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9화
#48
5명의 생도를 쓰러트린 천운.
생도들은 곧장 어딘가로 이동되는 듯 그 신형이 사라지고 있었다.
“일단 시작하자마자 갈색 패 5개라 좋네.”
별로 순위에 얽매일 생각은 없었지만, 뜻밖의 이득을 얻은 천운이었다.
‘음, 그것보다.’
주위를 돌아보는 천운.
풀 숲 주위에는 불길한 기운이 물씬 풍겨오고 있었다.
[마기의 잠식된 섬에서 시험이라 뭔가 불길하네?]
주위를 한번 크게 돌아본 미르마가 한 말이었다.
그것은 자신도 동감한다.
내부에서의 마수는 생도들도 쓰러트릴 수준이긴 하나, 예를 들어 만약 외부에서의 마물이 섬에 들어온다면…….
‘그러기 전에 막아야겠지.’
동쪽 해안가에 부글거리는 거품 속 올라오는 뜨거운 열기.
그곳에서 카볼의 자태가 드러난다.
‘문제는 크리티컬 단검은 쓸 수 없어.’
시험에서 사용 가능한 것은 오직 이 생도용 무기인 단검뿐.
유물의 특성 발동을 감지하는 이 귀환 조끼의 특성으로 현재 크리티컬 단검은 사용할 수 없다.
하지만.
‘내 생각이 맞다면.’
천운은 긴장되는 마음으로 샌디에게 명령했다.
‘샌디야 단검으로 변해.’
[ㅇㅇ.]
손목에 검은 모래들이 천운의 손으로 모여들고 이내 크리티컬 단검으로 변환했다.
‘좋아, 세이프다.’
자신의 예상이 맞다면 아마 귀환 조끼가 감지하는 것은 유물에 주입되는 마력일 것이다.
본래 유물의 특성들은 주입되는 마력으로 발동되는 게 정상일 터.
하지만 샌디의 특성은 아니다.
그저 형태를 기억하고 그것으로 변환할 뿐 내 마력은 소모되지 않으니 말이다 오히려 샌디의 마력이 소모되지.
‘하지만 변환만 가능하지 특성은 쓸 수 없어.’
변환된 유물의 특성을 쓰려면 일단 내 마력을 주입해야 되니 말이다.
그러나 천운에게는 정보가 있었다.
녀석의 약점을 아는 정보.
‘본래 5등급의 위협적인 마수 카볼이지만 후에 약점이 드러난 이후 2등급으로 강등당하는 마수야.’
5등급이었던 마수 카볼은 약점이 널리 알려진 후 2등급으로 강등 당한다.
그만큼 카볼의 약점은 치명적이며 대응만 잘하면 C급 아베타 2명으로도 공략할 수 있을 정도니 말이다.
‘그럼 기다리는 것만 남았네.’
천운은 숲을 지나 빠르게 동쪽 해안가를 향해 달렸다.
* * *
“좋아! 이렇게 하면 되겠지?”
한설아는 주위에 있는 널찍한 나뭇잎과 덩굴을 이용해 원뿔형 안식처를 만들고 있었다.
과거의 한번 서바이벌 가이드북을 읽은 게 도움이 되었다.
“집 완성!”
완성된 집을 보니 빙그레 미소가 지어지는 한설아였다.
사람 한 명은 들어갈 정도의 원뿔 모양의 안식처.
그대로 이걸 덮고 누우면 자신만의 집이 완성되는 것이다.
“이제 불을 피우면 되겠지? 어?”
그 순간 한설아는 자신의 검을 들어 경계 태세에 돌입했다.
풀숲 구석에서 부스럭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누군가가 다가오는 것을 대비해 감각을 예민하게 키워 놨으니 잘못 들을 리가 없었다. 그리고 풀숲 헤치며 나타난 무언가는.
“응?”
토끼였다.
그것도 붉은 눈과 원뿔이 달린 흰색 토끼.
일단 나름 귀여운 외모의 토끼였지만 한설아는 방심하지 않았다.
분명 저 토끼는 마기에 잠식당한 돌연변이 토끼일 테니 말이다.
하지만.
“으윽- 죽이기가 껄끄러워.”
귀여운 외모에 약한 한설아였다.
토실토실한 몸통과 조그만 몸짓 귀여운 생김새까지 한설아가 멈칫하기에는 충분했다.
이내 토끼를 놓아주기로 결심한 한설아는 토끼를 뒤로하고 불을 피우기 위해 다시 자리로 돌아갔다.
그때였다.
샤사삭-
“응? 어, 어?! 뭐야!”
자신이 만들어 놓은 집이 어느 순간 헤집어져 있었다.
끊어진 덩굴과 나뭇잎으로 덮어 놓은 지붕은 구멍이 나 있었다.
그리고 구멍 사이에서 쏙하고 얼굴을 내미는 귀여운 외모의 범인.
방금 그 토끼였다.
“이씨! 거기 서!”
한설아는 성이 난 목소리로 검을 들고 토끼에게 달려들었지만, 토끼의 토실토실한 몸이 껑충껑충 뛰어다니며 도망 다니고 있었다.
결국 한설아를 농락하듯 검을 피하며 도망치는 데 성공한 토끼였다.
서서히 토끼의 자태가 사라지며 한설아는 토끼를 놓치고 말았다.
“내 집…….”
귀엽다고 해도 마수는 마수였다.
한설아는 후에 방심하지 않겠다고 굳은 다짐을 한 뒤 다시 안식처를 짓기 위해 뒤돌아선 순간 그녀의 눈에 누군가가 보였다.
“응? 쟤는 분명?”
김의철.
스탯으로는 현 응시생들 사이에서 가장 높은 수치를 자랑하는 소년이었다.
그는 현재 거대한 대검을 어깨에 메고 어디론가 향하고 있었다.
‘저쪽은 분명 해변인데? 아!’
한설아는 김의철을 몰래 뒤따르며 미행을 시작했다.
자신의 생각이 맞는다면 김의철은 식량을 구하기 위해 해변을 향하는 것이다.
물론 비상식으로 주어진 간단하게 먹을 수 있는 견과류가 있긴 하지만 입에 풀칠하는 격이었다.
‘하긴 나라도 이 정도 비상식으로는 어림도 없지.’
이내 해변에 도착한 김의철.
한설아의 예상대로 그는 거대한 대검을 근처 모래에 꽂아 놓은 후 바닷물을 향해 걸어 들어갔다.
잠시 몇 분 후.
“푸하!”
물에서 나온 의철의 손에는 두 마리의 물고기가 손에 걸려 있었다.
생각보다 좋은 솜씨에 눈을 빛내는 한설아였다.
‘우와! 나도 쟤 지나가면 한번 잡아 봐야겠다.’
그 순간.
[조심해라 의철아. 무언가 다가오고 있다!]
“응? 뭐, 뭐야 저게?!”
의철은 해안가에 거품이 올라 나오는 바다를 보니 탄식이 흘러나왔다.
해안가의 거품이 터질 때마다 농후한 마기가 주변을 뒤덮고 있었다.
마력과 마기의 공명.
그리고 의철은 알 수 있었다.
저 거품의 주인은 자신의 마력을 압도하는 마기를 가지고 있다고.
첨벙!
거품 사이에서는 손이 하나 올라왔다.
날카로운 손톱이 길게 늘어선 4개의 손가락.
손의 주인은 점점 의철이 있는 육지를 향해 다가오고 있었다.
의철은 다가오는 신형에 대검을 꽉 쥐고 긴장하고 있었다.
피어오르는 마기는 의철의 마력과 강하게 공명을 일으키며 도망치라는 신호를 보내고 있었다.
‘분명 근처의 마수 등급이 1, 2급 정도라고 했는데 저건 그 정도가 아니잖아.’
[온다 의철아!]
길의 신호와 함께 모습을 드러낸 마수는 이유 없는 살의를 내뿜으며 점점 다리 쪽이 부풀어 오르는 것이 보였다.
‘이런.’
팡!
녀석의 서 있던 자리의 모래가 사방으로 터지며 녀석의 신형이 한순간 의철의 앞에 당도했다. 의철의 앞에 곧게 선 그것은 그저 가만히 의철을 노려보고 있었다.
의철은 곧바로 녀석에게 거대한 대검을 휘둘렀지만.
“이야야야야압!!”
텁-
“윽! 젠장! 뭐 이런 놈이 다 있어!”
녀석은 한손으로 대검을 막을 뿐이었다.
키에에엑!!!!
찢어지는 놈의 괴성.
가까이서 드러낸 놈의 끔찍한 생김새가 선명하게 드러났으며 등줄기에서 소름이 쫙 퍼지고 있었다.
흑수정 같은 4개의 검은 눈은 자신을 향하고 있었으며
진한 녹색의 몸통은 사람의 형상을 띠고 있었으나.
찢어지듯 크게 벌어진 놈의 입은 마수임을 나타내고 있었다.
그 입 안에선 무수한 칼날 같은 이빨들이 의철에게 적의를 드러내고 있었다.
“흐읍!”
크게 숨을 들이마신 의철은 놈의 배를 향해 힘껏 발로 가격하였으나, 오히려 밀려난 것은 자신이었다.
마치 두꺼운 벽을 발로 찬 거 같은 느낌이었다.
“혼자서는 안 돼…….”
의철의 판단은 빠르게 섰다.
한 합만으로 알 수 있었다.
녀석과의 힘 차이는 명백했으며 팔테인이 없는 현재로선 녀석을 상대할 힘이 없었다.
‘현현이 막혀 있는 공간이라 팔테인을 쓸 수 없어.’
혼자만의 힘으로 어디까지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만 일단 버티고 보는 의철이었다.
그때였다.
그 괴물과 대치 중, 수풀을 헤치고 다가오는 여성이 있었다.
한설아는 굳은 얼굴로 괴물을 노려보고 있었다.
“가세할게.”
마수를 확인한 한설아는 지금 시험이 중요한 게 아니라고 판단했다.
아무리 김의철이라도 혼자만의 힘으로는 무리라고 생각한 한설아였다.
“후…… 좀 살 거 같네. 고마워.”
“괜찮으니까 저놈한테 시선 떼지 마.”
“알겠어.”
생김새와 특징을 보아 한설아는 마수의 이름을 들어 본 적이 있었다.
5등급의 마수 카볼.
심해에서 일평생을 사는 마수 카볼은 딱 한 번 산란기에 육지를 올라온다.
산란기의 카볼은 민감한 시기인 만큼 그 성격 또한 포악해져 있으며 보이는 모든 것을 찢어발겨 버리니 말이다.
하필 그 시기와 그 장소가 딱 들어맞아 이곳이었다는 게 불운이었다.
‘B급 영웅 3명으로도 상대하기 힘든 마수인데 과연 버틸 수 있을까…….’
자신이 없었다.
그러나 발걸음은 어느새 움직여 의철의 옆에 서 있었다.
압도적인 스탯을 가진 김의철이라도 녀석을 상대로는 죽을 수도 있다고 생각한 한설아였다.
녀석의 움직임을 보니 귀환 조끼가 발동하기도 전에 녀석에게 죽임을 당하는 시간은 충분할 것이다.
“내가 버티고 있을게. 그때 빈틈을 노려.”
“알겠어.”
고개를 끄덕이며 수긍하는 한설아.
의철은 대검을 들고 달려들 준비를 했다.
하지만 그러기도 전에 놈의 신형이 먼저 움직였다.
훙!
키에엑!
한순간에 뒤를 잡힌 의철과 한설아.
의철은 빠르게 반응하여 몸을 돌려 대검을 휘둘렀고 한설아는 곧바로 붉은 적안을 드러내 놈의 움직임을 봉쇄했다.
그러나.
캉!
의철의 대검은 카볼의 손톱에 막히며 한설아의 눈에서는 붉은 선혈이 흐르고 있었다.
“윽!!”
불찰이었다.
적안으로도 카볼의 움직임을 막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놈의 파워는 압도적이었으며 그저 힘으로만 적안을 상쇄했다. 상쇄한 충격은 자신의 눈으로 되돌아와 잠시 동안 시야를 가리게 만들었다.
“조심해!!”
의철의 외침에 감긴 눈을 힘들게 뜬 한설아는 카볼이 서 있던 방향을 바라봤다.
그러나 카볼의 신형은 보이지 않았다.
훙!
팍!
“꺅!”
소리를 듣고 한설아는 빠르게 팔을 올려 막았으나, 충격은 고스란히 막아 낸 팔로 옮겨 갔다.
충격에 버티지 못한 한설아의 몸은 붕- 떠오르는 감각과 함께 뒤로 밀러나며 모래사장에 크게 구르고 있었다.
“으윽.”
한설아는 비틀거리며 천천히 몸을 일으키고 있었다.
한설아를 향해 잔잔한 걸음걸이로 다가오는 카볼.
김의철은 빠르게 대검을 휘두르며 놈의 앞을 막아섰다.
캉!
“일단 빨리 피해, 이놈은 내가 막고 있을 테니까!”
캬아악!
그러나 힘에서 점점 밀리는 의철이었다.
놈은 그대로 대검을 부여잡고 의철을 밀어내고 있었다.
그때였다.
펑!!
“윽!!”
“어?!”
알 수 없는 충격음에 반사적으로 뒤로 크게 점프해 피해 낸 김의철.
카볼이 서 있던 위치에 사방의 모래알이 튀는 파열음과 함께 흑색의 반구가 카볼을 뒤덮었다.
한순간에 일어난 상황이었다.
어두운 흑색의 반구는 녀석을 집어삼켰고 놈의 모습은 반구에 가려지고 말았다.
그리고
키에에에엑!!!!
녀석의 끔찍한 비명이 들리기 시작했다.
마치 괴로움에 울부짖는 녀석의 울음소리였다.
사태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모르는 설아와 의철은 그저 사태를 관망할 수밖에 없었다.
이윽고.
“어?!”
“뭐야?!”
흑색의 구가 개이고 모습을 드러낸 인물이 있었다.
그의 손은 카본의 목을 움켜쥐고 붉은 선혈이 온몸을 뒤덮고 있었다.
“천운아!”
“네가 왜 여기에……?”
천운은 힘겹게 숨을 몰아쉬며 입을 열었다.
“몸은 괜찮냐……?”
* * *
10분전.
한설아와 의철을 찾기 위해 천운은 동쪽 해안가를 돌며 살피고 있었다.
‘아직은 없나 보네. 곧바로 나타날 줄 알았는데.’
해안가를 중심으로 멀리서도 느껴질 정도의 농후한 마기가 섬 전체에 퍼져 나간다.
감각에 예민한 의철은 곧바로 알아차렸으며 본래 스토리상 김천운 또한 알아차리긴 하나, 둘의 행동은 정반대였다.
김천운은 도망치고 의철은 맞서고.
그러나 둘의 공통점은 한순간에 녀석의 위험도를 알아차렸다는 것이다.
‘소설대로라면 나도 곧바로 알아차릴 줄 알았는데? 아직 안 나타나서 그런가?’
고요한 파도소리가 일렁이는 조용한 해변가였다.
평화롭다 못해 잔잔한 해변가.
이상이 일어난 것은 그때였다.
[천운아!]
“네. 저도 느꼈어요.”
강하게 울리는 공명.
천운은 망설임없이 마기가 느껴지는 방향을 향해 달려 나갔다.
그리고 보인 것은 카볼과 대치중인 김의철과 한설아였다.
‘역시…….’
심해 마수 카볼.
녀석의 포악한 성격과 공격성은 응시생의 귀환 조끼가 발동하기도 전에 그의 날카로운 손이 몸을 꿰뚫고 지나갈 것이다. 그 정도의 위험성을 가진 녀석이었다.
‘그러니 신중해야 돼.’
천운은 곧바로 나서지 않고 상황을 관망하며 기회를 노렸다.
녀석의 모든 신경이 의철과 설아에게 가 있을 기회를 찾고 있었다.
그리고 그 기회는 빠르게 찾아왔다.
천운은 스킬 중 ‘마의 다리’를 발동하여 녀석을 향해 힘껏 땅을 박찼다.
쾅!!
마의 다리로 증폭된 힘은 예상을 웃돌고 있었다.
몸은 대포알처럼 튕겨져 나갔으며 녀석을 향해 쇄도했다.
천운은 곧바로 둥글어진 샌디를 카볼에게 던졌으며 샌디는 자신의 몸을 퍼트리며 녀석의 시야를 가렸다.
그러나 심해가 서식지인 카볼이었다.
조금 어두운 것 가지고는 녀석의 시야를 가릴 수 없을 것이다.
그러니 천운은 곧바로 미르마에게 배운 초급 흑암 마법을 발동했다.
키릭?
눈치챈 녀석의 시선이 천운을 향했지만 이미 늦은 후였다.
후우웅-
빛도 반사 못 하는 어두운 공간이 카볼의 시야를 가렸으며 오직 이 공간에 모든 것이 보이는 인물은 천운뿐이었다.
천운은 검집에서 자신의 전용 생도용 단검을 꺼내 조심스레 녀석에게 향했다.
시각을 없앴으나 청각은 살아 있다.
놈이 눈치 못 채게 조심스레 다가가는 천운이었다.
이윽고 녀석의 등 뒤에 도착한 천운.
녀석의 몸에 하나의 반점을 찾아냈다.
천운은 망설이 없이 그 반점을 향해 검을 찔러 넣었다.
키에에에에엑!!!!
단검에 찔린 반점 사이에서 쉬이익- 소리와 함께 역한 공기가 빠져나가고 있었다.
‘역시 저곳이 녀석의 마기 주머니야.’
카볼의 체내에는 마기를 저장하는 장기가 있으며 몇 년 동안 흡수한 마기를 산란기에 새끼를 보호하기 위해 방출하는 습성을 지니고 있다.
그러나 개체마다 놈의 장기 위치가 달랐기에 카볼의 약점을 쉽게 파악할 수 없었으며 심해에 존재하는 마수인 만큼 그의 신체를 얻어 연구하는 것은 극도로 어려웠다.
‘마기 주머니가 꽉 찬 카볼은 5등급이지만 이제는 아니지.’
단검을 역수로 잡은 천운은 약체화된 녀석의 몸 여러 군데를 찔러 넣었다.
생명력이 강한 만큼 한두 군데 찔러도 살아남는 녀석이었다.
녀석이 절명할 때까지 계속해서 온몸을 찔렀으며 간간하게 저항하려 손톱을 내세웠지만, 오직 어둠만이 보이는 카볼의 눈에서는 천운의 위치를 정확하게 인지할 수 없었다.
카볼의 손톱을 피한 천운은 녀석의 목덜미를 잡은 채 그대로 마지막 일격을 찔러 넣었다.
키에엑…….
그것이 결정타였는지 녀석의 힘없는 신음을 흘리며 절명했다.
‘끝났다.’
녀석의 절명을 확인한 천운은 마법을 풀고 흑암 마법을 뒤덮었던 샌디가 내 손목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시선이 느껴지는 방향으로 돌아섰다.
김의철과 한설아.
두 명은 멍한 표정으로 자신을 바라보고 있었다.
“뭐, 몸은 괜찮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