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나는 소설 속 운만렙 캐릭터가 되었다-16화 (16/176)

제16화

#15

“역시 대단하네. 저 아저씨.”

털썩!

한우성이 상황을 정리한 후,

아무래도 한계가 찾아온 모양이다.

윤현과 대립한 지 15분.

자그마치 15분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온몸이 삐걱거리며 더 이상 움직일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그런 윤현의 기를 팍 죽여 버리는 한우성의 힘은 내가 소설의 표현한 것보다 비교도 안 될 지경이었다.

‘현실은 다르구나.’

“저 사람은?”

한설아는 한우성의 격을 바로 앞에서 느꼈는지 심각한 표정으로 넌지시 물어봤다.

“모르세요? 유명한데. 현 세계 랭킹 1위잖아요.”

“한우성…….”

“아시네.”

아주 방금 전까지 이 공간은 보이지 않는 마력으로 가득 메우고 있었다.

그 압박감의 주인이 누군지는 바로 알 수 있었다.

그 정도 되는 사내가 왜 이곳에 왔는지 모르겠지만 아마 바깥의 상황도 비슷하게 종료됐을 것이다.

“대단하죠? 역시 아베타 1위는 다르네.”

“저 사람하고 아는 사이야?”

“아니요. 오늘 처음 만났는데요.”

그렇다면 아까 그와 마주 보며 말한 배짱은 어디서 나왔단 말인가?

아직까지도 생각하면 온몸을 조이는 듯한 공포심이 이 공간에 남아 있는 듯한 느낌이었다.

깊이를 알 수 없는 마력은 마력 친화력이 높지 않은 자신 또한 느낄 정도였다.

마치 깊은 바다가 그 작디작은 한 사람의 몸에 최소한까지 압축되어 들어간 느낌이었다.

그런 자와 마주 보며 평소처럼 대화한 천운의 정체가 한설아는 더없이 궁금했다.

“넌 도대체 뭐야?”

“죄송해요. 일단 나중에 말씀…….”

“어? 어어!!”

천운의 말은 끝까지 이어지지 못했다.

아득하게 흔들리는 정신을 억지로 부여잡고 무리하게 윤현을 막아섰지만 이제 한계인 듯하다.

내가 아는 소설에 그라면 한번 일을 하면 확실히 정리해 놓을 터.

난 한우성을 믿고 편하게 기절했다.

* * *

사건이 일어난 후 다음 날.

40층 정도의 아파트의 로열층에서는 평소와 다름없이

그곳의 한 백수 같은 옷차림을 한 사내가 TV를 보며 낄낄거리고 있었다.

“아, 배고파.”

그가 배를 긁적이며 TV를 보고 있더니 삐리릭 소리와 함께 입구의 잠금장치가 열리는 소리가 들렸다.

“왔어?”

“어 미연아 밥 좀.”

“일은?”

“보고 왔어. 근데 배고프다. 밥 좀.”

“그래. 게으르게 집에 박혀만 있지 말고 밖에도 좀 싸돌아다녀.”

“응. 키키킥. 밥 다 되면 말해 줘.”

밥, 밥, 밥. 자신의 여동생의 말을 귓등으로 처 듣고는 다시 티브이를 보며 낄낄거리고 있다.

한우성의 동생인 한미연은 어떻게 저딴 게 아베타 1위라는 게 이해가 안 됐다. 집에서 보면 맨날 게으른 친구 없는 백수에 불가한데.

하지만 한우성은 태생부터가 게으르지는 않았다.

어릴 때는 정말 열정이 가득한 빛나는 오빠였지만, 어느 한순간 힘을 각성한 후부터 저렇게 변질되고 말았다.

“에휴……. 언제 저렇게 역변을 해 버려 가지고.”

“미연아 계란찜도.”

하지만 어찌하랴 게으르지만, 능력이 있는 오빠다.

나름 그래도 S급 1위이다 보니 돈만큼은 나보다 훠얼씬 많이 번다.

한미연은 오빠가 자신을 좀 꾸몄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아 맞다.”

“왜?”

“미연아. 너 협회 관계자지?”

“응?”

“혹시 암 가문에 장남도 있었냐?”

“어?”

4대 가문 중 하나인 표면적으로 정보를 주업으로 삼은 가문이지만 그 배경은 피로 얼룩진 가문이다.

그녀가 정확하게 알지는 못 하지만 일단 암 가문에는 딸이 둘 있다더라고 들었지, 아들이 있다는 것은 들어 보지 못했다.

“아니?”

“그래? 고놈 참 생각해도 신기하네.”

“뭐가?”

“아니야 신경 쓰지 마. 밥이나 먹자.”

‘뭐지? 설마!’

나름 이 게으름뱅이 오빠와 몇 년 동안 같이 지낸 동생이다. 어느 정도 오빠의 패턴을 이해한 한미연은 지금 오빠가 가진 흥미라는 감정이 또 어떤 일을 일으킬지 불안한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오빠. 또 이상한 짓 벌이는 거 아니지?”

“어? 내가 뭘 또?”

“또 이상한 일 벌이면 밥 안 해 준다.”

“어 그건 좀 곤란한데.”

과거에 일이다.

막, 각성한 오빠는 세상을 다 산 인간처럼 귀찮은 듯 나와 길을 걷고 있었다.

옷차림새를 보니 나란히 길을 걷는 게 부끄럽지만 어떡하랴 그래도 나름 오빠인데.

그런 오빠가 정말 뜻밖이게도 눈을 빛낼 때가 있다.

“호오~ 저거 봐라?”

“응? 왜 오빠?”

“야 미연아. 너 먼저 집에 가 있어라.”

“오빠는?”

“나? 할 일이 생겨서 먹을 거 사 올게.”

“어? 올 때 메로나. 치킨도.”

당시의 막 각성한 오빠라서 어디 맞고 다닐 일은 없지만 내심 걱정하고 있었다. 각성한 후 사춘기처럼 역변해 버린 오빠는 설마 각성하고 얻은 스킬이 귀차니즘이 아닌가 싶었지만, 그 눈을 빛내던 눈빛을 보니 나름 앓고 있던 근심이 조금은 사라진 기분이었다.

분명 호오~ 였다.

그 한마디가 오빠의 시작이었다.

[정체 모를 의문의 남성. 난공불락의 ‘하도의 던전’ 공략 성공.]

바로 다음 날 뉴스에 나온 속보다.

던전 입구에서 찍힌 한 사진.

흰 티셔츠에 반바지를 입은 그 남성은 어딜 봐도 익숙한 자신의 오빠였다.

“오!! 오빠 이거…….”

“어? 언제 찍혔냐? 귀찮게.”

그 당시 뉴스를 본 부모님 또한 입을 벌리며 어머니는 들고 있던 사과를 떨구는 등 경악을 금치 못하는 과장된 행동을 보였다.

그만큼 오빠가 한 행동이 터무니없는 짓이었다.

그다음에 벌어진 일은 순식간이었다. 미디어, 뉴스, 신문, 어디든 전국으로 오빠의 얼굴이 팔려 나가고 있었다.

정말로 귀찮은 것은 지금 창밖에 우글거리는 기자들이었다.

그 예전에 골치 아픈 생각만 하면 또다시 배가 아파오기 시작한다.

이 사건 말고도 여러 가지 있지만 일단 이 사건의 첫 시작으로 오빠 때문에 없던 과민성 대장 증후군(긴장하면 배가 아픈 증후군)이 생겨 버렸다.

“으…… 배야.”

“배 아프냐? 치킨 시켜 놨는데?”

“동생 배 아픈 거 알면 저 밖에 기자들 얼른 치워.”

“또 경고를 무시하고 지랄병하고 있네, 기자놈들.”

“그것보다 치킨이라니 방금 밥 차렸잖아.”

“그건 저녁. 치킨은 야식. 오키?”

오키? 오키는 무슨!! 그럴 거면 밥을 왜 차려 달라고 한 거야!! 먹는 거는 또 엄청 먹는 게 오빠를 키우는 것보다 소를 키우는 게 더 나을 듯하다. 돈을 많이 벌면 뭐 하나, 용돈 한번 안 주는 오빤데.

“오빠. 또 이상한 일 벌이지 마. 어? 그래도 미리 말이라도 해 줘, 알겠지?”

“섭섭하게 왜 이래? 언제 내가 속 썩이는 일을 했냐?”

오빠만 아니었으면 계란찜 뚝배기로 머리를 깼을 터, 그래도 오빠에게 조금의 긁힌 상처도 주지 못할 것은 그 동생인 자신이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이번에는 뭔데?”

“재밌는 애를 찾았거든.”

애? 어디 던전이나 탑이 아니라? 그것도 아직 애?

사람은 위험하다. 오빠를 말릴 수 없지만, 그래도 말로 구슬려야 한다.

오빠에게 무례하게 대하여 흥미를 준 어느 작은 길드의 길드장 실종 사건은 많은 사건 중 하나의 이야기다. 오빠에게 흥미를 준 사람들의 말로는 그녀는 더없이 익숙했다.

“그 오빠 그래도 아직 애인데.”

“엉? 무슨 생각 하냐?”

“아니, 아직 애니까 봐줘야 하지 않을까?”

“아니, 뭘 봐줘? 아니, 사람을 뭐로 보고…….”

“응? 아니야?”

“아니 넌 내가 막 이유 없이 사람 죽이는 사이코로 보이냐?”

“……그럼 뭔데?”

“좀 어린데 당돌한 애가 있더라고.”

한우성은 그 당시 자신을 보고도 꼼짝도 안 한 그의 얼굴이 떠올랐다.

나름 상대하기 귀찮으니 상대의 사기를 꺾으려고 풀어 놓은 살기 스킬.

그것을 정면에 맞고서도 당황한 티 없이 말대답하는 김천운을.

한우성은 천운을 보며 무언가를 느꼈다.

그를 놔두면 자신의 흥미를 돋우는 재밌는 사건이 여러 번 터질 것이라고.

삑!

[다음 속보입니다.]

“야!”

“아 오빠 TV 안 보잖아!”

“아니 밥 먹으면서 TV 안 보는 사람이 어디 있어!…… 어? 뭐야?”

“왜?”

한 달에 한 번 나갈까 말까 하는 오빠한테서 유일하게 TV를 뺏을 수 있는 시간이 바로 밥 먹는 시간이다. 내심 저렇게 말해도 밥 먹는데 정신 팔려서 틀어 놓은 TV도 안 본다.

항상 처음에 인상을 쓰지만 좀 있으면 조용히 밥을 먹는다.

근데 이번에는 반응이 이상하다.

“이야 유명인이네.”

“응?”

내가 틀어 놓은 뉴스에서는 한 영상이 보도되고 있었다.

16살의 소년과 소녀가 건물 잔해에 깔린 사람들의 구조해 나가는 영상이.

[위 영상은 건물 마수들의 습격 후, 쇼핑몰의 건물이 무너진 후의 영상에 담아 놓은 모습인데요. 이런 위급한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건물 잔해에 깔려 구하는 어린 영웅들의 모습이 찍혀 있습니다…….]

한미연은 뉴스에 보도되는 영상으로는 더없이 훈훈한 감동을 주는 영상이지만 어디선가 나오는 불안감을 떨쳐 낼 수 없었다.

영상을 보는 오빠의 표정이 음흉한 게 무언가 저지를 기세였다.

삐리리리릭!

그 상황에 갑자기 걸려온 전화에 한우성은 눈썹을 찡그리며 전화를 무시했다.

“오빠 전화야.”

“응? 나 친구 없는데?”

“알아.”

내심 귀찮지만 그래도 일단 받아 보기로 했다. 웬만해서 전화가 안 오는 자신의 휴대폰이다. 기자회견에서 귀찮게 자꾸 전화 걸면 각오하라는 말이 파격적이었는지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온 적은 없었는데…… 누구지?

“내가 전화하지 말랬지! 어!! 너 누…… 아! 너냐?”

당황한 나머지 먹고 있던 밥풀들이 팝콘처럼 주위로 튀었다.

한미연이 더럽다는 표정으로 인상을 찡그렸지만 그걸 신경 쓸 한우성이 아니었다.

이내 전화 통화 내용을 듣던 한우성의 입에서는 미소가 번졌다.

* * *

인근에 위치한 한 병원의 병실.

천운은 삐걱거리는 몸을 들어 억지로 침대에서 일어났다.

아직도 온몸이 비명을 지르는 듯하지만 정신을 차리자마자 먼저 가 봐야 할 곳이 있었다.

“저기 혹시 한설아라고…….”

“아! 바로 옆 병실이었는데 몰랐어요?”

카운터에서 간호사 분에게 그녀의 병실을 물어봤다. 나보다 더한 치명상을 입은 그녀다.

그때는 마력 고갈로 기절하였으니 그다음의 상황은 기억나지 않았다.

곧바로 간호사가 말한 옆 병실을 가니 그녀가 멀쩡하게 일어나 실실 웃으며 티브이를 보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보니 다행히 크게 이상은 없는 모양이다.

이내 병실에 천운이 들어온 것을 확인한 한설아는 티브이를 보고 웃은 게 무안한지 크흠- 헛기침을 내며 인사했다.

“크흠, 왔어?”

“몸은…… 멀쩡해 보이네요.”

“단련해서 튼튼하거든.”

한설아가 밝게 웃으며 대답하다 이내 무언가 물어볼 게 있다며 근처 의자에 앉으라고 권했다.

“안 까먹었지?”

“네?”

“너 그 스킬 말이야.”

“아.”

워낙 상황이 상황인지라 까먹고 있었다. 딱히 비밀도 아니니 편하게 말하기로 했다.

“저희 어머니가 암 가문의 사람이거든요. 연을 끊었지만.”

“뭐? 그럼 설마?”

“네. 어머니 성함이 이씨예요.”

“……역시 그렇구나.”

이씨 성을 가진 가문.

다른 가문의 얘기이며 자세히 아는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예전에 한번 언니에게 들은 얘기가 있었다.

암 가문의 자녀이자 언니와 가장 친한 선배가 현재 혼수상태라고.

어릴 적에 한번 천운의 어머니가 자신을 찾아온 적이 있었다. 또래의 아들이 있으니 나중에 만나게 되면 잘 챙겨 달라는 부탁과 함께 말이다.

“잘 챙겨 준다라…….”

“네?”

“아무것도 아니야.”

한설아가 근처 테이블에 놓인 작은 초콜릿을 머금고 방긋 웃었다.

‘잘 챙겨 달라니…… 이미 챙겨지고 있는 건 난데.’

한설아는 천운 몰래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며 추억에 잠겼다.

하지만 천운은 아직 그녀에게 해야 될 말이 있었다.

그것 때문인지 영 마음이 편치 않았다.

“저기.”

“응?”

“꼭 해야 될 말이 있어서요.”

“뭔데?”

“저 당분간 못 볼 거 같아서요.”

“어?”

한설아의 몸이 놀란 듯 경직되며 떨렸다.

* * *

“정말 괜찮은 거니?”

“네. 뭐 크게 다치지는 않았고 몸은 그냥 근육통이라 포션으로 나았어요.”

“하…… 왜 내 앞에만 이런 일이 일어나니.”

“누나의 훈련 덕분에 그래도 빠르게 도망쳐서 살았어요.”

“그래. 그래도 다친 데는 없어서 다행이구나.”

한설아의 병실을 나온 후,

가만히 내 병실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으니 누나로부터 전화가 왔다.

어떻게 둘러댈까 고민했지만 이미 병원 측에서 연락이 가 있을 터.

그렇다면 사실을 비밀로 한 채 누나에게 전하면 그래도 걱정을 조금 덜어 드릴 수 있을 거다.

중간에 이 사태의 범인을 만났다는 것을 쏘옥 빼고 난 도망쳤다고만 말했다.

누나는 마수들로부터 도망쳤다고 이해한 모양이다.

거짓말 하는 것에 마음이 영 아프지만, 이것은 선의의 거짓말이다.

“저기 누나? 혹시 한우성 아저씨 전화번호 아세요?”

-응? 너 그 사람은 왜…….

“이번에 그분이 도와주셔서요. 감사 인사를 전하려고요.”

아마 내가 알기로는 한우성과 한민아는 모종의 거래로 연락처를 가지고 있을 거다.

한우성이 빚 진 게 있으니 말이다.

-음, 웬만한 분들은 거의 알지만 일부러 전화하는 사람은 없어 천운아. 그 사람, 아는 사람 전화만 받거든.

“괜찮아요. 그분이 나중에 연락하자고 했거든요.”

-그래? 알겠어. 조금만 기다려 문자로 보내 줄게.

“아, 그리고 부탁이 있어요.”

-부탁?

“네. 혹시 잡지사에서 인터뷰 오면 저는 거부한다고 말해 주세요.”

-응? 인터뷰라니?

“나중에 알게 되실 거예요. 아! 설아는 무조건 인터뷰시켜 주시고요.”

-어? 그, 그게 무슨 말이니? 설아는 어떻게 알았고?

“누나.”

조용히 진중함이 묻어 나오는 천운의 목소리에 한민아는 불안한 마음을 감출 수가 없었다. 이것은 직감일까?

천운이 다음에 하는 말이 자신을 힘들게 할 거 같은 기분이었다.

“저 몇 달 동안만 다른 데 살아도 될까요?”

* * *

누나로부터 온 문자로 한우성의 전화번호를 받았다.

이번 윤현과의 격전으로 자신의 나약함을 뼈저리게 느꼈다.

점점 미래가 바뀌며 상황이 변하고 있다.

아마 나중에는 이 사건보다 더욱 큰 후폭풍의 미래가 생길 수도 있을 터, 그때까지 자신의 몸이 버틴다고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자신의 나약함을 깨달았다.

그렇다면 자신 또한 한설아처럼 일정을 앞당겨야겠다고 생각했다.

마침 운 좋게도 한우성과 알게 됐으니 말이다.

띠리리링-

“여보세요.”

“내가 전화하지 말랬지! 어!! 너 누…… 아! 너냐?”

“안녕하세요.”

보이지는 않지만, 한우성의 미소가 번지는 게 보였다.

천운은 모르고 있지만, 한우성은 천운에게 커다란 미래를 예감하고 있었다.

천운이 무슨 짓을 벌이든 자신이 이미 알고 있는 미래를 벗어난 행동이라는 것을.

자신이 살아온 일생 중 이번 일생이 가장 재밌을 거라는 예감을 하고 있었다.

“야 일단 만나자. 하고 싶은 얘기가 있으니까.”

“내일 갈게요. 이미 늦은 밤이라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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