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내 사거리 100만-202화 (202/301)

# 202

일본의꿍꿍이-1

#1

다음 날 아침 브리핑에 들어간 제황은 새롭게 들어온 정보들을 훑어보고 있었다. 그다지 새로울 것은 없었다. 많은 몬스터 학자들이 말한 대로 오오가무시의 영향권은 더 이상 확장되지 않았다. 비록 그 안에 사케노오스케들이 헤엄치고 있기는 했지만 아무리 몬스터가 뱉어낸 신기한 액체라도 중력은 무시할 수 없는지 저지대를 중심으로 확장을 멈췄다. 대략 지름 10킬로미터의 타원형의 부분이 몬스터 영역이 되었다.

“이제부터 크립이군요.”

“네.”

오오가무시가 내뿜는 보라색액체는 공식적으로 ‘크립’ 이라고 명명되었다.

“다크어스에서만 자생하는 미생물이나 식물은 섞이지 않았다는 연구결과가 나왔습니다. 결론적으로 크립은 오오가무시가 내뿜는 방어물질로 봐야 한다는 게 대부분의 의견입니다.”

“사케노오스케는 그 안에서 자유로운데 그건 어떻게 설명해야 하는 겁니까?”

운영지원팀장이 물었다.

“거기에 대해서는 좀 더 연구가 진행되어야 합니다. 지금 말씀드릴 수 있는 건 사케노오스케는 오오가무시에 종속된 일종의 미니언이기에 가능하다는 말뿐입니다.”

“대단한 건 없군요.”

“분석이 끝날 때까지 레이드를 연기할 수밖에 없습니다.”

어깨를 으쓱하는 몬스터자원팀장이다. 일반인들이 흔히 착각하는 게 헌터들이 몬스터면 다 눈이 돌아가서 레이드를 뛴다고 알고 있다. 어떤 몬스터가 나올지 알 수 없는 두근두근한 레이드 따위는 대융합 초기에나 있었을 뿐이다. 그것도 좋아서 한 것은 아니었다. 체계가 잡히지 않았고 분석을 할 여력도 없었기에 울며 겨자 먹기로 인류의 생존권을 지키기 위해 죽음을 각오했다. 사전지식이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생존율이 곤두박질을 치는 와중에 어떤 미친 헌터가 분석 없이 이빨을 들이대겠는가.

물론 제황은 혜성같이 나타나 베히모스 같은 9티어 몬스터를 처바르는 위용을 뽐냈다지만 만약 제황이 성공하지 못했다면 그는 희대의 미친놈1 정도로 해외토픽에나 나왔을 것이다. 그리고 그런 미친 짓에 성공했기에 지금 이렇게 명성을 크게 얻고 있는 것이고 말이다.

“아, 그런데 일본에서 금일 12시부터 도쿄 상공에서의 비행을 전면 금지하겠답니다.”

“네?!”

대외업무팀장의 말에 모두가 무슨 그런 황당한 소리냐며 그를 바라봤다.

“미친 것 아닙니까? 아니 도쿄가 무슨 촌동네 소도시도 아니고 서울의 무려 3.5배 크기입니다.”

만약 비행이 전면 금지된다면 오오가무시를 레이드하기 위해서는 대략 직선거리로 40 킬로미터 가량을 육상수단을 통해서만 이동해야 한다는 뜻이 된다. 물론 이것은 도로가 온전한 경우에만 해당하는 것으로 수많은 피난민이 도로에 차량을 두고 나선 상태라 그냥 속편하게 도보로 이동하라는 것과 같다.

아니 이것은 단지 1차원적인 접근에서의 문제일 뿐이다. 공중지원은? 유사시 비상탈출은? 모두가 힘들어진다는 뜻이다.

“꿍꿍이가 있는 것 같군요.”

“네. 이 비행금지명령은 연합공격대가 도착하면 풀린다고 하는데...까놓으면 우습지요.”

“뒤늦게 욕심이 난 건가요.”

이루미가 물었다.

“틀림없습니다! 사전에 약속한 내용이 전체 데미지 중 제황님의 레이드기여도가 90프로가 넘을 경우 해당 몬스터의 소유권을 가져간다고 되어 있는데 안정성이 어느 정도 담보되자 배가 아픈 모양입니다.”

“하하, 얼른 레이드 좀 해달라고 징징거릴 때는 언제고...”

팀장들이 분노를 터뜨릴 때 제황이 이루미에게 물었다.

“이루미님 약속된 내용이 우리 쪽에 편파적이었던 건가요?”

일본의 행동을 이해할 수 없는 제황이 이루미를 돌아보며 물었다. 그러나 이루미는 고개를 저었다.

“아닙니다. 이번과 같은 경우는 그 위험성 등을 고려해서 레이드를 진행하는 쪽이 전부 가져가는 게 통상적입니다.”

그녀의 말이 맞다면 무리한 계약은 아니라는 소리다.

“그럼 연합공격대는 언제 들어옵니까.”

“자율적으로 모이는 것이기에 아직 전부 소집되지도 않았고 그래서 일정도 없습니다. 게다가 모이더라도 그쪽은 제황님보다 맞춰야 할 게 많을 뿐 아니라 오오가무시에 대한 확실한 공략포인트가 나오지 않을 때까지는 절대 움직이지 않을 겁니다.”

이루미의 대답에 제황의 목소리가 조금 커졌다.

“그럼 그때까지 도쿄난민들을 저렇게 내버려 둔다는 겁니까?”

“네. 일단 안정화 되었으니까요. 일본으로서는 운이 좋은 거죠.”

너무나도 태연한 이루미의 대답이다.

“흠”

팔짱을 낀 제황이 생각에 잠겼다.

나타난 몬스터는 고티어 몬스터지만 크립이 잠긴 곳에서만 활동하기에 한시름 놓았다는 건 이해한다. 그렇지만 한편으로 이해가 되지 않는 건 집을 잃은 시민들을 그대로 내버려 둔다는 것이었다.

도쿄의 인구만 해도 수백만이다. 게다가 무려 일국의 수도가 아닌가. 지금 저 안에는 피난하지 못한 시민들이 몬스터의 대한 공포와 싸우며 힘들게 생존하고 있다. 화재를 막기 위해 전기도 물도 공급되지 않는 저곳에서···.

몬스터자원팀장이 혼잣말로 중얼거린다.

“무슨 말입니까?”

“제가 알고 지내는 일본학자들과 이야기를 해 봤는데 일본정부에서 들어오는 문의 내용들을 종합해 보면...”

잠시 후 그의 말에 끝났을 때 제황의 표정은 가볍게 굳어 있었다. 평소 표정 변화를 그다지 드러내지 않는 제황이기에 제황의 주변에 있는 이들은 오히려 더욱 긴장했다.

“그게 진짜입니까?”

“저는 언제나 제 예측이 들어간 부분에는 확신을 가지지 않습니다. 그건 또다른 경우의 수를 배제하는 결과가 될 수 있기 때문이죠. 그렇지만 90프로의 확률로 충분히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그의 말에 제황의 얼굴이 완전히 굳어 버렸다. 그 말이 사실이라면 이건 두고볼 수 없는 일이다.

“모이세요. 작전에 들어갑니다.”

제황의 입이 열렸다.

#2

일본정부 쪽 인사가 찾아온 것은 비행금지명령이 떨어진 12시를 기해서였다. 찾아온 이는 상당히 젊었다. 늘씬한 모델과 같은 미남이었는데 일본기획재정부차관이라는 꽤나 으리으리한 직함을 지녔음에도 소탈하게 홀로 찾아왔다.

“안녕하십니까. 일본 기획재정부차관 마쓰자까 헤이스케라고 합니다.”

허리를 45도로 굽히는 흔히 최경례라고 불리는 인사를 한 그는 슬쩍 고개를 들며 눈앞에 서 있는 여성을 바라봤다. 가만히 서 있음에도 강자 특유의 오만함과 찔러도 피 한 방울 나올 것 같지 않은 무표정이 드러나 있다.

그렇지만 그 모습이 또 묘하게 잘 어울린다. 얼음으로 된 꽃이라는 표현이 가장 어울릴까.

9성헌터 천제황이 너무 유달리 두드러져 가려진 면이 없잖아 있지만, 제황에 대한 이야기에는 꼭 그녀의 미모가 한 번씩 언급된다.

“반갑습니다.”

“궁신을 보좌하시는 무련천가의 사무장이신 이루미님을 뵈어 영광입니다.”

“앉으시죠.”

미리 방문할 것을 요청했기에 이루미는 준비된 자리로 그를 안내했다. 음료가 들어오고 곧 이루미의 입이 열렸다.

“어쩐 일로 오셨지요?”

“예. 아무래도 저희 정부 쪽에서 이번에 급하게 비행금지명령이 내려지는 바람에 해당 조치에 대해 혹 심기가 상하셨을까 우려되어 이렇게 찾아뵀습니다.”

“알긴 아시는군요.”

눈앞에 놓인 녹차로 가볍게 입술을 축인 이루미가 차가운 눈으로 그를 바라보며 답했다.

돌려 말하는 것은 없다. 그러나 헤이스케는 표정 하나 변하지 않은 채 다시금 고개를 꾸벅 숙였다.

“죄송합니다. 부끄럽게도 저희 일본 정부는 이번에 발생한 최악의 게이트 사태로 인해 정부능력이 사실상 마비된 상태입니다. 뒤늦게 이렇게 찾아뵈어 사과를 드리는 염치 없는 짓밖에 할 수 없는 실정입니다. 차후 이런 일이 없도록 만전을 기하겠습니다.”

조금만 압박하면 도게자라도 할 요량이다. 아니 도게자를 할 타이밍을 재고 있거나...

이루미는 그냥 피식 웃었다. 만전을 기한다는 말 따위를 사용하는 협상기법을 사용하려는 것을 보면 이 협상에 꽤 자신이 있는 것 같다.

“그렇군요.”

이루미가 선선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자 안도의 표정을 지으며 뭔가 더 말하려던 케이스케지만 뒤이은 이루미의 행동에 입이 굳어 버렸다.

“일본 정부의 뜻은 잘 알겠습니다. 그럼 이만..”

들은 건 다 들었다는 듯한 듯 이루미가 자리에서 일어나 버렸다.

당황한 건 케이스케였다. 지금 그가 꺼낸 말은 단순히 서두였을 뿐이다 이제 본 이야기를 꺼낼 차례인데 상대가 그냥 일어나 버린다.

케이스케가 서둘러 입을 열었다.

“이번 오오가무시 레이드에 대해서 저희 일본정부가 궁신님께 한 가지 제안 드릴 게 있습니다.”

그의 말에 이루미의 고운 아미가 살짝 찌푸려졌다.

“고작 차관 정도 되시는 분이 정부를 대표해서 제안을 하신다는 건가요?”

상대를 낮춰보는 어법이지만 그것이 너무나도 어울린다.

“제가 말씀드릴 제안을 모두 들어보신 뒤에 판단하셔도 늦지 않을 겁니다.”

자신이 말할 게 그만큼 좋은 제안이라는 뜻이다.

“흠, 집권여당 총수분의 아드님이라 그런지 말에 자신감이 넘치시는군요. 그런데 그게 자의식 과잉이라고 생각지는 않으시는지...?”

이루미의 말에 케이스케의 포커페이스가 일그러졌다.

슬슬 본격적인 협상을 시작하기 위해 갖가지 무기를 머릿속에 담아 왔는데 상대가 전혀 엉뚱한 말을 하자 당황한 것이다. 가장 큰 문제는 상대가 케이스케를 아예 협상의 상대로도 생각지 않는 뉘앙스다.

그러나 그 또한 그냥 차관 딱지를 달고 있는 건 아니었다. 뿌리 깊은 세력가에서 철저한 조기교육을 받은 사람답게 곧 본래 표정을 유지하며 말을 이었다.

“원하신다면 당장 총리님의 직인이라도 가져다드리겠습니다.”

그러자 이루미가 어깨를 으쓱한 후 자리에 앉았다.

안도의 한숨을 내쉬는 케이스케다. 차를 손에 들며 이루미가 말했다.

“들어보죠. 그렇지만 조언하나 드리자면 저희의 정보력을 우습게 보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그녀의 조용한 한마디에 케이스케가 굳은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인다.

“까놓고 말씀 드리겠습니다. 저희 일본 정부에서는 오오가무시를 레이드하기 보다는 좀더 중장기적인 계획을 가지고 게이트를 이용하기로 결론 지었습니다.”

케이스케의 말에 이루미가 고개를 끄덕였다.

몬스터자원팀장이 말한 것도 이것이었다. 9티어몬스터 오오가무시를 레이드하지 않는 대신 사케노오스케를 계획적으로 레이드하여 꾸준한 6티어 마나석의 수급처로 삼는다. 게이트 내에 얼마나 많은 사케노오스케가 더 있는지는 알 수 없지만 크립을 필요로 하는 듯한 사케노오스케를 안정적으로 관리하기 위해서는 오오가무시가 필요하다.

“궁신님께도 나쁘지 않은 제안입니다. 기간은 단 한 달입니다. 이곳에 계실 필요도 없습니다. 물론 언론의 눈을 생각해 어느 정도 활동은 해 주셔야겠지만 한 달만 이곳에 계셔 주신다면 저희 일본 정부에서는 따로 5천억엔을 준비하겠습니다.”

일본 정부의 제안을 간단히 축약하면 한 달간만 제황이 얼굴마담을 해주면 5천억엔을 주겠다는 것이었다. 한화로는 5조원. 엄청나게 비싼 일당을 일하지 않아도 지급하겠다는 뜻이다.

사실 저들의 제안은 나쁘지 않은 제안이었다.

위험을 감수할 필요 없이 이름만 빌려주면 5조원을 주겠다니 힘쓰지 않고 돈방석에 앉는 것이다. 같은 경우는 아니지만 이름만 빌려주고 돈을 받는 헌터들은 많았다.

가장 흔한 경우는 주거지다. 어떤 아파트에 고위헌터가 산다고 하면 아파트값은 저절로 올라간다. 왜 아니겠는가. 사람들은 언제나 몬스터에 대한 공포를 가지고 산다. 언제 어디에 웜홀이 뚤리거나 게이트가 생겨 몬스터가 나타날지 모른다.

그렇기에 같은 아파트에 고위헌터가 산다고 하면 그만큼 프리미엄이 붙는 것이다. 그래서 분양사에서는 고위헌터들과 계약을 맺고 아파트를 무상으로 주거나 혹은 그에 상응하는 금액을 지불하고 이름을 빌린다.

고작 아파트와 한 국가의 차이일 뿐이지만 이것도 비슷한 경우다.

케이스케가 신중한 표정으로 아공간을 열어 한 개의 서류철을 꺼내 이루미에게 내밀며 말했다.

“현재 저희 일본 정부는 낭떠러지에 직면해 있습니다. 이번 다크어스의 게이트가 정리된다 하더라도 그 후 발생할 복구비용과 경제적 손실 등을 추산하면 그 재앙은 새로운 게이트의 출현과 피해가 진배없습니다.”

“그렇죠. 몬스터보험상품을 만든 일본정부와 민간보험사들도 보험금 지급으로 허리가 휘청이실 테고요.”

이루미의 말에 케이스케의 포커페이스가 씁쓸하게 구겨졌다.

“네. 부인하고 싶지만 맞는 말씀입니다. 결정적으로 현재 저희 일본의 간판이라고 해야 할 천황클랜은 지금 비공식적으로 와해된 상태지요. 그뿐만 아니라 공교롭게도 게이트가 발생한 곳이 천황클랜의 클랜하우스가 있던 자리이니 차후 이 문제로 인해 천황클랜이 게이트 발생과 관련이 되어 있다면 그 파장은 ...”

케이스케는 일본정부가 가장 숨기고 싶어하는 이야기도 서슴없이 꺼내 놓았다.

게이트가 발생한 곳이 하필이면 천황클랜의 클랜하우스가 있는 곳이다. 일본정부에서 최대한 숨기고 있기는 하지만 언젠가는 밝혀질 일이었다.

“그래서 위기를 기회로 삼겠다는 거군요. 아. 그런데 혹시나 해서 묻는 건데... 그로 인해 집과 직장을 잃게 될 도쿄시민들에 대한 정부의 보상 계획은 있나요? 혹 이번 계획이 그들의 희생을 전제로 계획되어 진 건 아닌가요?”

“당연히...”

“대답하기 전 말을 신중히 하세요. 여긴 당신들 정치노름판이 아닙니다.”

“으음.”

이루미가 경고하듯 말했다. 그러자 잠시 말문이 막힌 케이스케가 속으로 생각했다.

‘뭐 이런 년이 다 있어.’

케이스케는 속으로 욕지거리를 내뱉었다. 당최 남에 나라 국민들을 왜 자신들이 걱정한다는 말인가. 약속이야 얼마든지 할 수 있다. 물론 노력은 했으나 약속은 지키지 못했다는 상투적인 결과로 끝나겠지만 그런 정치적 약속을 무심결에 내뱉으려던 그의 입을 그녀가 막았다.

‘뭐 너라도 별 거 있냐.’

“충분한 보상이 있을 겁니다.”

케이스케가 확신하듯 답했다. 물론 그 보상을 자신이 책임질 것이라는 말은 하지 않는다. 그의 대답에 이루미가 선선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의 얼굴이 조금 펴질 찰나. 이루미가 낮은 한숨을 내쉬며 그에게 말했다.

“그렇지만 미안하게 되었네요.”

“네?”

그녀의 미안하다는 말에 경직되는 포커페이스

“저희는 현재 철수 준비에 들어갔습니다.”

“예?!”

전혀 생각지 못했던 충격적인 말이다.

“아니 그게 무슨!”

“저희 쪽도 아침 회의시간에 갑자기 결정된 것이라 미리 양해를 구할 수 없었습니다. 결정권자인 제황님께서 좀 충동적으로 움직이시는 분이라...”

케이스케는 머릿속이 완전히 곤죽이 되는 기분을 느꼈다.

“그러면 도쿄는 어떻게...”

“예? 그걸 왜 제게 물어보시죠?”

이루미가 어깨를 으쓱이며 되묻는다. 그녀의 그런 천연덕스러운 반응에 케이스케는 머리에 김이 오르는 느낌이다. 그러나 그는 지금 화를 낼 처지가 아니다. 상대는 슈퍼갑이니까.

“현재 저희 일본은 궁신님의 존재로 인해 가까스로 혼란을 수습할 수 있었습니다. 만약 지금 궁신님께서 철수하신다면···.”

“그래서 제황님을 전면에 내세우고  X를 피해보시겠다고요? 오천억엔이요? 고작 제황님의 이름이 그런 돈으로 재단하려 했다니 정말 우습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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