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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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한다!!!!!!!!!!!!!

푸른 바다와 맑은 하늘이 배우들의 뒤에 병풍처럼 늘어져 있었다.

별이라고 불리는 배우들이었지만 그 별들 사이에서도 가장 빛나는 별들이 있었다.

-지연아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지한아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우리 애들 너무 멋져ㅠㅠㅠㅠㅠㅠㅠ너무 예뻐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맑은 프랑스 하늘 아래에서 하얀색 시폰 원피스를 입은 지연과 이국적인 풍경이 그려진 셔츠를 입은 지한이 나란히 앉아있었다.

그런 지한과 지연의 옆으로 각각 칸을 달군 ‘장난’팀과 ‘거.사’팀이 앉아있었지만, 시청자들의 눈에는 지연과 지한만 눈에 들어왔다.

-흐그그극그극 라이브 감사합니다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이런 투샷이라니. 와티비 감사합니다. 와티비가 있는 쪽으로 절하겠습니다.

실시간 시청자 수를 확인한 유정이 슬슬 시작해도 될 것 같은 느낌에 입을 뗐다.

“안녕하세요. Ytv 진유정입니다. 라이브 방송 공지를 보신 분들은 오늘 방송의 게스트가 누군지 아시겠죠? 칸을 뜨겁게 만든 화제의 주인공들을 모셔봤습니다.”

유정이 유쾌하게 인터뷰를 시작하자 배우들이 싱긋 웃으며 박수 쳤다.

은혜로운 배우들의 미소에 며칠 동안 국뽕을 한 사발로 들이켠 시청자들이 주접을 떨었다.

-칸의 신이 될 자들의 등장이다. 모두 신을 경배하라!

-으윽. 너무 눈부셔서 마주 볼 수 없습니다.

-어리석은 것 감히 신을 두 눈으로 보려고 하다니.

-불경한 자다!

아직 수상이 확정된 것도 아닌데 김칫국을 사발로 들이키고 있었다.

프로 가수답게 빠르게 갱신되는 댓글들 속에서도 원하는 것을 속속 확인한 지연이 웃음을 꾹 참았다.

“이렇게 뜨거운 프랑스 남부에서 여러분들을 보게 되어 영광입니다. 칸에 온 소감이 어떠실까요?”

유정의 질문에 배우들의 고개가 도미노를 타듯이 움직였다.

세아>성재>지한>지연>종명을 타고 온 파도가 태석에게서 멈췄다.

-ㅋㅋㅋㅋㅋㅋㅋㅋ이게 뭐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두 팀의 단합력 잘 봤습니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막내 힘내!ㅋㅋㅋㅋㅋㅋ

-차태석이 막내야?

-이세아(데뷔7년차)>김성재(데뷔10년차)>오지한(데뷔19년차)>지연(데뷔15년차)>진종명(데뷔 16년차)>차태석(데뷔5년차)

-정리 감사영

-그 와중에 지한이가 젤 선배라는 게 레전드네.

-지연이가 서열 3위야.

-그게 뭐야ㅋㅋㅋㅋㅋㅋㅋㅋ인소 같은 설정이네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의도치 않게 선후배 서열이 정리된 바람에 시청자들이 웃음을 참지 못했다.

얼떨결에 첫 번째 질문에 대답할 영광을 가져간 차태석이 어리바리한 모습으로 인터뷰를 이어갔다.

“칸에 와서 너무 좋구요. 지금 꿈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네. 정석적인 답변 감사합니다.”

유정의 대답에 배우들이 웃음을 빵 터트렸다.

“여러분, 실물로 본 제가 바로 성덕이겠죠? 제가 여기 오기 위해서 얼마나 힘들었는지 모르실 거예요.”

두 사람의 영화가 칸에서 상영되기 전에도 인터뷰 소식에 동료들의 부러움을 한 몸에 받았다.

그런데 칸에서 두 사람의 수상 가능성이 논의되고 있으니 역사적인 현장을 직접 보러 간다는 소식에 동료들은 이제 질투로 몸을 태울 것처럼 리포터를 부러워했다.

이 자리에 있을 수 있는 것만으로도 일생에 있을 행운을 모두 끌어 썼다고 생각한 유정이 프랑스의 남부 휴양지를 배경으로 앉아있는 두 사람을 눈에 담았다.

두 사람이 영화를 촬영하기 전부터 인터뷰에 대해서 밑밥을 깔아놓길 잘했다.

피로로 뻑뻑했던 눈이 촉촉해지는 것 같았다.

-유정 언니는 우리랑 같은 편일 줄 알았는데 기만자였다.

-언니 우리한테 어쩜 이래요(철컥!

-배신자는 죽음뿐!

-와티비 입사하러 간다.

-와티비 취업 스터디 하실 분 구함(1/nnnnnnnnnnnnn)

유정의 희생 덕분에 인터뷰가 유쾌해졌다.

기자회견이랑 잡지 인터뷰 등 여기저기서 들어오는 인터뷰 요청에 쉴 새 없이 같은 말을 반복했던 배우들이 한결 편안하게 인터뷰를 할 수 있었다.

유정은 능숙하게 배우들이 한 명이라도 소외되지 않게 질문을 조절했다.

인터뷰 질문도 몇 가지 정석적인 것을 제외하면 팬들의 욕구를 반영했다.

모두에게 공평한 기회를 주었으니 이제 시청률을 모을 차례였다.

“지연 씨한테 먼저 질문을 드릴게요.”

유정이 지연과 눈을 맞췄다.

그때 마침 살랑이는 바람이 지연의 머리칼을 흔들었다.

‘뭔가 좋은 향기가 나는 거 같은데.’

바람이 전한 향기에 자신도 모르게 코를 벌름거릴 뻔한 유정이 라이브 방송을 자각하고 침착하게 질문을 이어 나갔다.

“지금 전 세계 팬들이 ‘거부할 수 없는, 사랑’을 주목하고 있는데요. 그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십니까?”

“음. 제가 나왔기 때문이 아닐까요?”

카메라를 보고 지연이 화보 같은 포즈를 취했다.

농담이라는 걸 안 시청자들도 순간 착각할 정도로 납득이 되는 미모였다.

-아 우리 언니 말이 맞지.

-지연이가 나와서 그렇지. 암, 그렇고말고.

-우리 여신님이 계시를 내려줬는데 감히 누가 말대꾸?

지연의 미모에 넘어간 시청자들이 맞는 말이라며 맞장구쳤다.

이러다가 영화 얘기보다 얼굴 얘기가 더 많이 나올 것 같아서 지연이 얼른 말을 바꿨다.

“사실 농담이고요. 시나리오가 너무 좋았어요.”

“아하. 그렇군요. 그런데 제가 전해 듣기로는 그 시나리오를 지연 씨가 찾은 덕에 영화로 제작될 수 있었다던데 사실인가요?”

관계자 외엔 쉽게 들을 수 없는 비하인드에 시청자들의 눈이 반짝였다.

지연은 괜히 영화에 소담이나 사기가 묻지 않게 대답을 고심했다.

“제작사에 한 해 들어오는 시나리오가 몇 편 정도 되는지 아세요?”

역으로 들어온 지연의 질문에 유정이 재빨리 대답했다.

“2,000~3,000편 정도 된다고 알고 있습니다.”

“잘 아시네요. 우리 회사에도 그 정도 되는 시나리오가 들어와요. 그럼 우리나라에서 한 해에 제작되는 영화 수는 얼마 정도 될까요?”

“대략 50~60 정도 되지 않을까요?”

“맞아요.”

유정과 지연의 대화에 시청자들의 동공이 흔들렸다.

-한 제작사만 2, 3천인데 다 합쳐서 고작 5, 60만 제작된다고?

-ㅎㄷㄷㄷㄷ 진짜 제작되는 건 얼마 안 되는구나.

-그중에서도 흥행하거나 손익분기점 넘기는 건 얼마 안 됨.

-히이이익!!

-이래서 영화투자가 로또라는 말이 있는 거구나.

-대박 아님 쪽박이니까.

잘 몰랐던 사실에 시청자들이 웅성거렸다.

“그만큼 시나리오가 실제 제작이 되는 건 힘들죠. 강해수 감독님의 ‘거부할 수 없는, 사랑’도 그중 하나였어요.”

지연의 말에 시청자들이 다시 눈을 초롱초롱하게 빛내며 지연의 말에 주목했다.

드디어 비하인트 스토리가 밝혀지는 건가?

옆에 있던 배우들마저 흥미진진한 얼굴로 지연을 주목했다.

“미스 뷰티 종방 후, 새 작품을 들어가려고 회사에 들어온 시나리오도 전부 봤는데도 뭔가 끌리는 게 없더라구요. 그래서 예전에 들어온 시나리오도 보고 싶다고 했어요.”

“그랬군요!”

“그러다가 아주 예전에 들어온 강 감독님의 시나리오를 발견한 거죠. 시나리오를 읽는데 뭔가 확 몰입되는 느낌? 절 빨아들이는 것 같았어요. 특히 우연희 역은 꼭 해 보고 싶었어요.”

“그런 말이 있었죠. 배우들이 대본을 선택하기도 하지만 대본이 배우를 선택하기도 한다는 말. 이 경우는 배우와 대본이 둘 다 서로를 선택한 걸까요?”

“그럴지도 모르겠네요.”

그야말로 운명적인 만남에 옆에서 듣던 배우들도 라이브를 보고 있던 시청자들도 놀라워했다.

지연이 그 대본을 만나지 못했더라면 아직도 시나리오는 빛을 보지 못하고 깊은 곳에 박혀 있어야 했을 거고, 지연이 칸에 발을 딛는 일도 먼 미래로 미뤄졌을지도 모른다.

역시 우리 지연이는 대단해!

“아니, 여러분. 여러분들은 왜 놀라시는 거죠? 같은 팀인데 모르셨나요?”

“저흰 그런 사정까지는 잘 몰랐어요. 그저 지연 씨 덕에 영화가 제작될 수 있단 말만 들었거든요.”

“감독님이 뒤풀이 장소에서 지연 씨 덕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단 말을 듣긴 했는데 이런 사정이 있는 줄은 몰랐습니다.”

따지고 보면 강해성 감독뿐만 아니라 자신들에게도 은인이 아닐까?

지연 덕에 이 영화에 참가할 수 있게 됐고, 이 영화를 찍은 덕에 칸에 올 수 있었다.

이걸로 이득을 몇 배로 본 건지 소속사도 정확한 계산을 하지 못하고 있었다.

지연을 보는 종명과 태석의 눈이 초롱초롱해졌다.

“자. 두 분 그러다가 지연 씨가 부담스러워서 승천하겠어요.”

“안 됩니다!”

“안 돼요!”

농담이 섞인 유정의 말에 종명과 태석이 정색하며 소리쳤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도 못 보네.

-언니 어딜 가.

-지연눈나!!!!!!!!!!!!!!!!

-누나 가지마요ㅠㅠㅠㅠㅠㅠㅠ평생 팬 할게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

괜한 말을 한 덕에 인터뷰가 잠시 소강상태에 접어들었다.

* * *

잠시 의도치 않은 숨 고르기 후, 인터뷰가 재개됐다.

벌써 1시간 가까이 라이브가 송출되고 있었는데도 시청자 수는 줄어들기는커녕 더 늘어나기만 했다.

현지 시각으로는 딱 퇴근하고 밥 먹을 시간이어서 그런가?

밥을 다 먹은 사람도 들어오는지 시청자 수가 더욱 가파르게 올라갔다.

“다음은 오지한 씨한테 질문입니다.”

드디어 올 것이 왔다는 얼굴로 지한이 덤덤하게 유정의 질문을 기다렸다.

흔들림 없는 모습에 ‘장난’팀 배우들이 눈을 빛내며 지한을 바라보았다.

“영화를 본 관계자분들이 극찬했다고 하는데 지한 씨는 왜 이렇게 무서운 영화에서 두각을 드러내시는 건가요?”

“어라? 저 오스카에서 상 받은 건 음악 영화였는데요.”

지한이 결백하다는 듯이 두 손을 들며 말했다.

그 모습에 유정이 고개를 저으며 다시 질문했다.

“질문을 정정하겠습니다. 어째서 각국에서 데뷔할 때마다 공포 영화를 찍는 건가요?”

-지한이 데뷔 여러 번 함?

-데뷔작은 정승우 주연인 ‘오싹한 집’이었음

-아 그거?

-할리우드 데뷔작은 ‘Moonlight’ 아님?

-달빛은 미술천재 역이었는데?

-그거 다음 작품은 바이러스 아님?

-바이러스가 데뷔작인 줄 아는 사람도 많아!

-하지만 칸은 누가 봐도 공포 영화지.

-옆에서 봐도, 뒤에서 봐도, 앞구르기를 하면서 봐도, 뒤 구르기를 하면서 봐도 공포 영화임

-그렇게까지 볼 필요는 없음;;;;;;;;;;;;;

유정의 질문에 시청자들이 시끌시끌했다.

“으음. 뭐랄까. 다른 작품도 열심히 했는데 어쩌다 보니 그렇게 된 거 같네요. 사실 ‘오싹한 집’ 같은 경우는 제가 선택할 수 있던 게 아니었거든요.”

“아. 지한 씨의 데뷔는 길거리 캐스팅이라고 들었는데 그걸 말하는 거였군요. 도대체 어떻게 길거리 캐스팅이 된 거예요?”

“당시 ‘오싹한 집’ 촬영 장소가 제 고향이었어요. 거기에 촬영하러 온다고 해서 누나랑 같이 구경하러 갔었어요, 그치?”

“그랬지.”

지한의 물음에 지연이 동의했다.

오오! 두 사람의 가정사 때문에 그 외의 과거는 자세히 공개된 적이 없었는데 이런 비화가 있었을 줄이야!

“사실 그때 저희가 스태프 몰래 촬영장 안으로 들어갔거든요.”

“어린애라서 아무것도 몰랐어요. 더 가까이 보고 싶어서 그냥 들어갔었죠. 그때를 생각하면 다시 한번 사과드립니다, 마왕석 감독님.”

“아. 저도 이 자리를 빌어 다시 한번 사과드립니다. 죄송했습니다.”

촬영장 난입이 좋은 얘기는 아니었기에 더 숨겼었다.

그런데 어릴 때의 일을 이런 자리를 빌어 한 번 더 정중하게 사과하는 남매의 행동에 시청자들도 용서했다.

-그럴 수도 있지. ㄱㅊㄱㅊ

-원래 어릴 땐 남의 집 정원에 들어가고 혼나고 그러는 거임

-나도 옆집 할아버지 집 감 따다가 혼난 적 있음

-난 학교가는 길 지름길로 남의 집 담 넘은 적 있음

-그건 좀 아니지 않아?ㅋㅋㅋㅋㅋㅋㅋ

“아무튼 그 덕에 마왕석 감독님 눈에 띄게 된 거예요.”

“감독님이 빈자리가 하나 있는데 해 보지 않겠냐고 하시더라구요.”

“그때 누나가 가르쳐 줬어요. 어떻게 하면 되는지.”

지한의 연기를 직접 가르쳤다는 말에 사람들의 고개가 지연에게로 홱 돌아갔다.

“그게 정말이에요, 선배님?”

“‘오싹한 집’에서 동자귀 역을 직접 가르쳤다고?”

“선배님은 지한 선배님이랑 2살밖에 차이 안 나신다고 하셨죠? 그럼 그때 선배님은 겨우 초등학교 저학년이었겠네요?”

“맞아요. 2학년이었어요.”

초등학교 2학년이 오지한의 연기를 가르쳤다.

길거리 캐스팅이라면 준비시간도 짧았을 텐데 어떻게?

그 시간에 연기를 준비시킨 지연도 대단했고, 그 가르침을 훌륭하게 선보인 지한도 대단했다.

말도 안 되는 재능에 사람들이 경악하며 두 사람을 보았다.

-이게 바로 재능충인가

-우리 언니오빠한테 충이라고 하지 마라.

-ㅎㅎ,,ㅎㅎ,,ㅎㅎㅎ 이게 바로 우리와 두 사람의 눈높이다.

-선생님 진도가 너무 빠릅니다.

유정이 혼돈에 빠진 채팅창과 경악하는 배우들을 보며 인터뷰를 끝내기로 마음먹었다.

재빨리 마지막 질문을 찾은 유정이 화제를 돌렸다.

“다른 작품에서도 훌륭한 연기를 보여주셨죠. 여기 계신 모든 분이 칸을 들썩이게 할 멋진 연기를 보여주셨어요.”

유정의 말에 사람들이 다시 정신을 차렸다.

하나둘씩 사람들이 칸에서 두 작품이 어떤 결말을 맞이할지 궁금해하자, 유정이 마지막 질문을 했다.

“그래서 말인데 여러분들의 목표가 궁금합니다! 다들 어떤 목표를 가지고 있으세요?”

목표라.

뭔가 거창하게 미래에 대해 말하는 것 같으면서도 지금 당장 칸에서의 수상할지를 물어보는 것 같기도 했다.

“‘거부할 수 없는, 사랑’의 주인공인 지연 씨가 대표로 대답해주시겠죠?”

“어쩔 수 없이 제가 해야겠네요.”

모두의 시선을 받은 지연이 나섰다.

카메라 렌즈와 시선을 맞춘 지연이 부드럽게 웃으며 입을 뗐다.

288. 폐막식 초대

워낙 두 사람에 대한 관심이 뜨거워서 인터뷰는 라이브로 송출되었고, 다음 날 녹화영상이 방송되었다.

팬들 사이에서는 어제 있었던 인터뷰 영상을 재탕하면서 얼른 메이킹 영상을 풀어달라고 난리였다.

“어제 와티비 인터뷰 영상 봤어?”

“당연하지. 우리 애들이 팬들을 생각해서 무려 퇴근 시간에 인터뷰했는데 그걸 안 볼 리가.”

“지한이 등장할 때 찐으로 놀라서 비명 지른 스태프 얘기 웃겼어.”

“보통 스태프가 촬영 NG 냈으면 엄청 혼났을 텐데 지한이가 웃고 넘어가서 살았다지?”

“그 이후로 지한이가 하회탈 분장할 때마다 그 스태프 놀리러 갔다는 게 더 웃겨.”

“그걸 안 막은 것도 대단함. 스태프들도 전부 한통속이야.”

영화가 화제가 되면 될수록 촬영장에서 있었던 비하인드 스토리 역시 사람들의 관심을 얻어갔다.

귀신을 무서워하는 공포영화 촬영 스태프.

아이돌 메이크업을 해 주다가 특수분장에 재능이 있음을 안 분장 스태프.

지한이의 반려견 인절미를 너무 좋아해서 촬영장에 데려온 날 인절미아웃을 해버렸다는 황선호 배우의 매니저.

알고 보니 그 매니저는 남매가 SBC ‘애니멀팜’에서 <치즈콩떡>을 방영했을 때부터 팬이였다고.

“너희! 지연이 얘기는 왜 빼!”

“아 맞다. 그것도 있었지.”

“골목길에서 촬영할 때마다 길고양이들이 지연이한테 다가왔다는 거 너무 귀여워!”

“스태프들한테 롱패딩 돌린 것도 너무 멋져. 우리 지연이 너무 다정해.”

인터뷰가 끝나자마자 SNS에 지연의 패딩을 인증한 스태프 덕에 팬들뿐만 아니라 전 세계 사람들이 부러움에 몸을 떨었다.

무려 화가 오지연의 그림이 들어간 패딩이 아니겠는가.

패딩이라 화려한 무늬를 넣을 수 없었지만 블레스 스튜디오를 상징하는 B.S를 개성 있게 디자인하여 등과 가슴에 프린트했다.

그 로고가 너무 멋져서 블레스 스튜디오의 로고까지 싹 바꿨다고 하니 블레스 스튜디오로서의 예상치 않게 회사의 이름을 널리 알린 셈.

물론 거.사 팀에서 나온 에피소드 중에서는 엑스트라 알바로 온 학생이 지연의 눈에 띄어 그 자리에서 바로 노래를 불러보게 했더니 무려 대형기획사 아이돌 메인보컬급으로 잘해서 바로 캐스팅됐다는 썰도 있었다.

Ytv와 했던 실시간 라이브 인터뷰에는 이토록 많은 팬이 좋아할 만한 떡밥들이 가득했지만, 팬이 아닌 이들은 다른 것에 주목했다.

바로 칸에서의 수상 가능성이다.

[황금 종려상, 여우 주연상, 남우 주연상 유력?]

[황금 종려상을 수상하면 중복 수상은 불가!]

[외신 반응, 여우 주연상, 남우 주연상으로 지연과 오지한을 점쳐]

[지연·오지한 칸의 제왕이 될 사람은 누군가?]

상을 받은 것도 아닌데 언론사들이 설레발을 떨었다.

인터뷰 말미에 나온 엠페러 팀이나 지한과 같이 작품을 찍은 할리우드 배우의 말 때문이리라.

‘지한은 정말 대단한 배우다. 지금보다 더 어릴 때도 본받고 싶은 배우라고 생각했다.’

‘나는 촬영장에서 동생의 손을 잡고 왔던 지연을 기억한다. 어린 소녀가 동생에게 배우의 마음가짐을 가르치는 것이 인상 깊었다.’

‘많은 배우들이 기대하고 있다. 두 사람과 함께 작품을 찍는 것을. 두 사람은 배우를 자극하는 배우이다.’

아주 오래전 ‘Moonlight’에서 지한의 엄마 역으로 나온 배우

‘바이러스’에서 지한과 지연을 눈여겨보던 배우

‘드래곤 엠페러’에서 두 사람과 합을 맞춘 배우들까지

할리우드 영화에 종종 얼굴을 비추는 배우들이 이렇게 인터뷰까지 나와 긍정적인 평가를 해 주는 것에 한국 사람들은 가슴이 뻐근하게 벅차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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