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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샵 실장의 말에 지연이 눈을 감았다.

고작 인터뷰하는 건데 이렇게 일찍 샵에 와서 메이크업을 받느냐고 하겠지만 인터뷰가 그냥 질의응답으로 끝나는 게 아니었다.

거기서 찍힐 사진도 사진이거니와 어딜 가나 사진이 찍히기 때문에 기본 메이크업은 필수였다.

“언니 우리 대본리딩 때 촬영해?”

“당연하지. 요즘은 대본리딩 촬영해서 홍보하는 게 기본이잖아?”

“그날에도 샵에 와야 해?”

“네가 싫으면 그냥 가도 돼.”

“지연이 정도라면 그냥 가도 압살이지.”

“그쵸? 우리 지연이는 쌩얼도 완벽해서.”

“언니 여기 나만 있는 거 아니야.”

“뭐 어때? 지구가 낳은 또 하나의 보석님?”

“2016년 세계 최고의 미녀 아니신가? 자부심을 가지지?”

“하아.”

지연이 배 속 깊숙이 숨을 들이쉬었다가 내쉬었다.

‘미스 뷰티’라는 드라마 때문에 괜히 ‘2016년 최고의 미인’이라는 수식이 붙었다.

어느 기사에서 쓴 어그로성 제목이었던 것 같은데 그게 어느새 밈처럼 여기저기 사용되어 날 수식하는 관용구가 되어버렸다.

나도 내 얼굴이 잘났다는 건 알지만, 회귀한 지 몇 년이 되어서 익숙할 법도 하지만 그래도 내 입으로 내 얼굴 잘났다고 하는 건 부끄럽단 말이지.

“뭘 그렇게 부끄러워해. 이제 적응할 때도 되지 않았어?”

“그래도 여전히 그것만은 안 익숙해지네.”

“하긴 매일매일 예뻐지니까 안 익숙해질 만도 하네.”

“언니….”

“이 실장 말이 맞는데? 나였으면 네 얼굴 마르고 닳도록 쓰고 다녔을 거야.”

내 얼굴은 비누처럼 쓰면 닳아지는 게 아닌데요.

지연이 뭐라고 하려고 할 때, 은주가 끼어들었다.

“그렇죠? 나였으면 맨날 사진 찍어서 SNS에 올렸을 건데.”

“그럼 셀럽이 뭐야. 여기저기에서 연예인 하자고 줄을 섰을걸요?”

“어쩔 수 없네요. 지연아, 넌 다시 태어나도 연예인을 해야 해.”

그건 모르는 일인데.

이미 회귀까지 한 몸이라고.

다시 태어나면 그땐 또 다른 상황이지 않을까?

지연이 입을 꾹 닫고 무념무상에 빠졌다.

‘만약에 내가 지연이라면’이란 가정에 빠져 이런저런 상상을 펼치는 두 사람의 말이 자장가처럼 들렸다.

* * *

“저기 온다.”

“차태석이다.”

“남자 주연으로 뽑혔다면서?”

“지연의 상대라고 하기에는 조금 밀리지 않나?”

“아까는 배우 진종명이 왔었지?”

“진종명도 아침 드라마 전문 아니었어?”

“뭐가 문제야. 지연이 나오는데.”

리딩 촬영장에 들어오는 배우들이 늘어날 때마다 배우 한 명 한 명에 대한 주목도가 올라갔다.

아침 드라마 경력만 20년이 다 되어 가는 배우.

순수한 연하남 이미지만 가지고 있던 젊은 배우.

나쁜 역할만 맡았던 배우.

의외의 배역에 캐스팅된 스타 배우 등등.

지연의 차기작 <거부할 수 없는, 사랑>에 캐스팅된 배우들이 한자리에 모일수록 사람들은 캐스팅에 의문을 가졌다.

그들이 기존에 가지고 있던 이미지가 연상되지 않는 배역을 맡은 경우가 많았던 것이다.

‘하지만 저 자리에 캐스팅됐다는 건 저 사람들이 그만큼 간절한 마음으로 연기를 했기 때문이지.’

기자들과 자리에 모인 사람들이 의문을 가질수록 리딩이 끝나고 나면 저들의 표정이 어떻게 바뀔지 기대가 됐다.

모든 배역의 오디션 현장에 참여했던 블레스 스튜디오의 제작 실장 성소정은 현장을 지휘하며 바쁘게 움직이는 홍보팀장을 보며 미소 지었다.

“성 실장. 다 왔어?”

“네. 다 왔네요.”

“알았어. 그럼 감독님 모셔오라고 할게.”

소정이 고개를 끄덕였다.

강해성 감독을 일부러 대본리딩 직전에 부르는 것은 오랜만에 현장에 복귀하고, 또 감독 데뷔를 하는 강해성을 배려한 것이기도 하지만 소담을 연상시키는 것을 막기 위함이었다.

모처럼 회사에서 중요한 일을 진행하려고 하는데 소담같이 불길한 이름을 연상시킬 필요가 있나.

뭐, 이후에 있을 반전을 위해서 배우들에게 더 주목시키려는 의도가 있기도 했고.

이윽고 직원이 강해성 감독과 조연출을 데려오자 대본리딩은 곧바로 시작됐다.

“안녕하세요, <거부할 수 없는, 사랑>의 연출을 맡은 감독 강해성입니다. 이 자리까지 많은 사람의 도움을 받아 왔으니 그 사람들에게 누가 되지 않도록 멋진 영화 만들어 보겠습니다.”

해성이 사람들을 향해 고개를 꾸벅 숙였다.

강한 의지를 보이는 감독의 말에 배우들이 박수를 쳐 해성을 응원했다.

주요 스태프들 소개 다음에는 배우 소개였다.

미리 알려준 순서대로 지연의 차례가 오자 내부에 있는 공기가 일순 바뀌었다.

모두의 시선에 기대와 믿음이 달렸다.

영화는 감독 놀음이라고 하지만 <거부할 수 없는, 사랑>만큼은 중심에 지연이 있었다.

묻힐 뻔했던 시나리오를 발견하고, 사람을 모으고, 세간의 주목을 받게 만들 만큼 영향력을 끼친 사람.

범접할 수 없는 아우라를 두른 지연이 자리에서 일어나 또렷한 목소리로 말했다.

“안녕하세요, <거부할 수 없는, 사랑>에서 우연희 역을 맡은 지연입니다.”

252. <거부할 수 없는, 사랑> 촬영

[강해성 감독×지연×차태석 ‘거부할 수 없는, 사랑’ 1월 크랭크인]

2017년 새해.

가족들과 함께 새해를 보낸 ‘거부할 수 없는, 사랑’ 팀은 산뜻한 마음으로 촬영에 들어갔다.

“자자. 고사 끝내고 바로 촬영해야 합니다.”

“어잇! 거기 조심해.”

“죄송합니다.”

고사를 준비하느라 촬영장이 분주했다.

첫 촬영이 있는 오늘, 강해성 감독과 스태프들의 제안으로 고사상이 차려졌다.

워낙 전에 있던 소담에서 당한 일이 있던 사람들이라 만에 하나라도 철저하게 대비하려는 저들의 심정이 이해가 갔다.

“언니 돈은 뽑아왔어?”

“뭘 이런 데 네 돈을 쓰니. 회사에서 두둑히 챙겨 줬어.”

“이런 데 내 돈을 쓰지 왜 회삿돈을 써.”

“사장님이 이런 거 몇 푼 하냐고 배우 주머니를 터냐며 고사상에 올라가는 봉투는 전부 회사에서 준비하라고 하셨어.”

사장님….

오랜만에 느끼는 사장님의 플렉스에 지연이 이마를 쳤다.

아무튼 공 사장의 준비로 남들보다 더 두둑한 봉투를 준비한 지연이 고사 준비가 끝난 걸 확인하고 다가갔다.

크랭크인이라 찾아온 기자들과 메이킹 카메라가 고사 장면을 찍을 준비를 마쳤다.

“그럼, 감독님 시작하시죠.”

직원의 말에 해성이 축문을 들었다.

생전 처음 듣는 NG의 귀신, 대박의 귀신 등등이 낭독되고 축문을 다 읽은 감독이 먼저 절을 올렸다.

“지연아, 네 차례야.”

은주에게서 봉투를 받은 지연이 앞으로 나섰다.

이 영화의 중심이나 다름없는 지연의 등장에 모두의 시선이 지연에게 향했다.

지연이 술을 채운 잔을 들고 말했다.

“모두가 무탈하게 촬영을 끝내길 바라며 우리 영화 대박 나게 해 주십시오.”

간절하게 기도를 말하는 지연의 모습이 꼭 영화의 한 장면 같았다.

제사를 올리는 무녀 같은 모습에 촬영장에 있던 사람들은 잠시 자신들이 다른 영화를 찍는 게 아닌가 하는 착각에 빠졌다.

절을 한 지연이 돼지 입에 두둑한 봉투를 물리고 자리에서 나오자 환상에서 깨어난 사람들이 정신을 차리고 하나둘씩 줄지어 자리 위에 올라갔다.

지연이 옆에 오자 은주가 작은 목소리로 속닥였다.

“아니, 넌 무슨 기도를 그렇게 영화 찍는 것처럼 하냐.”

“? 난 그냥 진지함과 간절함을 담아서 말한 것뿐인데.”

“누굴 탓하겠어.”

자신 때문에 촬영장이 일순 시공간을 역행했다는 것을 알기나 하는 건지.

순진한 얼굴로 태연하게 대꾸하는 지연을 보고 은주가 고개를 저었다.

그래, 우리 지연이 탓이 아니야.

그냥 우리 지연이가 너무 잘나서 생긴 착각이야.

은주가 고개를 털며 혼자 납득했다.

이윽고 모두의 절이 끝나고 축문을 태웠다.

“<거부할 수 없는, 사랑> 파이팅!”

파이팅!!!!!

모두가 영화의 대박을 기원하며 파이팅을 외쳤다.

* * *

“하아.”

입김이 허공에서 뿌옇게 흐려졌다.

손발이 오그라들고 몸이 움츠러드는 겨울의 한복판.

그런 겨울을 온몸으로 체감하는 오늘은 바로 야외 촬영이 있는 날이다.

영화의 특성상 늦은 시간에 야외촬영을 하는 장면이 많은지라 매니저들에게는 배우의 컨디션을 관리하는 것으로 비상이었다.

“지연아, 여기 핫팩.”

“고마워, 오빠.”

“어디 불편한 곳은 없어? 추우면 말해. 껴입을 거 더 가져올게.”

“아무리 겨울옷이라고 해도 더 껴입으면 화면에서 바로 티가 날 거야.”

“최대한 얇은 걸로 가져왔어. 하나 정도는 괜찮을 거야.”

“그럼 더 추워지면 생각해 볼게.”

“알았어. 추우면 바로 말해.”

“신나야 혹시 모르니까 씬 끝나고 나면 더운 물 담은 텀블러 바로 가져와.”

“넵. 준비하고 있겠습니다.”

지연의 주위를 둘러싸고 여기저기를 살피면서 매니저들이 호들갑을 떨었다.

그럴 수밖에 없었다.

오늘 촬영하는 씬은 지연이 처음으로 스토커의 존재를 인지하는 스릴 넘치는 씬이었으니까.

추운 겨울 밖에서 기묘한 만남과 대치를 촬영해야 했기에 시간과 체력소모가 심할 것으로 예상돼서 지연의 팀은 이것저것 살피느라 초긴장 상태였다.

“지연 씨, 준비 다 끝나셨습니까?”

“네!”

“그럼 곧 촬영할 테니 준비해 주세요.”

“알겠습니다.”

스탠바이 신호에 지연이 카메라 앞으로 걸어갔다.

마지막으로 두르고 있던 담요까지 돌려준 지연이 호흡을 깊게 들이마시며 배역에 몰입했다.

“선배님 잘 부탁드립니다.”

끄덕끄덕

배역에 몰입하고 있는 중이라 지연이 끄덕임으로 대답을 대신했다.

지연의 태도에 태석이 정신을 차리며 자신도 배역에 몰입했다.

두 배우의 준비가 끝나자 해성이 조용히 신호를 보냈다.

모든 스태프의 준비가 끝나자 해성이 손을 들어 올렸다.

“레디, 액션.”

감독의 신호와 함께 촬영이 시작됐다.

또각또각

어느 날과 다름없이 연희가 집으로 가는 모습을 연기했다.

평범한 직장인이 퇴근하는 것처럼 집을 걸어가는 연희의 귓가에 규칙적인 발소리가 들려왔다.

뚜벅뚜벅

‘우연이겠지.’

연희가 애써 아무렇지 않은 상황을 가정하며 속도를 높였다.

또각또각또각

뚜벅뚜벅뚜벅

마치 화음을 쌓는 것처럼 연희의 발소리 위에 다른 발걸음 소리가 얹어졌다.

자신과 속도를 맞추는 발소리에 연희의 얼굴에 살얼음이 낀 것처럼 차갑게 굳었다.

“컷!”

감독의 신호에 대기하고 있던 매니저들이 자신의 배우에게 후다닥 달려가 담요를 둘러씌웠다.

“지연아, 여기 텀블러. 꼭 쥐고 있어. 마셔도 되고.”

“고마워.”

장훈과 신나의 보살핌을 받으며 지연이 감독의 신호를 기다렸다.

화면을 보는 해성의 눈빛이 고요했다.

1분도 채 안 되는 짧은 씬이었지만 빈틈없이 화면을 살핀 해성이 고개를 끄덕였다.

“좋습니다. 한 번 더 찍을게요!”

“네!”

“배우들 다시 위치로 가 주시고, 카메라 스탠바이 해 주세요.”

해성의 지시에 모두가 일사불란하게 움직였다.

스크립터가 모든 것을 기록했다.

“컷 2! 테이크 1!”

조연출이 카메라 앞에서 슬레이트를 쳤다.

촬영장에 있는 모든 사람들이 감독의 손끝을 바라봤다.

“레디 액션!”

해성의 손이 아래로 내려왔다.

* * *

겨울 촬영인지라 야외 촬영이 많을수록 배우들의 컨디션이 걱정됐다.

실내에서 하는 거라면 훨씬 컨디션 조절이 쉽겠지만 야외 촬영은 아무리 대비해도 쉽지 않았다.

게다가 드라마의 촬영 특성상 인가들이 밀집한 곳에 저녁 시간대인 것이 대부분이라 촬영 시간의 제약도 있었다.

그런 상황 속에서도 모두가 밝게 웃으며 촬영할 수 있는 것은 블레스 스튜디오에서 근로 시간과 시급을 준수했고, 또 열연하는 배우들 덕이었다.

“오디션 보길 잘 했네요. 차태석이 저렇게 범죄자 연기를 잘할 줄 누가 알았겠어요?”

“차태석도 칼을 갈고 나온 거지. 그동안 꽃돌이 연하남 이미지 때문에 배역도 다 그게 그거였잖아. 그리고 연하남 이미지는 오래 갈 수가 없어.”

“예? 왜요?”

“쟤가 천년만년 연하남이겠냐? 그리고 꽃돌이 연하남은 주연이 되기에 적합하지 않아. 요새는 영앤리치 톨앤핸섬이 대세잖냐.”

이 바닥에 오래 있으면서 트렌드를 보는 눈이 떨어지면 도태되기 마련이었다.

영화판에 있었다고 하지만 대중들의 취향이 어떻게 바뀌고 있는지는 전부 꿰고 있었다.

게다가 드라마판이면 몰라도 최근 영화 트렌드는 민주화 시기나 전쟁 시기를 찍는 것이 많았다.

그런 현장에서 꽃돌이 연하남 이미지로는 캐스팅되기 힘들었다.

“저는 저기 형사 역할을 맡은 진종명 배우도 의외예요.”

“아침 드라마 불륜남이나 갑질 재벌 2세 역이랑 완전 다르지?”

“네. 저런 베테랑 형사 같은 것도 의외로 잘 어울리네요.”

“차태석과 마찬가지로 진종명의 새로운 발견이지.”

뼈를 깎는 각오로 오디션에 참가해 배역을 따낸 배우들이다.

그 각오와 노력이 결코 쉬운 것이 아니었을 것이다.

<거부할 수 없는, 사랑>은 영화를 잘 보지 않는 대중들도 주목할 정도로 제작 준비 단계에서부터 관심을 받은 영화였다.

작은 역할 하나도 오디션 경쟁률이 다른 작품의 주요 배역에 뒤지지 않을 정도였으니 그 화제가 얼마였을지를 짐작할 수 있었다.

그런 경쟁률을 뚫고 뽑은 배우들이 온몸을 불사르듯이 연기를 하니 촬영장의 열기가 뜨거운 것은 당연했다.

“지연 씨. 여기서부터 저기까지 뛰는 건데 괜찮겠습니까?”

“괜찮습니다. 제가 몸 쓰는 것도 잘합니다.”

지연의 자신만만한 대답에 해성이 푸근하게 웃었다.

눈앞에 있는 사람 덕에 아들과 오해도 풀고 몇 년을 품에 안고 있던 시나리오도 빛을 볼 수 있었다.

캐스팅 목록에 있는 배우들의 작품들을 보느라 아들과 함께 몇 날을 밤을 새웠다.

그중에서도 제일 인상 깊었던 것은 팔색조같이 어떤 배역이라도 잘 소화하는 지연이었다.

지연의 연기에 대해서는 더는 의심할 것이 없었다.

“저녁 시간이라 시간이 얼마 없습니다. 이번에도 한 번에 부탁합니다.”

“감독님 저는요?”

“물론 우리 차 배우님도 잘 부탁드립니다.”

오늘은 지연이 스토커를 피하다가 사고를 당하는 장면이었다.

주택가 골목에다 저녁 시간이라 통제할 수 있는 시간이 얼마 없었다.

그것도 지연이라는 이름 덕에 겨우 허가를 받아 낸 시간이었다.

이 시간 동안 촬영을 끝마치려면 작은 실수도 조심해야 했다.

“그럼 두 사람 다 잘 부탁드립니다.”

“네!”

“네!”

지연과 태석이 씩씩하게 대답했다.

영화 분위기는 무거울지라도 촬영 현장은 수학여행에 온 것처럼 화기애애했다.

* * *

“레디 액션!”

해성의 신호에 지연이 골목길을 달렸다.

어두운 골목길을 뛰는 지연의 얼굴이 가로등 조명 아래에 비칠 때마다 연희의 공포와 불안이 드러났다.

카메라 렌즈 너머로 그 모습을 지켜보는 기율은 지연의 얼굴을 잡으며 카메라에 연희의 감정을 담았다.

“헉헉, 허억.”

큰길까지 뛰어가는 연희의 눈동자가 불안하게 떨렸다.

렌즈에 고스란히 담기는 긴박한 감정을 담으며 기율은 자신의 호흡까지 거슬릴까 봐 숨을 죽였다.

“컷!”

해성이 커트 신호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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