙 먼 거리였기 때문이었다.

소형 쾌선 한 척과 대규모로 움직이는 왜선의 함대를 비교하면 당연히 후자가 더 눈에 띌 수밖에 없었다. 더구나 그들은 수면선 위에 있었고 고려의 쾌선은 대마도를 배경으로 놓고 있었다.

그 차이가 생각보다 컸다.

대마도로 향하는 왜선의 규모는 삼백 척이 넘어갈 정도로 상당히 컸다.

최근에 이렇게 거대한 규모의 함대를 구성한 적은 없었고 여력도 안 되었다.

그 과정도 그리 쉽지는 않았다.

이번에 대마도로 향하는 병력은 대부분 북조에 소속된 이들로 그중에는 규슈의 쇼니 요리히사도 포함되어 있었다.

과거 소 쓰네시게를 잡을 당시.

잠시 고려와 손을 잡았던 적이 있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그 관계는 깨졌다.

누가 먼저라고 할 것도 없었다.

어차피 오래 유지될 거라 예상한 것도 아니었다. 고려와 쇼니 씨 모두 쓰네시게를 없애는 것이 목표였다.

“니이항보다는 이즈하라를 먼저 치는 것이 좋지 않겠습니까?”

요리히사의 부관은 이해가 안 되었다.

쓰시마의 중심은 예로부터 이즈하라였다.

일단은 그곳부터 정리하고 상륙해서 니이 쪽으로 가는 것이 합리적이었다.

하지만 요리히사의 생각은 달랐다.

“고려가 니이를 중심으로 모든 것을 만들어놨기에 이제 이즈하라는 알맹이 없는 조개와 같은 곳이다.”

그 정도의 정보는 왜국도 가지고 있었다.

종종 대마도에서 도망친 노예가 이키섬을 통해서 규슈로 들어오기 때문이었다.

탈주하던 중에 대부분 죽었지만, 그래도 그들을 통해 얻는 정보가 적지는 않았다.

그때 갑자기 화포 소리가 들렸다.

다들 그쪽을 바라보니 절벽 위에 놓인 진지에서 고려군이 쏘는 것이었다.

당장 내려서 처치하고 싶어도 워낙 가파른 절벽이라 엄두가 나지 않았다.

하지만 그건 시작에 불과했다.

그 뒤로 고려의 해군도 나타났다.

대충 스무 척 남짓되는 것 같았는데 고려의 배 중에서도 소형인 축에 속했다.

하지만 속도 하나 만큼은 왜선이 아무리 애써도 따라잡기 어려울 정도였다.

그들은 니이항 방향으로 도망치면서도 화포를 쏘는 것을 멈추지 않았다.

쿠웅! 쿠우웅!

그중의 한 발은 요리히사가 탄 배의 근처에 떨어졌기에 물을 뒤집어썼다.

뭍에서 싸우는 것이 아닌 물 위에서 싸우는 것은 그에게도 꽤 생소했다.

이렇게 젖는 것도 달갑지 않았다.

“어서 우리도 화포를 쏘지 않고 뭘 기다리는 것이냐!”

“대주국에서 사들인 화포로는 저기까지 닿지 않습니다.”

“그래도 이렇게 가만히 앉아서 당할 수는 없지 않느냐. 맞지 않더라도 상관없으니 일단 쏘거라.”

“알겠습니다.”

하지만 소용이 없었다.

오히려 다른 왜선의 진로만 방해했다.

대부분의 화포가 좌우 측면에 배치되어 있는 탓에 생긴 일이었다. 심지어 아군의 배와 충돌할 뻔한 위기 상황도 발생했다.

오죽하면 보다 못한 북조의 다른 장군이 욕설을 퍼붓고 지나쳤을 정도였다.

누적되는 피해가 적지 않았다.

고려의 배는 간격을 조절해가며 선미에 부착한 화포를 계속 쏘았고 길게 줄을 지어 쫓아가는 왜선에 적중하고 있었다.

어떻게 저렇게 잘 맞추는 건지 신기할 정도의 수준이었다.

그러나 감수할 수 있을 정도였다.

고려군이 아무리 발악해도 스무 척의 배로 이뤄낼 수 있는 성과는 작았다.

거리도 제법 멀었기에 위력도 감소하여 재수 없이 돛이 부러진 몇 척 정도만 뒤처졌을 뿐이었다.

그리고 잠시 후 그들은 해안 지형이 복잡한 대마도의 중심부에 들어섰다.

아니 그 이전까지는 분명 그랬다.

하지만 이제는 지형마저 완전히 바뀌어 있었다. 대부분의 바다가 메꿔져서 예전과 같은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도대체 무슨 짓을 한 거야?”

요리히사가 이곳에 처음 온 것은 아니다.

하지만 자신의 기억이 잘못된 거라 여겨질 정도로 많은 것들이 바뀌었다.

화포보다 이런 모습이 오히려 그에게는 두려움으로 다가왔다. 고려는 항상 상상했던 것 이상의 모습을 보여줬다.

심지어 니이항으로 들어서는 곳은 폭이 넓은 강처럼 느껴질 정도였다.

그리고 머지않아 보이는 니이에 세워진 성벽과 발전된 모습은 규슈와 비교해도 뒤처지지 않았다. 오히려 더 발견된 느낌이 들 정도의 모습이었다.

하지만 그런 감상은 오래가진 못했다.

“방포(放砲)하라!

니이항의 좁은 입구.

그곳에 왜선이 가득 들어차자,

이성계의 지시에 따라 화포가 쏘아졌다.

수풀 속에 위장되어 있던 고려군의 화포만 백여 문에 달할 정도였다.

더구나 발사각과 사거리를 모두 계산한 상태로 교차 사격까지 적용해서 고정시켜 놓은 상태다. 거기에 바다 위에는 포격 위치를 확인하기 위한 부표도 띄워 놓은 터라 빗나갈 수가 없었다.

당연히 대부분 명중에 성공했다.

위에서 쏘아지는 화포는 곧장 선창까지 뚫고 들어갔는데 심지어 밑창에 구멍이 나서 가라앉는 배들도 존재했다.

거기에 기슭에서 화승총을 쏘는 이들까지 있으니 도저히 버틸 재간이 없었다.

이성계가 거느린 병력은 이천여 명에 불과했다. 그러나 포위당한 상황에서 총알과 포탄이 쏟아지고 있었다.

순식간에 수많은 피해가 생겼다.

“퇴···각, 퇴각하라!”

일단은 뒤로 물러나야 했다.

여기서 더 들어가 봐야 희생만 커진다.

도망치던 고려의 쾌선은 항구의 입구를 아예 배로 막아 놓고 있었다. 완전히 뒤엉킨 그곳을 뚫어내긴 어려워 보였다.

하지만 쇼니 요리히사와 다른 장수들의 지시는 제대로 전달되지 않았다.

애초에 이런 대규모 해전을 경험해본 적도 없었고 명령 체계도 없었다.

그마저도 마음대로 안 되었다.

좁은 해협에서 배를 돌리자니 다른 배들과 부딪히는 일이 빈번하게 생겼다.

일부 배가 뱃머리를 돌리는 데 성공하긴 했으나 기뻐하기에는 조금 일렀다.

어느 순간에 그들의 뒤편에는 좌보포에서 나온 주덕유의 함대가 에워싸고 있었다.

귀면문 깃발을 휘날리며 나타난 그들은 한 척의 배도 빠져나가지 못하도록 완전히 포위했다.

“오늘 이곳에서 살아 돌아갈 생각은 하지 말거라!”

*

대마도의 소식은 평양에도 전해졌다.

갑자기 당한 기습인데도 오히려 대승을 거둔 것은 고려군이었다. 기습을 온 삼백 척 전체를 침몰시킨 데 성공했다.

이번에도 매복 작전에 걸려든 것이다.

왜선이 삼백 척이나 되었으나 해전 경험이 없는 이들이 대부분이라 가능한 일이었다.

하지만 피해가 아예 없지는 않았다.

왜선에 달린 화포가 아무리 위력이 고려의 것보다 떨어진다고 하더라도 제대로 맞은 전선 십여 척이 침몰했다.

거기에 바리케이트 작전에 동원된 소형 쾌선 대부분이 수리창 신세를 져야 했다.

눈먼 화살에 맞은 이들도 적지 않았다.

모두 합치면 삼백 명 정도가 크게 다치거나 죽었다고 장계에 쓰여 있었다.

그보다 나를 고민하게 만든 것은 홍언박이 쓴 장계와 별개로 보낸 주덕유의 서신 때문이었다.

지금까지 주덕유는 내가 내린 지시를 받고 대마도에서 한 번도 아쉬운 소리조차 하지 않고 근무하던 이였다.

그런데 이번에는 작심했는지 주청의 목소리를 내었다.

[소신과 함께 해군 전체가 이번 기회에 저들의 본토를 공략한다면 다시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을 수 있사옵니다. 부디 규슈를 넘어 저들의 본토에 보복을 할 수 있도록 윤허하여 주시옵소서.]

요약하면 대충 이런 내용이었다.

당연히 한동안 나는 고민이 되었다.

이번에 피해를 본 병력과 전선이 적지는 않지만, 불가능한 일이라 볼 수는 없었다.

탐라에 있는 김휘남의 1함대와 아직 미완성인 윤호의 반쪽짜리 4함대만 붙여도 어느 정도는 승산이 있었다.

하지만 그걸로는 만족스럽지 않았다.

고작 해안가 일대를 한 바퀴 돌며 왜국의 선박을 박살 내는 걸로 끝낼 수 없다.

그건 아무런 의미조차 없기 때문이다.

이왕에 할 거면 제대로 해야 한다.

거기까지 생각이 닿은 나는 홋카이도 정벌은 잠시 미루는 것으로 결정했다.

‘고려를 공격하면 어떤 일을 당하는지 본때를 보여줄 필요가 있어.’

하지만 점령할 생각은 없었다.

왜국의 땅이 탐날 정도는 아니다.

차라리 그 시간에 나머지 삼강 평원을 차지하는 것이 더 이득이었다.

고민을 끝낸 나는 이 일을 누구에게 맡길지 고민을 해봤다. 내륙까지 들어갈 거면 필연적으로 육군도 따라가야 한다.

일단 서별초와 동별초는 제외했다.

기마병을 실으려면 동원되어야 하는 선박의 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

그러다가 문득 부여 지역에서 얼마 전에 휴가차 평양으로 돌아온 서달과 이지란 등이 떠올랐다.

둘 다 이번 일에 적당해 보였다.

서달의 병력은 돌격대 특유의 직선적인 움직임이 장기였고 이지란이 이끄는 이들은 다재다능한 이들이 많았다.

대부분 여진족이라 기본적으로 말도 탈 줄 알고 게릴라 형태의 허점을 찌르는 공격을 장기로 삼아 많은 공을 세웠다.

나는 곧장 그들을 궁궐로 불러들였다.

한동안 대마도에서 벌어진 일을 듣던 그들은 내가 세운 계획을 듣자 눈빛이 달라졌다.

일단 규모부터 엄청났다.

고려에서 처음으로 모든 해군이 동원되는 작전이었다. 그 원정길에 동행하는 육군을 자신에게 맡긴다는 말에 서달은 흥분했다.

지금까지 지휘관을 맡은 적이 없었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항상 그의 위에는 최영과 변안열 등의 장군이 있었다.

하지만 걱정되진 않았다.

서달은 이미 충분히 자격이 있었다.

멧돼지처럼 돌격할 때와 여우처럼 굴 때를 잘 파악하는 이였다. 괜히 주원장 밑에서 최고의 지휘관이 된 것이 아니다.

그는 잠시 흥분을 가라앉히고 이번 원정의 목적부터 확인했다.

“왜국을 정벌하는 것이옵니까?”

그건 아니었다.

남북조 모두를 상대할 수는 없다.

현재의 고려는 홋카이도와 사할린을 손아귀에 넣고 요왕 쪽으로 방향을 잡고 있었다. 만약에 그들과 잘못 엮이면 상당히 꼬일 수도 있었다. 내가 바라는 것은 북조에 한정되어 있었다.

이제 슬슬 북조가 우위에 설 때가 됐다.

지금까지는 남조가 우월했기에 규슈의 쇼니 씨를 제외하면 북조와의 관계는 그리 나쁜 편은 아니었다.

하지만 이제 반대가 되었기에 북조의 세력을 조금 깎아 놓아야 했다.

가능한 왜국의 남북조 시대는 더 오래 유지되어야 할 필요가 있었다.

나는 내 지시를 기다리고 있는 서달과 이지란에게 간단하게 답을 해주었다.

어렵게 생각할 필요가 없었다.

“그들의 땅에는 관심이 없소. 대신 그곳에 가서 모든 것을 불태우고 오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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