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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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대가 쑥대밭이 됐는데 책임자들이 무사할 리 없었다.

사고가 없었다는 지한의 사정을 이해한 장훈이 고개를 끄덕일 때 지연은 지한의 말에 한 사람을 떠올렸다.

‘지한이는 잘 지내고 있대.’

‘정말요? 사장님한테도 힘든 거 말 안 해요?’

‘걱정 마. 내가 확인했는데 한동안 유명인이 와서 부대가 떠들썩하긴 했는데 그 이후로는 평범한 군인으로 잘 있다고 했어.’

‘확인이요?’

‘아는 사람이 군인이라 잘 지내는지 확인해 달라고 했거든.’

‘그렇구나. 그렇다면 안심이지만…. 남들은 군대 가면 군대 얘기만 한다는데 지한이는 너무 안 해서 문제예요.’

‘여자들은 군대 얘기 싫어하니까 너한테도 말 안 하는 것 같더라.’

‘그래도 말은 해 주지. 그냥 훈련 잘 받고 있다고 하니까 의심하지.’

‘아는 사람한테 자주 확인해 달라고 할게.’

‘부탁할게요, 사장님.’

어느날 주민과 대화했던 걸 떠올린 지연이 합리적인 가정을 내놓았다.

설마 쑥대밭으로 만든 건 사장님이 ‘아는 군인’이 아니었을까?

그런데 한 부대를 들어 엎으려면 어느 정도 직위에 있어야 하지?

회귀 전이나 회귀 후나 군대 얘기를 들을 일이 드물었던 지연이 고개를 숙이고 고민했다.

“누나?”

“어? 왜?”

“무슨 생각해?”

“아니야. 그냥.”

내가 괜한 생각을 한 거겠지.

지연이 고개를 흔들어 생각을 털어냈다.

“그냥. 빨리 집에 가자.”

“그래.”

“집에 가면 뭐 할까? 먹고 싶은 거 있어?”

“그냥 누나가 해 주는 거면 다 좋은데.”

“대충 말하지 말고 진지하게 생각해 봐.”

“그냥 집밥이면 다 좋을 거 같아.”

군대 간 남자들이 다 그렇듯 휴가 나오면 제일 먼저 생각나는 게 집밥이다.

그래도 모처럼 나온 건데 지난번에 나왔을 때랑 달라진 게 없는 것 같은 동생의 요구에 지연이 다른 대답을 촉구했다.

“다른 건?”

“음…. 더 먹고 싶은 건 없는데.”

“배달 시키고 싶은 건 없어? 치킨이나 피자 같은 거.”

“그건 천천히 먹으면 되지.”

“그럼 하고 싶은 건?”

“영화랑 드라마 보고 싶어. 이번에 누나가 찍은 것도.”

“‘미스 뷰티?’”

안 그래도 첫 방송 할 때 같이 보고 싶었는데.

동생이 자신이 찍은 드라마를 보고 싶단 말에 지연은 가슴이 뭉클해졌다.

아, 평소엔 안 그러는데 동생이 군복을 입고 있으니까 괜히 감수성이 풍부해지는 거 같아.

한동안 전쟁이나 군인 나오는 건 전부 아웃이다.

“군대 안에 있어도 누나 얘기 많이 들리더라.”

“무슨 얘기?”

“그냥 뭐.”

이상형이라면서 누나 한번 보려고 내 주위를 얼쩡거리던 놈들이지.

그딴 놈들한테 누나를 보여 줄 상 싶나.

지한이 비틀리는 입가를 숨긴 채 고개를 돌렸다.

“그냥 뭔데.”

“예쁘다 같은 말이지.”

“역시 젊은 남자들을 가둬놓은 군대답군.”

“그게 무슨 말이야?”

“칭찬이 예쁘다는 것밖에 없는 것 같아서. 군인들은 치마 걸치면 다 좋아하잖아.”

어디서 주워들은 말을 하는 지연을 보고 지한의 눈에 잠시 알 수 없는 빛이 스쳤다.

안에서 녀석들이 여자 연예인을 보고 무슨 말을 하는지 몰라서 하는 말이겠지.

사장님이 수를 쓴 덕에 모처럼 문제없는 군 생활을 하고 있다지만 남자들만 있는 곳에서 여자 얘기가 안 나올 수 없다.

자기 앞에서는 그나마 누나를 덜 언급하긴 하는데 그렇다고 내가 모를 줄 아나.

“지한아?”

“아. 미안. 여자라면 환장하는 거 같긴 한데 그래도 누나 노래랑 연기 좋다고 하는 사람도 많아.”

“정말? 내가 한때 군통령이긴 했지.”

내가 간 군대 위문공연만 몇 번인데.

잠시 혼자 뿌듯해하고 있을 때 지연의 시야에 불쾌한 것 같은 동생의 얼굴이 보였다.

“왜 그래?”

“아니야.”

“뭔데.”

“빨리 집에 가자. 갑자기 피곤해졌어.”

“피곤해? 훈련이 힘들었어?”

“…응. 어제는 조금 힘들었어.”

“그럼 안 되지. 장훈 오빠. 빨리 가 줘.”

“지금도 제한 속도를 지켜서 최대한 빨리 가는 중이야.”

장훈이 속도를 조금 더 높였다.

제한속도를 아슬아슬하게 지키는 벤이 도로를 매끄럽게 나아갔다.

* * *

시골 할머니에 빙의하여 동생의 입에 하루 종일 먹을 걸 물려 준 지연이 뿌듯한 얼굴로 매실차를 들고나왔다.

자신이 왔다고 주방에서 폭주한 지연을 말리지 못한 지한이 선이 옅어진 복근 위로 손을 얹은 채 소파에 등을 기대앉았다.

컹!

소파에 앉은 지한의 위로 인절미가 달려들어 마구 치댔다.

“헉. 인절미. 거기, 거긴 누르지 마. 웁.”

덩치가 덩치인지라 온몸을 치대는 인절미가 지한이 배 위에서 팔팔 뛰었다.

동생의 안색이 안 좋아진 걸 본 지연이 인절미를 연행했다.

“내일까지 인절미 너 소파 위에 올라오는 거 금지.”

끄웅

“지한이가 와서 좋은 건 알겠지만 조금 진정해.”

지연의 말에 인절미가 촉촉한 눈으로 지한을 돌아보았다.

흡사 ‘혀엉….’이라고 말하는 것처럼 간절한 눈빛에 지한이가 피식 웃으면서 지연을 말렸다.

“누나 내버려 둬. 따지고 보면 내가 잘못한 거잖아. 내가 잘 안 나오니까 그런 거지, 뭐.”

“알긴 아네.”

“그래도 덕분에 말년에 휴가 몰아서 나올 수 있잖아.”

“그건 좋지만 기다리는 동안 안 나오는 가족 때문에 오만 생각이 다 들었다고.”

꾸준히 연락하면 뭐 하냐.

얼굴 한 번 봐야 안심이 되는데.

지연의 지적에 지한이 또다시 회피했다.

불리한 상황에서 대답을 미루는 동생을 얄밉게 쳐다본 지연이 탁자에 내려뒀던 매실차를 건넸다.

“마셔.”

“고마워.”

따뜻한 매실차가 목을 타고 넘어가자 벌써 조금 소화가 되는 기분이었다.

지한이 편안한 얼굴로 매실차를 홀짝였다.

그런 지한의 시선에 높이 쌓인 종이 뭉치가 보였다.

“그런데 저건 뭐야?”

“어떤 거?”

“저거. 전부 대본이야?”

“아아. 이번에 작품 선정하느라 창고에 박혀 있던 대본까지 다 끌어왔거든. 가져다 놓으려고 했는데 계속 미뤄졌네.”

“창고까지?”

작품 고르느라 힘들었단 말은 들었지만 창고에 박혀 있던 것까지 꺼내왔을 줄은 몰랐네.

대본의 산을 본 지한이 흥미로운 얼굴로 종이 뭉치들을 보았다.

누가 배우 아니랄까 봐 대본이라는 말에 시선을 떼지 않는 동생을 보고 지연이 매실차를 홀짝이며 말했다.

“궁금하면 가서 봐도 돼.”

“아. 안 돼.”

“왜? 가서 봐. 꽤 재밌는 거 많았어.”

“안 돼. 보면 하고 싶을 거 같단 말이야.”

보게 되면 하고 싶은 걸 참기 힘들 거다.

그러면서도 대본에 흥미가 가는 걸 막을 순 없는지 동생의 눈이 자꾸 대본 쪽으로 향했다.

“하고 싶으면 하는 거지. 전역도 얼마 안 남았는데.”

“아직 3개월 남았어.”

“얼마 안 남았네. 마지막엔 휴가 몰아서 쓸 거라며. 그럼 대략 2개월이지.”

“….”

지연의 말에 솔깃한 지한의 귀가 쫑긋 움직였다.

말은 안 하지만 솔직한 동생의 반응을 본 지연이 몸을 일으켜서 대본을 품에 안고 돌아왔다.

“하고 싶은 거 해. 영화나 드라마 보고 싶으면 보고. 휴가잖아. 모처럼 나왔는데 해야지.”

“그럼 조금만.”

근질근질한 몸과 누나의 달콤한 말에 넘어간 지한이 조심스럽게 맨 위에 놓인 대본을 집어 들었다.

여전히 연기를 좋아하는 동생을 본 지연이 대본 몇 개를 꺼내 동생 앞에 척척 내려놓았다.

“누난 이게 좋더라.”

“그럼 그거 먼저 볼래.”

“다른 것도 가져올게.”

“응.”

지연이 거실 테이블에 차곡차곡 대본을 쌓았다.

어느새 두 사람은 나란히 기대앉아 대본을 보며 대사를 주고받았다.

모처럼 단란한 두 사람만의 시간이었다.

251. 대본리딩

“지한아 어제부터 그 대본만 보네?”

“아. 그게 재밌어서.”

대본 무덤에서 골라줬더니 마음에 들었는지 저 대본만 품에 끼고 살았다.

저게 재밌긴 하지.

가끔 몰입했는지 자신도 모르게 진지하게 대사 연기를 하기도 하던데 역시 내 동생은 연기를 할 때가 제일 잘생겼단 말이지.

“그거 할래?”

지연의 말에 지한이 화들짝 놀라며 지연을 돌아봤다.

그리고 대본을 보더니 덮고 테이블 위에 올렸다.

“아니, 됐어.”

“됐긴. 제대도 얼마 안 남았잖아. 너 한다고 하면 제대 일정에 맞춰서 할 수 있게 세팅 다 해 놓을게.”

“그래도 아직 군인인데 작품 얘기 나올 순 없잖아.”

“시나리오 권리만 사 놓으면 되지. 어차피 우리 영화 제작 인력 계속 모집 중이야.”

혹하는지 지한의 손가락이 움찔하는 게 보였다.

동물처럼 귀나 꼬리가 달려 있으면 금방 쫑긋 세울 것 같았다.

자기도 하고 싶으면서 아닌 척하기는.

오랫동안 군대에 들어가 있느라 잠시 이쪽과 떨어져 있었지만 지한의 본질은 연기를 사랑하는 배우였다.

그것도 연기를 너무너무 좋아해서 어릴 때부터 왕성하게 활동했던 배우.

“그렇게 좋아하는 연기를 억지로 못 하고 있는데 네가 어떻게 참겠어.”

“…나는 지금 군인이니까.”

“요새 군인은 자기개발도 열심히 한다는데 너도 안에서 하면 되는 거 아니야?”

“군대에서는 드라마보다는 음방이 대세더라고.”

지한이 최근 걸그룹 트렌드가 뭔지 전부 줄줄줄 읊었다.

미국에 빌보드가 있으면 군대에는 군보드가 있다고 하더니.

내 동생도 군인 되더니 걸그룹에 눈이 뜬 걸까.

저렇게 노래를 부르는 모습을 보니까 조금 낯설었다.

“아무튼 그거 하고 싶은 거지?”

“그래도 될까?”

“될까가 뭐야 하고 싶으면 하는 거지.”

그리고 우리가 하고 싶다고 하면 도와줄 사람이 얼마나 많은데.

일단 우리 사장님, 영훈 오빠, 미나 언니, 탑엔터 식구들, 사장님네 회장님, 은주 언니, 장훈 오빠 등등.

예전이랑 달리 지금 우리의 곁에는 많은 사람이 있으니까 괜찮았다.

“그러니까 너는 하고 싶은지 아닌지만 말해. 나머진 우리가 도와줄 테니까.”

“믿음직스러운데?”

“그럼, 내가 누나잖아.”

자신만만하게 말하는 지연을 보면서 지한이 졌다는 듯이 두 손을 들었다.

지한이를 본 지연이 곧장 폰을 집어 들었다.

“누나? 어디 전화해?”

“영훈 오빠한테. 너 영화 하고 싶다고 했다고 말해주려고.”

“이렇게 빨리?”

“오빠는 네 복귀작이라고 하면 좋아할걸?”

무려 그 오지한의 제대 복귀작이 아닌가.

여러모로 화제가 안 될 리 없었다.

-어, 지연아.

“영훈 오빠.”

-그래. 무슨 일이야? #[email protected]^%$# 어, 잠시만

밖에서 다른 사람들이랑 같이 있는지 잠시 영훈 오빠의 말이 끊겨서 들렸다.

잠시만이라고 말한 영훈이 이동하는 듯 부스럭거리는 소리가 들리고 스피커 너머가 조용해졌다.

-미안, 밖이어서. 그래서 무슨 일이라고?

“지한이가 하고 싶은 시나리오가 있는데 이거 제작할 수 있을까?”

-지한이가?

“응. 지난번에 창고에서 나온 대본 중에 하나 보고 지한이가 꽂혔어.”

지연의 말에 영훈이 ‘아~’ 하는 소리를 냈다.

하긴 내가 창고에 있는 시나리오 털어온 게 회사 내에서 유명하긴 했지.

그거 때문에 제작 인력도 확장했고, 장비도 구매하고 난리였다.

이것도 좋은 소식이긴 했다.

지한이의 차기작도 우리가 관리할 수 있고, 직접 제작하는 쪽이 여러모로 이득이니까.

일이 또 바빠지겠네.

그래도 뭐 지한이가 하고 싶은 게 정해졌다면 좋은 일이지.

-그런 거라면 오빠한테 맡겨. 알아서 해 놓을게.

“그런데 지금 지한이가 군인이잖아. 벌써 차기작 말 나와도 될까?”

-걱정 마. 우리가 누구냐. 문제 안 되게 알아서 준비해 놓고 지한이가 제대하면 바로 들어갈 수 있게 세팅해 놓을게.

“부탁해.”

-뭘 부탁까지야. 오랜만에 지한이 나왔는데 재밌게 놀아라. 이번엔 바빠서 지한이 못 만나겠네. 미안하다고 해 줘.

용건을 마친 영훈이 바쁜지 전화를 끊었다.

지연이 지한을 보고 뿌듯한 얼굴로 브이를 그렸다.

“오빠가 해 준대.”

“형 바쁠 텐데.”

“어차피 너 제대하면 바빠.”

맞는 말이었다.

뭐가 됐든 바쁠 거 지금부터 준비하는 게 나쁘진 않지.

“그럼 남은 시간은 같이 드라마나 볼까? 너 내 드라마 볼 거라면서.”

“좋아. 그럼 같이 보자.”

지한이 리모컨을 들었다.

비록 본방송은 아닐지라도 두 사람은 다시보기로 1화를 함께했다.

* * *

다시 지한이를 보내고 지연이도 일상으로 돌아왔다.

영화에 들어가기 전까지 최대한 ‘미스 뷰티’의 화제성을 이용하고 싶었는지 여기저기서 오는 섭외 연락에 몸이 10개라도 부족한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

오늘도 인터뷰와 광고 촬영, 보이는 라디오까지 일정이 빽빽했다.

숍에서 인터뷰를 위한 메이크업을 받고 있던 지연의 옆에는 일정을 브리핑하는 은주가 있었다.

“…예뜨랑 광고 촬영 끝나면 바로 MBS로 가서 보이는 라디오야. 그것만 하면 오늘 스케줄을 끝.”

“오늘 맞아? 그거 다 하면 내일일 거 같은데.”

새벽부터 일어나서 숍에 왔는데 집에 들어가는 시간이 다음 날이다.

영화 촬영에 들어가면 개봉까지 대중들에게 노출되는 건은 줄어든다.

나도 올해 말에 있을 김은영 작가의 초히트작 <도깨비 신부>가 방영되기 전에 뽕을 뽑아 먹으려고 스케줄을 닥치는 대로 다 하고 있었다.

방연 전에 뽑아먹을 수 있는 건 전부 다 뽑아먹어야지.

게다가 저쪽에서도 <도깨비 신부>의 홍보를 위해서 올해 최고의 히트작인 <미스 뷰티>와 언급하는 기사가 계속해서 올라왔다.

덕분에 드라마가 끝나고 나서도 여전히 관심이 뜨거웠지.

이게 바로 윈-윈이 아닐까?

“어쩔 수 없어. 대본리딩 일정이 나왔거든.”

“벌써?”

“나올 때가 됐지. 캐스팅이 다 됐거든. 아주 작은 배역이라도 하겠다고 달려오는 사람들이 많아서 오디션 보느라 블레스에서 힘들긴 했지.”

“아. 고생 많으셨겠네.”

아무리 배우는 연기만 하면 된다지만 연예면을 가득 채우는 차기작 관련 기사를 못 볼 순 없었다.

미스 뷰티를 언급하면 내가 꼭 언급되고, 내 이름이 나오면 내 차기작에 관한 것도 나오니 무한의 고리 같았다.

“그래서 대본리딩은 언제야?”

“다음 주 화요일.”

“다음 주라. 얼마 안 남았네. 촬영 들어가면 이제 광고랑 방송은 줄여줘.”

“이미 조절해 놨지. 한두 번 하는 거 아니잖아?”

은주가 믿음직스러운 태도로 대답했다.

내가 이래서 언닐 좋아한다니까.

매니저가 연예인을 관리하는 직업이지만 은주 언니는 오랜 세월을 함께 한 만큼 말하지 않아도 손발이 딱딱 맞았다.

실장이 되고 나서도 여전히 내 스케줄이 있을 때마다 현장에 나오기도 하고.

잡음 없이 일을 처리하면서도 날 세심하게 배려하는 것이 보여서 좋았다.

“언니 나 촬영 들어가면 언니가 현장에 나와?”

“나갈 때도 있지만 못 나갈 때도 있을 거야. 장훈이는 계속 옆에 붙여 둘 거니까 걱정하지 마.”

“알았어. 걱정 안 해.”

“지연아, 잠깐만 눈 감아볼게.”

“네, 실장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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