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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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건. 이 영화가 당신의 커리어에 얼마나 중요한지 알고 있겠죠?”

“알고 있어.”

“에이전시에서도 당신의 활약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이 역할을 따내기 위해서 우리가 얼마나 노력했는지 모르는 건 아니겠죠?”

“…알아.”

“그럼 앞으로 남은 촬영도 잘 마무리해 주시길 바랍니다. 며칠 안 남았잖아요. 이 영화가 성공적으로 끝나면 당신의 위치도 몇 배로 상승할 겁니다.”

윌이 맡은 배우인 로건은 그동안 프로레슬러 출신이라는 것과 묘하게 차별적인 태도 때문에 실력에 비해 저평가되던 면이 없지 않아 있었다.

이번에 오지한과 대적하는 존재로 잘만 촬영한다면 그 소문을 전부 불식시킴과 동시에 그의 연기를 제대로 평가받을 수 있을 거라고 기대했다.

윌의 말에도 한동안 멍하니 허공만 보고 있던 로건이 드디어 입을 열었다.

“그런데 윌. 얕잡아 보다가 한 방 먹은 상대에게 계속 눈이 가는 건 왜일까?”

“?!”

로건의 말에 윌이 고개를 홱 들었다.

이 사람이 지금 무슨 말은 한 거야?

하지만 유능한 에이전트답게 그는 흐트러지지 않고 차분함을 가장하며 물었다.

“오지한 말입니까?”

“아니. 오지한 말고. 지연 말이야.”

“?!!!!!!!!!”

이번에는 평정을 가장하지 못했다.

그만큼 로건이 한 말은 충격적이었다.

당신, 지금, 뭐라고?

윌의 동공이 풍랑이 치는 것처럼 흔들렸다.

붕어처럼 뻐끔거리는 그의 입에선 어떠한 말도 나오지 않았다.

옆에서 윌이 충격에 빠져 망부석처럼 서 있는 것도 모른 채, 로건은 몽롱한 얼굴로 계속해서 말했다.

“있잖아. 분명 화가 나고 짜증 나던 사람이었거든? 피부는 백인 못지않게 하얗지, 눈은 또 얼마나 크던지. 가수 출신이면서 나랑은 다르게 스태프들한테 인정받는 것도 대단했어. 처음엔 전부 다 마음에 안 들었는데 어느 순간부터 나도 모르게 보고 있더라고.”

윌이 첫사랑에 빠진 사춘기 소년처럼 말하는 로건을 보고 경악했다.

뭐야 그거.

꼭 하이틴 드라마에 나올 것 같은 전개잖아.

요새 그런 식으로 했다간 시청자들한테 너무 진부하다고 욕먹을 거라고!

윌이 다급하게 입술을 뗐다.

“로, 로건. 잠시만 진정하시죠. 지연이 계속 생각나는 이유는 촬영장에서 한 방 먹었기 때문 아닙니까?”

“글쎄? 그것도 대단했지. 이때까지 날 이렇게 제압한 여자는 지연이 처음이거든. 나보다 강한 여자가 있을 줄 몰랐는데 역시 세상은 넓어.”

!!!!!!!!!!!

말을 하면서 살짝 붉어진 로건의 볼을 본 윌이 못 볼 것이라도 본 것처럼 뒤로 물러났다.

당신 뭐야.

내가 아는 로건이 아니야.

지연한테 당한 게 그렇게 충격이었나?

뇌가 맛이 간 것 같은데!

로건이 덜덜 떨리는 턱으로 간신히 말했다.

“설마 로건…지연에게 반하기라도 한 겁니까?”

“응? 아아. 그런가? 나 반한 거구나. 고마워. 나도 잘 모르고 있었는데 내 마음을 확실하게 알게 해 줘서.”

그게 아니야!

망했다. 내가 도대체 무슨 짓을 한 거지?

윌의 등 뒤로 식은땀이 흘러내렸다.

할리우드에서 사귀고 헤어지는 건 큰 흠이 되지 않았다.

배우들의 사생활은 존중해주는 편이었으니까.

하지만 이 경우는 달랐다.

이미 로건은 촬영을 하면서 오지한과 퀸즈의 눈 밖에 난 상황이었다.

그런데 이 상황에서 만약 로건이 지연에게 들이댄다?

그쪽에서 절대 그냥 두고 볼 리 없었다.

“촬영 마지막 날에 지연이 온다고 했었지? 좋아. 사나이라면 당당하게 고백해야지. 꽃은 뭘 준비할까? 역시 장미가 좋겠지? 반지도 준비해야 하나?”

그게 아니야!

윌의 머릿속에서 붉은 경고음이 이어졌다.

‘이건 막아야 해!’

208. 저기, 전화번호.

지연은 모든 촬영을 다 끝냈지만, 지한의 촬영 스케줄을 따라 촬영장에 방문하곤 했다.

물론 촬영장에 있는 모두는 지연을 영웅처럼 환영했다.

“다들 누나가 와서 좋은가 봐.”

“그러게. 왜 저렇게 좋아하지?”

“누나가 로건에게 속 시원하게 한 방 먹여 줬잖아.”

“그걸로? 와아. 그게 뭐라고 다들 이렇게까지 좋아한대?”

“그만큼 로건이 마음에 안 들었다는 증거겠지.”

도대체 뭘 어쨌길래 이 정도로 미움받았던 건지.

우리랑 대비되게 행동해서 더 미운털이 박혔던 모양이다.

쟤는 3편에도 출연해야 하는데 이래도 괜찮으려나.

지연이 로건이 있는 쪽에 시선을 두었다.

이쪽을 보고 있었던지 지연과 시선을 마주친 로건이 어깨를 떨며 고개를 돌렸다.

“그날 이후로 얌전하네.”

“그러게. 시비 걸 줄 알았는데.”

“누나가 무서운가 봐. 오늘따라 더 조용한걸?”

촬영장에서 한번 호되게 당해서일까.

그날 이후 로건은 얌전히 촬영에 임했다.

동생한테 또 시비를 걸면 대련이라도 걸 생각이었는데 그럴 필요까진 없었던 모양이다.

“누나, 저쪽은 신경 쓰지 마.”

“알았어. 저런 데 신경 쓸 수 없지. 오늘은 마지막 촬영이잖아.”

오늘은 대망의 마지막 촬영 날.

지연 역시 마지막을 기념하기 위해서 현장에 와 있었다.

“지연! 지한! 먼저 와 있었네.”

“케이티. 우리가 늦은 겁니다.”

“하지만 촬영도 없는데 일찍 와서 기다리는 건 싫은걸.”

“하아.”

케이티와 로드리오가 함께 걸어왔다.

저 두 사람도 며칠 전에 촬영이 다 끝났다.

저 덩치만 크고 머리가 텅 빈 놈만 아니었으면 지한이가 먼저 끝났을 텐데.

내가 혼내주기 전까지 로건 녀석 때문에 지한이의 촬영 스케줄이 계속 추가되었다.

이럴 줄 알았으면 더 빨리 혼내줄 걸 그랬어.

지연 속에서 로건에 대한 악감정이 더욱 상승했다.

“그런데 왠지 쟤가 지연을 쳐다보는 거 같지 않아?”

“설마 아직 지연에게 당했던 걸 속에 담아두고 있는 건 아니겠지요?”

“우와 그런 거면 진짜 쪼잔하다. 쟤는 속이 좁아서 어쩐대?”

“앞으로 촬영이 걱정이군요. 이럴 땐 지연이 부럽습니다.”

“지금 나 중간에 하차한다고 놀리는 거야?”

“그럴 리가요. 앞으로 지연과 함께 촬영을 하지 못한다니 아쉬워서 하는 말입니다.”

“어? 로드리오는 지연이랑 같이 작품 안 하게? 나는 지연이 하는 거 같이할 건뎅.”

“치사합니다, 케이티.”

케이티의 말에 로드리오가 잠시 억울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세상에 로드리오가 우리 앞에서 저런 표정을 짓다니.

그만큼 가까워진 것 같아서 지연은 어쩐지 어깨를 으쓱이고 싶었다.

길들이기 힘든 야생 동물이 따르는 것 같은 기분이었다.

‘아 모짜랑 인절미 보고 싶다. 꼬순내 맡고 싶어.’

1편을 촬영할 때는 다른 배우들도 순순히 오케이 했기 때문에 촬영장에 모짜랑 인절미를 데리고 왔지만 2편에서는 고양이, 개를 좋아하지 않는 배우가 있어서 촬영장에 데려오지 못했다.

2편에 새로 출연하는 배우라고 해 봤자, 용 진영으로 합류한 배우밖에 없는데.

혹시 이것도 또 로건이란 배우 때문인 건 아니겠지?

지연이 미심쩍은 심정으로 로건이 있는 쪽을 쳐다봤다.

또 이쪽을 보고 있었는지 이쪽과 눈이 마주쳐 고개를 홱 돌리는 로건이 보였다.

‘저놈 때문일지도.’

아무튼 마음에 안 드는 놈이라니까.

지연이 자신도 모르게 인상이 써지려는 것을 애써 막으며 화기애애한 세 사람의 대화에 합류했다.

* * *

지한의 추가 촬영은 생각보다 순조롭게 진행됐다.

하긴, 여태까지 촬영에 협조적이지 않은 누구 덕에 발생한 거니까.

저쪽에서 순순히 촬영에 임하는 이상 문제가 있을 리 없었다.

“컷! 오케이! 두 사람 다 확인하시겠습니까?”

루카스 감독의 말에 바닥에 쓰러져 있던 스턴트들이 일어나고 지한과 로건이 모니터링하러 다가왔다.

격투씬은 여러 방향에서 컷을 찍어야 하니까 꽤 오래 걸린단 말이지.

같은 씬을 다른 각도에서 몇 번이나 찍어야 했던 배우와 스턴트들이 간절한 시선으로 모니터를 확인하는 사람들을 바라봤다.

이윽고 두 배우의 고개가 끄덕여지고, 루카스 감독의 만족한 듯한 음성이 들려왔다.

“좋습니다. 촬영 마치겠습니다.”

와아아아아아!!

드디어 ‘드래곤 엠페러2’의 촬영이 끝났다.

장장 4월부터 이어진 촬영이 끝나자 모두가 환호성을 지르며 만세를 했다.

“축하드립니다!”

“모두 수고하셨습니다.”

지한과 지연, 케이티와 로드리오까지 모두 모여 박수 쳤다.

주연들까지 시간을 내서 마지막 촬영을 축하하자 현장의 분위기는 화기애애했다.

“지한아. 고생했어.”

“진짜 잘하더라. 오늘도 멋졌어.”

“추가 촬영까지 고생하셨습니다.”

“다들 열심히 했는데 나만 인사를 받으니까 기분이 이상한걸. 누나랑 케이티랑 로드리오도 모두 잘했어요.”

네 배우들이 서로 칭찬을 주고받았다.

이번에는 1편 촬영 때보다 크로마키 앞에서 촬영하는 것도 많았고, 추가 촬영까지 있어서 더 고생한 기분이었다.

“오늘 감독님이 자기 집에서 뒤풀이 한다고 했는데 다들 갈 거지?”

“가야지. 안 가면 감독님 또 삐지실지도 몰라.”

“맞습니다. 저번에 연의 생일파티 준비도 불러주지 않았다고 얼마나 서운해하시던지.”

“그땐 어쩔 수 없었잖아. 감독님 일정이 바빴는걸. 그래도 내 생일 때 와서 기분은 풀고 가셨잖아.”

만약 지한이 생일파티까지 빼먹었다면 어땠을지.

같은 상상을 했는지 케이티가 몸을 부르르 떨었다.

“지한아 얼른 분장 풀러 가자.”

“맞아. 뒤풀이 파티 갈 준비까지 하려면 시간이 없다고.”

“그냥 편하게 가면 안 돼?”

“사진 찍을지도 모르는데 멋지게 하고 가야지.”

“지한아. 케이티가 있는데 포기하는 게 좋을걸?”

“지한이 아직 술을 마시지 못해서 아쉽지만.”

“한국이었다면 마실 수 있었을 텐데 말이죠.”

이 사람들 술을 얼마나 먹이려고.

미국은 법정 음주 허용 연령이 만 21세였다.

드래곤 엠페러 촬영 기간에 나와 지한이 생일이 있었고, 올해 만 21세가 되는 나를 두 사람은 놓치지 않았다.

내 생일을 노리고 있었던 건지 술을 아주 그냥 죽자고 들고 왔었지.

다음 날 촬영이 있다고 모든 촬영이 끝나고 마시자고 했는데 그게 오늘이었다.

“지연아. 걱정 마.”

“영훈 오빠.”

“은주 실장한테 말해서 숙취 해소 음료 가져왔으니까 먹고 가렴.”

“그냥 말려주지.”

“이제 너도 나이가 있는데 이런 자리를 언제까지 피할 순 없잖아.”

은주 언니가 한국 가기 전에 부탁했던 게 이거였나!

난 또 업무 얘기하는 줄 알았는데.

멀리서 애런과 함께 나란히 서 있던 은주 언니를 바라보자 언니가 엄지를 척 들어 보였다.

“자. 얼른 가자고.”

“분장 풀고 올게.”

“같이 갈까요?”

“복잡할 텐데 우리는 여기 있는 게 낫지 않을까?”

분장실에 볼일도 없는 사람까지 따라가는 건 방해가 될 수 있으니 여기서 기다린다는 의견이 우세할 때였다.

“저기!”

누군가가 이쪽으로 뛰듯이 걸어왔다.

4명의 배우와 1명의 매니저가 그 소리에 뒤를 돌아보자 로건이 다가오고 있었다.

이 사람이 갑자기 왜 불렀지?

사람들의 얼굴에 경계심이 떠올랐다.

“무슨 일이십니까?”

“아. 그러니까 제가 볼일이 있는 건 지연입니다.”

나?

지연이 의아해하며 몸을 돌렸다.

설마 촬영 마지막 날에 한 판 붙자는 얘기를 하는 건 아니겠지?

“무슨 일이신데요?”

“그게, 그러니까.”

지연의 앞에 선 로건이 우물쭈물하며 손을 꼼지락거렸다.

왜 저래?

뭔가 할 말이 있는 거 같은데.

무슨 말을 하려고 저렇게 머뭇거리는 거지?

혹시 저번에 NG 났던 건을 승복하지 못하겠다고 하려는 건가?

그렇다면 이번에야말로 다시는 건방지게 굴지 않게 혼쭐을 내줘야지.

지연이 로건을 보면서 투지를 불태우고 있을 때, 그의 입에서 의외의 말이 튀어나왔다.

“운동! 좋아합니까?”

“…예?”

“운동 좋아하시냐고 물었습니다. 저번에 합을 맞출 때 보니까 적지 않게 단련한 거 같던데 혹시 어떤 운동을 했는지 물어도 되겠습니까?”

그게 왜 궁금한 건데?

다섯 사람은 처음 경계하던 것도 잊고 로건의 말에 어리둥절한 얼굴로 그를 쳐다보기만 했다.

“일단, 태권도, 합기도, 검도는 단증을 땄고, 격투기나 킥복싱에도 관심이 있습니다.”

“그렇군요! 격투기나 킥복싱에도 관심이 있으면 다음에 같이 운동하는 건 어떻습니까?”

“그건 힘들 것 같네요. 당분간은 국내 활동에 집중할 계획이라서요.”

남매의 국내 활동을 줄이고 해외 활동 위주로 계획을 세우고 있는 주민이 들었다면 고개를 갸우뚱 기울일 소리였다.

주민의 계획과 떨어지거나 말거나 지연은 지금 눈앞에 있는 사람의 의도를 알 수 없어 심경이 복잡했다.

저 사람은 갑자기 나한테 저런 걸 왜 묻는 거래.

“제가! 한국에 갈 계획이 있는데 그때 한 번 같이 운동했으면 좋겠네요.”

“아, 네.”

“그래서 말인데 혹시 전화번호,”

“누나! 나 분장 지우러 갈 건데 같이 가 줘.”

“알았어, 같이 가자.”

지한이 로건의 말을 끊고 지연을 데리고 자리를 떠났다.

갑자기 운동 얘길 꺼내는 속내를 모르겠지만 더 상대하고 있기 껄끄러웠는데 지한이가 말을 꺼내서 다행이네.

지연이 동생과 함께 분장실로 향할 때 로건이 포기하지 않고 뒤따라갔다.

“전화번호 좀!”

“지한. 의상 반납하고 분장 지우면 얼마나 걸릴까요?”

“오늘은 상처 분장까지 있어서 조금 걸리지 않을까요.”

“뒤풀이 파티 시간까지 꽤 널널하니 천천히 하시죠.”

“저기, 번호!”

“지연! 내가 오늘 의상 골라줘도 될까?”

“좋아. 모델인 케이티의 안목을 믿어볼까?”

“그럼 지한의 의상은 제가 골라줘야겠군요.”

“그렇게 말하니까 긴장되는 것 같아요.”

로건이 지연에게 말을 걸 틈을 안 주겠어.

지한과 케이티, 로드리오가 지연의 주위를 둘러싸며 다른 사람은 들어올 수 없게 얘기하면서 벽을 쳤다.

원래는 지한이 혼자 다녀올 예정이었지만 이상한 멧돼지 녀석 때문에 복작복작하게 있어야 할 것 같았다.

하여튼 마음에 드는 구석이 없는 멧돼지였다.

네 사람이 한 덩어리가 되어 분장실로 향했다.

결국 따라가지 못한 자리에 홀로 남은 로건이 허망한 목소리로 말했다.

“번호 좀….”

어설프게 뻗은 손이 갈 곳을 잃고 허공에 떠 있었다.

* * *

로건을 떼어놓고 남매의 집에 온 사람들이 그제야 긴장을 풀었다.

“도대체 아까 그건 뭐였을까.”

“지연! 그런 건 궁금해하지도 마!”

“맞습니다.”

그쪽으로 생각조차 하지 말라며 케이티와 로드리오가 말렸다.

옷을 갈아입으러 간 지한이 들었다면 맞는 말이라면서 고개를 끄덕였을 것이다.

“근데 진짜 어이없다. 갑자기 와서 운동 얘기를 꺼내질 않나 전화번호를 물어보질 않나.”

“언제는 우리가 그 사람을 이해할 수 있었나요.”

“맞아. 말도 안 되는 걸로 로드리오랑 지한이랑 너한테까지 시비 걸던 사람인걸.”

케이티의 말이 맞았다.

에휴. 상쾌하게 끝난 촬영인데 그 사람 때문에 찝찝해졌어.

“지연아 너도 옷 갈아입으러 가야지. 그 사람에 대한 건 잊어버리자.”

“알았어. 은주 언니랑 영훈 오빠도 갈 거지?”

“혹시 무슨 일 있을지 모르니까. 은주 실장은 한국에 갔다 온 지 얼마 안 돼서 쉰다고 했고, 나는 따라가려고.”

“언니 아쉽겠네.”

“뭘. 오히려 쉴 수 있다고 좋아하던걸? 지한이 나왔다. 옷 후딱 갈아입고 와.”

“알았어.”

지연이 지한과 교대하며 옷을 갈아입으러 갔다.

로드리오가 추천해 준 옷으로 갈아입고 온 지한이 지연이 문을 닫는 걸 확인하고 세 사람을 돌아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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