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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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해?”

“응?! 내가?”

“혹시 상 못 받을까 봐 불안하냐고.”

호준의 말에 해수가 잠시 우물쭈물하다가 간신히 입을 열었다.

남편의 말이 맞았다.

해수는 지금 혹시라도 두 사람이 상을 타지 못할까 봐 긴장하고 있었다.

상을 못 받으면 실망할 거란 뜻으로 긴장하고 있는 것이 아니었다.

“상 따위 못 받아도 상관없는데 자기들 멋대로 기대해 놓고 상 못 받으면 우리 애들한테 책임 전가할 사람들이 있을까 봐. 기레기라든가 악플러라든가 방구석 키보드 워리어 같은 놈들이라든가.”

자기 인생도 제대로 살지 못하는 한심한 패배자들이 이때다 싶어서 두 사람을 깎아 내릴까 봐 걱정이었다.

우리 애들은 상 같은 거 없어도 충분히 멋지고 예쁜데다가 훌륭하고 제대로 된 사람들인데!

그녀가 무엇을 걱정하는지 잘 아는 호준이 고개를 끄덕이며 해수의 어깨를 토닥였다.

“다른 사람들이 지연이랑 지한이 보고 뭐라고 해도 우린 두 사람을 믿고 좋아해 주면 돼. 그리고 만약 상을 못 받아도 두 사람이 여기서 끝날 리가 없잖아?”

“자기!”

남편의 말에 힘을 얻은 해수가 주먹을 불끈 쥐었다.

우리 애들이 여기서 끝날 리가 없지!

암, 누구 애들인데!

“그래. 우리 애들이 여기서 끝날 리가 없지. 저 높이! 하늘 노오오옾이 닿을 애들이라고!”

“이래야 우리 여보지.”

“자기. 얼른 응원하자.”

“알았어.”

해수와 호준이 다시 라이브에 집중했다.

한국 영화가 무려 2편이나 진출한 해였다.

올해 같은 날이 언제 또 올지 몰랐다.

그러니 지금, 이 순간을 후회 없이 응원해야 하지 않겠는가.

마침 화면에서 칸 영화제 남우주연상을 발표하고 있었다.

카메라가 남우주연상을 발표하는 이를 조명했다.

[…남우주연상은(the world best actor goes to) 오.지.한]

화면에 환하게 웃는 지한의 얼굴이 떠올랐다.

그걸 보는 순간 해수는 결국 꾹꾹 참고 있던 걸 터트리고 말았다.

“으아아악!!!”

“여보, 여보! 지금 새벽이야!”

호준이 재빨리 비명을 지르는 해수의 입을 막았다.

그의 손바닥에 튀어나오지 못한 해수의 음성이 부딪쳤다.

…아아아악!!

으아…!!

여기저기서 들리는 비명을 보아하니 실시간 라이브를 보는 사람이 자신들만이 아니었나 보다.

참아보려 했지만 어쩔 수 없이 튀어나오는 함성이 메아리처럼 울려퍼지자 아파트가 잠에서 깨어난 것처럼 소란스러워지기 시작했다.

이렇게 된 거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한 호준이 해수의 입을 막고 있던 손을 치웠다.

“자기! 우리 지한이가! 지한이가!!”

“그래그래. 지금 막 지한이가 수상소감 하려고 하는데 조용히 해야지, 여보.”

“흡. 그래. 흐흑. 우리 지한이이.”

누가 보면 본인이 오지한의 친누난 줄 알겠다.

막상 오지한의 친누나는 화면 속에서 대견하다는 얼굴로 짙은 미소를 입에 걸친 채 박수 치고 있었다.

[Merci(감사합니다).]

불어로 인사한 지한이 감동을 주체하지 못하는 듯한 얼굴로 말했다.

그런 지한을 보면서 깨어있는 많은 사람들이 자신도 모르게 눈물을 글썽였다.

“흡!”

“….”

준호가 입을 틀어막는 아내에게 휴지를 건넸다.

누가 보면 수상자가 해수인 줄 알 것이다.

[감사합니다. 이런 자리에 오게 되어 영광입니다.]

어떻게 말을 할지 머뭇거리는 것 같았는데 지한은 입을 열자마자 막힘없이 소감을 발표해 나갔다.

[훌륭한 작품을 만들어 저를 이곳에 오게 해 주신 박범수 감독님께 감사드립니다.]

화면이 범수를 비췄다.

자신도 모르게 흐뭇한 얼굴로 웃고 있던 범수가 화면에 비친 자기 얼굴을 보고 급하게 표정을 수습했다.

그 후로도 지한의 감사 퍼레이드는 계속됐다.

공주민 사장, 블레스 스튜디오, 그리고 그의 하나뿐인 가족 지연.

[사실 저는 이 세상에서 누나를 가장 존경합니다. 그녀가 없었다면 저는 이 험한 세상에서 일어설 수 없었을 겁니다.]

지한의 말에 지연은 이를 악물었다.

그렇지 않으면 자신도 모르게 어떤 감정이 흘러넘칠 것 같았기 때문이다.

평소보다 짙게 일렁이는 눈동자를 한 지연을 카메라가 잡았다.

그 표정에 배우들의 가슴에 짙은 감정이 한 줄기 흘러갔다.

[누나, 고마워. 우리 목표에 한 걸음 다가간 것 같아. 응원할게.]

두 사람의 목표.

세계적인 영화제에서 동시에 상을 받자는 것.

얼마 전에 정한 목표였는데 벌써 반을 이루었다.

직감적으로 두 사람의 목표가 무엇인지 알아차린 몇몇 배우들이 눈을 동그랗게 뜨며 지한과 지연을 번갈아 바라봤다.

소감을 마친 지한이 트로피를 들고 사진을 찍은 뒤 자리로 돌아왔다.

“흐그으으윽.”

“여보. 그렇게 감동적이야?”

“우리 지한이 어떡해. 너무 멋져. 너무 기특해. 어떻게 저렇게 잘 자랐지?”

“자기 아직 울면 안 돼. 이제 지연이 차례거든.”

“히끅!”

호준의 말에 해수가 급하게 숨을 들이켰다.

시상식장 안에 기묘한 긴장감이 맴돌았다.

화면 너머로도 알 수 있을 정도로 술렁이는 극장 안을 보며 라이브를 보던 사람들이 자신도 모르게 손을 꽉 쥐었다.

어쩌면

정말로

그들이 상상하던 것이 현실이 될지도 모른다.

지한의 수상 소식을 속보로 전한 언론 덕에 잠이 깬 사람들이 하나둘씩 라이브에 들어왔다.

깊은 새벽임에도 라이브에 참가하는 시청자 수가 실시간으로 올라갔다.

잠깐의 숨 고르기 후, 모두의 시선이 다음 수상자를 발표하는 심사위원에게로 향했다.

얼른 수상자를 발표하라는 듯이 자신에게로 모인 사람들의 시선을 즐긴 심사위원이 입을 열었다.

[수상자는(the award goes to),]

모두가 심사위원의 입에서 나오는 말을 주목했다.

두근

두근

심장이 머리에 있는 것처럼 심장 박동 소리가 크게 들렸다.

“제발, 제발.”

호준이 옆에서 간절하게 기도하는 아내를 보았다.

그녀를 보며 호준이 자신도 해수와 다를 바 없는 상태라는 걸 깨달았다.

‘아아. 해수야. 나도 네 마음을 알 것 같아.’

세계적인 무대에서 활약하는 다른 사람들도 많았지만, 저 둘은 스포츠 선수나 다른 이들과 달랐다.

호준이 어느새 훌쩍 자라 가장 유명한 영화제에서 당당하게 자리하고 있는 아이들을 눈에 담았다.

저 두 사람을 우리가 이렇게 가슴 깊이 응원하는 이유는,

[오.지.연]

우리가 저 아이들이 커가는 모습을 다정하게 지켜보며 응원받았기 때문이겠지.

화면 속에서 하얀 드레스를 입은 지연이 모두의 박수를 받으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290. 에필로그

그런 날이 있다.

무대를 하는데 몸이 날아갈 것 같다든가

촬영하는데 상대방과 호흡이 하나가 된 것처럼 잘 맞는다든가

팬사인회에서 감사와 사랑을 담은 조공을 받았다든가

뭐든 다 잘될 것 같은 그런 기분 좋은 예감.

지한의 수상 발표가 있었을 때부터 자신의 얼굴로 향하는 시선을 감지했다.

피부를 찌르는 듯한 시선을 느낀 지연은 기분 좋은 예감이 들었다.

자신을 향한 시선 속에서 수상자를 발표하는 심사위원이 있음을 느낀 지연이 눈을 느리게 깜빡였다.

[오.지.연]

심사위원의 입에서 자신의 이름이 불리는 순간 지연은 떨리는 입꼬리를 감출 수 없었다.

이름을 부르기 전부터 사람들은 지연과 같은 예감을 했는지 그녀의 얼굴을 보고 있었다.

다른 사람들도 그 결과를 납득했는지 지연에게 성대한 박수를 보냈다.

지연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누나의 이름이 호명된 순간부터 자리에서 일어난 지한이 일어난 지연을 껴안았다.

“축하해.”

“고마워.”

살갗 너머로 동생의 온기와 마음이 전해졌다.

떨리는 동생의 목소리를 들은 지연이 자신에게 닥친 일을 실감했다.

아아. 우리가 정말 같이 상을 받았구나.

영원 같던 찰나 후, 지한이 포옹을 풀었다.

지한의 뒤를 이어 ‘거부할 수 없는, 사랑’ 팀도 ‘장난’ 팀도 일어나 그녀를 가볍게 포옹했다.

“지연 씨. 축하해요.”

“축하드립니다, 선배님.”

“축하해요. 지연 씨가 받을 줄 알았어요.”

내가 상을 받음으로 인해 황금종려상을 받을 기회를 놓치게 됐으면서도 팀원의 얼굴은 한 점의 그늘도 없었다.

이런 사람들과 함께해서 이런 큰 무대에서 내가 상을 받을 수 있게 된 거구나.

지연이 팀원을 돌아보며 간신히 미소 지었다.

평소처럼 웃는 게 왜 이리 힘든 건지.

힘쓰지 않으면 간신히 막아 두었던 무언가가 터져 나올 것 같아서 지연이 떨리는 입가에 힘을 주었다.

“얼른 가 봐요.”

“축하해요, 지연 씨. 모두가 기다리고 있어요.”

“가서 소감 한마디 해야지.”

거.사 팀에 이어 장난 팀이 지연을 한 번씩 포옹하며 축하의 말을 전했다.

같이 작품을 한 적이 없는 배우들도 지나가면서 눈인사만 나눴던 배우들도 박수를 아끼지 않았다.

격려와 응원, 존경이 담긴 박수 세례 속에서 지연이 무대 위로 올라갔다.

마이크 앞에 선 지연은 눈부신 조명 아래에서 그림 같은 미소를 지어 보였다.

[Bonsoir(안녕하세요).]

지연의 입에서 인사말이 흘러나왔다.

우아한 그녀의 발음에 객석에 있던 사람들에게서 감탄이 흘러나왔다.

[많은 훌륭한 배우들과 감독이 모인 이 자리에서 이 상을 받게 되어 감사하고 또 영광입니다.]

이 자리에 오기 위해서 평생을 노력하고 실력을 갈고닦는 이들이 있는 걸 알기에 감히 이 상을 과분하다고 말하고 싶지 않았다.

그건 이 상을 받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에게 무례한 생각일뿐더러 상의 가치를 떨어트리는 것 같았다.

그 대신 지연은 감사한 마음을 말하고 싶었다.

[저를 이 자리에 올 수 있게 도움을 주신 강해성 감독님, 공주민 사장님, 블레스 스튜디오 직원들과 함께 노력한 차태석, 진종명 배우와 스태프분들께도 감사 인사 드립니다.]

영화는 종합예술이라고 불린다.

그런 영화를 만들기 위해서 같이 노력했던 이들의 지연이 하나씩 불렀다.

그리고 지연의 시선이 배우들이 앉아 있는 객석 한 곳으로 향했다.

불과 조금 전에 있었던 남우주연상 수상 발표를 보는 것 같은 기시감.

무대 아래에서 그리고 화면 너머로 지연을 보는 사람들은 지연이 누구를 보는지 알 것 같았다.

[저를 배우의 길로 이끌어 줬던 내 동생 지한아.]

기적과도 같은 일을 만든 위대한 남매를 보는 사람들의 시선이 뭉클해졌다.

[언젠가 세계적인 영화제에서 같이 상을 받자고 했던 목표. 이렇게 빨리 이를 줄 몰랐는데 이제 다음 목표를 정해야 할 것 같아.]

지연의 말에 여기저기서 작게 웃음이 터져 나왔다.

일부가 예상했던 일이지만 지연의 입에서 그 사실이 나오자 깜짝 놀라는 사람도 있었다.

세계적인 영화제에서 동시 수상이라니.

그것만으로도 일평생 이루기 힘든 목표인데 이 놀라운 남매는 아직 어린 나이에 벌써 이루었다.

그 사실에 어쩐지 가볍게 튀어나오는 웃음을 참을 수 없었다.

잠시 분위기가 가벼워졌다.

칸의 첫 진출에 첫 수상

경쟁 부문 남매의 동시 진출

남매 최초 동시 수상

부모의 뒤를 이어 영화인이 되는 경우는 있었어도 남매 또는 형제가 둘 다 배우로 성장하여 괄목할 만한 성과를 동시에 이루는 것은 극히 드문 일이었다.

그런 놀라운 성과에 역사의 현장을 보는 것처럼 자신도 모르게 경건한 마음으로 보고 있던 사람들이 지연의 말 덕에 한결 가벼운 마음으로 두 사람의 수상을 즐길 수 있었다.

작은 웃음을 준 지연이 다시 소감을 이어서 발표했다.

[사실 동생과 칸에서의 수상을 목표로 했지만 저는 이 상을 받았다고 해서 여기서 끝낼 생각은 없습니다. 상은 그저 제가 좋은 사람들과 좋은 작품을 즐겁게 찍은 부산물일 뿐이고 저는 앞으로도 계속해서 좋은 작품을 만들 거니까요.]

‘언제까지나 좋아하는 사람들과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함께한 작품을 좋아할 수 있는 것이 목표입니다.’

사람들의 머릿속에 지연의 목표가 번개처럼 떠올랐다.

며칠 전 있었던 Ytv와의 인터뷰에서 나온 말이었다.

칸에서 수상이 예견되고 칸이 주목하는 배우의 인터뷰였다.

이곳에 있는 사람 중에 본 사람이 몇 명인지는 정확하게 모르지만 확실한 건 안 본 사람보다 본 사람들이 더 많다는 사실이었다.

몇 마디 안 했는데 어느새 시간이 다 되었는지 시간 경과를 알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 소리를 들은 몇몇 사람들이 최면에서 깨어난 것처럼 깜짝 놀랐으나 지연은 당황하지 않고 소감을 마무리했다.

[그러니 앞으로도 지켜봐 주세요. 마지막으로 언제나 응원해 주는 한국 팬들, 연바라기, 수많은 영화팬 여러분께 이 영광을 바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지연의 마지막 말에 TV로 라이브를 지켜보고 있던 한국 팬들과 팬클럽 회원들, 이 자리에 앉아 있는 많은 영화인이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박수쳤다.

상패를 든 지연이 다시 자리로 걸어갔다.

다음 상이 시상될 차례였지만 이미 사람들의 머릿속에는 지연과 지한의 수상만이 가득했다.

올해만큼은 칸의 주역은 황금종려상의 주인이 아니라 주연상의 주인들이었다.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시상식이 끝난 뒤.

“저기 나온다!”

“지연 씨! SBC입니다!”

“Ytv입니다!”

“오지한 씨! 지연 씨!”

한국 방송사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서 모여든 기자들이 시상식을 마치고 나오는 지연과 지한에게로 향했다.

각국을 대표하는 방송사들 앞에서 지연과 지한이 나란히 앞에 섰다.

그 뒤를 한국 배우들과 감독이 뒷받침하고 있었다.

* * *

칸에 다시 없을 대기록을 세운 지연과 지한.

두 사람의 대기록에 많은 사람의 시선이 두 사람에게로 향했다.

하지만 두 사람은 그런 시선이 전혀 부담스럽지 않은 듯 국내로 들어와 영화 홍보 일정을 소화했다.

칸에서의 활약 덕일까.

두 사람의 영화는 개봉 첫날부터 200만에 가까운 관객 수를 기록하며 또 한 번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해외 개봉을 기다리지 못하고 한국에 찾아온 외국 팬들 덕분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었다.

“자막도 없는 영화에 뭔 외국인들이 이렇게 많아?”

“쉿. 자기. 저 사람들 전부 다 지연이랑 지한이 팬이야.”

“그걸 어떻게 알아?”

“딱 보면 몰라? 여기저기 오니버스 굿즈를 달고 있잖아.”

어두운 영화관 안에서 용케 그런 굿즈를 발견한 해수를 보고 호준이 대단하다는 듯이 해수를 쳐다봤다.

남편의 시선에 해수가 콧대를 높였다.

그때 옆에서 삐죽한 말이 튀어나왔다.

“조용히 해, 영화 시작한다.”

해수의 친구인 소희였다.

그 옆에서 또 다른 친구인 서림이 버터구이 오징어를 입에 물고 있었다.

“내가 지금 내 남편이랑 알콩달콩하게 말하고 있는데 감히 말대꾸?”

“뭐래. 아, 하하하. 제부 영화 즐겁게 보세요.”

“씁. 제부라니 형부라고 불러야지.”

“친구 남편한테는 그런 호칭 안 써. 조용히 하고 영화 보자. 우리 애들 영화 시작한다.”

“넵.”

“옙.”

중학생 때부터 단짝 친구였던 해수와 소희, 서림이 조용히 스크린을 주시했다.

그때부터 한결같이 남매의 팬인 친구들이었지만 그때와 지금과 다른 점이 있다면 세 사람 옆에 각자의 반쪽이 함께 있다는 것이었다.

“광고 끝났다!”

배급사와 투자사의 로고가 끝나고 영화가 시작되었다.

화면이 서서히 밝아지고 재판장이 드러났다.

[피고인 더 하실 말씀 있으십니까?]

판사의 말에 카메라가 아래에서 위로 천천히 올라갔다.

황토빛 죄수복을 입고 창백한 안색을 가진 여성이 입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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