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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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당신이 후회하는 거 보고 싶지 않아요. 그러니까 가요.”

“여보.”

“대신 이번이 마지막이에요. 우리 서아. 이제 수험생인 거 알죠? 앞으로 서아 학비 벌려면 뼈 빠지게 일해야 해요.”

“…고마워.”

“됐으니까 수저통 다 채우면 얼른 가요.”

“고마워! 사랑해 여보!”

“아잇. 수저통이나 채우라니까.”

아내의 넓은 마음에 승욱이 지현을 와락 끌어안았다.

지현이 입으로 타박하면서도 승욱의 포옹을 풀지 않았다.

‘진짜 우리 남편 또 실망시키면 앞으로 식혜는 절대 없어요.’

지현이 마음속으로 박범수 감독에게 경고를 날렸다.

* * *

박범수 감독의 복귀작이자 월드 스타 오지한의 제대 후 복귀작, 영화 <장난(The Game)>의 오디션 장소에 수많은 사람이 모였다.

젊은 남자 배우가 가뭄인 근래에 두각을 드러낸 배우 황선호도 오디션을 보러 온 사람 중 하나였다.

“형. 나 여기 와도 될까?”

“무슨 소리야. 되든 안 되든 해 봐야지. 일생일대의 기회를 두고 무섭다면서 도전도 안 해 보게?”

“그렇지만 형 저기 있는 사람들 보고도 내가 될 거라고 생각해?”

오디션 참석자들의 면면을 살핀 선호가 목소리를 낮춰 매니저 형에게 항의했다.

선호의 말을 들은 매니저도 대답은 하지 않았지만 속으로 긍정했다.

최근에 주목을 받고 있는 선호가 상대하기에는 너무 쎈 상대들이었다.

‘저기 있는 건 이석진. 그 옆은 유성준이잖아.’

만약 이 자리가 오지한의 복귀작 오디션이 아니었다면 절대 볼 수 없었을 사람들이었다.

저 사람들이 누군가.

드라마계의 대모라고 불리는 사람들이 대본을 싸들고 찾아가기를 마다하지 않는다는 남자 배우들이었다.

영화 주연을 맡는다고 하면 투자는 받은 거나 마찬가지인 보증수표들이 지금 오지한의 작품에 출연하기 위해서 오디션 장소에 나타난 것이다.

“…좋은 경험 한다고 생각하자.”

“거봐. 형도 안 될 거라고 생각하는 거잖아.”

선호의 말에 매니저가 시선을 피했다.

웬만한 경력과 대표작이 있지 않는 이상 저절로 어깨를 움츠리게 되는 곳이 바로 이곳이었다.

그때 선호에게 벼락같은 깨달음이 닥쳤다.

“아.”

“왜 그래?”

“마음이 편해졌어.”

“갑자기?”

선호의 말에 매니저가 어리둥절한 얼굴로 옆을 돌아봤다.

뭔가 대책이라도 떠올린 건가?

그러나 선호가 내놓은 대답은 그의 뜻과 반대였다.

“포기하니까 마음이 편해지네.”

“정신 차려, 황선호!”

“그래. 공수래공수거라고 사람은 원래 빈손으로 와서 빈손으로 돌아가는 존재지.”

“아니아니아니. 배역을 따야지!”

“형. 포기해. 원래 내 게 아니었던 거야.”

무지막지한 상대들에 무언가를 놓아버린 선호를 보면서 매니저가 선호의 몸을 잡고 흔들고 있을 때 대기 장소에서 작은 소란이 일어났다.

“형. 그만 흔들고.”

“그래. 배역을 딸 준비가 됐어?”

“아니.”

“으아아아!”

“그보다 형. 저기 좀 시끄럽지 않아?”

선호의 말에 매니저가 선호가 턱끝으로 가리킨 곳을 보았다.

그곳에는 연예계에서 사이 안 좋기로 유명한 두 배우가 있었다.

“이종현이랑 최강일이잖아?”

두 배우의 사이는 유명했다.

저 둘이 앙숙이 된 데에는 둘 다 비슷한 이미지를 가진 게 한몫했다.

그 탓에 캐스팅할 때마다 거론되었다가 둘 중 하나가 결정되곤 했다.

그러다가 어느 순간부터 두 사람은 마주쳤다 하면 앙숙처럼 물고 뜯었다.

“아. 오늘 큰소리 나오겠는걸?”

“종현 선배님이랑 강일 선배님 때문에?”

“그래. 저 두 사람 서로 만났다고 하면 난리잖냐. 이름값이 있다 보니까 촬영장에서 갑질도 장난 아니었고. 둘 중 하나를 선택하면 반대편에서 완전 뒤끝 있게 나오니까 더 그렇지. 그런데 오늘은 둘 다 있는 자리에서 심사를 받으니 자존심 대결로 갈 거야.”

“자존심 대결? 어떻게?”

“서로 ‘나야 저 사람이야’ 하는 거지.”

“그게 뭐야. 드라마에서 삼각관계에서나 보던 거 같은데.”

매니저의 비유에 선호가 묘하게 일그러트린 표정을 지었다.

그 상황에 자신을 대입이라도 하고 있는 건가?

주의가 다른 곳에 팔린 선호의 등짝을 매니저가 내리쳤다.

“엉뚱한 생각 하지 말고 넌 오디션에나 집중해.”

“아파.”

“엄살 부리지 말고. 나 그렇게 힘 안 줬다.”

곰 같은 덩치로 두 눈을 부릅뜬 매니저의 말에 선호가 어깨를 좁히며 고개를 끄덕였다.

공수래공수거라고 할지라도 지금은 일단 형의 말대로 오디션에 집중하는 게 좋을 것 같았다.

인생사 새옹지마라고 이미 오디션 결과가 나온 것 같지만 일단 자신에게도 뭔가 좋은 일이 있지 않겠는가?

선호가 마음을 편안하게 먹으며 미리 준비된 오디션 대본을 살폈다.

261. <장난(The Game)> 오디션

오디션 시간이 다가오자 대기실에는 긴장과 초조함으로 숨 막힐 것 같은 상태가 되었다.

옆 사람의 작은 행동에도 예민하게 반응하는 사람들이 많았으며 신경이 날카로워진 배우들을 위해서 매니저가 다른 사람들과 마찰이 없도록 대비했다.

그 모든 것을 지한이 조용히 눈에 담았다.

오디션 준비를 돕는 스태프로 위장한 지한이 대기실에 도착한 배우들을 확인하고 명단을 체크하는 것을 도우며 의자나 음료를 준비했다.

지한이 가까이 있음에도 오디션 준비로 바쁜 배우들은 지한을 알아차리지 못했다.

그런 지한의 곁으로 블레스 직원이 다가와 작게 속삭였다.

“오지한 씨.”

“네.”

“이제 곧 오디션 시작합니다. 안으로 들어가시죠.”

“알려주셔서 고맙습니다.”

지한이 모자 아래 드러난 얼굴로 작게 눈인사하자 직원이 작게 기뻐했다.

오디션장을 점검하는 직원인 척 쟁반을 들고 안으로 들어간 지한이 자리로 향했다.

자리에 앉자 지한이 들어온 문 말고 다른 문이 열렸다.

“오지한 배우? 먼저 와 있었군. 박범수라고 하네. 직접 보는 건 처음이지만 오늘 열심히 도와줬으면 좋겠어.”

“안녕하세요, 감독님. 오늘 감독님께 도움이 되도록 열심히 하겠습니다.”

얘기만 듣고 실물을 처음 본 박범수 감독과 지한이가 반갑게 악수했다.

정식으로 인사를 나눈 두 사람이 오디션 전 가볍게 잡담했다.

“그래서 아까 듣기로는 대기실에 잠입했다고 하더니 왜 그런 건가?”

“그야. 제 나름대로 감독님의 캐스팅을 도와드리기 위해서지요.”

“뒷담 한 놈 떨어트리려고 하는 건 아니고?”

“설마요.”

그런 걸로 떨어트릴 거였으면 뭐 하러 스태프인 척 했겠는가.

자신이 보고 싶었던 건 연기에 임하는 자세, 배역을 따려는 열정, 다른 배우와의 분위기 등이었다.

“아무튼 오늘 자네를 부른 건 다른 배우의 잠재력을 이끌어 내 줬으면 해서야.”

“제가요?”

“그래. 듣기로는 NG없이 촬영하는 게 특기라면서? NG라는 건 혼자 힘으로는 막기 힘들지. 그건 곧 자네가 상대방의 연기를 잘 이끈다는 뜻이고. 안 그런가?”

“저는 그저 최선을 다해 연기할 뿐입니다. 제 연기로 상대방이 몰입한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죠.”

“겸손한 척 말하기는.”

박 감독이 퉁명스럽게 말했다.

왠지 매사를 삐뚤게 받아들이시는 감독님이시네.

지한의 눈에는 감독의 날 선 반응이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것처럼 느껴졌다.

투자자들에게 휘둘렸던 게 그렇게 큰 충격이실까?

자기 의견을 관철하기 위해서 다른 사람의 말에 눈을 치켜뜨고 뾰족하게 대응하는 것 같아서 지한은 박 감독이 조금 안쓰러워졌다.

너그러운 마음으로 박 감독의 말을 받아주기로 한 지한이 담담하게 대답했다.

“그럼 오늘 제 할 일은 상대방의 잠재력을 모조리 끌어내는 건가요?”

“할 수 있으면 그렇게 해 봐.”

“알겠습니다.”

상대방을 평가하기 위한 측정기로 사용한다는 말에도 기분 상한 것 같지 않은 지한을 보고 박 감독이 지한에 대한 평가를 높였다.

‘누가 탑엔터 소속 아니랄까 봐. 성격 하나는 좋군.’

순순히 자신의 의도를 따르겠다는 지한의 대답에 할 말이 없어진 범수가 시계를 쳐다봤다.

정각이 되기 1분 전.

이제 슬슬 오디션을 시작할 시간이었다.

“올 사람은 다 온 것 같으니 이제,”

벌-컥!

“헉, 헉. 감독님. 저 늦었습니까?”

허락도 없이 문을 벌컥 열고 들어온 상대를 보고 범수가 잠시 동작을 멈췄다.

얼마나 급하게 뛰어왔는지 땀을 뻘뻘 흘리며 거친 숨을 뱉는 승욱을 보고 범수가 얼굴근육에 힘을 풀고 말했다.

“아니야. 딱 맞춰 왔어.”

눈이 녹는 것처럼 온화한 목소리에 지한이 자신도 모르게 옆을 돌아봤다.

영훈에게서 듣고, 자신이 직접 경험한 박범수 감독은 이렇게 부드럽게 말할 사람이 아닌데.

지금 들어온 사람이 어지간히 소중한 사람인가 봐.

고슴도치처럼 가시를 세우는 박 감독을 진정시키는 사람이라.

지한이 막 들어온 승욱을 자리에서 일어나 반겼다.

“안녕하세요, 오지한입니다.”

“아! 그! 안녕하십니까. 류승욱이라고 합니다.”

“승욱이가 조감독 할 거야.”

“그렇군요. 의자 내올게요.”

“아닙니다. 제가 가지고 오겠습니다.”

“의자 어디 있는지 모르시잖아요. 여기 잠시만 계세요.”

얼떨결에 몸값이 수십, 수백억이나 되는 부리게 된 승욱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안절부절 할 때 범수가 한마디 했다.

“이걸로 오지한이 화낼 일은 없으니까 걱정하지 마.”

“감독님 그래도 주연 배우인데 너무 막 부르시는 게 아닐까요?”

“나보다 나이 어리니까 괜찮아. 이걸로 기분 나빠할 친구도 아닌 거 같고. 일단, 좋은 배우야.”

까다로운 박 감독의 입에서 ‘좋은’ 배우라는 말이 나오다니.

같이 촬영하지 않는 이상 배우를 평가한 적이 없던 박 감독의 말에 승욱이 놀란 얼굴로 지한이 나간 문을 쳐다봤다.

“마음에 드셨나 보네요.”

“그래. 콧대 높던 다른 놈들이랑은 다르지.”

우리 감독님이 진짜 마음에 드셨나 봐.

연이은 칭찬 콤보에 승욱이 피식 웃었다.

“너도 서 있지 말고 이리로 와. 이거 보고.”

“저 올 줄 아셨어요?”

“안 오면 어쩔 수 없지만 혹시 모르니까.”

자신의 몫으로 따로 준비된 서류를 보고 승욱이 묻자 범수가 작은 목소리로 대답했다.

계약서를 보여주면서 설득하실 땐 언제고 쑥스러워 하시긴.

세월이 지나도 변함이 없는 범수의 행동에 승욱이 아무 말 없이 서류를 받아들었다.

“여기. 의자 가져왔습니다.”

“고맙습니다. 이제 제가 들게요.”

승욱이 지한에게서 의자를 받아들고 자신의 자리에 앉았다.

가운데 앉은 박 감독을 중심으로 왼쪽에 지한이, 오른쪽에 승욱이 앉았다.

똑똑

“오디션 시작할까요?”

“그래. 들여보네.”

박 감독의 말을 기점으로 <장난(The Game)>의 오디션이 시작됐다.

* * *

대기실을 가득 채운 배우들이 차례대로 호명됐다.

오디션을 마친 배우들이 하나둘씩 대기실을 떠났지만 대기실의 공기는 여전했다.

남은 사람들이 각자의 마인드 컨트롤 방법으로 마음을 다스리고 있을 때 오디션장 문이 열렸다.

조금 전 불려 갔던 사람들이 걸어 나왔다.

나오는 사람들의 얼굴에는 후련함이 떠 있기도 했고, 작은 분노와 자책이 담겨 있기도 했다.

그걸 봐도 저 사람들의 오디션 결과를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저 사람은 잘 안 된 것 같네.’

깨달음을 불시에 찾아오는 거라고 공수래공수거라는 진리를 깨우친 선호가 편안한 마음으로 오디션을 마치고 나온 참가자들을 평가했다.

참가자 뒤에 나온 직원이 배우의 이름을 불렀다.

“이종현 배우님, 최강일 배우님, 황선호 배우님. 안으로 들어와 주세요.”

자신과 함께 들어가는 사람의 이름을 들은 선호가 속으로 경악했다.

아까 매니저 형이 말한 사이가 좋지 않은 두 배우의 이름이었다.

거의 마지막 차례인 건 아무래도 좋았지만 하필 저 사람들이랑 같이 들어가다니.

고래 사이에 낀 새우 꼴 나는 게 아닐까?

선호가 애처로운 눈으로 매니저를 돌아봤다.

‘형. 나 어떡해?’

‘힘내라 선호야.’

선호의 구조신호도 모르고 매니저가 잔뜩 힘 준 눈으로 선호를 응원했다.

이 형은 사람 마음도 모르고.

곰 같은 형은 평생 새우의 마음을 모를 거야.

“황선호 배우님?”

“네! 여기 있습니다!”

성격 나쁜 범고래 사이에 끼인 새우, 황선호가 침을 꼴깍 삼키고 안으로 들어갔다.

방에는 참가자들이 앉을 자리가 나란히 3개 놓여있고 그 앞에 심사를 보는 사람들이 제각각의 모습으로 앉아 있었다.

가운데 앉은 사람은 한때 천재, 명장이라고 불렸던 박범수 감독이었고, 그의 왼쪽에는 그 배우 오지한이 앉아있었다.

‘그런데 오지한의 반대편에 앉은 사람은 누구지?’

익숙한 얼굴이 아니었다.

형이 알려준 심사위원 정보에 저 사람은 없었던 것 같은데.

선호가 승욱의 존재를 보고 고개를 기울이고 있을 때, 배우들의 이름을 불렀던 직원이 배우들에게 자리를 안내했다.

“왼쪽부터 호명한 순서대로 앉으시면 됩니다. 이종현 배우님, 최강일 배우님, 황선호 배우님 순서로 앉아주세요.”

“네!”

직원의 말에 선호가 크게 대답하고 나머지 두 배우는 말없이 자리에 앉았다.

평소 사이가 좋지 않은 걸 반영하기라도 하듯이 둘은 서로가 있는 곳을 피하듯 의자 한쪽에 바짝 붙어 앉았다.

심사위원들의 날카로운 눈은 둘의 그런 모습을 놓치지 않았다.

‘심사위원 앞에서 저렇게 사이가 좋지 않음을 티 내다니. 배우들이라는 사람들이. 쯧쯧.’

‘소문대로 둘 사이가 좋지 않네.’

‘만약 통과를 시킨다면 둘 중 하나가 좋을까.’

짧은 순간에 이종현과 최강일에 대한 평가를 마친 후 범수가 오디션을 볼 장면을 지정했다.

“미리 안내한 대본 중에 3번 대본을 연기해 보지. 먼저 이종현 배우부터.”

“네.”

“준비가 되면 말해주게.”

“바로 들어가도 됩니다.”

종현이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미리 대본을 숙지하고 왔다는 점을 어필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하지만 범수는 그런 것에 전혀 감흥을 받지 못하고 바로 심사에 들어갔다.

오랫동안 범수와 손발을 맞췄던 승욱이 능숙하게 타이밍을 보고 지문을 읽었다.

“우왕좌왕하는 사람들 사이로 성진이 사회자에게 달려든다.”

승욱의 말이 끝나자 금세 성진 역에 몰입한 종현이 사회자의 멱살이라도 움켜잡은 것처럼 두 손으로 허공을 쥔 채로 악을 쓰듯이 말했다.

“저게 뭐야! 이거 뭐냐고! 왜 사람을 죽여!”

종현의 말에 지한이 받아쳤다.

“저도 잘 몰라요! 저도 여러분들처럼 사회자로 초대받은 것뿐이라고요!”

“그게 말이 돼! 너 뭐 알고 있지! 말해! 말하라고!!”

“몰라요! 모른다고요!!”

“됐어! 난 여길 나가겠어! 어서 나가는 방법을 말해!”

종현의 연기는 분노가 가득했다.

눈앞에서 일어난 상황에 공포를 느낀 나머지 자기방어를 위해서 분노를 표출하는 성진의 연기를 잘 해 주었다.

‘하지만 그것뿐이라면 더 볼 필요도 없겠군.’

모든 대본을 전부 다 준 건 아니지만 오디션을 위한 대본은 총 5개.

그 대본을 전부 줬음에도 성진을 그저 분노만 많은 놈으로 묘사했다면 더 볼 필요도 없었다.

조금 더 지켜보던 범수가 종현의 연기가 끝나자마자 질문을 던졌다.

“잘 봤네. 이종현 배우. 성진의 연기를 그렇게 한 이유가 뭔가?”

“성진은 힘을 과시하는 스타일입니다. 다른 대본에서의 상황 속에서도 힘이나 남자라는 걸 강조하는 대사가 많았죠. 그런 성진이 자신의 힘으로 어찌할 수 없는 상황 속에서 가장 만만한 사회자에게 분노를 표출할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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