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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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만큼 정보력이 뛰어나다는 거야. 아무튼 퀸즈의 도움으로 WW인베스트먼트에 치명적인 일격을 날릴 준비를 끝냈다네.”

주민의 말에 임원들의 얼굴에 화색이 돌았다.

우리도 돈으로 밀린 적은 없지만 중국에서 투자를 받은 제작사와 일할 때마다 이런저런 간섭을 받은 게 한두 번이 아니란 말이지.

같이 투자를 하더라도 돈 말고 다른 것도 받았는지 중국자본에 밀린 적도 한두 번이 아니었다.

은연중 엔터업계에서는 중국자본을 받는 것을 탐탁지 않아 하는 이들이 생겨나고 있었다.

그런데 이번에 한 방 먹여줄 기회가 생긴 것이다!

직원들의 얼굴을 본 주민이 입꼬리가 귀에 닿을 것처럼 웃었다.

“남 비서. 터트려.”

이제 돌려줄 차례다.

증시 마감 시간 직전에 터트렸으면 더 볼만했을 텐데, 그걸 못 봐서 아쉽게 됐군.

자, 어떻게 나올 거냐.

뭐가 됐든 전부 무효로 만들어 주마.

* * *

중국의 모처.

미국에서 넘어온 소식에 왕웨이는 오랜만에 자택에서 기분 좋은 하루를 시작하고 있었다.

가십지나 질이 안 좋은 파파라치를 포섭해 오지한과 오지연의 근처에 붙였다.

그리고 고의로 교통사고를 일으켰다.

이미 둘이 마벨의 새로운 히어로 시리즈에 들어갔다는 기사가 전 세계에 퍼진 후였다.

그런데 그 둘이 교통사고에 휘말렸다는 기사를 보내면 무지한 대중들은 배역 교체를 생각하게 될지도 몰랐다.

“우선 첫수는 성공적으로 끝난 것 같군. 그럼 이제 다음 수를 실행해야지.”

기분 좋게 하루를 시작한 왕웨이가 선물 받은 고급 차를 마시고 있을 때 누군가가 그의 평온한 시간을 방해했다.

똑똑

자신의 시간을 방해한 존재에 왕웨이의 미간이 좁혀졌다.

어떤 용건인지는 모르지만 누구든 자신을 방해한 이는 그냥 두지 않을 거다.

그렇게 다짐한 왕웨이가 방에 들어오는 것을 허락했다.

그의 비서이자 이 자리 오기까지 오랜 세월 그림자 속에서 도와준 리신이었다.

“리신. 자네가 이 시간에 찾아왔다는 건 보통 일이 아니라는 거겠지?”

왕웨이의 말에 리신이 그의 앞에 조심스럽게 다가와 기사를 인쇄한 종이 여러 장을 펼쳤다.

그중에서는 잊을 수 없는 기업의 이름이 적혀 있었다.

자신의 비자금을 담당하는 WW인베스트먼트에서 꽤 큰 금액을 투자한 기업이었다.

“이게 무슨,”

“위원님. WH제약에서 그동안 실험결과를 조작해왔다는 기사가 터졌습니다.”

“뭐…?”

기술이 발전하고 인간이 정복한 곳이 늘어나더라고 아직 극복하지 못한 것이 있었다.

바로 3대 질환이라 불리는 암, 뇌혈관 질환, 심혈관 질환.

WH제약은 그중 뇌혈관 질환인 뇌졸중 치료제를 연구하는 곳이었다.

동물실험을 완료해 임상실험을 앞두고 있다는 발표에 많은 이들이 투자하기 위해서 돈다발을 들고 모여들었다.

그런데 그게 조작이라고?

“WH제약만이 아닙니다. 소닉엔지니어링 대표가 투자받은 돈으로 호화생활을 하며 돌아다녔다는 의혹 기사가 떴습니다.”

리신의 입에서 나오는 것마다 대형 사건이었다.

그것도 안 좋은 쪽으로!

이쯤 되면 왕웨이도 알 수 있었다.

리신이 가져온 종이 전부가 비슷한 내용의 악재일 것이다.

“…이것들이 전부?”

리신은 대답을 하는 순간 왕웨이가 분노해서 날뛸 거란 확신이 들었지만 어쩔 수 없었다.

자신은 그의 손과 발.

그가 묻는 것에는 무조건 대답을 해야 했다.

“맞습니다. 그리고 저희가 오래 투자한 엔시스는 소송이 들어왔습니다. 특허 소송인데 만약 엔시스가 패소하게 된다면 배상금으로 1000만 달러가 넘을 것 같습니다. 문제는 그 특허가 없으면 엔시스는 제품라인을 싹 갈아엎어야 합니다.”

다시 말해 왕웨이가 크게 손해를 본다는 뜻이었다.

갑자기 들이닥친 사태에 분노조차 생기지 않은 왕웨이가 멍하니 허공만 바라봤다.

“이게 대체….”

“아무래도 누군가 위원님을 공격한 것 같습니다.”

리신의 말에 왕웨이가 주먹을 쥐고 팔걸이를 내리쳤다.

“누가!!”

“아무래도 적이 많다 보니 쉽게 상대를 파악하기 어렵습니다.”

“누군지 당장 알아내! 절대 가만히 넘어가지 않을 거다!!”

“네.”

허리를 푹 숙이고 대답한 리신이 그대로 방에서 물러났다.

“감히…! 누구든 날 공격한 놈은 가만두지 않을 거다.”

왕웨이가 허공을 노려보며 부들부들 떨었다.

그러나 그는 자신을 공격한 이가 조금 전까지 기분 좋게 다음 수를 생각하던 대상일 거라고는 조금도 생각하지 못했다.

그의 머릿속에서 한국은 중국의 앞에 납작 엎드려 자비를 청해야 하는 대상일 뿐이었다.

155. 나비효과

오전에 그 난리를 겪고 나서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연락을 돌리고 욕실에서 오랫동안 기다린 아이들 목욕을 시키고 나니 완전 녹초가 되어버렸다.

“흐어어.”

“누나 고생했어.”

옆을 돌아보니 동생도 조금 지친 얼굴로 부엌에서 밀크티를 들고 왔다.

받아 드니 손바닥으로 따뜻한 온기가 느껴졌다.

한 모금 마시고 소파에 기대니 잠기운이 눈송이처럼 소복이 쌓이기 시작했다.

끔뻑, 끔, 뻑, 끔…뻑

지연의 눈꺼풀이 서서히 감겼다.

그리고 지연은 또 같은 공간에서 눈을 떴다.

오늘도 그 꿈이다.

지연은 꿈속에서 눈을 떴다.

일주일째 보고 있는 익숙한 풍경을 보니 고향이라도 온 것 같은 반가움이 느껴졌다.

“어디 보자. 또 누울 준비하면 되나? 와라! 난 준비가 되어 있다!”

….

….

….

눈을 꼭 감았던 지연은 이마에 아무런 느낌이 없자 슬그머니 한쪽 눈을 떴다.

아무것도 없다?

“뭐야. 왜 안 와.”

사람이 예상하지 못한 일을 겪게 되면 머릿속에 아무것도 떠오르지 않는다.

지연 역시 이마에 닥쳐 올 충격이 오지 않자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눈만 깜빡이고 있었다.

그럼 나 다시 자도 되는 건가?

이대로 눕는다?

진짜 누워?

지연이 다시 눈을 감고 주위를 경계하며 뒤로 누웠다.

“진짜 자도 돼? 나 잔다? 어이 하얀 뱀. 나 자도 돼? 눈 감는다. 보고 있어?”

….

불러도 대답이 없군.

침묵은 긍정이겠지?

지연이 실실 웃으며 다시 잠에 들려고 할 때, 허공에서 엄숙한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그동안 잘 지냈니?]

“…그럼 그렇지. 내가 그대로 잘 수 있을 리가 없지.”

허허허허허.

지연이 허탈하게 웃으며 몸을 일으켰다.

반려 뱀이 안 나타나니 그 주인이 나타나는군.

“오랜만이에요. 잘 지내셨어요?”

[나는 잘 지냈단다. 그런데 너는 잘 지내지 못한 모양이지?]

후후. 낮게 웃는 소리가 들렸다.

제가 누구네 반려 뱀 때문에 요 일주일 잠을 좀 설쳤답니다.

반려동물을 들이면 예의범절을 잘 가르쳤어야죠.

[너무 그러지 마렴. 아직 의사를 전달하는 게 서툴러서 그래. 다른 힘이 침투하는 걸 막는 건 잘하는데 말이지. 그래도 애가 엄청 착하고 귀엽단다. 심부름도 얼마나 잘 하는지 몰라.]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이 다 그렇듯이 원래 제 새끼의 안 좋은 점보다 좋은 점을 더 내세우는 법이다.

하얀 뱀이 얼마나 착하고 능력도 좋고 성실한지 주저리주저리 늘어놓던 목소리가 하늘을 올려다보고 있는 지연을 발견하고 반려 뱀 자랑을 멈췄다.

[어머. 나도 참 주책이지. 이럴 때가 아닌데 말이지.]

아시면 됐습니다.

일단 말이 잘 통하는 분이 오셨으니까 요 일주일간 날 괴롭혔던 그 위험에 대해서 제대로 설명 좀 해 주셨으면 좋겠는데.

[말해줄 테니 표정 좀 풀지 그러니.]

“진짜 다음부터 경고를 할 거면 뭐가 위험한지 제대로 말씀 좀 해 주셨으면 좋겠어요.”

이번 주 내도록 내가 얼마나 답답했는지 아실까?

군고구마 3개를 호호 불어가면서 먹었는데 사이다를 준비하지 못한 느낌이었다.

속이 불타는 거 같고 꽉 막힌 거 같은 그 느낌을 아실는지?

지연의 불만을 읽은 존재가 미안함을 담아 말았다.

[우리도 그러고 싶은데 전할 수 있는 정보는 한계가 있어서 말이야.]

정보의 한계?

무려 사람 하나를 과거로 돌려보낼 정도의 힘을 가진 존재가 제한이 걸렸다고?

나한테 닥친 위기가 정보량 전달 제한이 걸릴 정도로 큰 거란 말이야?

자신의 말에 지연이 심각한 얼굴로 초조하게 기다리자 목소리는 차근차근 설명을 하기 시작했다.

[그동안 넌 많은 것들을 바꿔왔지.]

“제가 많은 사건을 바꾸진 않았는데요. 주식으로 엄청 큰 이득을 본 것도 아니고, 누군가를 죽이지도 않았는데….”

[그런 물질적인 건 크게 중요하지 않아. 우리에게 중요한건 흐름, 그리고 그 흐름을 만드는 생명체들이란다.]

흐름.

생명체.

뭔가 거창하게 들리는구만.

내가 그런 걸 바꿔왔다고?

[너는 잘 인식하지 못하는 거 같은데 너 하나로 운명이 바뀐 사람들이 엄청 많단다. 네 주변 사람들, 그리고 그 사람들이 만드는 새로운 운명. 이미 너로 인해 꽤 많은 사람들의 운명이 바뀌었고, 흐름 역시 예전과는 다른 방향으로 나아가기 시작했어.]

이게 바로 나비효과라는 건가?

고작 내 행동이 흐름을 바꿀 만큼 커다란 영향을 만들었다니 놀라웠다.

뭔가 크게 나서서 한 건 없었는데 언제 그렇게 됐지.

[그리고 그 흐름에 대한 반작용이 생긴 거지. 그게 바로 널 위험하게 하는 거란다.]

“제가 그렇게 많은 걸 바꾼 줄 몰랐네요.”

[후훗. 걱정하지 마. 넌 우리가 가호하고 있으니 목숨이 위험하진 않아. 하지만 널 노리는 악의는 날카롭고 음습하고 진득하단다. 그게 널 다치게 할 거야.]

“딱히 누군가에게 원한을 살 짓을 하진 않은 거 같은데.”

[원한이라는 게 꼭 합리적인 이유로 생기는 게 아니란다. 불합리한 이유로 원한을 살 수도 있지. 가장 최근에도 있지 않았니? 누군가를 실력으로 혼쭐을 내 줬던 거 같은데?]

왕쉬엔!

목소리의 말에 지연의 머릿속에 마벨에서 만났던 그 배우가 퍼뜩 떠올랐다.

실력이 안 되면 물러날 줄 알아야지 그걸 납득하지 못하고 역으로 원한을 품어?

그때 듣기로는 배경이 꽤 대단했다고 한 거 같은데 오늘 있었던 일은 그쪽에서 한 일이었나!

[네가 오늘 무사히 위기를 넘기고 그 실체를 잡은 덕에 내가 이렇게 설명해 줄 수 있게 됐단다. 정말 수고했어.]

“도와주셔서 감사합니다. 앞으로 대비를 해야겠네요.”

[고마워할 필요는 없단다. 우린 이미 많은 걸 받았어. 널 중심으로 흐름이 움직이고 있으니까.]

“그래도 경고를 해 준 덕에 무사할 수 있었어요.”

지연이 허리를 숙여 인사를 올렸다.

남매를 가호했던 존재는 그 모습을 보고 잠시 뜻을 전달하는 것을 잊고 감회에 젖었다.

처음에는 의지를 전달한 목소리에 고개도 들지 못했던 작은 영혼이었는데.

어긋났던 것을 바로잡고 자신의 의지를 굳게 세우며 제 길을 꿋꿋이 걸어가더니 어느새 스스로 빛을 내기 시작했다.

영롱하게 빛나는 영혼이 자신에게 감사인사를 건넬 줄이야.

인간은 참으로 빨리 자라는구나.

짧은 생을 살지만 어떤 것보다 격렬하고 힘차게 발버둥 치며 살아가는 인간을 보며 남매를 지켜보던 존재는 부드럽게 미소 지었다.

[앞으로도 이런 일이 일어나겠지만 힘내렴. 너라면 할 수 있을 거야.]

“네. 절대 실망시켜 드리지 않을게요.”

[실망시켜도 돼. 그저 너는 네 삶을 열심히 살아가면 된단다. 실패해도 좋고 성공해도 좋아. 아! 물론 동생이랑은 계속 사이좋게 지내고.]

동생이랑 사이좋게라.

처음 꿈속에서 만났던 거랑 바라는 게 변함이 없는 것 같네.

동생과 사이좋게 지내라는 말을 잊지 않는 존재를 보고 지연이 환하게 웃었다.

“당연하죠!”

지연의 모습을 본 존재는 자신도 모르게 손을 뻗어 머리를 쓰다듬고 싶어졌다.

하지만 아직 자신들에게 실체를 보이는 건 허용되지 않았다.

그래도 언젠가

이 아이들을

직접 손을 뻗어 품에 안아줄 수 있는 날이 오겠지.

그때까지

[항상 지켜보고 있으마.]

* * *

지연이 기분 좋은 꿈을 꾸고 있는 사이 영훈은 한국에 있는 주민과 통화 중이었다.

-…당분간은 그쪽에서 움직이기 힘들 거야. 폭탄을 터트려 줬거든.

스피커 너머로 들리는 주민의 목소리에 영훈이 고개를 끄덕였다.

사장님이 나선 이상 그쪽의 발은 이미 단단하게 묶인 거나 다름없었다.

비록 저쪽의 공격이 예상보다 빨랐지만 이쪽도 공격하기 시작했으니 당분간 아이들에 대한 직접적인 공격은 사라질 거다.

“알겠습니다. 그리고 조금 전 로빈 팀장에게서 보고를 받았습니다. 교통사고가 났던 운전자의 의식이 돌아왔답니다.”

-그래. 그 운전자가 쉽게 입을 열려고 하지 않겠지만 주변을 잘 감시하라고 해. 왕웨이 측에서 감시자를 붙여놨을 수 있으니까.

“네. 그때까지 교대로 그 사람을 감시한다고 했습니다. 퀸즈에도 그 운전자에 대한 정보수집을 부탁했습니다. 뭔가 꼬리를 잡으면 바로 보고하겠습니다.”

퀸즈인가.

아이들과 계약을 맺고 나서 꽤 성장했지.

한 무더기의 시나리오를 보내고 아이들이 선택한 시나리오만 골라 투자하거나 배우를 출연하게 했었다.

그쪽도 지연의 덕을 봤기 때문에 이렇게 적극적으로 나오는 거겠지.

그럼 운전자는 퀸즈에게 맡기고 나는 왕웨이에게 비수를 날려볼까.

-왕웨이의 딸이 왕쉬엔이라고 했던가?

“맞습니다. 현재 중국에서 제일 잘나가는 젊은 여배우죠.”

-로빈 팀장에게 말해서 그 여자에 대한 감시도 부탁한다고 해 줘.

“알겠습니다.”

자신이 알기로는 왕쉬엔은 아직 미국에 있었다.

이번 일로 지연의 자격에 흠집을 내 그 자리를 차지할 속셈이었겠지만 어림도 없지.

왕웨이.

네가 내 아이들을 건드린 만큼 나도 똑같이 돌려주마.

-그럼 수고하게, 고 실장.

“네, 사장님.”

보고를 받고 지시를 내린 주민은 용건을 끝내고 통화를 마쳤다.

* * *

LA에 있는 왕웨이의 별장.

그곳에서 오늘 천국과 지옥을 오간 이가 난동을 부리고 있었다.

“일을 도대체 어떻게 하는 거야!”

왕쉬엔은 TV와 인터넷에 뜬 기사를 보고 리쯔웨이를 불러 짜증을 냈다.

아빠는 알아서 한다고 했으면서 이게 뭐야!

리쯔웨이의 말에 의하면 오늘 당장 ‘드래곤 엠페러’에 대한 안 좋은 기사가 나올 거라고 했는데 현실은 반대였다.

[현실에 등장한 마벨 히어로! 교통사고 운전자를 구한 오지한, 지연]

[의식을 잃은 교통사고 운전자를 구출한 마벨의 새 히어로!]

[진짜 히어로들이 출연하는 마벨의 새 시리즈는?]

[마벨, ‘오지한과 지연은 히어로가 되기에 충분한 존재’ 극찬]

기사를 보자마자 왕쉬엔은 머리끝까지 화가 치밀어 올랐다.

이게 뭐야.

아이린 화이트는 나라고!

내가 아이린 화이트가 돼야 한다고!

한 번도 자신의 것이라고 생각한 걸 빼앗겨 본 적이 없었다.

남자친구도, 가방도, 보석도, 배역도, 명성도

전부 내 것이었는데!

자신의 첫 할리우드 진출 역시 아무런 문제 없이 성공해야 했다.

그런데 그 지연이라는 계집애가 나타난 이후부터 모든 게 다 꼬여버렸어.

“어떻게 할 거야! 내가 아이린 화이트를 할 수 있게 해 준다고 했잖아!”

왕쉬엔이 소리를 지르며 리쯔웨이에게 이것저것 집어 던졌다.

소파에 있던 쿠션부터 마우스, 휴대폰, 그리고 화병까지.

고급스러운 화병이 리쯔웨이의 머리와 부딪쳐 땅에 떨어졌다.

쨍그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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