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내 사거리 100만-271화 (271/301)

# 271

해보자-2

저들의 적극적인 움직임에 이루미 또한 곧바로 대응을 시작했다.

그녀가 행한 가장 첫 번째 대응은 바로 소말리아 내에 무적성과 계약되어 있던 헌터들의 대한 계약 갱신이었다. 적지 않은 숫자였다. 무려 6200여명 가량의 3성에서 5성 사이의 헌터들이 타국보다 풍부한 소말리아의 몬스터 자원으로 인해 슬슬 안정적인 캐시카우가 되어 가고 있었다.

“소말리아 친구들 전부 데리고 오세요. 어차피 대융합의 전조가 시작되면 대한민국을 방어하기 위해서 헌터는 많을수록 좋습니다.”

“네. 제황님.”

이루미는 그들과의 계약을 일괄적으로 갱신하였고 그 내용은 단숨에 화제가 되었다. 단순히 계약의 내용이 좋거나 해서가 아니다.

[소말리아 헌터들의 대한민국으로의 이주 추진, 향후 무적성의 헌터로 세계로 파견되어 활동과 파격적인 대우 약속... 소말리아 통합정부의 뜻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가운데 외교적 충돌 가능성 대두]

[무적성 대책 없는 외국인 헌터 대량 이주 추진... 한국의 체계적인 헌터 배출체계를 거치지 않은 6200여명의 소말리아의 헌터들 한국사회의 새로운 문제점이 될 수 있다.]

[해외 국적의 헌터들 대한민국에 필요한가?]

[소말리아 통합정부 궁신에 대한 비난 성명 발표! 시대착오적이며 비인도주의적인 처사]

국내외 언론이 기다렸다는 듯 나타나 무차별적으로 물어뜯기 시작했다.

그러나 제황이 원하는 이상 이루미는 그들의 도전에 전혀 흔들리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덤벼드는 것들에 대해서는 치사하리만치 강력한 처벌과 응징을 가하기 시작했다. 대한민국의 언론은 그냥 무련천가가 한 번 일어서는 것으로 끝났다.

그러나 해외 언론들은 달랐다. 그들은 쉽게 달라지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그것이 당연했다. 그들은 다크홀의 주인들의 것이었으니까. 물론 그들에 대해서도 응당한 조치가 취해졌다.

해외 언론들에 대해서는 그동안 제황과 관련하여 맺어졌던 방송권 계약을 들고 마구잡이로 갑질의 칼을 휘두르기 시작했다. 본래 제황의 레이드에 대한 방송권은 그 위상에 비해 저렴한 편이었다. 그래서 가장 흔하게 돌아다니던 것이 그의 대한 영상이었다. 그런데 그 방송권을 차후에는 공개 입찰 형식으로 바꿈과 동시에 최소 1,000% 이상 인상하겠다고 통보를 해버렸다.

저들도 만만치 않았다.

공격은 전방위적이었다. 전 세계에 있는 무적성의 지부에 대한 압박이 시작되었다. 그리고 그것도 시작일 뿐이었다. 뜬금없이 중국으로부터 대한민국에 대한 레이드 영역 논란이 벌어지고 해외에서 레이드 활동을 하던 헌터들이 속속들이 쫓겨나기 시작했다.

평소에 중국을 견제하던 미국도 마찬가지였다. 그들이 가한 가장 큰 타격은 몬스터부산물과 마나석 시장의 타격이었다. 대한민국에서 수출되는 몬스터 부산물과 마나석에 대하여 징벌적 반덤핑 관세가 붙어버린 것이다.

그뿐일까. 게이트 할양권도 손을 대기 시작했다. 개도국에 있는 게이트를 대신 토벌하면 일정 시간 동안 게이트 사용권을 받는 권리다. 세계헌터사무국에서 그것을 딴지걸고 나왔다. 이유도 얼토당토했다.

별 이유같지 않은 이유를 들어 대한민국에서 게이트 관리 규정을 위반했다며 게이트 할양권을 몰수한 것이다. 그것을 판단해 줘야 할 세계헌터사무국은 이미 저들의 편이다.

단순히 무련천가와 제황의 대한 공격만이 아니라 대한민국 전체에 가하는 공격이었다.

그에 대한 무련천가의 대응은...?

[9티어몬스터 부산물로 제작된 방어구가 대한민국 헌터에 한해 대량으로 풀릴 예정입니다. 아울러 부산물 형태로 구매 의사가 있는 국내 클랜의 경우 경매 형식으로 매각될 예정입니다.]

세계적으로 따지면 턱없이 부족한 것이 9티어 몬스터 사체였다. 사실 제황이 레이드 한 9티어 몬스터를 제외하면 그 많은 헌터들의 수요를 충당하기에는 무리가 있었다. 돈이 있어도 구매하지 못하는 것이 9티어 몬스터의 부산물이었다. 그런데 무련천가에서는 그것을 대량으로 풀어버렸다.

물론 조건부였다.

아이템 형태의 제품을 원하는 이들은 직접 찾아와 헌터증을 제시한 후 구매할 수 있었다. 한사람 당 한 세트만으로 한정되었기에 누군가를 위해 대신 사준다는 건 있을 수 없다.

또한 최소 5성 이상의 헌터만이 구매할 수 있는 제한을 뒀다. 솔직히 그 이하로는 방어구와 무기가 아무리 좋다고 해도 더 상위의 몬스터에 도전할 수 없다.

판매한 방어구에 대해서는 노골적으로 타인에 대한 양도나 해외판매는 없어야 한다는 조건을 달았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구름처럼 모여들었다.

가격이 워낙 비싸기는 하지만 여기에는 정부가 한발 끼어들었다.

국가에서 주관하는 헌터 대출을 통해 장기저리로 자금을 융통해 줬다. 9티어 몬스터의 사체로 만든 아이템이다. 말마따나 7티어 몬스터의 공격에는 끄떡없고 8티어 몬스터 정도나 되야 상해를 가할 수 있다. 9티어 몬스터의 사체로 만든 무기는 말할 것도 없다.

대한민국 헌터들의 전투력이 우후죽순 올라가기 시작했다.

부산물 형태로 바라는 클랜의 경우에도 계약서에 명시하였다. 절대 2차 가공 판매는 없어야 한다는 것을 말이다. 그렇지만 사람들은 무적성과 무련천가에서 생산된 방어구를 선호했다. 가격은 높지만 가장 완성도가 뛰어난 것은 둘째치고 가짜가 판을 칠 수 있는 상황에서 그들의 마크가 새겨진 방어구는 일종의 강력함 상징과도 같은 현상이 벌어졌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타국의 헌터들은 침만 줄줄 흘리며 한국을 바라보았다.

불평불만이 뒤따랐다. 왜 해외판매를 안하느냐는 소리에 세계헌터사무국에 따지라는 매몰찬 답변만 나왔다.

저들도 봉사는 아니었다. 아무리 언론을 통해 사실을 왜곡한다고 해도 알려고만 들면 금방 알 수 있다. 모종의 알력다툼이 어마어마한 스케일로 일어나고 있다는 것을 말이다.

돈이 있어도 사지 못하는 9티어 몬스터 방어구가 한국에는 돈만 있으면 마련할 수 있다.

국가에서 자금을 융통해주니 능력이 되지 않는 이들도 일단 사고 봤다. 쌈짓돈까지 모조리 털어 사들이는 바람에 헌터들을 대상으로 한 위락시설들이 매출이 급감했다고 불평을 털어놓았을 정도다.

몇몇 클랜에서 해외로 방어구들을 밀반출하려다가 대한민국헌터사무국의 특무국에 적발되어 클랜 허가가 취소됨과 동시에 구속이 되자 그런 일도 사라져 버렸다.

“제황님. 꼭 이렇게까지 하셔야겠습니까?”

“당연합니다.”

제황은 태연하게 대답했다.

다시 찾아온 사무엘 리는 얼굴이 초췌하게 변해 있었다. 다시 한번 중재를 위해 찾아왔지만, 제황이 내민 한 장의 서류에 그는 얼굴이 하얗게 변해 버렸다.

“몬스터로 인해 고통받고 있는 이들을 모두 외면하는 짓입니다. 그리고 차후 몬스터로 인해 고통받을 이들은...”

“이봐요. 사무엘 린”

“네.”

제황이 그의 말을 끊었다. 그리고 냉막한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며 말했다.

“저들이 하는 짓은 만민의 행복을 위한 숭고한 행위입니까?”

“...”

그의 말에 사무엘 린이 고개를 떨궜다.

“예전에 읽은 동화책에 양치기 소년이라는 게 있죠. 늑대의 위협이 양들의 목 앞에 드리웠는데 그놈에 자존심으로 양들을 돌보러 가지 않는 목동들 같군요. 그런데 말입니다. 내가 양치기 소년도 아니지 않습니까? 난 분명 경고를 했습니다. 그런데 내가 왜 저들이 신경 쓰지 않는 것까지 대신 고민해야 하는 겁니까?”

“제황님의 말이 맞습니다. 그렇지만 제황님이 이러시는 것조차 저들과 자존심 싸움을 하시는 것 아닙니까. 수많은 목숨이 달린 이야기입니다.”

“제가 정말 저들과 자존심 싸움 따위를 하는 것처럼 보이십니까?”

“그게 아니라면 단순한 출석... 아니... 혹시?”

열변을 토하던 그가 갑자기 입을 다물었다.

“혹시 저들을...”

그의 말에 제황은 그냥 가볍게 미소지으며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았다.

“저들을 정말 적으로 돌리실 생각이십니까?”

“제가 할 말은 끝났군요. 그 종이에 있는 내용은 지금 이루미사무장이 발표하고 있겠군요.”

“아니, 그...그럴수가...”

“그게 싫으시다면 제가 조건을 하나 드리죠. 제가 드린 영상 사무엘 린께서 직접 세계에 뿌리시고 그 위험을 공표하시죠.”

“...”

제황의 말에 그는 입을 꾹 다물었다.

그도 자신의 보신이 신경쓰이는 것이리라.

그를 바라보며 제황은 조소를 머금으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더는 해줄 말이 없다. 애초에 저들에게 다크어스의 위험성에 대해 경고하며 제황은 두 개의 방법을 생각하고 있었다. 그것은 시험이었다. 만약 저들이 제황의 말을 듣고 그것에 대한 대응을 준비한다면 최선을 다해 도왔을 것이다. 지금 대한민국에 뿌려지고 있는 9티어 몬스터 부산물들도 모두 무상으로 뿌려버릴 생각이었다.

시험에 불합격했으니 두 번째 방안을 시행하는 것이다.

더 많은 죄 없는 이들이 죽어가겠지만 그것까지 제황이 신경 쓸 수 없다.

그렇기에 대한민국내에 있는 이들만이라도 확실히 지키는 것으로 노선을 변경한 것이다.

누군가는 욕할 수도 있다.

시도조차 해보지 않고 미리 포기하는 것이냐고...

그렇지만 제황이 겪은 다크어스가 전면적 침공을 해온다면 제황조차도 몸이 하나인 이상 모두 막아낼 수 없었다. 그런데 만약 그때도 지금처럼 제황이 하는 일에 딴지를 걸고 자존심을 세운다면 그것은 실패할 수밖에 없는 미래일 뿐이다.

내외에 모두 적을 둔 채 싸우는 것은 제황의 스타일이 아니다.

그런 한계 이상의 오지랖 따위 부리지 않는다. 어떻게든 이겨낼 수 있다는 희망적인 망상 따위는 하지 않는다. 냉철한 계산만이 전투를 승리로 이끌 수 있다.

[궁신 천제황님께서는 금일부로 모든 레이드 활동을 중단합니다. 최근 다크어스 공략 중 치명적인 상처를 입으시고 이와 관련하여 시일에 걸쳐 치료와 요양이 필요하신 상태로...]

저들의 계약 해지에 대한 위약금이 없는 것과 마찬가지로 무련천가 쪽도 책임을 지지 않기로 되어 있었기에 계약의 해지는 쉬웠다. 물론 계약상으로 쉽다뿐이지 비난은 어쩔 수 없다. 그래서 이루미는 이에 침도 바르지 않고 세계를 향해 거짓말을 했다.

레이드를 할 헌터가 다쳤다는데 저들이 어쩌겠는가.

다친 사람을 몬스터 앞에 몰아넣을 수는 없는 노릇 아닌가. 실상을 아는 몇몇은 분개했고 각 언론에서는 궁신이 다친 것이 아닌 불순한 의도로 레이드에 태만하려 한다는 듯 보도를 했지만, 사람들은 오히려 그들을 욕하기 바빴다.

그러기에는 지금껏 궁신이 해온 업적이 너무나 높았기 때문이다.

하루가 멀다고 살신성인하여 세계를 돌아다니며 몬스터들을 레이드해온 그가 그럴 리 없다는 것이다.

게다가 이미 그들은 궁신을 배제하려는 움직임으로 보이고 있었다.

물론 그들의 의도는 자신들의 준비가 완료될 때까지 궁신이 얌전히 레이드를 해주기 바랐겠지만 말이다.

그러나 제황 또한 속 편히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제황도 제황 나름대로 바빴다.

#2

“할아버지.”

제황이 가볍게 고개 숙였다.

가부좌를 튼 채 눈을 반개한 거인의 몸을 타고 줄기줄기 마나가 피어오른다.

“왔느냐.”

제황의 부름에 거인이 눈을 떴다.

그의 눈에서 뿜어지는 것은 지독한 패기다. 이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강력한 패기...그러나 그 패기는 정제되고 정제된 느낌이다.

경계를 뛰어넘은 이들은 자신만의 깨달음이 있다. 한없이 드높고 강건한 자아 위에 세우는 의지만으로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홀로 고독한 초월자... 제황이 있기 전부터 이미 대한민국이 최강자이며 그 진신의 능력을 숨겨왔지만, 가히 인류 최강자라는 호칭이 무색한 남자가 권제였다.

그런 그에게 제황이라는 좀 더 높은 곳에 선 이의 자극이 가해지자 그는 노인이라는 것과는 무색하게 끊임없이 강해지기 시작했다. 그러나 최근 1년에 들어서 그것은 단지 시작이라는 것을 제황을 알게 되었다.

그에게 인류의 존망이라는 사명감까지 함께하게 되자 권제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빠르게 강해지고 있었다.

제황의 도움이 있었다고는 하지만 천재적이라는 말을 넘어서 괴물 같다고 할 수 있는 재능과 노력 그리고 신념이 어우러진 합작품이다.

번쩍...

반개한 그의 눈에서 신광이 번쩍이다가 이내 아무것도 없었다는 듯 스며 사라졌다.

“나이를 거꾸로 드시는군요.”

권제와 동년배들이 경로당의 고참으로 행세하고 있을 때 권제는 오히려 젊어지는 중이었다. 전에는 하얀 수염에 어울리는 선풍도골이었다면 지금은 다시 검은 머리카락이 나오고 있었다.

“아침에 성가셔 죽겠다.”

제황의 말에 권제가 자신의 그것을 가리키며 말했다.

“장가드셔야죠.”

“농은...”

싫지는 않은 듯 피식 웃는다.

제황은 새삼스러운 눈으로 권제를 바라봤다.

누군가는 9의 노력과 1의 재능이라고도 한다.

또 누군가는 6의 재능과 4의 노력이라고도 한다.

누구의 말이 맞는다. 틀리다 할 수 없다.

사람이 십인십색인 것과 같이 깨달음의 종류도 천차만별이며 그 사람의 체질, 환경, 노력 모든 것이 그 사람을 이루는 근본이다.

그러나 단 하나 말할 수 있는 것은 같은 조건에서 경쟁했다면 제황의 가장 큰 맞수는 바로 권제였을 것이라는 것이다.

츠츠츳...

그의 두 주먹에 피어오르는 강기는 이전의 그것이 아니었다.

오로지 파괴라는 의지만이 점철된 강기다. 아니 그것을 뛰어넘어 지키겠다는 의지마저도 올올이 스며 나오고 있었다.

“드릴 게 있습니다.”

그말과 함께 제황이 무한고에서 아스트라페를 꺼내 들었다.

금속으로 된 리커브 보우형태다.

“이게 무엇이냐.”

고개를 갸웃하며 권제가 아스트라페를 받아 들었다.

그리고는 이내 잠시 놀란 듯 그것을 바라본다.

“레전드급 아티펙트라...”

“복속시키신다면 원하시는 무기의 형태로 만드실 수 있을 겁니다.”

“재미있군.”

그마저도 한 번도 보지 못한 레전드급 아티펙트다.

잠시 갈등하는 듯 보였지만 이내 고개를 고개를 끄덕였다.

지금은 강해질 수 있다면 무엇이라도 해야 할 때다.

파지지직...

그의 손안에서 아스트라페가 요동쳤다.

자신이 타인의 손에 있는 것이 마음에 들지 않는 것 같다.

이전 주인 놈도 힘으로 굴복당해 자존심이 상했기에 이번에는 최대한 저항하려 한다.

“이놈 봐라.”

권제의 입꼬리가 삐죽 솟았다.

감히 무기 따위가 자신에게 반항을 한다.

그가 아스트라페를 쥔 손에 힘을 줬다.

끼이이...

“흐음...”

아스트라페로부터 스파크가 일어나며 권제를 공격하기 시작했다.

가벼운 앙탈로 치부하기에는 그 강도가 심각하다. 그와 함께 아스트라페에 녹아 있는 신성이 다시금 권제를 시험하려 그에게 스며들기 시작했다.

그러나 그것은 오히려 권제의 호승심을 불타오르게 만들었다.

그도 제황과 같은 부류다. 무기 따위는 손의 연장선상에 불과하다. 무기의 앙탈 따위를 들어줄 자비심 같은 것은 없다. 권제는 제황보다 무식했다.

“어디 이놈 해보자.”

아스트라페를 양손으로 붙잡은 권제가 그것을 꺾어 나가기 시작했다.

“끼아아아악!”

무식하게 비틀어대기 시작하자 고통에 찬 비명을 지르기 시작했다.

이 미친 조손은 얌전히 무기의 시험 따위를 받아들일 종자들이 아니었다.

제황이 자신의 기운으로 아스트라페를 부숴버리려 했다면 권제는 힘으로 부러뜨리는 길을 택했다. 그렇게 얼마의 시간이 지났을까.

반항하던 아스트라페가 하얀빛에 휘감기는가 싶더니 이내 한자루의 건틀릿으로 변했다.

팔뚝을 감싸는 그 건틀릿의 전면에는 번개모양으로 이루어진 긴 돌기가 죽 솟아나 있었다.

“좋구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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