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내 사거리 100만-160화 (160/301)

# 160

안녕. 천년의 숙적이여.-1

#1

“후우,대단하네.”

걸음을 멈춘 제황은 끊임없이 공중으로 치솟고 있는 오크로드를 바라보며 한숨을 내쉬었다.

저스틴포인트에는 정말 별별 무기가 다 있었다.

“레일건이라니.”

방금 오크로드를 공중으로 날려버린 건 바로 레일건이었다. 약 10미터가량 되는 기다란 포신을 지닌 그것의 곁에는 삼천교로 보이는 수십 명의 각성자들이 환호성을 올리고 있었다. 방금의 공격은 정말 완벽한 한 방이었다. 이전 수십 발의 미사일도 막아냈던 헬칸이지만 그건 헬칸이 충분히 준비할 시간을 준 상태에서 가한 공격이었기 때문에 실패했다.

사실 제황은 그 미사일 공격이 오크로드를 향해 날아가고 있을 때 콧방귀를 뀌었었다. 저들이 날린 미사일 공격은 오크로드는 고사하고 자신에게도 소용없는 것이었다. 말 그대로 피하면 그만인 것이다. 물론 그 공격이 클러스터탄이기 때문에 넓은 범위를 타격한다고 하지만 한계를 뛰어넘은 초인들에게는 피할 시간이 넘치고 넘친다.

그렇지만 이번 공격은 정말 완벽했다.

그렇기에 오크로드에게 정말 큰 타격을 주었다.

그리고 또 엄청난 분노를 일으켰다.

제황이 가늠한 오크로드의 힘이라면 오크들 다 빼고 혼자 들이받아도 저스틴포인트를 말아먹을 정도로 강력했다. 그렇기에 될 수 있는 대로 제황은 삼천교도 보다는 오크들을 잡는 데 열중했다.

그 첫째 이유는 삼천교는 저스틴포인트만 무너지면 오크들의 밥이라는 것이다.

강력한 방어시설에 기대있을 뿐 그게 무너지면 오크들을 이길 가능성은 매우 낮아진다.

두 번째 이유는 저스틴포인트 내 기계설비들은 인간인 삼천교 보다는 오크들이 점령하고 있는 게 낫다는 것이다. 삼천교가 외성벽을 폭파한 것처럼 그들은 기계를 다룰 줄 안다. 차라리 기계의 까막눈인 오크들이 맡는 게 낫다.

세번째 이유는 오크들은 잡으면 경험치를 준다. 사실 이게 가장 큰 이유다.

아래쪽에서 자신을 향해 손짓하고 있지만, 제황은 콧방귀를 뀌고는 태블릿을 꺼내 한마디 쓴 뒤 곧바로 몸을 날렸다.

-도망

이건 5호에게 남기는 것이다. 조금 있으면 그곳에는 상처 입은 미친 맹수가 내려앉을 것이고 지옥이 펼쳐질 것이다.

아마 저들은 자신이 그들과 함께 싸워줄 것으로 생각한 것 같지만 그럴 가능성은 궁기가 군것질을 끊을 확률에 근접할 것이다. 다 같이 오순도순 죽으라고 힘들여 유인했는데 왜 거기에 손을 얹겠는가. 오크로드의 등을 떠밀고 있는 자신인데.

“열심히 싸워봐라.”

제황은 암혼보를 활성화한 뒤 곧장 몸을 날렸다. 고개를 들어 바라보니 최고점을 찍은 오크로드가 이글이글 타오르는 살기를 머금은 눈으로 아래를 내려다보고 있다.

사냥꾼은 굳이 상처 입은 맹수에게 덤벼드는 피곤한 짓을 하지 않는다. 분노한 맹수가 충분히 뛰어놀고 힘이 빠졌다고 판단했을 때 다시 사냥을 시작하는 것이다. 게다가 저 밖에는 그가 사냥할 것들이 넘치고 넘치지 않았던가.

제황은 그들을 둔 채 그대로 밖으로 몸을 날렸다.

콰콰콰쾅!!!

“으아아악!”

“꺄아악!”

은신하기 좋으면서 전망이 좋은 건물의 한쪽 난간에 내려앉은 제황은 굳이 뒤통수를 간지럽히는 폭발적인 살기의 확산과 인간들의 비명소리에서 신경을 껐다. 지금은 눈앞에 밥상에만 집중할 때다.

맹렬히 뿜어지고 있는 불꽃으로 인해 오크들은 그곳을 뛰어넘고 있지 못하다.

나름 불을 끄려고 건물잔해나 시체 등을(주로) 던져 넣고 있지만, 오히려 그것은 불쏘시개를 집어넣는 꼴이다. 불쏘시개들을 집어넣은 주제에 왜 이게 꺼지지 않고 계속 타오르는지 머리를 갸웃거리는 오크들이다.

“역시 오크는 오크구나.”

가뜩이나 화력 좋은 불에 한 번 불붙으면 더 잘 타는 시체를 잔뜩 쑤셔 넣은 건 둘째치고

불의 색을 볼 때 저것은 보통의 불꽃이 아니다. 저스틴포인트에서 할 일 없어서 외성벽에 폭파시스템을 갖췄겠는가.

외성벽을 포기하고 내부에서 다시 항전을 시작해야 할 텐데 아까운 외성벽을 폭파시켰으면 최고의 효과를 얻어야 하지 않겠는가.

저 불꽃의 벽은 그런 용도였다. 최대한 오래 강한 화력으로 타오르는 꺼지지 않는 불의 벽

그리고 지금 제황에게는 최고의 바리케이드였다.

마치 아침 출근 시간에 지하철을 기다리듯 빽빽하게 늘어서서 빈둥거리는 오크들을 학살하기란 말이다.

까드드득...

시위를 당긴 제황의 입가에 조소가 걸렸다.

안에서는 오크로드가 미쳐 날뛰며 삼천교도를 학살할 테고 밖에서는 자신이 오크들을 사냥한다. 이 얼마나 창의적인 분업인가.

“잘 먹겠습니다.”

#2

“취익...취익...”

헬칸은 숨을 몰아쉬었다.

전신에 탈력감이 돈다. 대체 얼마나 많은인간들을 베어 넘겼는가.

오랜만에 흥분해서 힘을 마음껏 개방했더니 정말 정신없이 날뛴 것 같다.

시간이 얼마나 지났는지도 모르겠다.

얼굴에 뭔가가 주르륵 흘러내리는 느낌에 팔뚝으로 그것을 닦아보니 피가 흥건하다.

“크륵,내가 피를... 크큿”

정말 오랜만에 보는 자신의 피에 헬칸은 실소를 터뜨렸다.

오크로드의 자리에 오른 후로도 그는 꾸준히 신성한 도전을 받아들였다. 보통 그 정도 자리까지 올라간 오크들은 신성한 도전보다는 씨를 뿌리는 것에 집착하게 되어 매일 새로운 암컷오크와 짝짓기에 열을 올리지만, 그는 싸움이 밥보다 좋은 전사였다. 강력한 도전자와 주먹을 맞대고 뼈를 부러뜨리고 목을 뜯어내 피를 마시는 건 그의 삶의 이유였다. 아마 쿠켈이 진드기마냥 달라붙어 달달 볶지 않았으면 부족의 일은 내던져 버리고 매일 싸움질만 해댔으리라.

하루 하나꼴로 도전자를 받은 적도 있었다. 평균 수명이 그리 길지 않은 오크지만 그의 나이 서른, 그가 열 살이 되어 어느 정도 몸이 갖춰진 뒤 신성한 의식을 할 수 있는 성인식을 치른 뒤 다음 날부터 지금까지 그가 싸운 도전자의 수는 이만이 넘는다.

그의 도전자들은 평범한 오크가 아니었다. 그보다 강한 이들이 넘쳐났다. 죽음의 직전까지 사투를 벌인 것도 부지기수 그러나 그는 그들을 전부 꺾고 이 자리를 차지했다. 그리고 그 모든 도전자들을 씹어 삼킴으로 그들의 힘을 흡수했다.

그것이 바로 자신 엔드릴 오크의 오크로드 헬칸이었다.

피를 닦아낸 헬칸은 오른손에 들린 머리를 들어 올렸다. 힘으로 잡아 뽑아 숨골과 내장 일부, 척추가 그대로 매달린 그것은 한 인간 여인의 머리였다. 뽑히는 순간의 괴로움 때문이었는지 흉측하게 일그러진 얼굴이다.

지겹도록 자신을 짜증 나게 만들던 저스틴포인트의 우두머리···. 이름 따위는 모르지만, 최후에 최후까지 도망치며 자신을 귀찮게 만들던 인간암컷이다.

처음에는 적극적으로 응전하는가 싶더니 자신들이 상대되지 않는다는 걸 알았는지 그때부터는 뒤로 계속 물러서며 자신의 부하를 싸우게 했다. 그것들을 하나하나 모조리 베어버리니 여기저기서 인간들이 떼거리로 몰려나왔다.

총을 쏘는 놈 칼을 든 놈 불꽃을 쏘아내는 놈 엄청나게 많이도 달려들었다.

헬칸은 그들마저도 모조리 베어 넘겼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잡아 죽인 이 인간 여자를 끝으로 더 그에게 덤비는 인간은 없었다.

아니 있어도 더는 나타나지 못하리라. 지금 그의 곁에는 인간의 피와 살로 만들어진 시산혈해를 이루고 있으니까.

이곳뿐만 아니라 그가 걸어온 모든 길이 피가 냇물이 되어 흐르고 있다.

그가 또 승리했다.

“크아아아아아!”

가슴 속 깊은 곳에서 솟구치는 승리의 기쁨을 함성으로 토해낸 헬칸은 여자의 머리를 내던지고는 시체에서 심장을 뽑아 한입에 털어 넣었다.

몇 번 씹던 헬칸이 인상을 찌푸리며 그것을 퉤 하고 뱉어버렸다.

“별로군.”

인간 중의 상당한 강자였건만 그다지 맛도 힘도 느껴지지 않는다.

“입맛만 버렸어. 쯧”

입을 쓱 닦은 헬칸은 주위를 둘러봤다.

꽤 강한 놈들이었기에 오랜 시간 그의 시간을 빼앗았는데 특히 여자를 호위하는 듯한 놈들이 가장 성가셨다. 상당한 강자들이었다는 건 둘째치고 별 해괴한 짓을 해대서 그를 골탕 먹였다. 물론 모조리 두 동강 내 버리기는 했지만 말이다.

한 번 먹어볼까 하는 생각이 들기는 했지만 가장 강한 여자가 맛이 없으니 그다지 당기지 않는다.

그 때 헬칸은 한 인간을 떠올렸다.

전사의 긍지는 모르지만, 그가 아는 인간 중 두 번째로 강한 그놈을 말이다.

온몸을 짜릿하게 만드는 강력한 화살을 날리던 그 놈...

“그래. 그놈은 맛있겠지.”

입맛을 다신 헬칸이 몸을 돌렸다. 놈이 워낙 코볼트 새끼들처럼 약삭빠르기에 녀석을 잡으려면 아무래도 부하들의 힘이 필요할 것 같다. 강자와 오롯이 일대일로 붙고 싶은 전사로서의 바램도 있지만, 놈은 근본적으로 틀려먹었다. 그렇기에 부하들의 손을 빌리려는 것

“취익, 그런데 이놈들 대체 뭐 하고 있는 거야.”

이 더럽게 약해 빠지고 개으른 부하 놈들은 로드인 자신이 뼈 빠지게 싸우고 있는데 아직 이곳까지 진입도 하지 못하고 있다. 상당한 시간이 흐른 것 같다. 자신도 잔챙이들과 싸우는 건 취미에 없기에 부하들이 오면 적당히 넘기려고 했는데 인간 암컷을 사로잡을 때까지 그의 부하들은 나타나지 않았다.

지휘관 놈들만 모아놓고 진하게 굴려야겠다고 마음먹으며 그는 부하들을 좀 더 빨리 만나기 위해 위를 향해 몸을 솟구쳤다.

콰직! 콰지직!

벽을 박차고 올라 쇠로 된 탑 위로 올라선 헬칸이 시선을 돌리다가 이내 굳어버렸다.

그의 눈앞에는 믿을 수 없는 광경이 펼쳐져 있다.

“뭐야?”

#3

-야야. 온다. 온다. 숨어.

-그래?

궁기의 채근에 제황은 당기던 활을 내렸다.

한참 신명 나게 오크들을 학살하며 한풀이를 마친 궁기는 중갑방패부대와 검은이빨투사단의 완전히 걸레로 만들어 놓은 후 매로 변해 제황에게 돌아왔다. 워낙 숫자가 많아 와해시키지는 못했지만 제황에게 직접공격수단을 지닌 활을 든 놈들은 확실히 박살낸 궁기였다.

그리고 지금은 제황에게 약한 화신체를 걸어주며 숨을 고르고 있다.

궁기의 말에 제황은 투구를 벗고 암혼보를 시전했다. 슬슬 전투를 마무리할 때가 오고있는 것이다. 마음 같아서는 지금 상태창에 B급 10/9레벨 10,000,000/923,500exp 의 경험치를 다 채워 A급까지 만들고 싶지만, 이제는 먹기 좋은 밥상이 아니다.

밥상 주인이 나타나서 밥상을 뒤집어엎으려 하는데 괜히 앉아 있다가 피해 볼 생각은 없다.

“크아아아악! 케라타! 카녹 쉬우크”

오크로드가 발광하는 소리가 들린다. 분을 못 참겠는지 발을 동동 구른다.

하긴 자신이 좀 많이 잡기는 했다. 여전히 남아있는 오크들의 숫자는 많았지만, 땅에 쓰러져 죽어 나자빠진 오크들의 숫자가 더 많았다. 거기에 제황은 안투라칸 같은 경험치 좋은 놈들을 집중적으로 사냥했다. 주력들이 전멸했으니 오크로드가 미치고 펄쩍 뛰는 게 당연하다.

-성과가 좋아.

-호호호

제황이 얻은 건 단순한 경험치 뿐만이 아니었다.

가진바 스킬들의 숙련도가 비약적으로 높아졌다.

제황은 몸을 날려 오크로드에게서 멀어졌다. 도망치는 건 아니다. 단지 자신에게 유리한 좋은 위치와 시간을 잡아내기 위해서다. 적당히 가려지고 적당히 높은 곳에 내려선 제황은 오크로드를 노려봤다.

분노한 오크로드는 주위에 있는 것을 마구잡이로 박살 내고 있었다.

그러더니 슬슬 잦아들기 시작하는 불의 벽을 그 무식한 힘으로 꺼버렸다.

그러고는 오크들을 향해 뭐라고 쩌렁쩌렁 소리를 지르자 용기가 백배했는지 오크들이 불꽃을 뛰어넘어 안으로 진입을 시작했다. 아무리 제황이 많은 오크를 사냥했어도 오크들은 아직 많았다.

그런데도 제황에게 별 저항을 하지 못한 건 불의 벽도 있었지만, 제황이 유난히 강한 놈으로 우선 저격 상대로 잡았기 때문이다. 지휘를 할 만한 놈들을 먼저 잡아버리니 철저한 상명하복으로 움직이는 오크들이 우왕좌왕하는 건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오크들이 저스틴포인트로 밀려 들어가기 시작하자 오크로드는 터덕터덕 본진으로 걷기 시작했다. 정말 많이 피곤해 보인다. 안쓰러워서 얼른 푹 쉬게 만들고 싶어질 정도로 말이다.

어느 정도 거리가 떨어졌을 때 드디어 제황이 몸을 일으켰다.

장소와 시간이 만들어졌다.

이제 마무리를 해야 할 시간

“하아...”

가볍게 숨을 내뱉은 제황이 비천궁에 비천격을 걸었다. 그리고 조심스럽게 한 대의 애기살을 끼웠다. 수십만 번을 했던 동작이지만 이번만큼은 신중하게 했다.

-혹시 모르니까 부탁해.

-알았어.

궁기마저도 장난기를 지운 목소리로 답했다.

천천히 시위를 당기며 제황은 여의용혈신공의 시동을 걸었다.

주인의 부름에 몸을 일으킨 여의용혈신공이 온몸을 순환하며 강력한 에너지를 전달하기 시작했다. 그러지만 지금 제황이 하려는 건 단순한 활쏘기가 아니다.

‘신벌의 화살’

스킬을 떠올린 순간 여의용혈신공 속에 감춰져 있던 또 다른 존재가 몸을 일으켰다.

‘여의보주(如意寶珠)’

신벌의화살은 인간의 몸으로 감당할 수 없다. 그 힘은 모든 차원을 관통하는 신계에 걸친 힘이며 또한 신마저도 상하게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꿰뚫는 화살이었다. 그렇기에 이 신벌의화살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신외지물인 여의보주가 필요했다.

물론 여의보주 없이도 신벌의화살은 사용할 수는 있지만 그 대가는 사용자의 목숨이었다.

츠츳...츠츠츳...파파팍!

여의보주에서 뻗어 나온 신비한 기운이 제황의 두 팔을 타고 애기살로 스며들기 시작했다. 그와 함께 비천궁과 비천격 그리고 애기살 표면에 하얀 빛으로 이루어진 알 수 없는 문양이 거미줄처럼 퍼져나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마침내 그 문양이 완성되는 순간 화살을 살아 숨 쉬는 것처럼 제황의 남은 마나를 거침없이 빨아들이기 시작했다.

-큭, 조금 힘드네. 궁기 도와줘.

-알았어.

궁기의 힘으로 화신체 스킬이 최대치로 발휘되며 쭉쭉 빠져나가던 마나의 소모가 줄었다.

그렇지만 역시 부족하다.

오크들을 사냥하며 최대한 마나를 보존하기는 했지만 신벌의화살이 가져가는 마나는 상상을 초월했다.

-역시 여기까지가 한계구나.

제황은 신벌의 화살의 완성을 포기했다.

이전에 시험했을 때도 제황의 마나양은 신벌의화살이 원하는 마나를 충족시키는 데 실패했었다. 그렇다고 신벌의화살을 사용하지 못하는 건 아니다. 중간에 멈추더라도 신벌의화살은 쓸 수 있다.

그것이 가진 진짜 힘을 볼 수는 없었지만 지금 모인 마나 만으로도 세상천지 이보다 강한 것은 없다.

가라.

슉... 타아앙

그다지 강한 반동은 없었다. 제황이 가진 최강의 스킬이지만, 강기의화살보다 이펙트는 적었다. 그렇다고 속도가 느린 건 아니었다. 마치 빛이 뻗어 나간 신벌의 화살은 눈 깜짝할 사이에 오크로드의 지척에 도달했고 뭔가를 느낀 오크로드가 획 하고 몸을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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