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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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면 현장 한번 살피러 가는 걸까?

지연이 주민의 동행을 궁금해하고 있을 때 주민은 며칠 전 다짐을 떠올렸다.

‘우리 애들은 내가 챙긴다.’

주민이 명명한 버스킹 사태 이후, 주민은 노신사에게 절대 지지 않겠다고 다짐했었다.

여기가 아무리 그들의 영역이라고 해도 촬영장에서 애들 옆에는 있지 못할 거다.

남몰래 노신사에게 경쟁심을 불태우던 주민이 유치한 속내를 숨긴 채 앞장섰다.

* * *

촬영장은 가까웠다.

오늘은 이탈리아에서 가장 많은 제작비와 인원이 들어가는 대규모 연회 씬이 있는 날.

엑스트라로 출연할 배우들도, 소품들도 많았기에 사람들의 신경이 가장 예민할 때였다.

굳이 이런 날 초대하지 않아도 한국에서 만나면 될 텐데.

유 PD님은 왜 꼭 촬영장에 와 달라고 했을까.

그런 의문을 품은 지연의 앞에 그녀를 이 자리에 초대한 장본인이 나타났다.

“지연 씨! 오랜만이야!”

지연이 촬영장에 도착했다는 말은 들은 철왕이 버선발로 뛰어왔다.

오랜만에 보는 얼굴은 지연을 만나 조금 펴졌지만 한 줄기 근심이 서려 있었다.

유 PD님 여기랑 물이 잘 안 맞으셨나?

조금 홀쭉해지신 것 같은데.

“안녕하세요, 유 PD님.”

“잘 지냈어? 정말 와 줘서 고마워!”

옆에 지한이랑 사장님, 영훈 오빠까지 있었는데 다른 사람은 보이지 않는다는 것처럼 유 PD가 지연의 앞에 서서 초롱초롱한 눈으로 쳐다봤다.

부담스러웠다.

다 큰 성인 남성이 구세주라도 만난 것처럼 간절하게 자신을 바라보자 지연이 슬그머니 시선을 피하며 말했다.

“오늘 같은 날 제가 와도 될지 모르겠네요. 괜히 방해가 되는 건 아닌지.”

“아니야. 지연씨는언제든지촬영장에와도돼.”

내가 이대로 돌아갈 거라고 생각했는지 철왕이 다급한 목소리로 외쳤다.

아니 왜요.

제가 가면 안 되는 이유라도 있어요?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몰라 지연이 웃는 얼굴로 서 있을 때 주민이 나섰다.

“오랜만에 뵙겠습니다. 유 PD님.”

“아! 공 사장님, 반갑습니다. 잘 지내셨죠? 요새 탑엔터가 아주 잘 나간다고 들었습니다.”

“하하하하. 이게 다 우리 회사를 견인해 주는 두 스타 덕이지요.”

주민의 말에 옆에 있는 두 스타를 쳐다본 철왕이 부럽다는 듯이 말했다.

진짜 부러웠다.

공 사장은 지연 씨가 버스킹 할 때 바로 옆에서 봤겠지?

나도 그 자리에 있었어야 했는데!

결국 철왕의 입에서 부러움과 억울함이 새어 나왔다.

“부럽습니다.”

“예?”

“아. 아! 그게. 저렇게 실력도, 성격도 좋은 월드 스타와 계약한 사장님이 부럽단 얘기였습니다.”

“유 PD님께서 우리 스타들을 아주 좋게 봐주고 계신가 봅니다.”

“물론이죠. 특히 오지연 씨는 제 은인이니까요.”

제일 부러운 건 지연의 소식을 제일 빨리 알 수 있다는 거겠지.

나도 그 버스킹을 직접 보고 싶었는데.

철왕이 속으로 눈물을 삼키고 있을 때 지연이 철왕의 말을 듣고 애매한 웃음을 흘렸다.

저 말 아직까지 하시는구나.

지연이 동생의 귓가에 작은 목소리로 물었다.

“유 PD님 내 얘기 많이 하고 다니셔?”

“음. 촬영 끝나고 뒤풀이할 때나 다른 자리에서 누나 얘기하고 다니시나 봐. 방송국 사람들이라면 유 PD님 은인이 누나라는 거 다 안대.”

지한의 말은 들은 지연이 미묘한 시선으로 철왕을 바라봤다.

거참. 방송가에는 성공하고 나서 태도가 바뀌는 사람이 많다는데 어째 유 PD님은 한결같았다.

내가 아니더라도 유 PD님 실력이었으면 언젠가 떴을 거다.

그저 그때의 유 PD님에게는 아주 약간의 기회가 필요했을 뿐이었다.

“아차! 여기서 이러고 있을 게 아닌데. 지한 씨는 얼른 분장하러 가 봐야지.”

“네. 그럼 다녀오겠습니다.”

“저도 지한이 따라가 볼게요.”

“어어? 응. 혹시 촬영장 구경하고 싶으면 말해! 꼭! 나한테 말해줘야 해.”

“네. 사장님 어서 가요.”

“그래. 그럼 유 PD님. 오늘 촬영도 잘 부탁드립니다.”

철왕이 멀어지는 지연을 애처로운 시선으로 쳐다봤다.

“크흡.”

“? PD님 뭐 하세요?”

지연의 등을 보던 철왕이 풀죽은 얼굴로 침음성을 삼켰다.

그 모습을 지나가던 스태프가 발견하고 철왕에게 다가와 물었다.

“촬영장 오면 내가 직접 안내해 주려고 시뮬레이션까지 했는데.”

철왕의 말에 스태프가 철왕의 주머니에서 삐죽 튀어나온 종이 한 장을 발견했다.

종이 위로 얼핏 ‘촬영장 안내’라고 적힌 단어가 보였다.

며칠 전부터 저 종이를 붙들고 이런저런 고민을 하는 것 같더니 설마 촬영장 안내를 위한 매뉴얼을 만들고 있던 거였나?

그 안내가 누굴 위한 것인지 이 촬영장에서 모르는 이는 없을 것이다.

고개를 절레절레 저은 스태프가 철왕을 달랬다.

“PD님 지한 씨 준비가 다 끝나면 나올 테니 그때 한 번 더 물어보시는 건 어때요?”

“그럴까?”

“네. 지연 씨도 좋아하지 않을까요?”

이러니저러니 해도 스태프들은 철왕의 편이었다.

가녀린 멘탈과 자잘한 불운의 소유자인 철왕과 함께하면서 보모화(化)된 스태프가 철왕을 달랬다.

메인 PD의 멘탈 관리도 ‘벤데타’ 촬영진들의 일이었다.

그리고 혹시 모르지.

지금 화제의 중심인 오지연이 안내받고 마음에 들어 까메오로 출연해 줄지도 모르는 일이니까.

* * *

지한이를 따라다닌 지도 오래되었고, 직접 카메라 앞에 선 지도 2년이 흘렀는데 촬영장에 올 때마다 지연은 신기한 기분이 들었다.

부산스럽게 움직이는 스태프들 화면에 나오는 배경을 그대로 오려온 듯한 세트, 대본을 보고 연기를 준비하는 배우들.

촬영장에 있으면 가끔 지금 내가 꿈을 꾸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었다.

‘물론 지금은 여기가 현실이란 걸 잘 알지만.’

이제는 집처럼 익숙했다.

지연이 바쁜 밖에는 관심을 두지 않고 동생에게 집중했다.

사장님이랑 같이 있는 게 부담스러운지 영훈 오빠는 마실 걸 사러 간다며 나갔고, 호 오빠는 잔뜩 기합이 들어간 채로 멀찍이 떨어져 앉아 있었다.

“지한아. 눈 감아야지.”

“아아. 네.”

“그렇게 누나가 좋아? 지연이한테서 눈을 안 떼네.”

지연이 발광하는 것 같은 화장대 앞에서 눈을 감은 동생을 보았다.

매끈한 피부 위에 붓이 움직일 때마다 동생의 윤곽이 더 짙어졌다.

지연이 씨익 웃는 얼굴로 말했다.

“우리 지한이 누나가 그렇게 좋아쪄요?”

지연의 혀 짧은 소리에 안에 있던 사람들이 전부 빵 터졌다.

여기저기서 터지는 숨소리를 들으며 지한이 입가를 꿈틀거렸다.

며칠 동안 누나를 놀린 업보가 이렇게 돌아오는구나.

다른 사람들도 다 있는 자리에서 애기 취급을 받은 지한이 입을 내밀었다.

“하지 마.”

“뭘요? 우리 지한 어린이 다시 한번 말해볼래요?”

“그만해.”

시른데.

며칠 동안 내 나이가 사장님보다 많은 게 아니냐며 놀릴 땐 언제고.

이렇게 꼼짝할 수 없을 때 놀려야지.

너도 당해봐라.

메이크업 받는 지한의 미간이 살짝 꿈틀거렸다.

“지한아. 가만히 있어야지.”

“…네.”

코디에게 한 소리 들은 지한이 주먹을 불끈 쥐었다.

동생의 손에 힘이 들어간 걸 본 지연이 이를 악물고 웃음을 참았다.

여기서 웃으면 진짜 삐질지도 몰랐다.

이래서 지한이가 날 놀렸구나.

생각보다 재밌었다.

지한이의 얼굴만 보면 또 놀리고 싶을까 봐 지연이 시선을 돌렸다.

‘그런데 밖에 있는 스태프들은 얼굴이 왜 침침했지?’

아까 걸어오면서 보니 촬영을 준비하는 스태프들의 얼굴이 조금 퀭한 느낌이었다.

유 PD님도 그랬지.

100% 사전제작이라고 해서 다들 일정에 시달리지 않고 촬영했을 텐데 먹는 게 잘 안 맞았나?

아니면 오늘 대규모 엑스트라들이 출연하는 장면이라서?

지연이 궁금함을 참지 못하고 지한이에게 물었다.

“지한아. 촬영할 때 밥 잘 못 먹어? 음식이 안 맞는다거나.”

“아니. 사장님이 투자해 주신 덕에 밥은 한식 요리사분이 해 주셔.”

“그래?”

“갑자기 그건 왜 물어?”

“아니. 다들 안색이 안 좋아 보이는 거 같아서.”

“아아.”

지연의 말에 뭔가 지한이 알겠다는 듯이 탄성을 흘렸다.

뭔데? 무슨 일 있어?

누나의 의문에 지한이 눈은 감은 채 입술만 뗐다.

“100% 사전제작 하는 건 처음이잖아. 영화판이랑 다르게 드라마는 시청자의 반응을 볼 수 있다는 게 장점이면서 단점이었는데 지금 그 반응을 확인도 못 하니까 조금 걱정이 드나 봐. 게다가 몸이 편하니까 불안해하는 거 같기도 하고. 누나도 알잖아. 우리나라 제작 환경. 몸을 갈아서 촬영하다가 편하게 일정대로 촬영하니까 이래도 되나 걱정하는 거 같더라고.”

“지한이 말이 맞아. 다들 처음에는 좋아하더니 시간이 지날수록 걱정하는 거 같더라고. 몸이 편하니까 배가 부른 거지. 왜 안 해도 될 걱정을 사서 하는지 모르겠다니까. 그치?”

“맞아요. 투자도 빵빵하겠다. 여기 우리 오 배우님도 함께하겠다. 실패할 리 없는데 다들 너무 걱정이 많아요. 아! 오늘은 엑스트라도 많아서 다들 더 예민해진 거 같긴 했어요.”

지한이와 코디 언니들의 말을 듣고 나서 왜 밖에 있는 스태프들이 저런 얼굴을 하고 있는지 알 것 같았다.

드라마라는 게 복권이나 로또나 다름없었다.

아무리 좋은 대본이어도 망할 수 있고, 아무런 기대가 없던 작품도 대박이 날 수 있다.

지금은 시청자들의 반응을 볼 수 없으니 더 불안하긴 하겠지.

그건 이해하는데,

‘몸이 편한 걸 불안해하다니.’

그건 생각지도 못했던 일이었다.

제작 기간이 여유로우면 다들 편하게 작업할 줄 알았는데 불안해할 줄이야.

촬영이 편하니 잡생각이 많아져 폭삭 늙은 모양이었다.

“아무튼 걱정하지 않아도 돼.”

“그래. 어차피 오늘이 이탈리아에서 마지막 촬영이잖아. 아주 끝내주게 마무리해 버려.”

“응.”

누나의 말에 지한의 입꼬리가 올라갔다.

그때 밖이 조금 소란스러웠다.

…!!

!…!

무슨 소리지?

설마 싸우는 건가?

촬영장에서!?

지연 말고도 밖에서 나는 소리를 들은 건지 안에 있던 사람들이 행동을 멈추고 두리번거렸다.

“뭔가 밖이 좀 시끄러운데?”

“무슨 일 생겼나?”

오늘이 해외에서 하는 마지막 촬영인데 설마 무슨 일이 생긴 건 아니겠지?

자신이 오는 날, 촬영장에 문제가 생기다니.

혹시라도 지한이나 유 PD님 나 때문에 곤란한 상황에 처하는 건 아니겠지?

밖에서 나는 소리의 원인을 살피기 위해 지연이 자리에서 일어나려고 했다.

그런 지연보다 한발 먼저 움직인 사람이 있었다.

“제가 확인해 보겠습니다.”

“부탁드릴게요.”

남 비서가 밖으로 나갔다.

그가 돌아오는 동안 우리는 무슨 일인가에 대해서 떠들었다.

“장비에 문제가 생겼나?”

“아니면 출연하기로 한 사람한테 문제가 생겼다든가?”

“누가 싸우는 건 아니겠죠?”

“괜히 내가 촬영장에 온다고 해서 무슨 일이 생긴 건 아니겠지?”

마지막으로 이어진 지연의 말에 안에 있던 사람들이 깜짝 놀라며 변명했다.

“절대 지연이 네 탓은 아니야. 그러니까 그런 쓸데없는 생각 절대 하지 마.”

“맞아요. 다들 지연 씨 온다고 해서 얼마나 좋아했는데요.”

빠르게 손을 젓느라 들고 있던 붓에서 화장품 가루들이 흩날렸다.

화장품 가루들이 날리고 있다는 사실도 모른 채 지연이 허튼 생각을 막기 위해 코디들이 열렬히 팔을 휘저었다.

지한 역시 누나의 말에 눈을 번쩍 뜨며 지연을 돌아봤다.

“누나. 그런 거 절대 아니야.”

“알아. 그냥 나도 농담으로 한 거야.”

그러니까 다들 진정해.

그 농담에 이렇게까지 반응할 줄은 몰랐다.

지연의 말에 얼굴을 뚫어져라 쳐다보며 반응을 살피던 사람들은 이내 지연의 말이 진짜라는 것을 알고 가슴을 쓸어내렸다.

철왕 때문이든 지한 때문이든 촬영장에 있는 스태프 중에서 지연에게 호의를 가지지 않은 이는 드물었으니까.

오히려 지연이 옴으로서 행운의 여신의 덕 좀 보자는 의견이 많았다.

그렇게 모두 깜짝 놀란 가슴을 쓸어내리고 있을 때, 남 비서가 안으로 들어왔다.

“사장님.”

그의 얼굴이 조금 딱딱해 보였다.

진짜 무슨 일이라도 생긴 건가?

“소품에 문제가 생긴 것 같습니다.”

“소품에?”

“네. 악기를 조율하던 과정에서 실수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남 비서의 말에 주민의 미간에 금이 갔다.

마지막 촬영 날에 이게 무슨 일인지.

주민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일어난 그가 눈을 휘둥그레 뜨고 올려다보는 아이들을 안심시켰다.

“금방 해결하고 오마.”

“다녀오세요.”

“사장님. 믿어요.”

지한과 지연의 말에 주민이 부드럽게 웃었다.

“그래.”

남매와 직원들의 기대 어린 시선을 받으며 주민이 방을 나섰다.

195. 무명 배우의 눈물

밖으로 나온 주민은 남 비서의 안내를 따라 사건의 중심지로 향했다.

그곳에서는 소품을 망가트린 업체 직원과 통역, 난감해하는 소품팀 스태프가 보였다.

“후우. 아무튼 이 일 어떻게 해결하실 겁니까?”

“죄송합니다. 시간을 주시면 금방 조율하겠습니다.”

“알겠습니다. 그런데 저희가 곧 촬영에 들어가야 해서요. 대충 얼마나 걸릴까요.”

“필요한 걸 구해서 여기 다시 돌아오려면 아마 저녁까진 고칠 수 있을 겁니다.”

촬영이 예정된 시각은 오후 3시인데 저녁까지라.

어쩔 수 없나.

조율 중에 갑자기 피아노 현이 끊어질 줄이야.

오늘 촬영을 위해서 연주자까지 전부 섭외해놨는데 피아노가 말썽일 줄은 몰랐다.

다른 피아노를 구할 수 있을지 확인해야겠어.

소품팀 팀장이 고민하고 있을 때 이야기를 들은 유 PD와 주민이 현장에 도착했다.

“소 팀장. 이게 무슨 일이야?”

“아. 죄송합니다. 피아노에 문제가 생겨서요. 촬영 시간이 조금 늦어질 수도 있을 거 같습니다.”

“오늘 안에 촬영을 끝내야 하는데. 장소도 그렇고 돌아갈 비행기표도 이미 다 끊어놨다고. 하필 마지막 날에 이런 일이 생기다니.”

“일단 저분들이 저녁까지는 고칠 수 있다고 하네요. 그 안에 다른 피아노를 구할 수 있을지 저희도 알아보겠습니다.”

두 사람의 대화를 들은 주민의 머릿속에 한 사람이 떠올랐다.

1시간 이내에 피아노를 가져올 수 있는 사람.

실실 웃는 얼굴이 꼴볼견이던 그 사람.

“그거라면 제가 도와드릴 수 있습니다.”

!!!!!!!!!!!!!!!!!!!!

갑자기 튀어나온 노신사에 주위에 있던 사람들이 전부 깜짝 놀랐다.

특히 주민은 며칠 전에 있던 일과 똑같은 상황에 얼굴을 와락 일그러트리며 뒤를 돌아봤다.

그곳에 호텔 관계자와 함께 걸어오는 노신사가 있었다.

도대체 언제부터 여기 있었던 거야.

그 시선을 느낀 건지 노신사가 입을 열었다.

“마침 이 근처에 볼일이 있어서 지나가던 참이었습니다.”

“여기 호텔인데요? 그리고 이 연회장은 저희가 촬영하려고 빌린 곳인데….”

철왕이 갑자기 나타난 외부인을 보고 눈을 끔뻑이며 말했다.

호텔의 연회홀을 빌려 촬영하는 중인데 여길 어떻게 하면 지나가던 중일 수 있는 거지?

사람들의 시선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노신사가 뻔뻔하게 말했다.

“네. 여기 연회홀이 촬영장소로 제공될 만큼 우수하다고 해서요. 마침 저희도 연회홀이 필요한 일정이 있어서 관계자에게 사정하고 둘러보려던 참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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